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능력을 숨긴 천재 아이돌-51화 (51/413)

51화. 루머라는 게 멘탈 털기 좋지.

[제목] : 우도현이랑 우세현 사이 안 좋은 거 ㄹㅇ이야?

어디서 그러던데

└ 그런 말 들어본 적 없는디

└ 이거 나도 들어봄 근데 사실인지는 몰라

└ 근데 나이차 많이 나는 형제인데 사이가 안 좋을수가 있나?

└ 사이 안 좋은 거 맞음

└ [글쓴이] : 어떻게 앎?

└ 자세한 건 못 말하고 나도 어디서 들음

가세요 @gayo

듣기로는 우세혅이랑 우도혅이랑 사이 엄청 안좋다고함 걔네 서로 엄청 싫어해서 말도 잘 안섞는대

└ @ 헐 진짜? 근데 왜그렇게 안좋대

└ @ 뭐지 예전에 한바탕했다던데

└ @ 하긴 둘다 성격 별로잖아

[제목] : 요즘 우세현 관련해서 도는 말 뭐야?

누구랑 사이 안좋다고 말 많던데

└ 우도현

└ [글쓴이] : 우도현? 우도현은 형이잖아

형이랑 사이가 별로래?

└ ㅇㅇ 그런 것 같더라

└ 이게 바로 실시간 루머 생성 현장이구나 말도는 것도 없고 사이 안 좋지도 않음

└ ㄴㄴ그냥 까들이 하는말이야 믿지마

[제목] : 근데 우세현 얘기 정황상 맞는 거 같기도 한데

솔직히 사이 괜찮았으면 프로그램 시작할 때부터 응원 영상 하나쯤은 보내줬겠지

근데 아무것도 없잖아 이게 증거아님?

└ 응 우도현 지금 한국에 없고요

└ [글쓴이] : 한국에 없는 게 왜? 솔직히 맘만 먹으면 영상 찍어서 보내줄 수 있는 거 아닌가?

└ 굳이 응원메세지 같은 걸 해줄 필요가 있나 괜히 어그로만 끌릴 텐데

└ 넌 니가 어디 대회 나갈 때마다 혈육이 응원영상 찍어주냐?

└ [글쓴이] : 아니 웃기잖아 영상은 그렇다쳐도 응원글 하나 없는게

└ 우도현은 개인 슨스도 없는데 뭘 어떻게 글을 올려줌

[제목] : 근데 솔직히 응원 메시지 하나쯤은 올려줄 수 있는 거 아닌가?

솔까 방송 출연은 나도 오바라고 보는데 (ㅇㄱㄹ끼니까) 그래도 글 하나라도 올려줄 수 있는 거 아닌가

요즘 같은 시대에 인터넷이 안되는 것도 아니고 맘만 먹으면 뭐라도 해줬을 것 같은데

└ 냅둬 보내기 싫은가보지

└ 우도현 좀 놔줘라 그리고 윗댓은 뭐임 뭘 보내기를 싫대

└ 동생이랑 안친하면 그럴 수 있지

└ 솔직히 나도 기대했는데 우도현이 뭐 해주지 않을까하고

└ ㅋㅋ 그니까 그냥 보내기 싫어서 안보낸 건데 그걸 쉴드 치고 있으니

└ 사이 별로래자나 그러니까 안 보낸거겠지

“혹시 그 얘기 봤어?”

“무슨 얘기?”

“그 우세현 관련 이야기.”

김문석이 커뮤니티를 모니터링하던 중, 문득 말을 꺼냈다.

오랜만에 휴일을 맞은 백스테이지 숙소.

파이널 미션에 앞서 연습생들은 잠깐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스테이지와 다르게 백스테이지의 숙소는 평수가 작고 인원이 많은 탓에 어디 있어도 다 같이 모여 있는 꼴이었다.

“우세현?”

“응. 요즘 걔 형이랑 관련해서 글이 좀 올라오네.”

“아, 그거.”

옆에 있던 준 역시 뭔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앞선 이야기가 그렇게 화제가 될 만큼 수면 위로 오른 것은 아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조금씩 위로 올라오고 있는 중이었다.

이러한 현상은 방송이 진행되면 될수록 특히 더해졌다.

“설마 진짜 사이가 안 좋을려고. 그냥 루머겠지.”

“그렇겠지? 이게 가족사라 그런지 본인한테 물어보기도 좀 그러네.”

“근데 물어봐도 당연히 아니라고 하겠지, 그걸 그렇다고 하겠냐?”

“그건 또 그렇지.”

그래도 궁금하긴 했다.

진짜인지 아닌지.

진짜 너네 형이랑 사이 안 좋아?

그렇게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게 또 그렇게 쉽게 물어봐지지가 않았다.

‘그냥 나중에 한번 슬쩍 물어볼까. 열애설이나 구설수도 아닌데.’

어쩌면 의외로 쉽게 대답을 해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보다 그냥 루머가 그냥 루머일 수도 있으니까.

“근데 솔직히 좀 의심이 가진 않아요?”

“응?”

“우세현 말이에요.”

