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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을 숨긴 천재 아이돌-49화 (49/413)

49화. 자유시간엔 뭘 해?

“제작진이 여러분께 드리는 또 하나의 선물은 바로 특별 휴가권입니다!”

특별 휴가권?

특별 휴가권이라고?

생각지도 못한 상품에 잠시 멀쩡한 귀를 의심했다.

“특별 휴가권이래!”

“대박, 쟤네 그럼 휴가 가는 거야?”

“그보다 프로그램 도중에 휴가를?”

개중에는 거창한 휴가를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당연히 거창은 휴가는 아니고 잠시 가까운 어딘가 놀러 가는 정도겠지.

“특별 휴가권은 말 그대로 24시간, 하루 자유 시간을 드린다는 거예요. 그 하루에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다 하시면 됩니다.”

하루 자유 시간!

마지막 파이널 전에 잠시나마 휴식을 주려는 목적인 듯 싶었다.

어, 그런데 물론 카메라도 대동이겠지?

진짜 카메라도 없이 자유 시간은 아닐 테니까.

“물론 저희 제작진은 그 자유 시간에 함께 대동하지 않습니다.”

“오!”

그 말에 연습생들이 제각기 놀란 반응을 했다.

“대신 카메라는 한 대 드릴 거예요. 브이로그 형식으로 여러분이 각자 알아서 촬영을 해주시면 됩니다.”

그래도 브이로그 형식이면 훨씬 편하고 자유롭기는 할 터였다. 또 연습생들끼리만 있다 보니 진짜 놀러 가는 기분도 들 테고.

“그럼 이 휴가권을 우승하신 스테이지 팀에게 드릴게요. 자, 받아 가세요.”

그리고 가장 가까이에 있던 내가 얼떨결에 제작진이 건네준 휴가권을 수령하게 되었다.

“어떻게 쓰실 건지는 팀원들끼리 모여 이제부터 상의를 해주시면 됩니다.”

그렇게 우리는 그날 촬영을 마친 뒤, 따로 모여 휴가권에 대해 상의를 하게 되었다.

덧붙여진 말에 의하면, 6명이 꼭 다 같이 움직일 필요는 없다고 했다. 원한다면 조를 나누어 활동해도 된다는 허락이 떨어졌다.

그럼 일단 각자 뭘 하고 싶냐가 가장 중요한데.

“혹시 각자 하고 싶은 거 있어?”

“하고 싶은 거?”

“응. 그거부터 정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그러자 백은찬이 잠시 고민했다.

“음, 난 좀 활동적인 걸 하고 싶은데.”

“저도 활동적인 게 좋아요.”

“그럼 너랑 하람이는 야외 활동파?”

“응. 나랑 얘는 야외 활동파.”

두 사람은 야외 활동파라 이거지.

“다른 사람들은요?”

“난 야외보다는 실내가 좋긴 한데······.”

그때, 백은찬이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이 손을 번쩍 들며 말했다.

“아! 난 그거 하고 싶다. 방탈출!”

“방탈출 게임?”

“응. 방탈출 게임.”

“어, 나도 방탈출 게임 좋은데.”

“도운이 형도 이거 좋아해요?”

“응. 재밌잖아.”

갑자기 급부상한 방탈출 게임.

백은찬과 윤도운 두 사람이 이를 원하는 파였고 여기에 신하람도 합심했다.

“난 방탈출 별론데.”

하지만 안지호는 이를 꺼려했다.

더불어 차선빈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은 일명 반(反) 방탈출 파였다.

나 역시도 방탈출은 별로였다.

경험도 없을뿐더러 뭘 찾고 풀고 이러는 거에 영 재미를 못 느낀 탓이었다.

“그럼 여기서 나눌까? 방탈출하러 갈 사람들 하고 다른 거 하러 갈 사람들로.”

“오, 그거 좋은데?”

“그래. 각자 하고 싶은 거 하는 게 낫지.”

앞서 말하는 거 보니 안지호는 방탈출이 정말 별로였던 모양이다.

“그럼 나눠서 얘기하자. 나랑 신하람, 도운이 형은 방탈출이랑 나머지 일정 얘기하고 우세현, 차선빈, 안지호는 알아서 얘기하는 걸로.”

그렇게 우리는 두 팀으로 나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차선빈, 안지호와 한 팀이 되었다.

“우리는 그럼 뭐 할까?”

“난 되도록 밖에 돌아다니고 싶지 않은데.”

안지호가 처음부터 실내 활동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럼 차선빈, 넌?”

“나도 밖보다는 안이 좋아.”

