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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안에 마교있다-404화 (404/416)

내 안에 마교있다 404

신투 관의척의 기록 중에서 파사국의 영약에 관련된 부분부터 먼저 찾았다.

앞부분을 대충 훑어보니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후에 과거의 일을 회상하며 정리해둔 기록이었다. 그런데 관의척이 이야기 형식으로 기록해둬서 더 재미있게 읽혔다.

<파사국의 지방 도시를 여행하던 중, 그 지역에 있는 부호의 저택에 흥미가 생겼다.

조사를 통해 그 저택의 주인이 일대에서 최고 부호일 뿐만 아니라, 파사국 전체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대부호임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 정도 대부호라면 진귀한 물건들이 넘쳐날 것은 당연지사.

명색이 신투로서 어찌 승부욕이 끓지 않으랴.

즉시 대부호의 저택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어느 시각에, 어떤 경로로 침투하는 게 가장 좋을지에 대한 사전 조사였다.

저택의 경계 태세는 일견 삼엄해서 물 샐 틈도 없는 듯했지만, 끈질긴 조사 끝에 비교적 허술한 경로를 찾아낼 수 있었다.

그 후부터는 찾아낸 경로를 통해 저택에 드나들며 진귀한 보물이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 탐색했다.

그런 나날들이 이어지던 중에 갑자기 변수가 발생했다.

어두워진 시각, 여느 때처럼 몰래 저택에 진입하기 위해 조용히 기다리고 있는데, 누군가가 내 잠입 경로의 입구로 빠져나오는 모습을 목격한 것이다.

순간적으로 안력을 돋워봤는데 의아했다.

웬 흑의인이 작은 인영 하나를 어깨에 둘러멘 채로 저택을 빠져나왔던 탓이다.

작은 인영의 머리에는 검은 보자기가 씌워져 있어 용모 확인은 어려웠다. 그러나 그의 손목에 채워진 팔찌는 알아볼 수 있었다.

대부호의 장남이 차고 있던 팔찌였다. 그간 저택 안을 탐색하면서 저택의 주요 인물들에 대해서도 대강 파악했기에 금세 알아본 것이다.

결론적으로 대부호의 장남이 납치되고 있는 상황.

참고로 내가 봤던 대부호의 장남은 겨우 십 대 초중반의 어린 소년이었다.

납치범으로 추정되는 흑의인은 주변을 빠르게 살피는 듯하더니 서둘러 저택에서 멀어져 갔다.

나는 그 흑의인의 뒤를 밟았다.

흑의인은 인적이 드문 곳으로만 이동했는데, 이윽고 인적이 아예 없어지자 빠른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 달리기 속도가 일반인들의 달리기 속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랐다. 강호의 경공 기준으로 보면 최소 일류의 중반 이상은 될 법한 속도였다.

흑의인은 그 와중에도 틈틈이 뒤돌아보며 미행을 확인하곤 했지만, 그에게 들킬 내가 아니었다.

흑의인이 도착한 곳은 사막의 초입으로, 과거에 토성이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널따란 폐허였다. 현재는 건물다운 건물은 남아 있지 않고, 이곳저곳에 다 무너져가는 석벽들만 남아 있었다.

폐허의 안에는 가시덤불들이 많았는데, 흑의인은 그 가시덤불 사이로 들어가더니 이내 사라져버렸다.

은잠술을 펼치며 뒤따라가 보니 석벽과 가시덤불 사이에 교묘하게 가려진 틈이 보였다. 조심스럽게 살펴보니 구덩이였다. 지하로 향하는 통로의 입구였던 것이다.

기척 탐지를 통해 입구 근처의 내부에서 네 개의 인기척을 탐지해낼 수 있었다. 두 개는 대부호의 장남과 납치범의 기척이었고, 다른 두 개는 경계를 서고 있는 인원들의 기척인 듯했다.

일단 거기까지만 확인하고는 뒤로 멀찍이 물러나, 은신한 채로 입구 쪽을 주시했다.

고민되었다.

대부호의 장남을 구할 것인가, 말 것인가.

장남이 납치되었으니 저택은 소란스러워질 게 빤하고, 그렇게 되면 나로서는 틈을 노려 보물을 훔치기가 수월해진다. 그 보물을 챙겨서 훌쩍 떠나면 될 일이다.

그걸 아는데도 대부호의 장남이 자꾸만 마음에 걸렸다. 아마 내게도 어린 혈육이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혈육이 납치된다는 건 생각조차 하기 싫으니까.

