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능력을 숨긴 천재 아이돌-21화 (21/413)

21화. 반응이 좋을 것 같아.

한유미는 기분이 좋았다.

재밌는 무대를 많이 봤기 때문이었다.

‘역시 수락하길 잘했어.’

오늘 있었던 소속사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심사. 생각보다 괜찮은 인재들이 많았다.

기억에 남는 연습생들이 몇몇 있었는데, 그중에서 단연 기억에 남는 연습생이라고 하면 역시······.

띠리리리링.

폰이 울렸다.

발신자를 확인해 보니 같은 멤버인 유지안이었다.

“어, 지안아. 왜?”

─ 촬영 끝났어?

“응. 막 끝났어.”

─ 촬영 잘했나 궁금해서.

오늘 촬영은 다른 멤버들 역시 알고 있던 스케줄이었다.

“잘 끝났지. 재밌더라.”

─ 어때, 연습생들은 다 괜찮은 거 같아?

후배 그룹이 새로 나온다는 얘기에 유지안은 꽤 관심이 있었다.

다른 기획사도 아니고 자신의 회사인데다가 회사에서 이런 서바이벌 프로를 하는 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연습생들 다 괜찮던데? 대표님이 자신만만해하실 만했어.”

─ 오.

“너도 선빈이 알지? 선빈이도 있고······."

─ 선빈이야 당연히 알지.

그렇지. IN 소속이라면 모를 리가 없었다.

─ 또?

“아, 우도현 동생도.”

─ 아, 맞다. 그랬었지! 어때? 잘해?

“응. 잘해.”

─ 대박.

이에 유지안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 니가 그렇게 말하니까 엄청 궁금하다.

“궁금하면 방송 꼭 봐. 첫 방 곧이야.”

─ 오케이. 언니들이랑 다 같이 봐야지!

여기서 말하는 언니들이란,

같은 데이릴리의 멤버들을 뜻했다.

그렇게 말하던 유지안은 어느새 잔뜩 신이 나 있었다.

“꼭 봐. 재밌을 거야.”

방송이 기대되는 건 한유미도 마찬가지였다. 정확히 말하면, 방송에 대한 반응이었다.

과연 어떤 반응들이 나올까.

* * *

1차 미션의 결과가 발표됐다.

미션 결과, 스테이지와 백스테이지의 멤버 구성에 변화가 생겼다.

스테이지에서 백스테이지로 이동하는 인원은 2명. 반대로 그 인원만큼 백스테이지에서 스테이지로 올라온 인원 역시 2명이었다.

“이게 바로 스테이지의 공기······.”

“스테이지의 공기는 무슨 스테이지의 공기야. 그냥 일반 아파트 공기지.”

“전혀 달라요. 백스테이지는 이 공기의 텐션이 훨씬 낮다고요.”

“짐이나 풀고 말해라.”

그러면서 백은찬은 신하람의 캐리어를 통행에 방해되지 않는 곳으로 옮겨주었다.

스테이지로 올라온 멤버 중에는 신하람도 포함되어 있었다.

멤버 구성의 변동이 발표되고 난 뒤 변동 멤버에 해당하는 멤버들은 모두 짐을 쌌다. 그리고 곧바로 새로운 숙소행.

스테이지 그룹에서 백스테이지로 옮겨 간 멤버는 에단, 그리고 최진호였다.

두 사람은 모두 단체 평가 때 베네핏을 받았지만 개인 평가의 점수가 다소 낮아 백스테이지 멤버 2명과 교차로 이동되었다.

그래서 현재 스테이지 그룹의 멤버는 나를 포함해 백은찬, 차선빈, 안지호, 신하람, 윤도운, 히로토, 김현진까지 이렇게 8명이었다.

“와, 진짜 숙소 쩌네요.”

신하람은 여전히 짐도 풀지 않은 채 스테이지 그룹 숙소 이곳저곳을 살펴보던 중이었다.

신하람만이 아니었다.

신하람과 함께 온 김현진도 숙소를 신기하다는 듯이 둘러보고 있었다.

“백스테이지도 여기랑 크기 차이가 많이 나나?”

“엄청요. 방도 하나고 이렇게 좋은 뷰도 없고요.”

전에 한번 백스테이지 그룹 숙소에 가본 적이 있었는데, 스테이지에 비하면 확실히 거실이나 방이 상대적으로 많이 좁았다.

“형들 방은 어떻게 써요?”

“나랑 안지호, 백은찬이랑 차선빈, 그리고 도운이 형이랑 히로토 형.”

“방은 어떻게 정한 건데요?”

“우리 그냥 원하는 방 들어가기 했어.”

“아, 진짜요? 저희는 뭐 다 한방이라 어떻게 정할 것도 없었는데.”

에단과 최진호의 퇴실로 인해 현재 남아 있는 방은 앞선 두 사람이 쓰던 방뿐이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별도의 선택 없이 자연스럽게 남은 방을 차지하게 됐다.

