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마교있다 127
우리의 일차 목적지인 임해현 주둔지까지는 말을 빠르게 몰아도 하루 남짓 걸린다. 우리가 몰고 있는 훈련된 전투마의 속도를 기준으로 그렇다.
열심히 말을 달리다보니 밤이 되었다.
우리는 북안탕산의 산자락에서 이동을 멈췄다.
“빠르게 이동한 만큼 말도 쉬어야 하고 우리도 쉬어야 한다. 이곳에서 노숙한 후 내일 새벽에 출발한다. 제대로 쉬어야 제대로 싸울 수 있다. 노숙하는 동안 오로지 휴식과 회복에 집중하도록 한다.”
제갈수광의 지시였다.
이후에 우리는 빛이 새지 않을 만한 곳을 찾아 모닥불 근처에서 침낭을 펼치고 노숙했다.
다음날이 되었다.
십이월 초하루다.
우리는 새벽부터 부지런히 말을 몰기 시작했다.
최소한의 휴식만 취하며 달려서 점심이 되었고, 식사와 함께 반 시진(1시간)쯤을 쉬었다. 말들도 쉬어야 하기 때문이다.
관도들은 쉬는 동안에도 알아서 운기조식을 취하며 몸 상태를 관리하는 모습들이었다.
다시금 임해현 주둔지를 향해 길을 재촉했다.
해적들이 대규모로 침공했으니, 그들이 거침없이 진격했다면 이곳에서부터 목적지까지는 언제든 전투가 벌어질 수 있다. 그런 상황에 대비해서 화살 자루도 챙겨 왔던 것이다.
하지만 임해현 주둔지에 도착할 때까지 적과 조우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결국 우리는 별 탈 없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신시정(오후4시) 무렵의 일이었다.
방책의 정문 앞에 이르러 모두가 말에서 내렸다.
영거현 주둔지에 처음 갔을 때처럼 출입 절차를 밟기 위해서였다.
한데 우리가 말에서 내리자마자 정문 바로 안쪽에 있는 초소에서 한 사람이 급하게 튀어나왔다.
“교관님!”
사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무인이었다.
제갈수광을 부른 건데, 매우 반가워하는 얼굴이었다.
제갈수광이 곧바로 대꾸했다.
“어? 이(李) 조장님?”
“아이고, 교관님! 이게 얼마만입니까? 동부지맹에서 뵌 후로 일 년도 넘은 것 같습니다!”
“하하, 그러게 말입니다. 이 조장님께서 해적 퇴치 임무에 파견되셨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이곳에 계실 줄은 몰랐습니다. 그간 고생이 많았을 텐데 무사해 보이셔서 다행입니다.”
“이래저래 운이 좋아서 아직은 멀쩡합니다. 아, 참! 그러고 계시지 말고 일단 들어오십시오. 일행 분들도 어서 들어오십시오.”
이 조장이라는 자가 그렇게 말하며 다들 어서 들어오라는 식으로 열심히 손짓했다.
제갈수광이 대꾸했다.
“하지만 출입 절차가······.”
“다른 분도 아니고 교관님이신데 절차는 무슨 얼어 죽을 절찹니까? 걱정 마십시오. 문제 되면 제가 책임집니다.”
이 조장이라는 자가 큰 소리를 떵떵 쳤다.
동부지맹에서 제갈수광과 알고 지내는 사람들은 죄다 저런 식이다. 전투를 치를 때를 제외하면 저 인간이 가장 믿음직스러워 보이는 순간이기도 하다.
“하하. 마음은 감사하나 그래도 절차는 지켜야지요.”
제갈수광의 말에 이 조장이라는 자가 씩 웃으며 대꾸했다.
“허허헛. 실은 이미 출입 허가가 나 있습니다. 영거현 주둔지의 진 단주님께서 전서구를 보내셨습니다. 이에 우리 단주님께서도 교관님과 일행 분들이 오시면 바로 안으로 모시라고 분부하신 거고요. 그래서 제가 이곳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겁니다.”
진 단주란 우리가 머무르고 있던 영거현 주둔지의 단주, 진욱상이다.
그가 알아서 일을 잘 처리해 놓은 모양이니 우리 입장에서는 운룡패를 보여주는 둥의 절차를 밟을 필요가 없어서 편했다.
운룡패 보여주고 사람들이 놀라는 모습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긴 한데, 지금이 그런 재미나 찾고 있을 때는 아니지.
우리는 곧바로 중앙에 있는 커다란 막사로 직행할 수 있었다. 지휘 막사다.