결국 대부호의 장남을 구하기로 마음먹었다.

하루 남짓 은신한 채 소굴의 입구를 지켜보았다.

그동안 소굴 안에 있다가 밖으로 나와서 용변을 해결하고 다시 들어간 자들은 스무 명가량이었다.

다들 잘 단련된 자들이었으며 기도도 범상치 않았다. 대부분이 만곡도를 차고 있었다.

그 외에 외부로부터 드나든 인원들도 여럿 있었다.

대강 파악이 끝난 만큼, 한밤중에 적절한 시점을 봐서 소굴로 잠입했다.

입구를 지키고 앉아 있는 자들은 두 명.

그중 한 명은 졸고 있었고 나머지 한 명은 하품하고 있었다.

하품하던 자를 먼저 기절시킨 후, 곧바로 졸고 있던 자를 기절시켰다. 그 후에는 꼼꼼하게 수혈까지 짚었다. 혹시라도 기절에서 깨어날 때를 대비하기 위험이었다.

이후에는 집중해서 기척을 탐지해가며 은밀하게 안쪽으로 이동했다.

동굴 형태의 통로가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제법 길게 이어졌다. 벽에는 듬성듬성 유등이 걸려 있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 통로가 점점 넓어지더니 안쪽으로 널따란 공간이 보이기 시작했다.

조심스럽게 다가가 보니 널따란 공간의 중앙 부근 두 군데에 모닥불이 피워져 있었고, 스무 명에 가까운 인원이 두 모닥불의 옆에 널브러져서 자고 있었다.

대부호의 장남은 보이지 않았다.

살펴보니 공간의 구석 쪽 벽면에 문이 하나 있었다. 그 문 안에 갇혀 있을 가능성이 십중팔구였다.

은잠술을 최대한으로 펼친 채로 접근하여 조심스럽게 문을 밀었다. 한데 문이 뻑뻑해서 잘 열리지 않았다.

조금 더 힘을 가하자 문이 쑥 열렸는데, 그 순간 딸랑거리는 방울 소리가 들렸다. 문에 방울이 달려 있었던 것이다.

동시에, 열린 문틈 사이로 어린 소년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의자에 앉은 채로 묶여 있는 모습이었다. 머리에 검은 보자기가 씌워진 채로.

재빨리 다가가서 단도를 휘둘러 소년을 결박하고 있는 끈을 잘랐다. 그러면서 다른 손으로는 소년의 머리에 씌워진 검은 보자기를 벗겨냈다.

소년이 놀란 표정으로 눈을 껌뻑거리며 나를 바라봤다.

파사국의 말을 모르니, 손짓으로 녀석에게 나가자는 의사를 전했다. 소년도 바로 알아듣고는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즉시 소년을 업었다. 녀석이 양팔과 양다리로 나를 꽉 붙들게 했다.

그때쯤 험악한 기운들이 문 쪽으로 몰려왔다.

문 안에서 포위당하면 낭패이니 곧장 보법을 밟아 문밖으로 벗어났다.

통로 방향으로 향하며 적들을 상대했다.

적들의 무력도 만만치 않았다.

만곡도를 휘두르는 실력이 하나같이 수준급이었고, 틈틈이 단검과 단도를 날리는 솜씨들 또한 날카로웠다.

그렇다 보니 통로 쪽으로 가는 과정이 험난했다. 혼자였다면 수월했겠지만, 뒤에 업은 소년을 보호하면서 이동하려니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그런데도 어떻게든 적들을 하나둘씩 처치해가며 길을 뚫었다.

소년을 보호하면서 싸우려다 보니 내 몸에도 하나둘씩 상처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적들의 칼날에 모종의 독이 묻은 것을 알아채고 재빨리 피독주를 챙겨 물었다.

이후에도 상처가 하나둘씩 늘어났지만, 필사적으로 싸운 끝에 결국에는 적들의 소굴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빠져나오자마자 소년의 몸 상태부터 확인했다.

두 군데, 칼에 베인 자국이 있었다.

얕은 상처지만 독이 문제이니, 여분의 피독주를 꺼내어 소년의 입에 물려주었다. 그러면서 손짓으로 절대 삼키지 말라는 의사를 전했다. 소년도 알아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후부터는 소년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빠른 속도로 경공을 펼쳤다. 물론 나도 저택의 위치를 알고 있지만, 일부러 소년이 알려주는 대로 가는 척했다.

