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능력을 숨긴 천재 아이돌-99화 (99/413)

99화. 이런 것도 할 줄 알았어?

“이게······뭐지?”

김설아는 지금, 공식 계정에 올라온 알 수 없는 포스트를 그저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일단 이건 도운이인데······.”

공식 계정에는 손에 쿠키를 하나 들고 있는 윤도운의 사진이 한 장 올라와 있었다.

그런 윤도운은 흰색 셔츠에 앞치마 차림을 하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카페 알바생과 같은 모습이었다.

“근데 이건 포춘 쿠키? 포춘 쿠키인가?”

정신없이 사진을 보느라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윤도운이 들고 있던 쿠키 근처에는 [Click!]이라는 문구 하나가 떠 있었다.

‘눌러 보라는 건가?’

[Click!]

그렇게 눌러본 클릭 버튼.

그러자 곧 링크가 연결되고 동시에 새로운 페이지가 생성되었다.

새롭게 생성된 페이지에는 쪼개진 포춘 쿠키와 함께 작은 종이가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해당 종이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있었다.

[WINSOME COOKIE]

[오늘의 포춘 쿠키 DAY-01]

[데일리 키워드 : 풀숲]

“이게 뭐야? 데일리 키워드? 풀숲?”

그리고 그 순간,

김설아의 머릿속에 문득 어떠한 생각 하나가 스쳐 지나갔다.

“아, 이거 혹시 힌트인가? 컴백 관련 힌트?”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밖에 없었다.

데일리 키워드라는 건 이번에 컴백할 컨셉 관련 키워드이고, IN 엔터는 이걸 통해 팬들에게 힌트를 주고 있는 거라고.

‘그렇다면 컴백 프로모!’

이건 앞으로 있을 앨범의 특별 컴백 프로모션이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김설아는 서둘러 SNS에 들어가 다른 팬들의 반응을 확인해보았다.

- 윈썸 방금 뜬 거 뭐야? 컴백 관련인가?

- 대박ㄷㄷㄷ 윈썸 진짜 컴백하려봐! 이거 컴백 프로모잖아!

- 윈썸 앨범 프로모 실화? 혹시 하루마다 이런 식으로 포춘 쿠키 주고 힌트 던져주는 건가 설마

- 컴백 프로모도 너무 좋지만 일단 도운이가 너무 예쁘다ㅠㅠㅠㅠ 쿠키말고 사진도 같이 줘서 더 좋음

- IN이 이런 프로모도 할 줄 알았냐

IN 엔터가 이와 같은 컴백 프로모를 할 줄은 전혀 예상 못했던 터라 앞선 프로모를 본 팬들은 하나 같이 놀라워했다.

- 이거 몇 개까지 나올 것 같아? 데이 원이라고 나와 있긴 한데 몇 개까지 나올지를 모르겠네

- 세현이는 언제 나올까ㅠㅠ 되도록 빨리 나왔으면 좋겠는데

‘그러게. 세현이는 언제 나오려나.’

김설아가 판단하기에, 일단 지금에 있어서 가장 가능성이 큰 건 바로 나이순이었다.

팀 내 연장자인 윤도운이 제일 먼저 공개된 것을 볼 때, 아무래도 그렇게 흘러갈 가능성이 커 보였다.

‘이렇게 되면 세현이는 5번째인가······.’

그리고 대다수의 팬이 앞선 김설아와 비슷한 예측을 했다.

그렇게 하루, 이틀이 지나고 키워드가 늘어나면서 팬들은 이번 앨범 컨셉에 대해 본격적으로 추리를 하기 시작했다.

- 풀숲, 책, 꼬마 < 지금까지 나온 키워드들인데 이거 공통점이 뭐야?

- 혹시 이번 컨셉 동화 관련 인거 아니냐? 뭔가 키워드들 삘이 그런데

- 이번 컨셉 동화 맞는 거 같아 근데 풀숲 관련 동화가 머가 있지?

- 풀숲이면 혹시 피터팬 이런 거 아닐까

- 아 피터팬 좋다 피터팬 ㅅㅊ

그러한 와중에 다음과 같은 추리를 한 팬도 있었다.

- 혹시 헨젤과 그레텔 아니야?

굳이 포춘 쿠키를 사용한 게 좀 걸리는데

└ 헐 그러고보니 그러네

└ 헨젤과 그레텔 좋다ㅠㅠ

그리고 프로모가 시작된 지 5일째가 되던 날. 모두의 예상대로 그날, 우세현의 사진이 떴다.

사진이 공개되는 순서는 역시나 나이순이었고, 멤버들은 모두 비슷한 의상의 카페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이는 오늘 공개된 우세현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 세현이 예쁘다.”

일일 카페 유니폼을 입고 있는 우세현은 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었다.

“일단 사진은 저장하고······.”

