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능력을 숨긴 천재 아이돌-31화 (31/413)

31화. 잘하고 있어.

[“이대로는 안 되는데.”]

[“노래도 춤도 부족한 것 같은데.”]

[“혹시 센터를 바꿔야 하는 거 아닌가.”]

지금 신하람의 마음속에는 불안한 생각들로 가득했다.

자신의 노래 실력, 춤 실력부터 시작해 센터 자리에 대한 불안함까지.

겉으로 티 내고 있진 않지만, 중간 평가의 평이 신하람에게 꽤 타격을 준 모양이다.

[“아니야, 괜찮아. 연습하면 되지.”]

그런 자신을 애써 스스로 위로하기도 했지만, 스스로에게 전하는 목소리조차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하람아.”

“어, 형.”

“우리 지금도 잘하고 있으니까, 지금처럼만 하자.”

“네? 갑자기 뭔 말이에요?”

“그냥. 지금은 약간 이런 긍정적인 마인드가 필요한 것 같아서.”

[“긍정적인 마인드?”]

“아, 우리 평 안 좋았던 것 때문에요?”

“응. 그렇지. 그것도 있고.”

“그것도 있고?”

“아무튼 넌 지금 잘하고 있단 얘기야.”

“······? 고마워요.”

신하람은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얼굴이었으나 일단 고맙다며 인사를 전했다.

너무 낙담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자신감이 떨어지면 무대에서도 티가 나니까. 그럼 덩달아 좋은 평가를 받기도 힘들어진다.

“혹시 도움이 필요하면 말하고.”

“뭐, 그럴게요.”

“그래.”

다른 멤버들과 다르게 혼자 땅굴을 파고 있으니 아무래도 더 신경이 쓰였다.

비록 평은 좋지 못했지만, 충분히 노력하고 있는데. 하람이가 센터 자리에서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는 옆에서 지켜봐 왔던 터라 잘 알고 있었다.

그런 자신의 노력까지 의심하려고 하니 말해주고 싶었다. 너무 그러지 말자고.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더 나은 팀으로 만들어가는 게 리더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하람이도 좀 생각을 바꿨으면 좋겠는데. 아무래도 쉽지 않겠지.

하지만 우려했던 것과 다르게 신하람은 묵묵히 연습만을 반복했다.

다른 팀원들과 다르게 여전히 나에게 뭔가를 묻거나 하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묵묵하게 연습만을 할 뿐이었다.

[“아, 브릿지 부분. 계속 잘 안되네······.”]

“여기 브릿지 말인데, 부르기 좀 어렵지 않아?”

“네?”

먼저 물어오지 않기에 그냥 내 쪽에서 먼저 다가가기로 했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어, 맞아요. 좀 어려운 것 같아요······.”

“그렇지? 나도 여기 부를 때마다 박자가 좀 어렵더라고.”

“근데 여기 형 파트 아니잖아요?”

“아니긴 한데 이 바로 앞이 내 파트잖아.”

“아······.”

신하람이 곧 수긍했다.

“그래서 말인데, 박자를 이렇게 하면 조금 더 수월하더라고.”

“······어떻게요?”

“한 번 불러볼게. 원, 투─”

내가 시범을 보이고 신하람은 그걸 유심히 지켜보았다.

[“아, 어떤 건지 대충 알겠다.”]

“한번 해볼래?”

“네. 해볼게요.”

이후에도 계속 비슷한 방식이었다.

막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으면 알려주고, 먼저 다가가고. 그걸 몇 번 반복하다 보니 신하람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나를 찾았다.

[“이 형은 타이밍이 왜 이렇게 좋지?”]

물론 그런 나를 한편으로 의아하게 보기도 했다. 조금 고민한다 싶으면, 바로 말을 걸곤 했으니까.

하지만 웬만큼 상상력이 풍부하지 않은 이상, 그 이유를 알 수 없을 테니 들킬 우려 따위는 없었다.

“형, 혹시 막 무슨 능력 있고 그런 거 아니죠?”

“뭐?”

어라.

“장난이에요. 그냥 좀 신기해서요.”

“아, 그래?”

그럼 그렇지.

괜히 쫄았다.

“···갑자기 이런 말 하기 뭐하지만, 오늘 형 덕분에 힘이 좀 났어요.”

“어?”

“제가 오늘 여러모로 좀 복잡했거든요. 근데 뭔가 막힐 때마다 형이 도와줘서 쉽게 풀리기도 하고···아무튼 그러다 보니까 생각들이 좀 한결 가벼워졌어요.”

그러한 심정을 알기에 더 그런 거긴 하지만······어쨌든 생각이 가벼워졌다니 다행이었다.

“아, 그래? 다행이네.”

“네. 감사해요.”

신하람이 웃으며 인사했다.

중간 평가 이후로 줄곧 표정이 굳어있었는데, 처음으로 표정이 좀 밝아진 듯 했다.