도중에 말을 타고 추격해온 적도들도 있었으나 나는 최대한 견제하고 막아내며 계속 달렸다.

어느 시점이 되자 시가지로 진입할 수 있었고, 그때부터는 벽과 지붕을 타고 경신법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적들도 더는 추격하지 못했다.

이후에는 무난하게 대부호의 저택으로 복귀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때쯤 내가 물고 있던 피독주의 효능이 다해버렸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저택에 가까이 가고자 이를 악물고 경공을 펼쳤다.

그러던 어느 순간 몸이 온통 저리며 무거워지는 느낌과 함께 정신을 잃었다.

문득 눈을 떠보니 넓은 침실이었다. 한눈에 봐도 매우 고급스러운 공간임을 알 수 있었다.

고개를 돌려서 주변을 살펴보는데 내 옆쪽에 앉아 있는 대부호의 장남을 발견할 수 있었다. 녀석이 무사한 모습을 통해, 내가 깨어난 곳이 대부호의 저택임을 추측해낼 수 있었다.

대부호의 장남이 누워 있는 나를 끌어안았다.

그러면서 뭐라고 얘기했는데, 파사국의 말이라서 알아듣지는 못했다. 아마도 내가 깨어나서 다행이라는 말이었거나, 고맙다는 말이었으리라.

곧 대부호의 장남이 침실을 벗어나더니 잠시 후에 이십여 명의 인원을 대동한 채로 다시 들어왔다.

저택을 탐색할 때 봤던 대부호와 대부호의 아내가 가장 먼저 내게 달려와서 연신 굽신거렸다.

이후에는 대부호 부부의 뒤쪽에 도열해 있던 몇 사람이 차례로 내게 말을 걸었는데, 제각각 다른 언어를 썼다. 내가 조금은 알아들을 수 있는 안남, 원, 고려 등의 말이 차례로 이어지는가 싶더니, 반가운 중원 말이 나왔다.

알고 보니 대부호가 내 외모를 통해 추측하여, 여러 나라의 통역들을 미리 대기시켜뒀다고 한다.

내가 깨어나자마자 바로 소통하기 위해서.

대부호의 가족과 통역만 남고 모두가 침실을 벗어났다.

가족들은 모두 나를 영웅시하며 극진하게 대했다.

물어보니 대부호의 이름은 라만, 장남의 이름은 하산이었다.

나는 중원의 무인으로, 지금은 여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후에는 다들 내가 어쩌다가 하산을 구하게 됐는지 궁금해하기에, 조용히 쉬던 중에 납치로 의심되는 광경을 목격하고는 미행했다고 설명해줬다.

적의 소굴 앞에 도착한 후에는 적들의 규모를 파악하느라 어쩔 수 없이 하루 뒤에 진입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대부호의 가족은 더욱 고마워했다.

대강의 이야기가 정리된 후에는 줄곧 궁금했었던 점에 관해 질문했다.

아까 깨어나 보니 독의 후유증 같은 건 전혀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전신이 매우 상쾌했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체내에 상당량의 잠력이 쌓여 있었다.

운기조식을 통해 곧장 공력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잠력이어서, 그들이 내게 영약이나 영단 같은 걸 먹인 게 아닌가 하고 내심 추측하던 차였다.

그래서 내게 무슨 약을 먹였느냐고 질문한 것이다.

들어보니 사막에서 자라는 매우 희귀한 식물에서 얻을 수 있는 약이라고 했다.

그 식물은 땅 위로 자라나는 줄기와 잎의 높이가 반 척(대략 15cm)도 되지 않는데, 뿌리는 가늘고 길게 뻗어 땅속 이삼십 장 깊이까지 내린다고 한다. 그러고는 뿌리 끝부분에 뭉툭한 덩이뿌리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내가 먹은 약이 바로 그 덩이뿌리에서 나온 즙인데, 그곳에서는 매우 진귀한 약으로, 거의 만병통치약 겸 최고의 보약으로 통한다고 했다.

그 후에는 믿기 어려운 설명이 이어졌다.

그 약의 약효는 남자에게는 매우 잘 나타나는데, 여자에게는 본래 약효의 십분지 일도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추측건대, 그 덩이뿌리는 깊은 지하에서 나는 만큼, 음기가 너무 강하지 않나 싶다.

그렇다 보니 남자가 복용했을 때는 약 기운이 양기를 자극하여 약효가 나타나는데, 여자가 복용하면 반응이 거의 없는 게 아닐까.