안으로 들어서서 보니 서너 명밖에 없었다.
그 중에서 오십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문사 풍의 중년인이 얼른 다가오며 말했다.
“어서들 오시오. 나는 이곳 임해현 주둔단의 단주인 황심평이라 하오. 참고로 기밀 취급 자격이 안 되는 이들은 이미 내보냈으니 편하게 얘기하셔도 되오.”
제갈수광이 포권하며 대꾸했다.
“여러 모로 배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잠룡일대의 기동타격조를 이끌고 있는······.”
“동부지맹의 제갈수광 교관이잖소. 이성운룡보주패를 지니고 있고.”
“아······, 예······.”
“영거현 주둔단의 진 단주한테서 연락을 받았소. 한데 나는 사실 오래 전에 제갈 교관을 본 적이 있었소. 세월 참 빠르구려. 허허. 그 파릇파릇했던 청년이 벌써 이렇듯 불혹 즈음이라니.”
그러자 제갈수광이 고개를 갸웃하며 대꾸했다.
“송구합니다. 저는 황 단주님을 처음 뵙는 것 같아서······.”
“물론 제갈 교관에게는 내가 초면일 수밖에 없소. 과거에 제갈 교관이 관도로서 통합 잠룡대전에 출전했을 때 봤던 거라.”
“아······!”
“당시에 나는 본맹에서 근무하고 있었소. 제갈 교관이 준우승하는 모습도, 이듬해에 우승하는 모습도 다 봤소.”
황심평이 그렇게 말하며 빙그레 웃었다.
북부지맹 소속의 인원들이 놀란 표정으로 제갈수광을 바라보고 있다. 세 노인의 표정도 마찬가지였다.
우리 쪽 인원들이야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저들은 처음 접한 정보인 모양이다.
차우기만 놀라지 않은 것으로 보아, 그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제갈수광과 차우기는 연배가 비슷하기도 하다. 관도였을 때 직접 봤거나 들었겠지.
“그때 제갈 교관의 모습을 보며 얼마나 가슴이 끓어 올랐었는지 모르오. 멋진 우승이었잖소.”
“민망합니다, 하하.”
제갈수광이 우승한지가 거의 이십 년 가까이 되어 가는데도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
이게 바로 통합 잠룡대전의 우승자라는 경력이 갖는 파급력인 거다.
옘병.
나중에 잠룡관 졸업하고 난 후에는 상황에 따라 인피면구 착용을 적극 생활화해야겠다.
그래도 내가 흑풍대 출신이라, 변장하는 일이나 미행 따돌리는 일 등에는 전문가라는 게 다행이다.
이어서 참모들에 대한 소개를 마친 황심평이 말했다.
“이전 서안현 전투 당시의 활약상에 대해 잘 알고 있소. 그때의 보고서를 차분히 읽어봤는데, 그야말로 혁혁한 전과들을 올렸더구려. 괜히 기동타격조인 게 아니구나 싶었소. 이번에도 큰 힘이 되어주시리라 믿고 있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럼 이번 전투의 진행 과정과 현재의 전황에 대해 설명 드리겠소.”
황심평의 말에 참모가 나서서 이번 전투의 진행 과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커다란 지도의 이곳저곳을 가리키면서였다.
들어보니 지금껏 절강을 침략했던 해적들의 규모 중에서 최대 규모라는 모양이다.
적의 규모가 너무 크기에, 초반에는 임해현 주둔단만으로는 맞설 엄두조차 나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적의 진군을 최대한 지연시키는 방식으로 대응했는데, 인근의 주둔단에서 전력을 급파해준 덕에 그나마 적당한 지점에서 전선을 형성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었다.
이후에는 현재의 전황에 대한 보고가 이어졌기에, 우리는 더 집중해서 참모의 설명을 들었다.
그 와중에 잠룡일대의 배치 현황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고, 여러 조들의 활약상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몇 명의 관도가 부상을 당한 것 같지만 대부분 경상이라는 모양이다. 우리처럼 잠룡일대의 각 조에도 안전장치 역할을 하는 인물들이 투입된 덕분이다.
참모가 보고를 마치자 황심평이 말했다.
“제갈 교관이 알아서 잘 판단하겠지만, 이번에는 적도들의 규모가 매우 커서 후방을 교란하는 식의 작전은 위험성이 너무 크오.”
“예.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일단은 최대한 빠르게 전선을 오가며 곳곳의 아군을 지원하는 식으로 임할 생각입니다.”
그러면서 적에 대해 직접 이것저것 파악한 후에 나름의 작전을 수립할 모양이다.
