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화. 전환
[단독] 루트 우도현 친동생, IN 엔터 서바이벌 프로그램 출연한다
IN 엔터 서바이벌 프로그램 출연 연습생, 알고 보니 루트 우도현의 친동생?
IN 엔터 ‘플레이 온더 스테이지’, 루트 우도현의 친동생 나온다
‘플레이 온더 스테이지’ 우세현, 前 루트 우도현의 친동생
“우세현이 우도현 동생이라고?”
보고 있어도 믿기지 않는 기사에 장수연은 앞선 기사의 내용을 다시 한 번 더 천천히 확인해보았다.
“······대박!”
하지만 몇 번을 확인해봐도 변하는 건 없었다. 와, 이거 실화야?
아니나 다를까 이미 인터넷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들은 이러한 놀라운 사실에 뒤집힌 지 오래였다.
- 우도현 동생이라고?
- ㅎㄹ 우도현 동생 연습생이었어?
- ???? 진짜 친동생이야?
- 우도현 얘기하니까 우도현 보고싶당
- 형은 RA고 동생은 IN임?ㅋㅋㅋㅋㅋ
- 근데 둘다 잘생겼네ㅋㅋㅋㅋㅋ신기
- 와 둘이 진짜 안 닮았다
- 근데 그럼 10살 차이임?ㄷㄷㄷ
- 동생 이름이 우세현이야?
[제목] : ㅁㅊ 우도현 동생 있었어?
처음 알았네
└ ㄴㄷㅋㅋㅋㅋㅋㅋ
└ 루트 팬들은 다 알고 있긴 했어
└ 데뷔초에 남동생 있다 했었음ㅇㅇ
[제목] : 우도현 동생 뭐 알려진거 있어?
ㅈㄱㄴ
└ ㄴㄴ 딱히 알려진 거 없었음
└ 나이차 많다는 것만 알려졌을걸?
└ 예전에 우도현이랑 찍힌 사진 같은 거 본 적 있는거 같은디
└ 어디 사생짤 본 거 아님? 공개적으로 올라온 거 없었어
[제목] : 우세현이 우도현 동생이지?
근데 둘이 되게 안닮았닼ㅋㅋㅋ
동생이라고 안하면 동생인지 몰랐겠어
└ ㅇㅈ 근데 둘다 잘생겼어
└ 나도 그래서 첨에 짭썰인줄ㅋㅋㅋ
└ 잘생긴건 닮았음
└ 난 조금 닮았다 생각했는데
[제목] : 근데 우도현 동생이면 실력은 안봐도 뻔하겠네
뚝딱이일 듯ㅇㅇ
└ 뭐래 아직 나온것도 없는데
└ 솔직히....얼굴부터 뚝딱이이긴 함
└ 얼굴로 들어온 거 같긴해
└ 실력은 큰 기대 안하는게.......
└ 우도현보다 못하지만 않으면 돼
└ 우도현보다 못할수도 있음?ㅋㅋ
[제목] : 근데 요즘 우도현은 뭐함?
캐나다로 갔다는 것만 앎
뭐 다른 소식 더 있어?
└ 모름 팬들도 모를걸
└ 얼마 전에 캐나다에서 사진 찍히지 않았어? 얼핏 본거 같은디
└ 어디서 봄?
└ 공식적으로 알려진건 없어
└ 진심 뭐하고 사는지 궁금하네
└ 도현이 보고싶다 ㅠㅠ
└ ㄴㄷ 222222
└ ㄴㄷ 333333
[제목] : 우도현 동생 생각보다 별로네
우도현이 더 나아ㅇㅇ
└ 솔직히 ㅇㅈ
└ 저 나이때 우도현이 더 잘생기긴 했지
└ 잘생기긴 했는데 확실히 우도현보다는 아님
└ 뭔소리야 존잘이기만 하구만
└ 비교질 ㄴㄴ
온 커뮤니티가 온종일 우도현과 그의 동생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했다.
- IN 서바 관심 없었는데 한번 봐볼까?
그러면서 IN 엔터 서바이벌에 별 흥미 없던 사람들도 하나 둘씩 프로그램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그만큼 ‘루트 우도현의 동생’이 주는 파급력은 대단했다.
그리고 그 우도현의 동생에 대하여 공통되게 언급되는 것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다음과 같은 말이었다.
- 우세현 실력은 기대하면 안 되겠다ㅋㅋ
- 우세현 실력 안봐도 뻔할 듯
- 쟤도 무능 멤버인거 아니냐?
전반적인 분위기가 그랬다.
우세현의 실력에 대해서는 그다지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
그러다 보니 다들 자연스럽게 우세현의 실력에 대해서는 기대하는 바가 적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공개 커뮤니티에 영상 하나가 올라왔다.
[제목] : IN 엔터 우세현 노래 실력 (+영상)
Htt://NUTUBE.BE/PLAYONTHESTA
IN 엔터테인먼트 우세현 길거리 버스킹
건반이 우세현
└ 헐 뭐야 노래 잘하네
└ 잘하네
└ 이거 언제야?