“어디 그냥 누워있을 수 있는 곳 없냐? 나는 그냥 누워있는 게 휴가인데.”

그렇지. 누워있는 게 휴가긴 하지.

솔직히 그 말은 나도 동감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적당한 곳이 한 군데 떠올랐다.

“그럼 어디 조용한 카페라도 갈래?”

“카페?”

가만히 쉴 수 있는 곳이면 카페가 최고지.

게다가 커피도 마실 수 있고.

차 한잔하면서 느긋하게 있는 거다.

“카페는 무슨 카페냐. 거기 가서 뭐 하게?”

“그냥 가만히 있을 건데.”

“가만히 있으려고 굳이 카페를 간다고?”

“응.”

그러한 내 대답에 안지호가 이해가 안 된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야, 거기 커피 짱맛이야.

사실 카페를 간다기보다는 커피를 마시러 가고 싶은 거였다.

“난 카페 좋아.”

그때, 차선빈이 내 의견에 긍정을 표했다. 오, 넌 뭘 좀 아는구나.

“뭐? 너도 카페?”

“응.”

“아, 그래. 좋아. 간다고 쳐. 가서 진짜로 앉아만 있으려고?”

“아니. 그럴 리가. 커피 마셔야지.”

“커피라면 편의점에도 있잖아.”

“이 카페, 라떼 완전 짱맛이야.”

나는 곧장 안지호에게 폰으로 내가 말한 카페를 보여주었다. 더불어 다른 음료 메뉴도 같이.

그리고 안지호는 싫은 내색을 하면서도 메뉴를 꼼꼼히 살펴보았다.

“퐁 크러쉬······.”

“맞아. 여기 XX퐁 크러쉬 그렇게 유명하대.”

나는 그렇게 안지호에게 은근슬쩍 추가 정보를 흘렸다.

내 경험으로 볼 때, 이 카페는 모든 음료가 평타 이상이었다. 더불어서 평일에는 손님 없이 다소 한가한 편이었고.

“뭐, 카페도 나쁘지 않지······.”

여전히 메뉴에서 눈을 떼지 못한 안지호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렇게 우리는 첫 목적지를 카페로 정했다. 당연히 목적은 먹으러 가는 거였다.

여기서 먹고, 2차는 만화방에 가기로 했다. 만화방은 모처럼 모두의 의견이 일치하는 부분이었다.

만화방에 가서 점심까지 해결하고, 느지막하게 한강에 가기로 했다.

뜬금없이 한강에 가는 이유는 마지막엔 그래도 다 같이 모여야 하지 않냐며 백은찬이 제안을 해왔기 때문이다.

한강에 가서 뭘 할지는 모르겠다만.

그래도 백은찬의 말대로 다 함께 있는 그림 하나쯤 있는 게 좋긴 했다.

게다가 날씨가도 점차 추워지는 터라 그리 오래 있을 것 같지도 않았고.

그렇게 우리는 대략적인 스케줄을 구성했고, 곧바로 이를 제작진에게 전달했다.

“어, 스케줄이 생각보다 간단하네요?”

음, 좀 간단하긴 하죠.

카페에 좀 있다가 만화방으로 가는 코스니까.

“저쪽 팀은 방탈출 갔다가 VR게임, 그리고 피시방 가는 일정이던데.”

“저희는 셋 다 휴식파라서요······.”

“아하.”

이를 들은 스탭이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며칠 뒤,

나와 안지호, 차선빈은 기다리던 휴가를 떠나게 되었다.

* * *

“이쪽 골목으로 가서 오른쪽으로 돌면, 바로 나온대.”

오늘 하루, 나는 우리 팀의 길 안내를 맡게 되었다. 애초에 카페를 가자고 추천한 게 바로 나였기 때문에.

오늘 갈 카페는 이후 셋이 따로 모여 한번 더 의논해 선별한 곳이었다. 또, 사전에 미리 촬영 협조도 잘 받아 놓은 상태였다.

“야, 차선빈. 너무 빨리 걷지 마. 앵글 벗어나잖아.”

“아, 미안.”

“야, 우세현. 넌 아까부터 자꾸 반만 걸린다. 좀 더 붙어.”

반면, 브이로그 카메라 담당은 안지호였다. 사실 카메라 담당이랄 것도 없었다. 왜냐면 돌아가면서 촬영을 할 것이었기에.

그래서 그냥 첫 번째 타자였을 뿐이었는데, 의외로 안지호는 앵글이나 각도 이런 거에 대한 신경을 많이 썼다.

상당히 의외의 모습이었다. 그런 거 전혀 신경 안 쓸 줄 알았거든.

