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능력을 숨긴 천재 아이돌-55화 (55/413)

55화. FINAL STAGE (1)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 여기 플레이 온 더 스테이지의 파이널 현장에 오신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파이널이 시작됐다.

오늘 파이널은 인천에 있는 한 체육관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저는 2차 미션에 이어 오늘 파이널 생방송의 MC를 맡은 인터니티의 김재현이라고 합니다.”

오늘의 일일 MC는 2차 미션에 이어 인터니티의 김재현이 맡게 되었다. 지난 미션 때 MC를 맡았을 당시 반응이 꽤 괜찮았기 때문이다.

와아아아아아아아!

앞서 김재현의 멘트에 맞춰 엄청난 크기의 함성소리가 계속해서 체육관을 울렸다. 모니터 너머로도 생생하게 들릴 정도였다.

그런 함성 소리를 듣고 있자니 가만히 앉아있을 수가 없어 나는 곧바로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연습을 하자. 연습을.

이후 방송에는 오늘 생방송에 대한 안내와 가장 중요한 투표 방법, 오늘 할 무대들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가 IN 엔터테인먼트의 차기 데뷔조의 당락을 가릅니다. 그러니 부디 서둘러 투표해주세요!”

그러자 다시 한번 들리는 함성소리.

오늘은 생방송인 만큼 생방송 문자 투표도 진행한다고 들었다.

“연습생 분들 이제 슬슬 나갈 준비해주세요.”

어느새 벌써 무대에 올라가야 할 시간이었다.

늘 소란스러웠던 대기실이 오늘따라 평소보다 조용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조용하기보단 침착했다고나 할까.

묘한 긴장감이 대기실 안에서 역시 느껴지고 있었다. 오늘로서 촬영이 끝이라는 걸, 다들 체감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랬다.

플레이 온 더 스테이지의 촬영은 오늘로서 끝이었다.

길고도 길었던 촬영이 오늘을 마지막으로 끝나게 되는 것이다.

* * *

한주아는 오늘 플레이 온 더 스테이지 파이널 현장에 와 있었다.

우세현의 찍덕으로써 파이널만큼은 절대로 놓칠 수 없는 스케줄이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현장에 당첨됐다는 문자를 받았을 때 어찌나 기쁘던지.

이곳에 있기 위해서 촬영은 저녁부터 시작임에도 새벽부터 일어나 일행과 택시를 타고, 무한 기다림을 계속했다.

날씨도 추워서 어찌나 몸이 떨리던지.

물론 지금도 몸이 떨리고 있었다.

추워서가 아니고 긴장돼서.

“카메라 꺼내시면 절대 안 됩니다.”

현장에 있는 내내 주변 스텝들의 카메라와 관련된 주의가 이어졌다.

입장에서부터 꼼꼼하게 소지품 검사를 진행하였지만, 가지고 들어올 사람은 어떻게든 다 가지고 들어오게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가 지금 있는 곳은 무대 앞 스탠딩석. 촬영을 하기에 딱 좋은 자리였다. 아, 근데 세현이가 반대편에 서면 안 되는데.

“야야야야! 저기 봐!”

“어, 뭐야? 누구 왔어?”

그 순간, 그녀의 옆이 소란스러워졌다.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지만, 옆에서 얘기하는 걸 보니 누군가가 오긴 온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 누군가의 정체는 기다리지 않아도 금방 알 수 있었다.

“가족들? 가족들이 왔다는데?”

“가족들이 왔다고? 누구 가족?”

“멤버들 가족 다 왔대?”

가족들이었구나.

이런 중요한 행사의 경우, 특히나 파이널의 경우 연습생들 가족의 참여는 당연했다.

주로 부모님이 많이 오시고, 형제자매가 같이 오는 경우도 종종 있고. 그리고 이럴 경우 가족들의 자리가 따로 마련된다.

“야, 근데 설마 가족들도 서서 보는 거 아니겠지?”

“엥? 설마. 가족들도 스탠딩이야?”

가능성 있는 얘기였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경연 프로에서는 가족석들 따로 만들지 않고 스탠딩에 서 있게 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 뭐야. 가족석 따로 있네.”

하지만 IN 엔터에서는 다행히 따로 가족석을 만든 모양이었다. 그거 하나는 마음에 들었다.