└ 왼쪽 건반이 우세현이야?
└ 모야 목소리 겁나 좋아
└ ? 노래 왤케 잘함?
└ 나쁘지 않네
└ 이거 약간 보정한 거 아님?
└ 근데 보컬이 따로 있는 걸 보니 우세현보다 저 보컬이 더 잘하나본데
└ 헐 와중에 루트 노래네
밴드부 활동 당시 찍었던 길거리 버스킹 너튜브 영상이 커뮤니티에 올라온 것이다.
그때 찍었던 영상은 원래 예정대로 밴드부 너튜브 채널에 업로드했다. 업로드 이후 영상에 대한 반응은 생각 이상으로 괜찮았다.
하지만 그래봤자 변방에 있는 일반 고등학생들의 채널일 뿐이었다. 그렇기에 댓글 수와 재생 수 모두 소소한 수준이었다.
그런 영상이 한 네티즌에 의해 발견되면서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곳저곳으로 퍼지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영상의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함과 동시에 그에 대한 반응 역시 폭등했다.
└ 우세현 의외다 솔직히 노래 한소절도 겨우 부를 줄 알았는데
└ 근데 영상 보니 우세현 비중 생각보다 없던데? 길게 부르면 또 다를지도
└ 발성이 완전 메보 수준이네ㄷㄷ 혹시 우세현이 메보인 거 아님?
└ 메보라고 해도 쌍ㅇㅈ
└ 메보는 오바지 겨우 몇소절 부른 거 가지고.....
└ 영상 안 봄? 몇소절로도 그냥 메보감인데
└ 세 번째 나오는 노래는 뭐야? 노래 ㅈㄴ좋다.....
└ 뭐야 잘하는디?
세현의 버스킹 영상이 올라오면서 커뮤니티는 다시금 IN 엔터의 이야기로 시끄러워졌다.
그리고 이 영상은 한동안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었다.
* * *
─ 야, 진짜 괜찮아?
“괜찮다니까.”
─ 아니, 뭔가 조회수 올라가는 거 보고 있으려니 괜히 무섭고 그러더라고. 진짜 괜찮은 거 맞지?
“괜찮다니까 그러네.”
영상이 올라가고 얼마 안 돼, 해당 영상과 관련해 밴드부 부원들에게서 연락이 왔다.
영상이 화제가 되고 조회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시작하자 그것과 관련해 부원들은 많은 고민과 걱정을 거듭했다.
혹여 나에게 피해를 주면 어쩌나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 혹시 회사에서 혼나거나 하진 않았냐?
“그럴 리가. 전혀.”
─ 그럼 다행이고. 그거 때문에 우리끼리 영상 비공개로 돌려야 하는 거 아닌가 많이 고민했거든.
영상과 관련해서 딱히 회사에서 나온 말은 없었다. 애초에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영상도 아니었기에.
그저 부 활동을 하면서 찍은 평범한 영상일 뿐이었다. 그렇기에 제제 또한 없었다.
오히려 부원들에게 미안했다.
괜히 신경 쓰이게 한 게.
더불어서 영상 각도가 부원들 모두의 얼굴이 나오도록 고정되어있는 탓에 다른 애들의 얼굴이 노출된 게 더 신경 쓰였다.
“너희야말로 진짜 괜찮냐?”
─ 뭐가?
“얼굴 말이야. 좀 많이 돌아다닐 텐데.”
─ 왜? 우린 다들 겁나 좋아하고 있는데.
좋아하고 있었냐.
좋아하면 다행이긴 한데, 아니. 그래도.
“혹시라도 불편하면 그냥 내리든가 비공으로 돌려버려. 난 상관없으니까.”
─ 우린 좋다니까 그러네. 애초에 너튜브에 올릴 때부터 그런 각오는 다 하고 올린 거 아니겠냐?
그건 그렇긴 했다.
그래도 이 정도의 관심까지는 생각 못 했을 테니까.
─ 정 그러면 담에 밥 사라.
“그래, 뭐.”
─ 어? 진짜? 딴말하지 마라!
“딴 말 안 해.”
─ 애들한테 다 말해놔야겠다. 나중에 딴소리 못하게.
김민준이 잔뜩 신이 난 목소리로 말했다.
그 뒤로 잠깐의 대화가 이어지고, 나중에 한번 만나자는 인사와 함께 통화를 마쳤다.
* * *
1차 미션이 끝난 이후, 다음 촬영까지 시간적 텀이 꽤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오랜만에 촬영도 레슨도 없는 날이었다. 그야말로 자유 연습일.
휴식이 필요한 이들은 휴식을 가지고 연습을 할 이들은 자유롭게 회사에 나와 연습을 했다.
나 같은 경우 휴식보다는 연습을 택했다.
휴식을 취할 여유 따위 아직 나에겐 없었다.
“안녕하세요.”
“어? 세현이 연습하러 왔구나.”
“네.”
“그래, 수고해.”
자유 연습일이라고 해도 회사는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였다.
