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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안에 마교있다-103화 (103/416)

내 안에 마교있다 103

관도들이 씻은 후에 숙소의 일 층으로 모이자, 교관들이 우리를 동련각의 식당으로 이끌었다.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지만 동련각의 건물들은 회랑으로 연결되어 있다. 덕분에 다른 건물로 이동함에 있어 비에 젖을 일이 거의 없었다.

식당에 도착하기 전부터 이미 맛있는 냄새들이 진동하는 중이다.

통합 잠룡대전에서 동부지맹이 낸 성과가 크기에, 동련각 측에서도 저녁 식사를 단단히 준비한 모양이다.

도착해 보니 많은 이들이 식당에 모여 있었다.

주로 동부지맹에 소속되거나 연관되어 있는 고위 인사들이었다.

분위기를 보니 소규모의 축하연이나 다름없다.

“오오! 유겸아!”

내 이름을 부르며 곧장 다가온 이는 잠룡관주 육남춘이었다.

“관주님을 뵈옵니다.”

“아이고, 유겸아! 잘했다! 정말 잘했다!”

이 인간도 나를 얼싸안고 있다.

아저씨들한테 그만 좀 안기고 싶은데, 오늘은 상황이 상황이니 그냥 넘어가주자.

육남춘이 얼마나 기뻐하고 있는지 충분히 느껴진다.

통합 잠룡대전에서의 성과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들었으니, 충분히 그럴만하다.

육남춘은 이후에도 나와 몇 마디를 나눈 후, 다른 관도들을 맞이했다.

육남춘 다음으로 내게 다가온 이는 오십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중년인이었다.

천마신교 시절부터 알고 있던 얼굴이며, 통합 잠룡대전의 개회식 때도 문상 사마진에게 소개를 받고 단상의 상단에 앉았던 인물이다.

관필만.

동부지맹주다.

황산파의 장문인이기도 하다.

“오오! 네가 송유겸이구나!”

“지맹주님을 뵈옵니다.”

“우승이라니, 장하구나! 내, 우리 동부지맹 잠룡관에 너 같은 인재가 있는 줄 미처 몰랐구나! 네가 우리 동부지맹의 위상을 살렸다. 잘했다. 정말 잘했어!”

관필만과도 몇 마디의 대화를 나누고 나자 이후에는 동련각주인 주승섭이 축하 인사를 건네 왔다.

주승섭과 대화를 나눈 후에는 다른 고위 인사들의 축하도 받아야 했다.

식사는 그야말로 진수성찬이었다.

술도 준비되어 있었는데, 하나같이 좋은 술들이었다.

모든 대회가 끝났으니 다들 마음껏 먹고 마시는 분위기였다.

식사를 하는 동안 동부지맹주 관필만, 동부지맹 잠룡관주 육남춘, 동련각주 주승섭 등이 차례로 건배를 제의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술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으나, 자리가 자리인 만큼 건배한 잔들은 비워주었다.

식사가 시작된 후로 한 시진이 지나자 주요 인사들 및 관계자들이 알아서 자리를 비워줬다.

그간 교관들과 관도들 모두 수고가 많았으니, 우리끼리 알아서 뒤풀이를 할 수 있게끔 눈치껏 배려해준 것이다.

“음식이든 술이든 부족함 없이 준비해 놓았으니 오늘은 실컷 먹고 마셔도 된다.”

잠룡관주 육남춘이 우리에게 와서 그렇게 말해주고는 마지막으로 식당을 벗어났다.

교관들과 관도들이 네 개의 원형 탁자에 삼삼오오 모여 편안한 분위기에서 먹고 마시기 시작했다.

어쩌다 보니 식사 때부터 같은 탁자에 앉았던 게 나와 사옥연 그리고 셋째 교관 황염기, 막내 교관 양소열이었다.

넷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을 때 종금무가 다가오더니 말했다.

“교관님들 그리고 사 소저, 송 공자 좀 모셔가도 되겠습니까?”