“아, 제가 진짜 원래 이런 말 못하거든요? 근데 오늘은 진짜 안 할 수가 없었어요!”

“어, 그런 거야?”

“네! 닭살 돋잖아요!”

이윽고 신하람은 고개를 숙여버렸다.

음, 그래. 정말 못 견뎌 하네.

[“아아악!”]

생각도 그와 동일했다.

이게 그렇게 부끄러워할 일인가?

속내를 솔직하게 털어놓는 게 신하람에게는 아직 익숙하지 않아 그런 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

‘이럴 땐 참 능력이 도움이 돼.’

밝게 웃는 신하람을 보니 무심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새삼 나쁜 게 아니라는 걸 다시금 확인하게 되니까.

이럴 때마다 조금씩이지만 능력에 대한 생각을 달리하게 된다. 긍정적인 쪽으로.

“기왕 이렇게 된 거 우리 한 번 일내봐요!”

“당연하지. 그러려고 이렇게 연습하는 건데.”

“그렇죠! 1등 해야죠!”

이제는 오히려 전의를 불태우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렇지. 1등 해야지. 1등 하려고 지금 이 고생을 하는 건데.

“뭐야, 너희끼리 뭘 그렇게 얘기해?”

“세현아, 우리 군무는 언제 연습할까?”

그런 우리에게로 팀원들이 하나둘씩 다가왔다. 그리고 이내 모이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5명이 모두 모이게 되었다.

“다 같이 연습해요.”

그리고 늘 그렇듯 다시 연습을 시작했다.

* * *

오늘은 3화 방송이 있는 날이었다.

저녁 10시.

오늘도 장수연은 TV 앞에 앉았다.

때마침 거실을 지나치던 그녀의 언니가 TV 앞에 있는 수연을 향해 물었다.

“오늘도 그거 보는 거야? 그 무슨 서바이벌 프로그램.”

“응.”

언니인 지연은 그런 동생을 보며 혀를 쯧쯧 찼다. 또 과제는 안 하고 밤새 서칭이나 하고 있겠구만.

“그거 제목이 뭐라고 했었지?”

“플온스.”

“뭐? 뭔 스?”

“플.온.스. 플레이 온 더 스테이지의 줄임말이야.”

“아······.”

하여간 요즘 애들은 별걸 다 줄인다니까.

언니인 장지연은 28살의 직장인.

그런 그녀는 하루하루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아이돌을 뽑는 프로그램 따위볼 시간도 없이.

“뭐야, 팝콘도 준비했어?”

“응.”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장수연이 품 안에 있던 팝콘을 하나 집어 먹었다.

“그거 재밌어?”

“뭐가?”

“그 프로그램.”

“응. 재밌어.”

그래?

분명 시작 전까지만 해도 별 관심 없는 듯 하더니······.

“과자 좀 남겨.”

“왜?”

“왜는 무슨 왜야. 내가 먹으려고 그러지.”

“아, 이따 말해. 나 지금 바빠.”

갑자기 웬 급발진?

지연은 어이가 없었다.

‘그렇게 재밌나?’

정신없이 보는 동생의 모습에 지연은 잠시 궁금증이 일었다.

그래서 잠시 시청해봤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지연은 수연의 옆자리에 앉아있었다.

* * *

- 플온스 오늘화 진짜 에바였다

- 플온스 3화 스테이지 팀 상황보고 어이터짐

- 플온스 오늘 재밌었어?

- 플온스 최진호 뭐야?

- 플온스 최진호 오늘 뭐 잘못함?

- 플온스 백스테이지 애들 귀여웠다ㅜㅜ

- 시그널송 결과 어떻게 될 것 같음?

- 스테이지 애들 고생 많았겠다......

- 최진호가 잘못 한건 없지 않나

- 왜? 우세현 무슨 일 있음?

[Hot!] 오늘자 혼파망 상태인 IN 엔터 서바이벌 상황 (ft. 플레이 온 더 스테이지)

IN 엔터 서바이벌에는 스테이지와 백스테이지 제도가 있음.

스테이지 : 상위권 연습생들의 팀

백스테이지 : 하위권 연습생들의 팀

오늘 화에서 논란이 난 건 바로 스테이지 팀.

스테이지 팀의 리더 최진호 연습생.

그런데 중간 평가 이후 돌연 사퇴함.

이유는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참고로 스테이지 팀은 중간 평가에서 안 좋은 평을 받음.)

그리고 사퇴를 하면서 자신을 대신해 다른 연습생을 리더 자리에 추천함.

그게 바로 우세현.

그런데 사실 우세현은 안무 리더 자리를 맡을 만큼 춤 실력이 좋은 게 아님

-> 하지만 최진호는 꿋꿋이 우세현을 추천함

-> 그래서 결국 우세현이 하기로 함

-> 여기서 다른 후보가 개입

-> 차선빈이 리더 자리에 자원함

오늘자 논란이 된 부분이 여기

>> 최진호 책임감 없다 VS 아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로 의견이 나뉨 <<

└ 아니 이게 의견이 나뉠 수가 있음?