“근데 가족석 군데군데 비어있는데? 아직 다 온 게 아닌가 봐.”

“그러게.”

시작 전이기에 가족석 역시 아직 전부 채워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리고 그렇게 ‘가족’이라는 키워드를 생각하고 있자니 이와 관련한 궁금증 하나가 그녀의 마음속에 일었다.

‘근데 우도현은 안 오겠지?’

오면 대박이긴 할 텐데.

하지만 또 어그로 끌릴 걸 생각하면, 현장에는 굳이 오지 않는 게 더 나았다.

만약 세현이의 투표수가 이전보다 눈에 띄게 증가하기라도 한다면, 형이 와서 그렇다느니, 형 빨로 데뷔를 한다느니 등 말이 많을 테니까.

그렇게 그녀는 비어있는 가족석의 좌석을 잠시 바라보다 이윽고 다시 무대 위로 시선을 돌렸다.

왠지 이제 곧 방송이 시작될 것 같은 느낌이었기 때문이었다.

* * *

네가 원하는 대로 Play on.

너는 그저 순간을 즐기면 돼

우리와 함께 하는 이 순간을.

파이널 무대의 첫 시작은 연습생 16명의 단체 시그널송 무대였다.

탈락한 다른 2명의 연습생까지 무대에 올라 모든 연습생들이 함께했다.

시그널송이지만, 16명의 단체 무대는 처음이었다. 1차 시그널송 때는 스테이지와 백스테이지로 나뉘어 무대를 했으니까.

16명 전원의 시그널송 무대도 나름 볼만 했다. 무엇보다 우세현의 자리 배치가 좋았다.

차선빈, 안지호와 함께 정중앙.

그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오늘 너무 예쁘다. 헤메코 완벽해.’

헤어부터 시작해 메이크업, 그리고 코디까지 완벽했다. 심지어 볶머였다. 볶머! 오늘도 인생 사진 나오겠구나!

시그널송이 끝나자 곧바로 이어서 VCR이 시작됐다. 해당 VCR은 이번 파이널 미션곡 연습과정과 관련된 영상이었다.

파트는 어떻게 나뉜 것인지, 연습 과정이 어땠는지 등을 보여주었다.

그 과정에서 노래 역시 일부분 들려주었는데, 그것만으로도 대충 어떤 컨셉일지 감이 왔다.

‘무대가 꽤나 상큼 상큼하겠네.’

은근 센 퍼포곡 같은 걸 기대한 사람 중 한 명으로서는 조금 아쉬운 게 없지 않아있지만, 이런 상큼하고 청량한 컨셉 또한 나쁘지 않았다.

‘하긴 신인 때가 아니면 이런 걸 또 언제 해보겠어.’

그리고 우세현은 지금까지 이런 컨셉의 곡을 한 적이 없었다. 그러니 어쩌면 이번에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렇게 생각하니 기대감이 한껏 올라갔다. 사실 어떤 컨셉이든 우세현은 찰떡같이 소화해낼 거라는 그런 믿음이 은연중에 있었으니까.

우리 세현이가 컨셉 소화력 하나는 또 장난 아니잖아. 그것에 대해 그녀는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계속되던 VCR 영상은 그 뒤로 연습생들의 연습 과정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가장 먼저 나온 건 역시나 파트 분배 장면.

[윤도운 : 센터 지원할 사람 있어?]

[우세현 : 저요. 저 한번 해보고 싶어요.]

‘X친, 세현이가 센터에 지원을?’

생각지도 못한 장면에 한주아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왜냐면, 우세현은 이번에도 당연히 메보에 지원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차선빈 : 우세현. 축하합니다.]

[백은찬 : 센터 축하한다!]

심지어 센터가 됐다.

미쳤다, 진짜.

세현이가 파이널 무대 센터라니!

센터 우세현의 모습은 이제껏 본 적 없는 새로운 모습이었다. 세현아, 잘했다! 잘했어!

그리고 이어지는 스테이지 팀의 연습과정을 보여주는 도중, 다음과 같은 자막이 떴다.

[어딘가 표정이 안 좋은 에단 연습생]

[잠시 멍하니 홀로 앉아있는데······.]

‘어, 뭐야? 그사이 문제라도 있었나?’

