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화. 3차 미션의 결과를 공개합니다.
“이번 3차 미션의 1등, 그 주인공은 바로······차선빈 연습생입니다!”
발표의 순간, 차선빈의 프로필 사진과 글로벌 투표수가 공개됐다.
1등인 차선빈의 득표수는 무려 50만 표 이상이었다. 그중 베네핏이 20만 표이니 실제 득표수는 약 30만 표정도.
이어서 기뻐하는 차선빈의 얼굴이 화면에 잡히고. 연습생들의 축하 속에 차선빈은 자신의 소감을 차분히 전했다.
“일단 부족한 저에게 이런 소중한 표를 선사해주신 팬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사실 차선빈의 1등 결과는 이미 여기 있는 모두가 예상하던 바였기에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나 역시도 1등은 차선빈이 아닐까 싶었고.
물론 1등에 대한 기대가 아예 없던 것은 아니었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래도 1등에 대한 기대보다는 2등을 지켰으면 하는 마음이 훨씬 더 컸다.
그러니 제발 유지했으면 좋겠는데.
“1등을 하신 차선빈 연습생은 준비된 자리에 착석해주시길 바랍니다.”
소감이 끝나자 차선빈은 곧바로 옆에 보이는 프리미엄 좌석으로 이동했다. 자세히 보니 가는 길을 꽃길로 세팅해둔 게 보였다. 꽃길만 걸어요. 이런 건가.
“그럼 다음 순위, 2등을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진짜 긴장되는 순간은 지금이었다.
중간 순위를 아는 만큼 이보다 긴장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혹여 떨어지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말자.’
어차피 목표는 6등 안에 들어가 다시 스테이지로 올라가는 거였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오늘 꿀잠을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2등, 2등의 주인공은 바로······.”
“우세현 연습생입니다!”
그리고 이름이 불리자마자 순간 다리가 풀린 뻔했다.
2등. 무려 2등이라니!
“축하한다!”
“축하해!”
이번에도 역시 연습생들의 축하가 이어졌다. 그리고 빠르게 무대 앞으로 나와 마찬가지로 소감을 전했다.
무의식중에 꽤나 긴장했던 건지 마이크를 잡는 손이 나도 모르게 좀 떨렸다.
“정말 감사합니다. 가장 먼저 투표를 해주신 팬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고, 지난 미션 동안 함께 한 우리 환몽팀에게도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그러자 백은찬과 신하람이 작게 함성을 내질렀다.
“그런데, 우세현 연습생.”
“네.”
“혹시 화면에 나온 표수 보셨나요?”
“표수요?”
뜬금없이 표수를 묻는 MC의 말에, 나는 잠시 기억을 더듬었다. 자세한 표수까지는 기억이 안 나고 대충 52만 표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52만 표 정도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사실 이미 알고 계실지도 모르지만, 1등인 차선빈 연습생과 2등인 우세현 연습생의 표 차이는 고작 1,000표 차이였습니다.”
동시에 이를 보며 놀라는 연습생들의 얼굴이 한 사람씩 화면에 잡혔다.
그랬다.
1등인 차선빈과 2등인 나의 득표수는 고작 1,000표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이는 중간 순위 때보다도 훨씬 더 좁혀진 표수였다.
“와, 고작 1,000표래. 완전 턱 밑이었네.”
“이거 날짜 더 있었으면 또 몰랐겠다.”
“1등 한번 치열하다.”
다른 연습생들도 이 같은 결과를 보며 혀를 내둘렀다. 물론 놀라운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럼 우세현 연습생, 프리미엄 좌석으로 가 해당 등수에 착석해주세요.”
“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차선빈이 걸었던 꽃길을 나 역시도 걸었다. 근데 이거 조화가 아니라 진짜 꽃인가. 왠지 달콤한 향기가 나는 듯 했다.
“축하해.”
“응. 고마워.”
프리미엄 좌석에 가니 먼저 가 있던 차선빈이 축하의 말을 건넸다.
“그럼 이어서 다음 등수를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남아있는 의자는 단 4개.
그리고 내 옆자리인 3등의 자리는 안지호가 차지하게 되었다.
그렇게 좌석은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둘 씩 채워지기 시작하더니, 얼마 안 있어 곧 모든 자리가 채워졌다.
“어느새 6등까지의 발표가 모두 끝났네요. 지금 막 스테이지의 모든 자리가 채워졌습니다!”
스테이지의 모든 자리.
6개의 좌석은 모두 우리 ‘환몽’팀의 멤버로 채워져 있었다.
* * *
그로부터 며칠 뒤.
3차 미션과 더불어 순위 발표식이 방송으로 공개됐다.