“아무리 생각해도 여기 너무 좋은 거 같아요.”

“그 말 지금 몇 번째 하고 있는 줄 알아?”

“대충요. 32번쯤 한 것 같아요.”

“와, 그걸 다 세고 있었냐?”

“당연히 거짓말이죠.”

그걸 들은 백은찬이 곧바로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었다.

이번 심사에서 나는 최종 3위라는 결과를 얻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렇게 높은 등수를 받게 될 줄 몰랐다.

아직까지 춤이 많이 부족한 건 사실이기에 스테이지 유지 순위인 8위만 하자는 마음가짐이었다.

뭐, 결과적으로 스테이지 그룹을 유지 했을 뿐 더러 높은 순위까지 받았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긴 했다.

사실 내가 이렇게 좋은 순위를 받게 된 건 다른 것보다도 차선빈의 도움이 컸다.

리더인 차선빈이 나서서 여러 가지로 부족한 부분들을 교정해주었으니까.

물론 그런 차선빈 역시 최종 2위라는 좋은 결과를 얻어 스테이지 그룹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 결과를 들을 당시 차선빈의 표정은 마냥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직접적으로 말한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스테이지 그룹에서 백스테이지로 떨어진 멤버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그런데 우리 다음 미션은 정확히 언제라고 했었죠?”

“다음 미션? 아마 내가 기억하기로는 조금 있어야 할걸. 방송 나가고 다음이라고 들었어.”

다음 미션까지는 텀이 좀 있었다.

정확히 언제라 공지된 건 없었지만, 적어도 첫 방송 이후라는 건 확실했다.

2차 미션부터는 현장에 팬들을 불러 현장 투표를 한다는 얘기가 있었으니까.

“방송하니 말인데, 다들 첫 방송은 어디서 볼 거야?”

“그거야 당연히 숙소에서 보지 않을까?”

“음, 역시 그렇겠지?”

백은찬이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또 TV에 나오는 내 모습을 본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뭔가 어색하네.

“그날 뭐 따로 촬영한다는 말은 없었죠?”

“촬영?”

“네. 첫 방송 보는 거 찍을 수도 있잖아요.”

그러고 보니 그럴 수도 있겠네.

“아직까지는 그런 거 없을걸?”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없었으면 좋겠어요.”

“왜?”

“하나하나 리액션 해야 하잖아요. 리액션은 자신 없거든요.”

만약 첫 방송 보는 걸 촬영한다면 아마 장면마다 일일이 반응을 해야할 터였다. 그래야 방송 분량이 나오니까. 또 그런 걸 하는 게 모니터링 촬영의 묘미이기도 하고.

“저는 그 예상치 못한 표정, 긴장되는 표정 그런 거 못 하거든요. 어차피 우리는 다 내용을 알잖아요. 그런 상태에서 리액션을 하면 티가 난다고나 할까.”

“아, 뭐 말하는지 알겠다. 근데 나는 오히려 리액션을 너무 안 할까봐 걱정인데.”

“하면 되잖아요?”

“너무 집중하면 리액션이 안 나와.”

오히려 백은찬은 방송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아무 리액션도 안 할까 그게 걱정이라고 했다.

“넌?”

“뭐가?”

“넌 어떠냐고.”

백은찬이 이번엔 나를 향해 물었다.

“난 뭐 딱히 상관없을 것 같은데.”

원래 본 거 또 보는 거 잘하는 편이라.

앞서 말한 걱정 같은 건 별로 없었다.

그나저나 다른 것보다도 편집이 잘 돼야 할 텐데.

“혹시 촬영 안 하게 되더라도 다 같이 모여서 봐요.”

“안 그래도 그럴 것 같은데. 어차피 다들 숙소에 있을 거잖아.”

“그건 그래.”

당일이 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모여 있긴 할 테니 촬영이 아니더라도 다 같이 시청을 하긴 할 것 같았다.

근데 진짜로 첫 촬영 모니터링 녹화를 하려나 모르겠네.

* * *

[단독] IN 엔터테인먼트 데뷔 서바이벌 프로그램 “Play on the stage”, 9월 방송 결정

[공식] IN 엔터, “서바이벌 프로그램 플레이 온더 스테이지, 총 16명의 연습생들이 출연할 예정”

YNET과 손잡은 IN 엔터, 서바이벌 프로그램 흥행 가능할까

[제목] : IN 엔터 서바이벌 프로그램, 플레이 온더 스테이지 (Play on the stage) 출연 연습생 프로필 사진. JPG

1. 이시카와 히로토 (20)

2. 김현진 (20)

˸

5. 에단 (19)

6. 최진호 (19)

7. 윤도운 (19)

8. 차선빈 (18)

9. 백은찬 (18)

10. 안지호 (18)

11. 우세현 (18)

˸

˸

16. 신하람 (17)

└ 미쳤다. 대박

└ 뭐야 생각보다 괜찮은데?