모셔간다는 표현을 쓴 건 약간의 농담을 담아 우승자인 나를 높여주기 위해 쓴 말이다.

“하하, 그래. 모셔가라. 바쁜 우승자를 우리만 독차지하고 있을 수는 없지.”

종금무의 말뜻을 알아들은 황염기도 농담조로 그렇게 대꾸했다. 이에 종금무가 내게 말했다.

“송 공자, 우리에게도 우승자와 한 잔 할 영광을 주시오. 저쪽 탁자에서 여러 사람이 송 공자를 기다리고 있소.”

“하하, 영광이라니요. 무슨 그런 말씀을.”

그렇게 대꾸하며 자리에서 일어서서 종금무가 이끄는 탁자로 향했다.

그쪽 원탁에서는 시커먼 사내놈들 네 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절강목가의 목태월, 복건 무이문의 형가섭, 안휘 여씨세가의 여길상, 광동 정호문의 엄상평이었다. 종금무와 나까지 더해져서 한 원탁에 여섯 명이 모이는 셈이다.

“오! 송 공자, 어서 오시오.”

“송 공자, 이쪽으로, 이쪽으로.”

애들이 나를 크게 환대하고 있다.

앉고 보니 이곳에 왜 여섯 명이나 모이게 된 건지 알 것 같다.

나를 제외하면 모두가 육 년차들이다.

이들에게는 통합 잠룡대전이 이번으로 마지막이니, 육 년차들끼리 모여서 나름의 기념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이들과의 데면데면했던 관계는 통합 잠룡대전이 진행될수록 점점 가까워졌었다. 이후에 내가 사강에 진출하고 단체전 예선이 펼쳐지던 시점부터는 자연스럽게 좀 더 가까워진 상태다.

다들 동부지맹에서는 내로라하는 세력의 후예들이니, 적당한 관계를 유지해둬서 손해될 건 없는 아이들이기도 하다.

형가섭이 물었다.

“내가 대회 중에도 줄곧 송 공자에게 묻고 싶은 게 있었소. 괜히 부정탈까봐 대회 중에는 참았는데, 이제 대회도 끝났고 우승도 하셨으니 편하게 묻고 싶소. 아니, 송 공자는 왜 그런 실력을 갖고도 계반에서 지내고 계셨던 것이오?”

농담조의 질문이었다.

“하하, 여러 사정들이 있었는데, 내 성격상 계반이 편해서 그랬소.”

“허어. 계반은 시설도 좋지 않아서 불편한 점이 많다던데 오히려 그곳을 편하게 여기시다니.”

“시설은 좀 열악한데 내가 조금만 부지런하면 그런 면은 금세 적응되오. 교과 시간이 따로 없어서 혼자 수련에 열중하기에도 좋고, 실내 연무장이 사시사철 남아도는 면도 좋소.”

내가 대꾸하자 이번에는 목태월이 농담조로 말했다.

“하하. 그래도 너무하셨소. 계반 관도가 통합 잠룡대전을 우승해 버리면 우리 같은 갑반 관도들은 뭐가 되느냔 말이오. 돌아가면 다른 관도들이 우리를 얼마나 한심하게 보겠소?”

그러자 이번에는 여길상이 말했다.

“가뜩이나 송 공자는 삼 년차밖에 되지 않으니 우리 같은 육 년차는 더더욱 고개를 못 들고 다니게 생겼소.”

“어디 그것뿐이겠소? 예비 명단으로 참가해서 우승까지 해버렸으니, 우리 같은 사람들은 정말이지 잠룡관에 돌아가자마자 쥐구멍에라도 숨어야 할 지경이오.”

종금무도 그렇게 말을 보탰다.

당연하게도 여길상과 종금무 모두 농담조였다.

“하하, 그게 그렇게 되는구려.”

내가 그렇게 대꾸하자 이번에는 엄상평이 말했다.