[에단 : 그때 사실 좀 그랬어요. 제가 원하는 파트가 아니고 하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전 진짜 메보하고 싶었거든요.]

[에단 : 또 혼자 백스테이지 멤버였다 보니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고···약간 벽이 있는 것 같았어요. 애들하고 저 사이에.]

그렇게 화면마다 에단이 연습실에 혼자 앉아있는 장면들이 조명되어 비춰졌다.

‘편집을 참 이상하게 해놨네. 마치 에단은 혼자 겉돈다는 듯이······.’

한주아는 그런 의도적인 제작진의 편집에 잠시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괜히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가는 건 아닌가 걱정을 할 때쯤, 분위기의 반전이 일어났다.

[형, 오늘은 같이 연습할래요?]

바로 에단에게 먼저 다가가는 우세현으로 인해.

‘헐, 세현이······.’

그리고 너무나 자상한 그 목소리에 한주아는 순간 마음이 찡해졌다.

이어지는 장면은 두 사람이 함께 연습을 하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어느새 에단은 우세현에게 자신의 속내를 터놓고 있었다.

[에단 : 아무래도 여기서 내가 순위가 제일 낮잖아. 그래서 더 조급하고······.]

[우세현 : 그래도 전 형 파트 꽤 멋있다고 생각해요. 형 목소리랑도 잘 어울리고.]

화면 속 에단은 그런 우세현의 칭찬에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제작진 : 그 당시 심정이 어땠나요?]

[에단 : 기뻤어요. 세현이가 그렇게 얘기를 해줘서 정말 고마웠고······.]

인터뷰를 하던 에단의 표정은 처음과 달리 많이 밝아져 있었다.

그 뒤로도 계속된 두 사람의 대화 장면은 꽤 훈훈한 장면으로 연출되었다.

[제작진 : 그때 어떤 생각으로 다가간 거예요?]

[우세현 : 특별한 생각을 가지고 다가간 건 아니고, 그냥 에단 형이 좀 고민이 있는 것 같아서요.]

[우세현 : 혹시나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닌가 싶어 다가간 거였습니다.]

‘섬세하기도 하지!’

한주아는 그런 우세현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미소 짓고 있었다. 화면 속 우세현의 모습은 정말로 너무나도 다정했다.

그리고 그녀의 주변 반응 역시 앞선 그녀의 반응과 비슷했다.

“우세현 역시 다정하다.”

“바로 딱 알아채네.”

“저렇게 물어봐 주면 나라도 고민 바로 털어놓고 본다.”

[에단 : 그때 세현이가 먼저 다가와 줘서 고마웠죠. 솔직히 좀 심적으로 힘들었거든요.]

[에단 : 그런데 그 대화를 계기로 저도 생각의 전환이 많이 됐어요.]

정말로 훈훈하기 그지없는 장면이었다.

무엇보다 우세현의 섬세함과 다정함이 돋보였다.

그리고 그것을 기점으로 팀 분위기가 전보다 좋아진 듯한 그런 느낌도 들었다.

뒤이어 긴박한 사운드의 BGM이 흘렀다.

더불어서 나오는 스테이지 연습생들의 각오.

[우세현 : 마지막인 만큼 꼭 이겨야죠.]

[차선빈 : 전력을 다해볼 생각입니다.]

[안지호 : 당연히 이깁니다.]

최종 미션에 임하는 자세를 담은 간략한 한마디였다.

영상이 종료될 기미가 보이자 그에 맞춰 현장 분위기 역시 조금씩 달아오르고 있었다. 그토록 기다리던 무대가 이제 곧 시작될 것만 같았다.

준비된 영상이 모두 끝이 나자, 암전되었던 불이 곧바로 다시 켜졌다.

곧바로 다음 화면에는 무대 소개를 위해 MC인 김재현이 다시 등장했다.

“자, 그럼 영상에서 만나셨던 그 무대! 스테이지 팀의 ‘Find out’ 무대를 지금 바로 만나보시죠!”

크나큰 함성이 들렸다.

동시에 불은 또다시 암전.

이어서 7명의 연습생들이 비어있던 무대 위로 한 명씩 오르기 시작했다.

세현아아아아아아악!

한주아 역시 광분의 내적 포효를 지르며, 그런 스테이지 팀의 무대를 지금.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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