- 헐 차선빈이 1등!
- 1등 차선빈이야?
- 어차피 일등은 차선빈인가
- 1등 차선빈 2등 우세현
- 세현이 순위 유지했다ㅠㅠㅠㅠ
- 1등이랑 2등 천표 차이 밖에 안남
- 우세현 1등 까비
- 우세현이 1등하길 바랬는데 아숩
- 안지호는 몇등이야?
- 우세현 최종 1등 가보자고
이번 순위 발표로 각종 커뮤니티가 한동안 시끌시끌했다. 그와 더불어 3차 미션 무대에 대한 반응도 핫했다.
- 이번에 환몽팀 너무 좋았다ㅠ 이대로 데뷔했으면 좋겠는데
- 환몽팀 그대로 데뷔하면 안되나 얘네 케미 너무 아까워ㅠ
- 환몽팀이 확실히 밸런스가 좋았음 이렇게만 데뷔하면 대박날 것 같은데
- 오늘부터 물떠놓고 환몽팀 전원 데뷔 빈다
- 환몽팀 전원 데뷔 ㅅㅊㅅㅊ
- 환몽팀 무대 봤는데 왜 그렇게 난리인지 바로 이해됨
[제목] : 환몽팀 무대 진짜 대박
나 환몽팀 영상으로 플온스 보게됐는데
환몽팀 진짜 무대 너무 잘해ㅠ
이렇게 데뷔하면 좋을 것 같은데.....
얘네 다같이 데뷔할 가능성 있을까?ㅠ
└ ㅇㅇ 얘네 순위 지금 1-6등임
└ 가능성 아예 없진 않음 유지만 하면
└ 그거 무대 완전 쩔지ㅠ 나도 그거 보고 플온스 보기 시작했잖아ㅠㅠㅠㅠ
└ 니가 투표만 하면 가능성 많음
└ [글쓴이] : 아 진짜? 오늘부터 꼭 해야겠다ㅠㅠㅠㅠㅠ
└ 나도 같이 ㅅㅊㅅㅊ
[제목] : 우세현 환몽에서 검무 대박ㅠ
중간에 혼자 검무하는 부분 ㅈㄴ멋있어
나 맨날 거기만 다시 돌려봄
└ 야 나두
└ 그 부분 진짜 존나 멋있어ㅠ
└ 거기서 유독 우세현 날라댕기더라
└ 솔직히 환몽에서 하이라이트는 그 부분이라 생각함
└ ㄴㄴ 환몽은 전부 하이라이트인데
└ 세현이 춤 진짜 많이 는거 느껴짐
3차 미션 방송 이후 올라온 ‘환몽’팀의 무대는 동영상 조회수 70만을 넘으며, 한동안 화제가 되었다.
거기에 무대뿐만 아니라 음원도 화제였다.
방송 직후 공개된 음원은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 ‘망고’의 실시간 차트에 100위로 진입을 할 정도였다.
- 환몽은 진짜 오타쿠의 심금을 울림ㅠ
- 환몽 후렴구 은근 중독성 있음
- 환몽 도입부 누구야? 도입부 들으려고 맨날 들음ㅠㅠㅠㅠ
- 오타쿠의 심장이 환몽에 반응한다.......
그에 반해서 같은 미션곡인 레이서(Racer)는 차트에 진입하지 못했다. 동시에 동영상 조회수 역시 현저히 떨어졌다.
- 레이서도 노래 좋은데ㅠ레이서도 한번씩 들어죠
- 레이서는 너무 기계음 범벅임 듣기 힘들어
- 레이서는 그냥 평범한 남돌 노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님
- 레이서는 노래도 무대도 조금씩 아쉽네
- 내 취향은 레이서인데.....이거 좀 마이너한가 반응이 별로네
그렇게 두 곡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역시 환몽이 노래가 좋아.”
노래를 듣던 백은찬이 뜬금없이 말했다.
“갑자기?”
“갑자기가 아니에요. 저 형, 음원 나온 이후로 주구장창 저것만 듣고 있거든요.”
“노래가 좋잖아~”
이후 노래가 끝나자 백은찬은 곧바로 반복 재생 버튼을 눌렀다. 어라. 저렇게 한곡만 반복해도 되는 건가.
“한 곡만 계속 반복하면 스밍에 제대로 반영 안 되는 거 아니야?”
“엉? 그런 거야?”
“폰 줘봐.”
뒤이어 눌러져 있던 반복 재생 버튼을 끄고 전체 재생 버튼을 눌렀다.
“이쪽 반복 재생이 아니라 여기 있는 전체 재생 버튼을 눌러야 할 걸.”