“그래도 우리는 그나마 다행인 거요. 다른 지맹의 관도들은 실제로도 돌아가면 고개를 못 들 것이오. 그들이 늘 무시했던 동부지맹의, 계반의, 삼 년차의, 예비 명단에게 우승을 내어준 셈이니 어찌 고개를 들고 다니겠소?”

“하하, 그건 그렇겠구려. 그나마 우리는 개인전 우승에 단체전 준우승이고, 북부지맹은 단체전 우승에 개인전 준우승이니 돌아가면 할 말이라도 있잖소. 한데 서부지맹과 남부지맹 쪽은 어쩌면 좋소? 측은할 정도구려.”

형가섭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종금무가 말했다.

“우리가 이런 기분을 느끼고, 이런 식의 얘기를 할 수 있는 것도 모두 송 공자 덕분 아니겠소? 다시 한 번 송 공자를 축하하는 의미에서 건배합시다.”

다함께 건배한 후에 술을 들이켰다.

이 자리에서는 첫 잔이니 나도 깔끔하게 잔을 비워주었다.

종금무가 말했다.

“단체전 준우승도 뿌듯하지만 역시 송 공자가 우승한 게 너무 기분 좋구려. 내가 우승한 게 아닌데도 우리 잠룡관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지오. 잠룡관에서의 마지막 연차에 이렇듯 좋은 추억을 만들어준 송 공자에게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소.”

그러자 이번에는 목태월이 말했다.

“동감이오. 이렇게 동부지맹 잠룡관도인 게 자랑스러운 적은 육 년 만에 처음이오.”

내가 엷은 미소를 지어보이자 옆에 앉은 엄상평이 말했다.

“거보시오, 송 공자. 내가 처음에 뭐라고 했소? 송 공자가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만으로도 다들 자부심을 느낄 거라고 했잖소.”

엄상평의 말마따나 애들이 다들 좋아하고 있기는 하다.

술을 한 잔 들이켜더니 종금무가 말했다.

“육 년차라는 게 너무 아쉽소. 일 년 정도만 잠룡관에 더 다닐 수 있으면 좋겠소. 우승자인 송 공자의 옆에 붙어서 친분을 더 쌓지 못하는 게 아쉽다는 식의 속물근성은 아니오. 다만 송 공자로 인해 크게 변해갈 우리 동부지맹 잠룡관의 분위기를 직접 느끼지 못하고 졸업하게 된다는 게 아쉽다는 뜻이오.”

그 말에 다른 아이들이 크게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종금무가 말을 이었다.

“게다가 이번에 송 공자와 단목 공자의 모습을 보며 느낀 것도 많았소. 그런 두 분과 함께 딱 한 번만 더 통합 잠룡대전을 겪어보고 싶은 심정이오. 정말 졸업하기 싫구려.”

또다시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들의 심정은 이해하나, 나는 딱히 통합 잠룡대전에 또다시 참가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술자리가 조금 더 이어지던 중에 식당의 문이 열리더니 세 사람이 안으로 들어섰다.

앞서서 들어선 인물을 확인하자마자 모두가 놀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 남궁찬 선배님······!”

“하하! 후배들 안녕? 교관님들도 안녕하십니까.”

남궁찬이 모두를 향해 인사를 건넸다.

그의 뒤를 따라 들어선 두 사람은 남궁설과 선우린이었다. 두 소녀 모두 면사가 달린 모자를 쓴 상태다.

남궁찬이 곧바로 제갈수광을 향해 물었다.

“뒤풀이가 벌어지고 있다고 해서 와봤습니다. 책임 교관님, 우리도 합류해도 됩니까? 저는 졸업생이고 얘들은 곧 동부지맹 잠룡관에서 보게 될 애들인데.”

“아니, 선배님, 뭘 그런 걸 물으십니까!”

“남궁찬 선배님이라면 당연히 함께 하셔야죠!”

제갈수광은 대꾸도 안 했는데 관도들이 먼저 환영하고 있다.

관도들의 분위기를 보고 피식 웃은 제갈수광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허락 안 해줬다간 교관인 내가 쫓겨날 분위기군.”