└ 당연히 책임감 없는 거 아님?

└ 책임감 없네

└ 그럴 수 있다 하는건 최진호 팬이나 그렇겠짘ㅋㅋㅋㅋㅋㅋ

└ 논쟁거리도 아니네

└ 그래서 최진호는 왜 자진사퇴함?

└ 위에 써있잖아 책임감을 느꼈대

└ ? 엉뚱한 곳에서 책임감을 느끼네

└ 근데 우세현도 리더하기 싫어하는 거 같던데

└ 2222 내가 느끼기에도 그럼ㅋㅋㅋ

└ 아니 그건 당연한 거 아냐? 니들도 갑자기 조별과제 조장되라고 해봐

└ 그래서 결국 리더는 누가됨?

└ 차선빈

└ 투표 결과 차선빈이 됨

└ 이거 우세현 팬들이 올린 거 아니냐?

└ 우세현 팬들이 열받아서 올렸네 22

[제목] : 근데 나만 논란 아닌 거 같음?

방송봤는데

논란까지는 아닌 것 같은데

└ ㅇㅇ 내가 느끼기에도 그럼

└ ㄴㄷ

└ 너 최진호 팬이지?

└ 논란거리는 아니더라도 최진호가 책임감이 없다는 건 킹정이지

[제목] : 그 상황에서 우세현이 화내도 ㅇㅈ이었음

하루 아침에 프로젝트 리더가 되게 생겼는데 니들 같으면 가만히 있겠냐?

└ 222222 그니까

└ 세현이가 화내도 ㅇㅈ

└ 하지만 그냥 하겠다고 하는 우리 세현이 ㅠㅠ

└ 세현이 응원해 ㅎㅇㅌ

[제목] : 누가 나쁘냐 안 나쁘냐로 왜 구분하고 있어ㅋㅋ

애초에 우세현도 자기가 하겠다고 했잖아

난 최진호도 이해감 ㅇㅇ

└ 그럼 처음부터 리더하겠다고 나서질 말던가 나중 돼서 응 못하겠어 하면 다냐?

└ 누가 나쁘냐는 아니고 최진호의 행동에 책임감이 없는 건 맞지

└ ㅇㅈ 나도 최진호 이해감

└ 내 말이 ㅋㅋ 여기 우세현 팬 많은 거 같음

“진짜 어이가 없네!”

장수연은 지금 잔뜩 흥분해있는 상태였다.

“이해가 가긴 개뿔. 진심 어이 털려.”

3화가 끝나자 인터넷은 그에 대한 반응으로 한창 타올랐다. 커뮤니티 사이트뿐만이 아니라 SNS 상에서도 스테이지 팀의 리더 사건을 두고 이런저런 말이 오갔다.

- 최진호 그렇게 안 봤는데 뭐냐

- 최진호 개별루

- 왜 다들 진호한테만 뭐라함 ㅠ 우리 애는 그냥 책임감을 느꼈을 뿐이고.......

- 진호야 힘내 ㅠ

- 최진호 팬들 쉴드 진짜ㅋㅋㅋㅋㅋㅋ

└ 걔네 지금 비계에서 우세현, 차선빈 ㅈㄴ 까고 있음

물론 전반적인 여론은 최진호의 행동이 잘못됐다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간간히 최진호를 쉴드 치는 글과 다른 연습생을 비하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 우세현 이미지 관리하는 듯

- 우세현 은근 성격 있는 거 같아

- 차선빈은 갑자기 왜 자원한 거냐? 얘도 이미지 관리 들어간 거임?

- 최진호 관련 궁예글 너무 많은 거 같다

- 솔직히 우세현 말고 차선빈이 리더되서 다행이긴 함. 우세현 춤 ㅂㄹ잖아ㅋㅋㅋ

“아아아아아악!”

그런 글들을 볼 때마다 열이 받았다.

물론 어그로인 건 알고 있었다. 그런 글이 올라올 때마다 해당 게시글에는 댓글이 만선이었으니까.

침착해. 침착하자고.

그래도 여론은 우세현과 차선빈 편이었다.

반면, 최진호는 이미지가 와장창하고 있는 중이었고.

물론 좀 더 두고 봐야하는 거 아니냐며 중립을 취하는 이들도 있었다.

“아, 진심 혈압 올라······.”

이런 글들 무시하면 그만이지만, 팬들 속을 긁으려는 건지 간간이 올라오는 탓에 볼 때마다 열이 올랐다.

“어, 뭐야, 이거. 뭐가 또 올라왔네.”

그러던 중 올라온 새로운 소식이 하나 올라왔다.

[제목] : Play on the stage에서 2차 미션 현장 평가단을 모집합니다!

바로 2차 미션 현장평가단 모집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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