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마교있다 280
옥불수인장은 상승 무공이며,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불가 계열의 장법이다.
길초량을 통해 장법의 이름을 듣고 나니 다른 정보들도 하나둘씩 떠오르기 시작했다.
내가 봤던 백도의 문파 관련 정보 문서에서 옥불수인장을 썼던 무인은 달마하원의 전대고수였다.
다만 아쉽게도 그 전대고수의 이름은 여전히 가물가물하다.
달마하원의 위치는 복건 서부 산지의 태녕현이다. 복건의 태녕현은 강서와 경계를 이루는 무이산맥과 닿은 지역이다.
달마하원은 먼 과거에 소림사에서 분리되어 나왔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무공도 소림사와 비슷한 면이 많다. 궤가 비슷하다고 할까.
중규모 문파이며, 무림맹에 속해 있기는 하나 무림맹 또는 백도의 일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지는 않는 곳이다. 다른 문파들이나 세가들과의 교류도 극도로 적다고 알려져 있다.
방문자를 잘 받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혹여 방문자가 와도 외원의 일부까지만 들일 뿐, 내원에는 웬만하면 들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듯 소극적인 데다가 다소 폐쇄적인 느낌까지 드는 달마하원이지만, 실제로는 백도 내에서 매우 존중받는 문파 중 한 곳이다.
이는 강호의 역사에서 백도가 큰 위기를 겪었던 여러 시기마다 달마하원이 용맹하게 앞장서며 매우 지대한 공헌을 해 왔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다소 폐쇄적으로 보이는 그들의 성향조차도 오히려 약간의 신비주의처럼 인식되고 있다고 하겠다.
참고로 달마하원은 예로부터 문파의 규모에 비해 실력 좋은 문하들을 많이 배출하기로 유명했다.
무공을 전승하는 체계가 잘 잡혀 있다는 뜻일 것이며, 애당초 제자를 받아들일 때부터 좋은 자질을 가진 재목들을 잘 선별해서 입문시킨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어쨌거나 내가 정보 문서에서 봤던 전대고수는 지금쯤이면 백 살도 넘었을 것이다.
그런데 마침 저 죽립 노인도 연령대가 충분히 그 정도는 되어 보인다. 저러니 원을태가 상대적으로 청년처럼 보였던 것이기도 하다.
설마 저 노인이 달마하원 출신의 그 전대고수인 걸까?
지금까지 무공 펼치는 모습을 봤을 때 노인이 불가 문파 출신이라는 건 확실하다. 게다가 저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 나무 지팡이는 승려들이 쓰는 선장(禪杖)이기도 하다.
이 정도면 개연성은 어느 정도 있어 보인다.
그나저나 길초량의 표정이 의아하다.
그는 놀랐던 기색을 서둘러 감추려 하고 있다.
왜 저러지?
신룡대원이면 수많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있으니 옥불수인장 같은 무공을 알고 있다고 해서 이상할 일은 아니다.
그런데 왜 놀란 것이며, 왜 서둘러 그 기색을 감추려 하는 걸까.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놀란 기색을 대충 감춘 후에도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다.
저 죽립 노인의 정체를 알아챈 느낌이다.
정황상, 죽립 노인과 모종의 관계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자연스럽게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 순간, 빠르게 머릿속을 스치는 기억이 있었다.
기동타격조에서 활동할 당시에 길초량과 나눴던 대화의 내용이었다.
길초량은 고아 출신이라 본인이 태어난 곳은 모르지만, 자란 곳은 복건이며 그쪽을 고향으로 여기고 있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들은 내가 사문이 복건에 있느냐고 물었을 때, 놈은 그냥 은거 고수에게 키워진 정도라고만 대꾸했었다.
그리고 그 시점 이후에 나는 길초량의 무공이 뿌리가 튼튼한 불가 무학이며 소림의 무학에서 파생된 무학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린 바 있다.
하지만 나는 그간 굳이 길초량을 달마하원과 연관시키지 않았었다.
불가 계열의 무공을 익힌 은거 고수는 어디에든 존재할 수 있으며, 그런 이가 복건의 모처에서 은거 중일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한데 지금 길초량의 저 표정들을 보니 달마하원과 깊이 연관된 게 분명한 듯하다. 그의 사문이 달마하원일 확률이 매우 높다는 뜻이다.
달마하원은 저 정도의 인재를 키워낼 만한 역량이 충분한 문파이기도 하다.
도를 쓰는 중년인이 황급히 이 열로 빠졌다.