그러자 남궁찬이 빙그레 웃더니 입을 열었다.

“개회식 때 잠시 봤을 때는 경황이 없어서 소개하지 못했는데, 이왕 자리가 이렇게 된 김에 아예 소개를 하는 게 좋겠군요.”

남궁찬이 곧바로 뒤를 돌아보며 두 소녀에게 말했다.

“너희들이 알아서 소개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동부지맹의 선배들이기도 하니까.”

남궁설이 먼저 모자를 벗으며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모든 관도들의 눈동자가 부릅떠진 건 당연했다.

남궁설의 미모 때문이다.

딱 봐도 잠룡삼화 급임을 모두가 아는 것이다.

“뵙게 되어 반가워요, 선배님들. 남궁설이라고 해요.”

남궁찬이 데려왔으니 다들 혹시나 하며 예상하긴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충격을 받은 표정이다.

“저, 저분 소저가······.”

“나, 남궁설 소저시라니······.”

역시 천하제일세가의 금지옥엽이다.

정체가 드러난 것만으로도 모두가 압도당한 표정이다.

이번에는 선우린이 앞으로 나섰다.

모두가 궁금해 하는 표정이다.

남궁설의 정체야 남궁찬의 존재로 인해 약간이나마 예상할 수 있었다 쳐도, 또 다른 여인에 대해서는 예상할 만한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이윽고 선우린이 모자를 벗자 그녀의 용모 또한 드러났다.

관도들의 눈동자가 다시금 부릅떠졌다.

남궁설의 미모와는 분위기가 매우 다르나, 선우린 고유의 미모 또한 잠룡삼화 급임을 다들 모를 리 없다. 둘의 미모도 수준 차이보다 취향 차이가 적용되는 영역이니까.

놀라 있는 모두를 향해 선우린이 입을 열었다.

“뵙게 되어 영광이예요, 선배님들. 저는 선우린이라고 해요.”

“선우린 소저시라니······!”

“지, 집법당주 선우훤 대협의······!”

백도에서 선우훤이라는 존재의 인지도가 워낙 높다보니, 당연히 선우린의 정체를 듣고 나서도 크게 놀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즈음, 익숙한 음성이 귓전에 꽂혔다.

[소, 송 공자!]

단목강의 전음이다.

고개를 돌려보니 단목강 또한 크게 놀란 표정이었다. 그러나 그의 놀람은 다른 의미의 놀람일 것이다.

단목강의 전음이 이어졌다.

[저 목소리들은 설마······.]

그렇지. 그것 때문에 놀란 거지.

사십사 조에서 함께 오랜 시간 활동한 데다가, 포양호의 정가장에서 함께 합숙까지 한 사이다.

단목강의 입장에서는 저 목소리들이 장우혜와 유은무의 목소리임을 모를 리 없는 것이다.

가뜩이나 두 소녀는 ‘조장님, 조장님’하며 단목강을 무척 잘 따르기도 했었고.

나는 단목강을 향해 빙그레 웃어 보이기만 했다.

나는 아무 말도 안 했다.

단목강이 이 자리에서 실수로 두 소녀에 대해 무슨 말을 하든, 내 탓은 없는 거다.

알아서들 하겠지, 뭐.

어쨌거나 식당 안의 분위기가 더욱 환해진 건 당연했다.

“설아! 린아!”

강하령의 목소리였다.

그녀는 검후의 제자인 만큼 두 소녀와도 친분이 있었던 모양이다. 어려서부터 무림맹의 여러 행사를 통해 자주 마주쳤을 테니까.

“아, 하령 언니, 오랜만이에요.”

“안녕하셨어요, 언니?”

남궁설과 선우린이 차례로 그렇게 대꾸하자 강하령이 말했다.

“와! 이렇게 보니까 너무 반갑다! 이쪽으로 와, 이쪽으로.”

마침 강하령 쪽의 원탁에는 두 사람뿐이었다. 강하령과 단목강이었다.