그때, 근처에서 폰을 하던 최진호가 뜬금없이 그와 관련된 말을 꺼냈다.

“평소에 지 형 얘기 같은 거 전혀 안 하잖아요.”

“그거야 말하기 좀 그래서 그런 거 아니야? 형이 일반인도 아니고.”

“어쨌든 지금은 일반인이잖아요. 그런데도 뭐 통화나 그런 거 하는 거 본 사람 있어요?”

그 말에 다른 이들은 모두 서로를 쳐다볼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어, 너 봤냐?”

“아뇨······.”

“그러고 보니 그렇긴 하네······.”

어느새 분위기가 다들 앞선 최진호의 의견에 수긍하는 분위기가 됐다.

“그렇죠? 전 걔랑 스테이지 숙소도 같이 써봤는데, 그때도 한 번도 못 봤어요.”

“아, 진짜?”

“네.”

앞선 의견에 더더욱 무게가 실리는 말이었다. 생각해보니 이제는 정말 그런 것도 같았다.

“게다가 정작 형은 동생 관련해서 한마디도 안 하잖아요. 방송에 나왔는데도 뭐 하나 하는 거 없이.”

“근데 그건 그냥 방송이 꺼려져서 그런 거 아니냐······? 그쪽은 이제 아예 방송활동을 안 하니까······.”

“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흠······.”

그 말에 김현진은 딱히 할 말이 없었다.

최진호 말대로 좀 그래 보이는 부분이 있긴 하니까.

“뭐, 소문이 그냥 소문일 뿐이라면 그와 관련해서 이제 뭐라도 나오겠죠.”

“어···뭐가 나오는데?”

“글쎄요. 일부러 다 듣는 앞에서 통화를 한다거나 그게 아니면 뭐 형님이 직접 출연한다거나.”

“직접 출연? 그건 좀 아니지 않겠냐.”

“뭐, 어디까지나 예를 든 얘기에요. 이제 곧 파이널이잖아요. 정말 사이가 나쁘지 않다면, 생방 때라도 오지 않겠어요?”

하지만 그렇게 말하면서도 최진호는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거라 예상했다.

걔네 형, 지금 캐나다에 있잖아.

그런데 얼마 안 남은 파이널에 온다고?

아무리 그래도 그건 말이 안 되지.

정말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라 여겼다.

그렇기에 말한 거다.

절대 그럴 리가 없으니까.

‘분명 사이 안 좋은 게 확실해. 아니면, 지금까지의 상황이 설명이 안 되지.’

그렇게 최진호는 자신의 생각을 확신했다.

더불어서 이 일로 인해 우세현이 조금이라도 타격을 받길 바랐다.

‘원래 가족 관련 루머라는 게 사람 멘탈 털리게 하는데 참 좋으니까.’

그로 인해 하다못해 컨디션이라도 무너진다면, 그건 그거대로 만족이었다.

얼마 안 남은 파이널.

이제는 정말 모든 것을 걸 중요한 순간이 됐다.

* * *

밥이 맛있었다.

오늘의 점심 메뉴는 삼겹살 카레라이스.

카레에 삼겹살이 들어가 있는 건데 카레의 진한 맛과 삼겹살이 잘 어우러져 한마디로 존맛이었다.

“어째 오늘따라 더 잘 먹는 거 같다?”

그렇게 맛있게 밥을 먹고 있는데 마찬가지로 배식을 받아온 백은찬이 옆으로 와 앉았다.

“맛있잖아.”

“그래. 맛있지.”

그리고 가만히 날 쳐다보는 백은찬.

뭐냐, 저 이상한 눈빛은.

[“루머 때문인가. 일부러 더 밝은 척하려는 것 같기도 하고······.”]

아, 그거 때문인가.

갑자기 뭔 이상한 눈빛을 보내는가 싶더니.

“야, 그만 쳐다보고 얼른 먹기나 해.”

“아, 어. 그래.”

아무래도 백은찬은 요즘 돌고 있는 나와 형 관련 루머로 인해 내가 꽤나 쳐져 있을 거라 생각한 모양이다.

하지만 그런 백은찬의 우려와 달리 그렇게 큰 타격이 있지는 않았다.

물론 이러한 사실을 처음 접했을 땐 조금 당황스러웠다. 황당하기도 했고.

애초에 내 가족 관계에 대해서 사람들이 왈가왈부 한다는 게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다. 형이 걱정하는 게 이런 거였나 싶고.

하지만 그래봤자 루머는 루머일 뿐이었다.

게다가 얼마 안 가 곧 해소될 이야기.

그도 그럴 것이 때마침 형이 한국에 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형이 한국에 오면 여러모로 사진이 많이 찍힐 테고. 그럼 그런 오해도 저절로 사라지지 않을까.

그래서 이와 관련해서 너무 깊은 생각은 하지 않기로 했다. 무엇보다 지금은 그것 이외에 신경 써야 할 중요한 것들이 많았으니까.

물론 한동안 인터넷은 자세히 안 들여다볼 생각이다.

“자, 이거 먹어.”