무기가 파괴되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황룡조의 부조장을 바라보고 있는데, 눈빛에 미안함이 가득 담겨 있다. 의도가 없었다고는 하나 어찌 되었건 본인으로 인해 부조장이 크게 위태로울 뻔했으니 저러는 것이다.
이후에 중년인은 내게도 한 차례 시선을 주었는데, 고마움과 놀람이 공존하는 눈빛이었다.
어쨌거나 현재의 조원들 중에서 도를 쓰는 이는 저 중년인뿐이다. 즉, 앞으로 전투를 치르다가 쓸 만한 도라도 하나 줍지 않는 한, 중년인은 전열에 서지 못하고 후열에서 암기만 던질 수밖에 없다.
중년인이 이 열로 빠지자 일 열에는 세 명만 남았는데, 원을태가 중앙으로 이동하며 청룡과 제갈수광이 자연스럽게 좌우에 포진하는 모습이었다.
남궁찬은 앞으로 나설 듯 잠시 움찔했다가 결국은 나서지 않은 채로 그대로 호흡을 고르고 있다.
현재 일 열의 진형대로라면 원을태는 중앙의 넓은 위치에서 마음껏 대도를 휘두를 수 있다. 그런 만큼, 아까와 비교해서 전열의 전력이 딱히 약해지지 않았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내 생각도 그렇다.
저러면 좌우의 청룡과 제갈수광 또한 중앙의 원을태라는 한 점을 중심으로 연계하면 된다. 어쩌면 아까보다 더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건일 수도 있다.
죽립 노인은 한 차례 더 쌍장을 뻗으며 장력을 날렸다.
이번에도 역시 그의 쌍장은 옥색으로 물들었다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장력 한 줄기는 일 열에 있는 제갈수광을 노리고 날아들었고, 다른 한 줄기는 이 열에 있는 청룡조의 선임 조원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노인이 각각 일 열과 이 열에서 무공 경지가 가장 낮아 보이는 인원들을 본능적으로 파악하여 장력을 날린 것 같다. 제갈수광이 고수이긴 해도 청룡보다는 경지가 낮은 게 사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죽립 노인이 모르는 게 있다.
제갈수광이 무공 실력에만 의지하는 무인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는 직관이 뛰어나고 판단이 빨라서, 남들보다 이른 시점에 반응을 시작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역시나 제갈수광은 근거리에서 날아온 죽립 노인의 장력을 어렵지 않게 피해냈다.
덕분에 일 열에 있는 원을태와 청룡에게도 역공을 취할 틈이 생겨, 두 사람이 즉시 죽립 노인을 향해 달려들었다.
청룡조의 선임 조원마저도 위태롭게나마 장력을 피해낸 사이, 이 열에 있던 다른 인원들도 더 매섭게 암기를 날렸다.
모처럼의 역공 기회를 허투루 날리지 않겠다는 각오들이 느껴지고 있다.
죽립 노인은 바닥에 떨어져 있던 선장을 발끝으로 툭 차올리더니, 그것을 가볍게 낚아채며 즉각 전열의 인원들에게 맞서기 시작했다.
원을태가 죽립 노인을 향해 대도를 사선으로 강하게 내리그었다.
동작이 크지 않고 베는 속도는 빠른, 훌륭한 한 수다.
죽립 노인이 선장을 들어 대도의 도신을 막아갔다.
카아앙!
나무 지팡이와 쇠붙이가 격돌했는데도 타격음은 쇠붙이와 쇠붙이가 격돌한 듯한 소리가 났다.
죽립 노인이 단단한 성질의 공력을 주입하고 있기 때문이겠지만, 선장의 재질 자체가 범상치 않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 순간 나는 급격하게 눈매를 좁히지 않을 수 없었다.
선장에 부딪힌 원을태의 대도가 강하게 튕겨 나오며 그의 양팔이 허공으로 크게 들린 탓이다.
위에서 아래로 강하게 내리그은 저 묵직한 대도가 저렇듯 크게 들렸다면,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반탄력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죽립 노인의 선장은 그다지 아래로 밀리지 않은 모습이다.
죽립 노인이 원을태의 상체 정면을 향해 즉시 선장을 찔렀다.
슈슈슉-
선장을 통해 세 가닥의 강맹한 경력이 발출되었다.
경력이 발출되는 순간에 노인의 선장을 자세히 주시했다. 장력을 발출할 때처럼 선장의 끝부분이 옥색으로 변하는지를 확인하려던 것인데, 결과적으로 그렇지는 않았다.
옥색의 응축된 기운은 장법을 사용할 때만 발동되는 모양이다.