두 소녀와 단목강이 주고받을 대화가 궁금해진다.

저 자리, 재미있어지겠다.

그러는 사이, 남궁찬은 다른 탁자에 양해를 구하며 내가 앉아 있는 탁자 쪽으로 곧장 다가왔다.

우리 원탁에 앉아 있던 육 년차들이 분주하게 남궁찬의 자리를 만드는 중이다.

“아, 앉으십시오, 선배님.”

“그래. 고맙다.”

남궁찬이 종금무의 옆에 앉자, 여길상이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제가 가서 안주 좀 새로 챙겨오겠습니다. 잠시만 계십시오, 선배님.”

“하하. 그렇게까지 안 해도 돼, 길상아. 너희들 축하해주러 온 거지, 불편하게 만들려고 온 거 아니야.”

“서, 선배님께서 제 이름을 기억해주실 줄은······.”

“통합 잠룡대전에까지 참가한 우리 후배들 이름인데 당연히 기억해야지. 게다가 길상이의 여씨세가는 우리 세가와도 가까운 곳에 있잖아? 너 어렸을 때 몇 번 멀찍이서 본 적도 있고.”

여길상은 감격한 표정이었다.

남궁세가와 여씨세가는 모두 안휘에 있다. 남궁세가가 위치한 천주산과 여씨세가가 위치한 안경현은 가깝기도 하다.

남궁찬이 우리 원탁의 인원들을 차례로 바라보며 말했다.

“금무와는 뭐, 많이 봤고.”

“예, 선배님.”

종금무는 황산파이며, 황산파는 남궁세가와 함께 안휘 무림을 이끌다시피 하고 있는 문파다. 가뜩이나 현재의 동부지맹주인 관필만이 바로 황산파이며, 동부지맹 잠룡관의 총교관인 노양홍 또한 황산파다.

서로 간에 교류가 잦았을 수밖에 없다.

남궁찬이 다시 입을 열었다.

“이번에 처음 봤지만 너는 절강목가의 목태월이고, 너는 무이문의 형가섭이고, 너는 정호문의 엄상평이지.”

언급된 세 녀석 또한 감격한 표정이었다.

저럴 만도 하다.

정상적인 방식으로는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사람이 바로 남궁찬이다. 천하제일세가의 소가주인 그가 이름까지 기억해주고 있는 상황이니 감격할 수밖에.

남궁찬이 애들에게 말했다.

“참고로 나랑 유겸이는 태화지부 사건을 겪으면서 친해진 사이야. 그러니 혹시라도 내가 편애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너희들이 오해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미리 말해두는 거야. 가뜩이나 친한 애가 우승까지 했잖아?”

“아이고! 오해라니요! 당치 않은 말씀이십니다!”

“저희들도 이렇게 송 공자가 자랑스러운데, 선배님께서는 얼마나 더 자랑스러우시겠습니까.”

“가뜩이나 선배님과 남궁묵 선배님 이후로 동부지맹에서 오랜만에 배출된 우승잔데요.”

남궁묵은 남궁찬의 동생이자 남궁설의 둘째 오라비다.

“이해해줘서 고마워, 후배들. 어쨌든······.”

남궁찬이 잔을 들어 올리며 말을 이었다.

“우승 축하해, 유겸아!”

“하하, 감사합니다, 부당주님.”

사석에서는 형님이라고 부르라 했지만 지금은 사석이 아니니 부당주라는 호칭을 썼다.

모두가 함께 건배한 후 술잔을 비웠다.

남궁찬이 문득 뭔가가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아, 참! 계반 소속의 관도가 통합 잠룡대전에서 우승한 것도 역사상 최초의 일인데, 삼 년차 관도가 우승한 것도 역사상 최초라고 하더라. 나도 삼 년차에는 준우승이 다였거든.”

“오오오오!”

애들은 추켜세우듯 반응하고 있지만 나는 달갑지 않다.

이런 개 같은 거, 그것까지 최초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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