“? 뜬금없이 웬 새우튀김.”

“잘 먹어야 힘이 나지 않겠냐.”

“힘은 지금도 많은데.”

“···그렇긴 한데. 그래도 더 먹으라고.”

하지만 앞선 내 생각과 다르게 주변 반응들은 심각하기 그지없었다.

대표적인 것이 이 새우튀김.

백은찬이 새우튀김을 주다니.

참고로 백은찬은 새우튀김 귀신이었다.

그래도 일단 먹으라고 주는 거니 사양하진 않으마.

“세현이 형!”

“어, 하람아.”

“형. 오늘따라 얼굴이 반쪽 같아요.”

갑자기 뭔소리냐.

얼굴은 맨날 이랬는데.

“그런 의미에서 형, 이거 먹어요.”

“이거 뭔데? 피X닉?”

“제거 사려다가 형 생각나서 하나 더 샀어요. 요즘 식욕 없을 것 같아서요.”

아니, 아주 잘 먹고 있는데.

지금도 두 그릇 먹을까 고민을 하던 참···

“혹시 뭐 더 간식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해요. 제가 따로 챙겨놓을게요.”

“응. 고맙다.”

그렇게 말하던 신하람은 곧 내 어깨를 몇 번 토닥이더니 이내 식당을 나섰다.

지금 얘들 하는 거로 봐서는 나 지금 완전 무슨 숨겨진 가족사가 터지기 일보 직전인 그런 상태인 것 같은데.

그밖에도 도운이 형이랑 차선빈이 와서 사람들의 이상한 말은 신경 쓰지 말라는 둥 그런 말을 건네주곤 했다.

다들 이러한 상황이 처음이다 보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모양새였다.

이쯤 되면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인 내가 오히려 이상한 것 같기도 하고.

“야, 백은찬.”

“어, 왜?”

“뭘 생각하는지는 알겠는데, 나 형이랑 딱히 사이 나쁘거나 하는 거 없어.”

“어, 어?”

“숨겨진 가족사 같은 거 없다고.”

묻지도 않았는데 애써 먼저 정정할 필요까지는 없었지만, 그래도 더 요상해지기 전에 주변에는 말은 해놔야 할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루머 별로 신경 쓰이지도 않고.”

“아, 진짜?”

“응.”

그러자 백은찬의 표정이 평소와 같이 환해졌다. 내 말에 상당히 안도하는 듯한 얼굴.

“그러냐? 그럼 다행이고.”

“그래. 그래도 새우튀김은 잘 먹으마.”

“아······.”

그제서야 백은찬이 아쉬운 듯한 얼굴을 했다. 줬으면 끝이지. 혹시 몰라 얼른 먹고 봤다.

“아, 근데 너 PR 영상 다 준비했냐?”

“아, 그거.”

이번에 파이널을 맞아 제작진의 부탁으로 각자 개인 홍보 PR 영상을 준비하기로 했다.

특별히 번지르르하는 걸 하는 건 아니고, 그냥 20~30초 분량의 짧은 영상에 각자가 생각한 컨셉이나 스토리를 담으면 됐다.

그리고 그렇게 준비한 연습생들의 PR 영상은 파이널 방송 전, 너튜브 채널에 미리 올릴 예정이라고 한다.

“백은찬, 넌 뭐 준비했는데?”

“나? 난 그냥 간단한 아크로바틱이나 몇 개 하려고.”

“아크로바틱?”

그거 괜찮네.

일단 백은찬하고도 잘 어울렸다.

다른 애들은 뭘 하려나.

“너는?”

이번엔 백은찬이 나에게 물어왔다.

“난 당연히 노래지.”

“아, 그래. 그럴 것 같았다.”

일단 나에게 있어서 노래만큼 큰 무기는 없다 생각했다. 그러니 당연히 PR 영상에서 노래는 빠질 수 없었고.

“의상은?”

“의상은 그냥 교복.”

“오, 교복 입고 노래하는 거냐?”

의상이나 소품도 미리 말만 해두면 제작진 측에서 다 준비를 해준다고 했다. 그래서 연습생은 자신이 할 컨셉만 잡으면 됐다.

“교복 입고 그냥 노래만 하는 건 아냐.”

“엉? 그럼 뭘 또 하는데?”

“피아노.”

“피아노?”

“응.”

내가 PR 영상을 위해 준비한 건 노래만이 아니었다.

“피아노 치면서 노래 부르려고.”

“니가 피아노를 칠 줄 알았던···아, 맞다. 너 예전에 밴드부에 있었다고 했지.”

“응.”

밴드부 활동 때 이후로 피아노를 칠 기회가 없어 한동안 치지 않았는데, 오늘은 오랜만에 각 잡고 피아노를 한번 칠 생각이었다.

“그래서 장소는? 그냥 연습실에서 치려고?”

“아니.”

그럴 리가.

이왕 칠 거 배경 좋은 곳에서 쳐야지.

“그럼 어디서 할 건데?”

“야외 옥상.”

나는 야외 옥상에서 하늘을 배경으로 피아노를 연주할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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