그리고 그대로 백은찬에게 폰을 돌려주었다.
“아, 그래?”
“응. 아마.”
“넌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잘 아냐?”
“예전에 꽤 돌려봤거든.”
루트 노래.
초등학교까지는 형 노래가 나왔다 하면, 엄마랑 같이 휴대폰을 붙잡고 같이 노래를 듣곤 했다.
그때마다 ‘권장 리스트’라고 해서 노래 돌리는 순서를 팬들이 올려주곤 했는데, 엄마와 함께 그걸 종종 하곤 했다.
물론 크면서 점차 안 하게 됐지만.
“아, 진짜 노래가 너무 좋으니까 동네방네 떠들고 싶어. 이거 한번 들어 보세요 하고.”
“난 어제 우리 노래 카페에서 나오는 거 들었어.”
“맞아요. 저도 도운이 형이랑 카페 갔다가 같이 들었어요.”
“와, 레알?”
“뭔가 신기하고 그렇더라고요.”
카페에 우리 노래가 나오다니.
아직까지 체험해 본 적은 없지만, 그랬다는 사실 만으로도 뭔가 신기했다.
“나는 그 파트가 제일 좋더라. 세현이 도입 파트.”
“어, 저도요.”
“저도 그래요. 음색이 좋아서 그런가? 뭔가 확 몰입이 되는 느낌이라.”
갑분 칭찬 타임이냐.
그래도 다들 좋다고 해주니 기분은 좋았다.
“보니까 그 부분 좋다고 하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도입부 이거 누구냐고 그러고.”
“도입부 장인, 도입부 장인!”
신하람이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세현이 형은 어느 파트가 제일 좋아요?”
“너도 혹시 니 파트냐?”
“나? 난 아니야.”
내가 좋아하는 파트는 따로 있었다.
물론 내 파트는 아니었다.
“어, 그럼 어딘데?”
“난 그 파트. 후렴에 안지호가 화음 하는 부분.”
“아. 너랑 안지호랑 화음 하는 거기?”
“응.”
2절 마지막 후렴에 안지호와 내가 함께 화음을 하는 부분이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곡에서 그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안지호 음색이 독특해서 그런가.
다른 곳보다 유독 귀에 꽂혔다.
“그 부분 나도 좋아. 뭔가 막 벅차올라.”
“본 무대에서도 거기 되게 멋있어요. 그때 환호성도 장난 아니었잖아요.”
확실히 그랬었지.
무대 중 유독 환호성이 컸던 때라 나 역시도 그때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파트의 주인공. 좋아하는 파트로 뽑히셨는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신하람이 자신의 손 마이크를 이용해 옆에 있던 안지호에게 소감을 물었다.
“다 왔어.”
“네?”
“도착했다고.”
때마침 우리가 타고 있던 벤이 목적지에 도착했다. 현재 차 안에는 나를 포함한 스테이지 멤버 6명이 타고 있었다.
오늘 스케줄은 경연이 아닌 예능에 가까운 스케줄이었다. 아니, 거의 예능이지.
바로 플레이 온더 스테이지 예능편.
지난 미니게임이나 게릴라 공연과 같은 쉬어가는 타임의 스케줄이었다.
이는 체육 대회와 같은 형식으로 진행되며, 예능에서 할법한 여러 가지 게임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체육관 오랜만이다!”
백은찬이 체육관 중앙에서 소리쳤다. 물론 크지 않은 볼륨으로.
오늘의 촬영 장소는 제작진이 미리 섭외해둔 서울에 있는 모 체육관이었다.
‘근데 진짜 체육관은 오랜만이네.’
프로그램 촬영으로 인해 한동안 학교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해 체육 수업은 들은 지 까마득했기 때문이다.
“카메라도 엄청 많네.”
“벌써 돌아가고 있는 거예요?”
“아뇨. 이따가 백스테이지 분들까지 도착하면 그때 시작할 겁니다.”
체육관까지의 이동도 당연하지만 스테이지와 백스테이지가 차량 2대로 나뉘어 이동했다. 그렇기에 아직 백스테이지 멤버들은 도착하지 않은 터였다.
“근데 팀은 스테이지랑 백스테이지로 나눠서 하려나?”
“아마도 그렇겠지.”
“근데 인원이 안 맞지 않나? 스테이지는 6명이고 백스테이지는 8명이잖아.”
“그러게. 그건······.”
그때, 때마침 체육관의 문이 열렸다.
그리고 문이 열림과 동시에 백스테이지 멤버들이 우르르 안으로 들어섰다.
“안녕.”
최진호가 스테이지 멤버들을 보며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