대도가 크게 들린 탓에 원을태의 상체 정면은 완전히 비어 버린 상황이다.
원을태는 대도를 다시 끌어당기며 급격하게 회피 동작을 취하는 중이지만, 저대로는 잘해야 한 줄기 정도만 피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앞을 제갈수광의 쌍검이 막아갔다.
내가 천섬무를 펼치며 나서지 않은 이유 또한 제갈수광의 움직임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쌍검의 각도를 보니 튕겨내려는 각도다.
청룡은 죽립 노인을 향해 반격을 가하고 있고, 이 열의 인원들은 암기술을 통해 노인을 견제하는 중이다.
이윽고 제갈수광의 쌍검과 두 줄기의 경력이 부딪혔다.
카강!
격돌음을 봐서는 반탄력이 거셌을 것 같은데도, 제갈수광은 두 자루의 검이 많이 밀리지 않는 선에서 깔끔하게 제어해냈다.
원을태의 무게중심이 다소 무너진 상황임에도 죽립 노인의 공격은 이어지지 못했다.
청룡의 반격과 이 열에 있는 인원들의 견제 덕분이다.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죽립 노인과 우리 조원들 간의 일 대 다 전투가 전개되었다.
죽립 노인은 최절정고수다운 신위를 보이며 아군 다수의 인원을 상대로도 쉽게 밀리지 않았다.
덕분에 전투의 초반은 비등비등했는데, 죽립 노인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우리 동료들의 합이 점점 더 맞아 갈수록 노인 쪽이 조금씩 밀렸다.
이에 죽립 노인이 더욱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 덕분에 죽립 아래의 음영에 가려져 있던 노인의 용모도 확인할 수 있었다.
왼쪽 광대뼈 아래의 점과 오른쪽 눈썹 위의 점이 눈에 띈다.
이는 정보 문서에 적혀 있던 특징과 일치하는 부분이다.
즉, 저 죽립 노인이 바로 그 달마하원의 전대고수인 것이다.
노인의 눈자위는 충혈되어 있으며, 눈동자에서는 가득한 광기와 살기가 느껴지고 있다.
딱 봐도 정상적인 모습이 아닌데, 아마도 혈교의 정신 통제 수법 따위에 당한 모양이다. 관련된 약물들도 적잖이 투약되었을 것이다.
참고로 옥불수인장의 정식 명칭은 옥불수인제마장이다.
마를 제압한다는 의미의 장법을 혈교의 편에 서서 쓰고 있는 셈이니, 세상사란 참으로 모를 일이다.
물론 본인의 의지는 아니겠지만.
점점 밀리던 죽립 노인이 선장을 양손으로 잡더니 상단의 손잡이 부분을 비틀어 뽑듯 빠르게 잡아당겼다.
챙!
순간적으로 선장 상단의 손잡이 부분이 분리되며 드러난 것은 폭이 매우 좁은 검신이었다.
협봉검이다.
이후부터 죽립 노인이 오른손에는 협봉검을, 왼손에는 선장의 봉 부분을 들고 휘두르기 시작했다.
딱 봐도 두 개의 무기를 동시에 휘두르는 숙련도가 매우 높다.
자연스럽게 길초량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길초량의 곤도 딱 저런 방식으로 분리되며, 검과 곤을 동시에 쓰는 숙련도 또한 매우 높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무공이 반탄력에 특화되었다는 점마저도 비슷하다.
이 정도면 길초량이 달마하원의 제자가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가 더 어려울 지경이다.
슬쩍 고개를 돌려봤는데, 태무엽이 길초량에게 모종의 전음을 보내고 있는 듯하다.
아마 태무엽도 저 죽립 노인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 * *
[끝까지 부정하고 싶었는데 이쯤 되었으면 부정하는 게 더는 의미가 없어진 듯하군. 저분……, 탁연광 대협, 맞지? 과거에 너희 문파의 장로이자 대표 고수셨던.]
옆에 있는 태무엽의 전음이었다.
길초량은 한 차례 눈을 감고 호흡을 정리한 후에 대꾸했다.
[그런 것…… 같습니다.]
호흡을 가다듬고 목소리를 정돈했는데도 음성이 떨리고 있다. 그 정도로 충격적인 사안이다.
[너와 항렬 관계가 어떻게 되시지?]
[제게는 태사숙조 되십니다.]
[문파에서 지낼 당시에 뵌 적이 있었나?]