“적측이 대규모인 만큼 장기전이 될 공산이 크오. 이미 전력을 파견해준 인근의 주둔지들 외에, 더 먼 주둔지들에서도 전력이 오고 있소. 그들이 합류하기 전까지는 일단 안정적으로 대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요.”
“여러 모로 적절한 대응이라고 판단됩니다.”
“방금 들었듯 지금도 전력상으로는 우리가 밀리는 형국이라, 방어선도 점점 후퇴하고 있소. 적어도 우리의 전력이 추가되기 전까지는 적측의 전력이 추가되지 않아야 할 텐데······.”
“저희들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황심평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장기전이 될 것을 감안하여 여러분이 머물 막사도 따로 배정해 두었소. 영거현 주둔지에서 독립된 구역을 썼다기에 우리도 그런 식으로 배정했소. 먼 길 오느라 고생들이 많았을 테니 막사에서 잠깐이라도 휴식을 취한 후에 전장으로 가시오. 어차피 지금은 약간의 소강상태인 것 같으니까.”
“알겠습니다, 단주님.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갈수광이 그렇게 대꾸했을 때쯤, 지휘 막사의 문이 열리더니 전령으로 보이는 자가 급한 걸음으로 들어섰다.
“단주님! 급보입니다!”
“무슨 일인가?”
황심평이 서둘러 묻자 전령이 대꾸했다.
“해적선 세 척이 관측되었습니다! 대형 해적선 한 척과 중대형 해적선 두 척입니다! 빠르게 해안선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바, 곧 상륙할 것으로 보입니다!”
“뭐어어?”
황심평의 눈매가 급격하게 좁아졌다.
참모들의 표정에도 난감함이 담기고 있다.
기다리고 있던 우리 쪽의 전력은 아직 증원되지 않았는데, 적들의 전력이 벌써 증원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령이 추가 보고를 마치고 지휘 막사를 나서자 제갈수광이 말했다.
“아무래도 저희들이 쉴 시간은 없을 것 같군요. 막사에 가서 봇짐만 풀어놓고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하아, 하필이면 일이 이렇게······.”
황심평은 안쓰럽다는 표정이었다.
우리는 곧바로 지휘 막사를 나섰다.
십이월이라 날이 짧아져서, 해가 벌써 서산 위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 * *
잠룡일대의 구(九) 조가 싸우고 있는 전선은 전체를 기준으로 좌측 끝단의 전선이었다.
구 조의 조원들은 맹렬하게 전진하는 해적들을 상대로 서서히 후퇴하며 싸우는 중이었다.
대놓고 맞서 싸우기에는 적의 수가 너무 많았다.
아군의 증원은 아직 합류하지 상태에서 적측의 증원이 먼저 이뤄진 탓이다.
부지런히 검을 휘두르는 와중에도 우문직은 적들의 강력함을 재차 실감하는 중이었다.
수 년 전에 우문세가의 무인들이 해적들과 싸우는 광경을 멀리에서 본 적이 있었다.
한데 지금의 적도들은 당시의 적도들과 확연하게 비교될 정도로 강력했다. 사파인들이 섞여 있기 때문이다.
‘이러니까 이쪽 해안가의 해적들이 지금껏 정리가 안 됐던 거구나······.’
구 조의 관도들은 모두가 일류고수들이다.
처음에는 실전에 서툰 모습들도 다소 있었는데, 어제부터 몇 차례의 전투를 치러서 그런지, 지금은 생각보다 잘들 싸우고 있는 중이다.
교관들의 실력도 뛰어나며, 구 조를 돕고 있는 노선배들의 경우에는 노련하기까지 하다. 노선배들은 총 네 명인데, 세 명은 은퇴한 교관 출신이며 한 명은 무려 신룡대 출신이다.
게다가 이쪽 전선에는 잠룡일대의 구 조만 있는 것도 아니다. 무림맹의 무인들과 함께 싸우고 있다.
한데 이 정도 전력으로도 후퇴하며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슈악-
적의 도가 왼쪽 옆구리를 노리며 사선으로 떨어지고 있다.
우문직은 검을 비스듬히 기울이며 적의 공격에 대응해갔다.
힘으로 맞서서는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비껴내야 한다.
한데 그 순간, 우측 가까운 곳으로 아군의 누군가가 갑자기 다가온 것을 인식할 수 있었다.
북부지맹의 을반 여관도인 공손령이었다.
공손령도 적의 공격을 피하다가 얼떨결에 동선을 잘못 잡은 것이다. 그 와중에 그녀도 다른 적도의 공격을 막는 중이었다.