직원도 직원이지만,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는 다른 연습생들도 아직까지 많이 연습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늘은 별다른 일이 없었지.’
오늘 예정된 일정은 연습실에서 하루 종일 연습. 그게 다였다. 그러니 오늘만큼 능력을 켜기 좋은 날도 없었다.
근데 오늘 컨디션이 좀 안 좋네.
어제 이런저런 반응들을 모니터하느라 늦게 자서 그런가.
지난번에 능력을 켰을 적에 묘한 부작용 같은 걸 겪은 바가 있어서 그런지 이렇게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능력을 키는 게 조금 염려되긴 했다.
그래서 혹시 몰라 어딘가에 앉았다. 괜한 걱정이었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살짝 불안한 마음을 가진 채로 능력의 스위치를 켜보았다.
[현재 상태 : ON.]
“······.”
예상외로 아무렇지도 않은데?
앞선 걱정이 무색하게 별다른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지난번 겪었던 멍함도 없었다. 뭐야, 괜히 겁먹었잖아.
그렇게 안심하며 자리에서 일어난 순간.
“······와.”
나도 모르게 몸을 휘청했다.
잠깐이었지만 엄청난 현기증이 일었다.
그리고 그대로 다시 자리에 주저앉았다.
‘와, 이거 장난 아니네.’
잠깐 쉬면 괜찮아지려나.
그런데 그 순간,
머리를 어지럽히던 현기증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말끔히 사라졌다.
뭐야, 이렇게 빨리 사라지는 거였나?
삐비비빅─
그때, 누군가 연습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어, 안녕하세요.”
“그래, 안녕.”
최진호였다.
최진호는 그렇게 홀로 연습실 안으로 들어왔다.
“너도 오늘 연습?”
“네. 딱히 할 것도 없어서요.”
“아, 그래.”
최진호가 대충 흘리듯이 답했다.
최진호는 1차 미션 10위라는 성적으로 스테이지에서 백스테이지로 내려갔다. 그래서 숙소도 백스테이지로 옮기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촬영이 끝난 이후 다시 보는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형은 잘 지내시죠?”
“어? 응.”
“네.”
할 말도 없기에 그냥 형식적인 안부를 물었다. 같은 스테이지 그룹이었다고 해도 데면데면했던 사이라. 앞서 그 일도 있었고.
그런데 그때,
최진호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 이 새끼 지금 나 멕이나.”]
정확히 말하자면, 최진호의 생각이 들렸다. 당연히 들으려고 한 건 아니었다.
[“이런 춤도 못 추는 새끼보다 뒤라니. 가오 다 죽겠네.”]
[“생긴 건 기생오라비 같이 생겨서는. 뚝딱이 주제에.”]
[“백날 연습해봤자 얼마 늘지도 않을 텐데. 아, 진심 거지같네.”]
이렇게 온갖 욕을 다 듣고 있으려니 다시금 머리가 아파지는 기분이었다.
나에 대해서 어느 정도 부정적인 감정을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어째 전보다 더 한 느낌이었다.
“형, 형이 여기서 연습하세요. 전 다른 연습실 갈게요.”
“어? 왜? 너도 그냥 여기서 하지.”
“아뇨. 전 그냥 다른 연습실 가려고요.”
“아, 그래?”
최진호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근데 형.”
“어, 왜?”
“형, 생각보다 점수를 잘 받으신 거 같아요.”
“뭐?”
최진호가 그게 무슨 말이냐는 표정으로 되물어왔다.
“평가 때 생각보다 너무 못하셔서······. 전 그거보다 못 받을 줄 알았거든요.”
거기에 웃는 얼굴은 덤이었다.
그리고 그런 내 말에 최진호의 미간은 이미 잔뜩 찌푸려진 채였다.
“근데 그거에 비하면 점수를 좀 후하게 받으신 것 같아요. 제 생각엔 10위보다 더 아래인 것 같은데. 아, 베네핏 덕분인가?”
“야, 이······,”
그 말에 순간 발끈한 최진호가 내가 있는 쪽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왔다.
“어, 형 계셨네요?”
그때 다시 한 번 연습실 문이 열리면서 회사에 있던 다른 연습생들이 우르르 안으로 들어왔다.
동시에 최진호에게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뒤이어 최진호는 분에 못 이긴 채로 그대로 연습실 밖으로 나가버렸다.
저러고 화를 가라앉힌다는 핑계로 딴 데로 새면 안 될 텐데. 그럼 다음엔 10위보다 더 못할 텐데. 물론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었다.
[“아, 졸려. 연습하기 싫다.”]
[“배고프다. 오늘은 뭐 먹지.”]
[“오늘은 무슨 노래로 연습할까.”]
최진호의 목소리만이 아니었다.
온갖 생각들이 다 들렸다.
그러니까 원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목소리가 내게로 흘러들어왔다.
컨디션이 별로다 보니 이러네.
오랜만에 킨 거라 바로 끄기도 그렇고.
오늘 하루, 왠지 피곤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