[직접 뵌 적은 없었습니다. 원의 어른들을 통해 얘기는 많이 전해 들었습니다. 말년에는 중원을 벗어나 변경의 어려운 이들을 도우며 여생을 보내고자 하셨답니다. 그렇게 떠나시고 나서 어느 시점 이후로는 연락이 끊겼다고 알고 있는데 이런 곳에서 뵙게 될 줄은…….]
원을 대표하는 전대고수였던 만큼, 어른들을 통해 탁연광 태사숙조에 관련된 수많은 일화를 들으며 자랐다.
태사숙조는 대단한 무인이었을 뿐만 아니라 인품도 훌륭하여, 원의 식구들 모두가 존경하는 어른이었다. 물론 자신도 마찬가지로 존경했었다.
한데 그런 존재가 어찌 저런 모습이 되어 있단 말인가.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
태무엽이 다시 전음을 보내왔다.
[현재, 조원들 중에서 원을태 선배님을 포함한 일부 인원들은 공격 시에 주춤거리고 있다. 저분의 정체를 대강 짐작하고 있다 보니 치명적인 공격을 가하는 게 본능적으로 꺼려지는 것이다. 그러나 너도 알다시피 최절정고수를 상대로 계속 저런 식이면 오히려 한순간에 이쪽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
맞는 말이기에 고개를 끄덕여 보이자 태무엽이 고개를 돌려 시선을 맞추더니 전음을 이었다.
[그렇기에, 네게 이런 말을 하는 심정이 절대로 편치 않지만, 나는 지휘관으로서 저분을 최대한 빠르게 처치하라는 명령을 내릴 수밖에 없다. 물론 저런 상태라도 장기적으로 차분히 치료받는다면 정상으로 돌아올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려면 우리가 저분을 제압해야 하는데, 그럴 경우 조원들 몇 명은 크게 다치거나 죽을 것이다. 이게 과장이 아니라는 걸 너도 잘 알 테지.]
태무엽이 그 말을 끝으로 다시금 고개를 전방으로 돌렸고, 길초량은 말없이 고개를 떨어뜨렸다.
* * *
[유겸아.]
남궁찬의 목소리였다.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자, 그의 전음이 이어졌다.
[다들 계속된 전투로 인해 체력과 공력의 소모가 적잖이 누적된 상태라, 이대로 계속 시간이 끌리면 이후의 작전 수행이 더 힘들어질 거야. 어떻게든 이 상황을 빨리 타개해야 해.]
나도 남궁찬과 같은 생각을 하던 중이었다.
내가 고개를 끄덕여 보이자 남궁찬이 다시 전음을 보내왔다.
[나는 순간적으로 빠르게 움직여서 저 노고수의 좌측을 노릴 생각이야. 가능하면 그대로 그 지점을 지나쳐서 노고수의 후방으로 이동할 생각이고. 그 순간에 네가 우측에서 노고수를 노려 줬으면 해.]
남궁찬은 내 공격이 더 잘 통하게 하려고 죽립 노인의 공격을 잠시나마 본인이 집중적으로 받아낼 계획이다.
하지만 아무리 한순간이라도 최절정고수의 신위를 남궁찬 혼자 감당하는 건 매우 위험한 일이다. 그런데도 저런 결정을 한 것이다.
내 염려를 느꼈는지 남궁찬이 살며시 미소를 보이며 전음을 이었다.
[알아. 내가 많이 위험해지겠지. 그래도 내가 그 한순간만 버텨 주면 네가 어떻게든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낼 것을 믿으니까 이런 결정을 한 거야. 네 그 경이로운 속도와 빼어난 은잠술은 최절정고수를 상대로도 통할 수 있다는 걸 아니까.]
[물론 저도 최선을 다하겠지만 무조건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보장은 못 합니다. 상대가 상대인지라…….]
내가 그렇게 대꾸하자 남궁찬이 뜻 모를 미소를 지은 채로 잠시 나를 바라보더니 전음을 보냈다.
[나는 동천일룡이라는 과거의 내 별호에 대해 그다지 신경 쓰지 않고 살았어. 남들이 별호로 나를 불러도 딱히 감흥이 없었다고 할까. 그런데 너와 함께 동천쌍룡으로 묶인 후부터는 별호로 불리는 게 즐거워. 남들이 나를 동천뇌룡이라고 부를 때 동천비룡인 네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도 즐겁고.]
천하제일세가의 소가주께서 저런 말씀을 해 주시니 광영이기는 한데, 갑자기 웬 뜬금없는 소리일까.
내가 의아함을 담아서 바라보자 남궁찬이 미소를 유지한 채 다시 전음을 보내왔다.
[그냥 그렇다고. 그걸 네가 알고 있으면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