우문직은 어쩔 수 없이 검을 세우며 손아귀를 꽉 쥐었다.
비껴내서는 안 된다. 제대로 막아야 한다.
이 공격을 비껴내면 바로 옆에 있는 공손령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카앙!
‘크윽!’
손아귀에 느껴지는 충격이 상당하다.
그 와중에도 적의 공격이 재차 이어지고 있다.
막거나 비껴내야 하는데 손아귀에 힘이 잘 안 들어간다.
스윽-
그 순간, 작은 인영 하나가 자신의 앞을 막아섰다.
채앵!
자신을 공격해 오던 적의 도를 보기 좋게 비껴낸 사람은 동부지맹의 여관도인 사옥연이었다.
사옥연은 잠룡일대 구 조의 조장이기도 하다. 구 조에서 유일하게 통합 잠룡대전에 출전했던 관도이며, 장강에서 실전을 겪었던 관도이기도 하다. 그래서 여관도임에도 불구하고 조장으로 추대되었던 것이다.
“조심해요. 두 분 다 일단 뒤로 물러나시고.”
말을 마친 사옥연이 앞에 있는 적도 두 명의 공격을 동시에 막아내기 시작했다.
우문직이 뒤로 물러날 때쯤 옆에 있던 공손령도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
“미, 미안해요. 나도 모르게······.”
“괜찮소. 신경 쓰지 마시오.”
그렇게 대꾸하며 다시금 손아귀를 꽉 쥐었다.
사옥연을 돕기 위해서였다.
이제야 다시금 손아귀에 힘이 약간이나마 들어가는 느낌이다.
그 즈음 다른 한 사람이 빠르게 앞으로 나서더니 사옥연을 돕기 시작했다.
교관 양소열이다.
그가 검을 휘두르는 와중에도 전음을 보내왔다.
[우문직, 잠시 쭉 빠져 있어. 너 방금 무리해서 손아귀 상태 안 좋잖아.]
[알겠습니다, 교관님. 송구합니다.]
[송구할 것 없어. 방금 전에는 잘 했다. 네가 안 막았으면 공손령이 위험할 수 있었어.]
전음을 마친 양소열이 더 부지런히 검을 휘둘렀다.
그는 적도들의 공격을 안정적으로 막으며 사옥연과 함께 서서히 물러나는 중이다.
양소열은 이번 통합 잠룡대전에 인솔 교관으로 갔다 온 교관이다. 그만큼 실력이 빼어난 교관이다.
든든하다.
뒤로 몇 걸음 물러나서 보니 현재의 상황이 눈에 확연하게 들어왔다.
모두가 최선을 다해서 맞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전선이 빠르게 밀리고 있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이대로 괜찮은 건지 걱정될 정도다.
그 즈음, 가장 빠르게 밀리고 있던 좌측면에서 비명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가슴이 철렁했다.
전선의 끝부분인 좌측면 쪽은 적도들이 점점 아군을 감싸는 형태가 되어가는 중이었다. 적도들의 수가 더 많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던 차에 그쪽에서 비명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이다.
정황상 그쪽의 아군이 확 밀렸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한데 의아한 점은, 비명이 빨라도 너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아군이 머릿수에서 밀리고 있다고는 하나, 개별 실력들은 적들에 비해 높다.
‘저렇게까지 확 밀릴 리는 없는데······.’
그 생각을 하며 좌측을 바라보던 우문직은 순간적으로 눈매를 좁히지 않을 수 없었다.
일단의 무리들이 적진의 전선 바로 뒤쪽을 횡으로 가르며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하나같이 죽립을 쓰고 있는 이들이다.
그들이 지나고 있는 주변의 적들이 풀썩풀썩 쓰러지고 있다.
갑자기 등장한 죽립인들의 무위가 그 정도로 대단했다.
빠르게 늘기 시작한 비명은 아군의 비명이 아니라 적도들의 비명이었던 것이다.
갑자기 나타난 열댓명 남짓의 죽립인들 중에서, 선봉에 선 인물들은 노인 두 명과 관도로 보이는 청년 한 명이었다.
중앙의 노인은 대도를 휘두르고 있고, 좌측의 노인은 도를 휘두르고 있었으며, 우측의 청년은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들의 도광과 검광이 빛을 발할 때마다 적도들이 어김없이 죽어나가는 중이다.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대단한 무위들이다.
‘어······?’
한데 검을 휘두르는 청년의 모습이 왠지 눈에 익다.
‘다, 단목강 공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