└ 차선빈 ㅈㄴ 잘생겼네

└ 헐 차선빈 진짜 나오네ㅠㅠㅠㅠ

└ 다들 어리다

└ 이 정도면 연습생 풀 괜찮은 듯?

└ 하 드디어 나오는 구나 ㅈㄴ 기다림

└ 이거 프로필 사진 사기 아니겠지?

└ IN 상이 좀 보이네 특히 안지호

└ 오 별론데

└ 차선빈 우세현 잘생김

└ 우세현 잘생겼다

[제목] : IN 서바이벌 풀 괜찮은데?

생각보다 괜찮음ㅇㅇ

솔직히 기대 안했거든

└ ㄴㄷ 괜찮은 거 같음

└ 잘생긴 애들 많더라

└ 저거 사진 다 보정된 거임 나중에 캡쳐 떠야 제대로 알수있을 듯

└ 응 그래 니 소망 잘 알겠고

└ 근데 사진만으로 풀이 좋은지 어케 앎? 비주얼만 괜찮으면 풀 좋은거?

└ 좀 더 지켜보긴 해야할 할 듯ㅇㅇ

[제목] : IN 차선빈 우세현 ㅈㄴ잘생겼음

다른 애들도 괜찮긴한데

내 스탈은 이 둘

└ ㅇㅇ 내가 볼때도 그럼

└ 쌉ㅇㅈ 둘 비주얼 넘 좋음

└ 잘생기긴 했드라

└ 그 정도로 잘생긴 건지는 모르겠던데

└ 둘은 ㅇㅈ

└ 모를

[제목] : 근데 아직 포지션은 모르지?

주어 IN 서바

아직 연습생들이 무슨 포지션인지는 안 나온거지?

└ ㅇㅇ 안나옴

└ 근데 메보는 알겠던데

└ ? 누군데

└ 김현진 아님? 생긴게 메보상인디

└ 내가 알기론 김현진 래퍼인데

[제목] : IN 메보는 누굴까?

메보감이 있긴 있겠지?

└ 당연히 있겠지

└ [글쓴이] 요즘 메보 귀하다길래.....

└ 윤도운 아니었음?

└ 누군가 있긴 하겠지 설마 없을 리가

└ 근데 듣기로는 여기 메보감 없다는 얘기도 있던데

[제목] : 안지호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모지 왜 익숙하지?

└ 안지호 RA 연습생이었자나

└ 엥? 진짜?

└ ㅇㅇ

└ RA 연습생이었음

[제목] : 안지호 RA 연습생이었어?

진짜로?

RA 엔터테인먼트?

└ ㄹㅇ? 난 이 글 보고앎

└ ㅇㅇ 맞아 유명했음

└ RA 공개 연습생이었을걸

└ [글쓴이] 헐 몰랐네

└ 근데 왜 나간 거래?

└ 그건 모르지

장수연은 지금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오늘 오전 우연히 올라온 핫 게시글, 바로 IN 엔터 서바이벌 프로 관련 글 때문이었다.

“오, 생각보다 괜찮네······.”

사실 기대는 1도 안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IN 엔터의 남자 연습생 풀이 그다지 좋지 못하다는 이야기가 인터넷상에서 공공연하게 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역시 인터넷 말은 함부로 믿을 게 못 되네. 새삼 그걸 다시 한 번 느끼는 순간이었다.

“일단 비주얼은 차선빈이 확실하고.”

장수연은 스크롤을 느리게 내리며 연습생들의 얼굴과 이름을 다시금 확인해보았다.

“어, 얘도 비주얼 괜찮네.”

우세현.

객관적으로 봐도 잘생겼는데 거기에 호감상이다. IN은 이런 애를 어떻게 찾았대?

“여기에 키까지 크면 완전 금상첨화일 텐데···키는 안 나와 있네.”

작아 보이는 인상은 아니다만 그래도 자세한 프로필이 나오기까지는 모를 일이었다.

근데 뭐 이래.

포지션이고 뭐고 아무 것도 안 알려주고.

공개된 거라고는 이름과 나이, 프로필 사진이 전부였다.

포지션은 아이돌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다. 비주얼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역시 실력이 받쳐 줘야만했다.

실력만 좋다면 그거야말로 코어가 되는 지름길이니까.

일단 얼굴 취향은 우세현인데.

우세현 포지션이 뭐려나.

생긴 걸로 봐선 메인보컬이나 메인댄서는 아닐 거 같고.

‘그래도 춤이나 노래 둘 중 하나만이라도 잘했으면 좋겠다.’

만약 그러기만 한다면 장수연은 이미 머리 풀고 달릴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러니 세현아, 부디 하나만이라도 잘해다오.

“어, 뭐야. 뭐가 또 새로 올라왔네.”

그때 IN 엔터 서바이벌 관련 서칭을 하던 장수연의 눈에 들어온 기사 하나.

“······잠깐, 우도현 동생?”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