그저 추측일 뿐이다.

대화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라만은 만찬이 준비되고 있다며 나를 만찬장으로 데려가려 했다.

그러나 나는 조금 더 쉬고 싶다는 핑계로, 만찬을 두 시진 후로 미루고 싶다고 얘기했다.

라만은 흔쾌히 내 뜻에 따라줬다.

이후에 모두가 침실을 벗어났고, 나는 곧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체내에 쌓여 있는 잠력을 서둘러 내공으로 변환시키기 위함이었다.

정신을 집중한 채로 연속해서 운기조식을 이어갔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운기조식이 끝났을 때쯤, 희열이 가득 밀려왔다.

체내에 쌓여 있던 잠력을 흡수하여 거의 이십 년 공력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라만이 내게 복용시킨 약은 체내에 있던 독 기운을 완벽하게 제거했었다. 그 과정에서 약 기운도 적잖이 소모되었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온전한 상태에서 그 약의 기운을 모두 흡수할 경우에는 공력을 더 많이 얻게 될 것이다.

만찬 중에 라만에게 내가 먹은 약의 이름을 물어봤는데, 파사국의 말이라서 한자로 표기하기는 쉽지 않다.

말뜻을 물어봤는데 ‘대지 요정의 눈물’이라는 뜻이었다.

이어서, 어떻게 하면 대지 요정의 눈물이라는 그 약을 구할 수 있는지도 물어봤다. 나도 상당한 재화를 소지하고 있었기에, 구할 수 있다면 하나쯤 구해 가고자 하는 마음에서였다.

그러자 라만은 감사의 표시라며 약병 두 개를 그냥 내게 줬다. 당연히 대지 요정의 눈물이 들어 있는 약병이었다.

나는 너무 과하다며 사양했지만, 라만은 하산의 목숨값에 비하면 그 정도는 약소한 수준이라며 억지로 쥐여줬다. 저택에도 비상시에 쓸 것은 남아 있다면서.

결국 못 이긴 척 약병들을 받았다.

그 후로 석 달 더 라만의 저택에 머물렀다.

머무르는 동안 대지 요정의 눈물이라는 약을 복용할지 말지 고민했는데, 결국은 복용하지 않기로 했다.

만약 내가 세력을 이끌고 있었다면 복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내게는 세력이 없었다.

원한을 품고 나를 노리는 이가 있었어도 복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를 노리는 이들도 없는 상황이었다.

결정적으로, 무인으로서의 내 전성기는 이미 한참 지나간 상태였다. 전성기에 강호 고수 서열록의 최상위권에 이름도 올렸었으니 더는 미련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본문의 후대를 위해 남겨두기로 한 것이다.

영아가 여아라서 약을 복용해도 소용없다는 게 다소 아쉬운 부분이나, 잘 보관해두면 후일에 영아의 후대 또는 다른 연자가 복용하게 될 터.

누가 복용하게 되든 그 또한 연이고, 하늘의 뜻이리라.>

신투 관의척은 기록의 중간에 친절하게 약병의 모양새까지 그려놓았다. 석함 안에 있던 약병과 똑같은 그림이다.

어쨌거나 관의척의 기록을 통해, 일전에 관산영이 했던 말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알게 됐다.

관의척이 왜 대지 요정의 눈물이라는 약을 복용하지 않고 그냥 남겨뒀는지도.

어쨌거나 관의척의 기록대로라면 나는 횡재한 셈이다.

관의척은 대지 요정의 눈물이라는 약을 먹고 이십 년 공력을 얻었다고 했다.

중독된 상태가 아니었다면 더 많은 공력을 얻었을 거라고도 했는데, 나도 같은 의견이다. 관의척이 멀쩡한 상태에서 복용했다면 거의 이십오 년 공력 정도는 얻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 약이 두 병이다.

합하면 얼추 오십 년 공력이다.

그런데 나는 회회심공 덕분에 약 기운의 흡수율도 높다.

잘하면 저 두 병으로 거의 육십 년 공력, 즉 일 갑자에 가까운 공력을 얻을 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세상에 단번에 일 갑자라니.

벌써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책에서 시선을 떼고 고개를 돌려 관산영을 바라보았다.

그녀도 나를 바라보고 있다.

“저 약에 대한 기록, 읽어봤어?”

“그렇소.”

“내 말이 맞지?”

나는 대답 대신 고개만 끄덕여 보였다.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관산영이 이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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