그러고 보니 안지호는 평소에도 카메라를 귀신같이 찾고, 어떤 앵글이 좋을지 꽤 고민을 하는 편이긴 했다.

물론 카메라 앞에 서는 일인 만큼 그런 걸 연구하는 게 당연하긴 하지만, 뭐랄까 좀 더 그런 게 몸에 베여있는 느낌이었다.

그나저나 사람 진짜 없네.

애매한 오전 시간대라 그런가.

거리에 사람이 별로 없었다.

더불어 우리를 알아보는 이는 더더욱 없었다. 하긴. 아직 데뷔도 안한 일개 연습생을 쉽게 알아볼 리가 없지.

“도착했어. 여기야.”

우리는 얼마 안 가 목적지에 도착했다.

동시에 차선빈이 잠시 카페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기가 그 인터넷에서 봤던······.”

우리 간 곳은 여느 카페와 비슷한 적당한 규모에 평범한 인테리어를 한 카페였다.

다른 게 하나 있다면, 메뉴가 양 많고 맛있기로 소문이 났다는 것 정도.

“가자.”

그리고 나를 필두로 우리는 그렇게 카페 안으로 들어섰다.

* * *

김설아는 지금, 심장이 너무나도 떨렸다.

그 이유는 바로 지금 자신의 눈앞에 마치 꿈인 것 같은 상황이 펼쳐졌기 때문이었다.

‘이거 현실이야? 레알 현실 맞아?’

그렇게 믿기지 않는 현실에 제 볼을 꼬집어도 보았지만, 그럴 때마다 확인하게 되는 건 이건 너무나도 명백한 현실이라는 거다.

‘진심, 지금 내 눈앞에 있는 게 진짜 우세현 맞지?!’

눈앞에 서있는 자신의 최애이자 원픽에 그녀는 지금 조용히 자신의 심장을 부여잡고 있었다.

그녀는 매주 플온스를 본방사수하고 있는 애청자였으며, 동시에 우세현의 팬이었다.

그리고 그런 우세현을 자신이 알바를 하고 있는 이 카페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그러니까 알바생과 손님의 입장으로.

“너희는 뭐 마실래?”

“퐁 크러쉬.”

“난 딸기 스무디.”

“안지호가 퐁크러쉬, 차선빈이 딸기 스무디······.”

심지어 우세현 혼자도 아니었다.

자신의 차애와 삼애도 있었다.

바로 안지호와 차선빈이었다.

‘미쳤어, 미쳤어. 플온스 삼인방을 이렇게 보게 될 줄이야······!’

김설아는 지금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너무 좋아서.

사실 오늘, 카페에 뭘 촬영하러 온다는 건 이미 들은 바가 있었다. 하지만 그게 플온스인 줄은 몰랐다.

그런데 이런 횡재라니!

마음 같아선 주문도 아주 늦게 늦게 해줬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1초라도 얼굴 더 보게.

하지만 메뉴를 이미 생각하고 온 것인지 주문을 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주문할게요.”

“네.”

“퐁크러쉬 하나랑 딸기 스무디 하나, 그리고 카라멜 마끼야또 하나주세요.”

카라멜 마끼야또!

세현이 단 거 좋아하는구나!

“네. 퐁크러쉬 하나, 딸기 스무디 하나, 카라멜 마끼야또 하나 맞으시죠?”

“네. 맞아요.”

“19,800원입니다.”

주문 받는 내내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지만, 그래도 김설아는 이를 애써 티 내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리고 김설아가 이를 티 내지 않으려 했던 이유는 바로 이들이 테이크아웃이 아닌 카페에서 먹고 가는 것을 택했기 때문.

괜히 팬인 거 티 냈다가 애들이 편하게 못 먹고 가면 어떡해. 최대한 모른 척 해 주자, 모른 척.

“아, 그리고요.”

“네, 네.”

“카라멜 마끼야또 조금만 더 달게 해주실 수 있을까요?”

“···네! 해드릴게요!”

“감사합니다.”

감사하다며 웃는 그 미소에 잠깐이지만, 김설아는 순간 정신이 혼미해질 뻔했다.

쓴 거 못 먹네. 쓴 거 못 먹어!

하, 귀여워······.

안 되겠다, 여기서 나의 다년간의 카페 알바 솜씨를 보여줘야겠군!

달달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달지만은 않은, 적당히 커피 맛도 나는 그런 커피!

김설아는 그런 커피를 제조하기 위해 나섰다. 인생 커피를 보여주겠어!

잔잔한 음악이 나오는 한적한 그 카페에서, 그렇게 김설아는 세 사람만을 위한 인생 음료를 제조하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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