그리고 우세현 역시 앞선 멤버들과 마찬가지로 손에 작은 쿠키 하나를 들고 있었다.

이어서 김설아는 오늘도 해당 쿠키를 클릭해보았다. 그러자 곧 생각지도 못했던 키워드가 화면에 나타났다.

[데일리 키워드 : 과자]

“과자? 과자라고?”

그것은 이번 컨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힌트라고 할 수 있는 <과자>였다. 이어서 김설아는 지금까지의 키워들을 하나씩 되새겨보았다.

과자, 풀숲, 책, 이야기, 꼬마.

이것이 지금껏 나왔던 키워드들이었다.

이 모든 걸 종합해보면, 이번 컨셉은 역시나 그게 틀림없었다.

<헨젤과 그레텔>

과자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동화.

- 설마 이번 컨셉 진짜 헨젤과 그레텔이냐

- 근데 헨젤과 그레텔 진짜 맞아? 왠지 설레발인 것 같기도 하고

- 과자 풀숲이면 무조건 헨젤과 그레텔이지 설령 아니더라도 이걸로 ㅅㅊㅅㅊ

본격적으로 헨젤과 그레텔로 의견이 기울자 팬들은 더욱 활기를 띠는 모습이었다.

코디부터 곡까지 앨범과 관련된 여러 가지 요소들을 저마다 추측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프로모션 시작 후, 7일째 되던 날.

사실 팬들은 그날 무언가 올라올 거란 기대를 거의 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게 멤버 수에 맞춰 기획된 프로모션이라 봤기 때문에.

하지만 그런 예상을 깨고, 프로모션 7일째. 그날도 역시 새로운 사진과 함께 키워드가 올라왔다.

“헙, 대박!”

올라온 사진은 단체 사진.

그리고 키워드는,

[September. 10th]

바로 이번 앨범의 컴백 날짜였다.

* * *

오늘을 마지막으로 지난 7일간 진행했던 특별 앨범 프로모션이 끝났다.

“지난 일주일 동안 포춘 쿠키 한번 열심히 깠다.”

“근데 그게 또 까는 재미가 있었어요. 우리도 그날 어떤 키워드가 나오는지는 전혀 몰랐잖아요.”

해당 프로모션이 진행되는 동안, 멤버들과 나 역시도 팬들과 마찬가지로 올라오는 포춘 쿠키를 매일매일 열심히 쪼갰다.

앞서 말 한대로 우리도 언제 무슨 키워드가 나오는지에 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던 터라 오늘은 과연 뭐가 나올지 예상하는 재미가 있었다.

“근데 나 그 와중에 하나 맞춤.”

“아, 그랬지. 그래서 은찬이가 그날 자기 맞췄다고 콜라 쐈잖아.”

“제로 콜라를 아주 거하게 쐈죠.”

“근데 한번 맞춘 게 끝이었잖아.”

“야, 한 개 맞춘 게 어디냐! 그거 되게 어려운 거라고.”

“그냥 찍었으면서 말은.”

그런 안지호의 말에 백은찬은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거 아니냐며 열을 내며 반박했다.

솔직히 맞춘 게 대단하긴 했다. 일단 나는 하나도 못 맞춘 터라.

“근데 이번에 진짜 준비를 많이 해주신 것 같아. 기획팀에서.”

“아, 홍보팀 분들도요. 보니까 밤을 새워서 기획하셨다고 하던데요?”

기획팀과 홍보팀에서는 이번 프로모션을 위해 한동안 꽤 오랜 회의를 거쳤다고 들었다.

프로모션 컨셉인 카페 알바생 컨셉부터 시작해 스포 공개 방법까지. 여러모로 많은 고민을 거듭했고, 그 결과 이와 같은 포춘 쿠키 프로모션이 진행되었다.

“처음 컨셉 회의에서 말이 나왔을 때는 포춘 쿠키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아마 거기서 더 발전된 거일걸.”

이 프로모션 이야기가 처음 나왔던 건 지난 앨범 컨셉 회의 때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공개 방식이 포춘 쿠키가 아니었다. 기억하기론 그냥 사진을 하루에 하나씩 공개하는 방식이었다.

아무래도 그 이후에 아이디어가 더 발전하여 지금의 포춘 쿠키 프로모션이 나온 모양이었다.

“박성호 팀장님께서 유독 열의를 많이 보이셨지, 그때.”

가장 열의를 보였던 건 역시 박성호 팀장이었다. 역시 나중에 한번 감사를 인사를 드려야 하는 게 아닌지.

“그나저나 나이순으로 하니까 내가 딱 중간이더라?”

“은찬이 형이 몇 번째였죠?”

“딱 3번째.”

“그러네. 진짜 딱 중간이네.”

나이순······.

나이순으로 하니 나는 5번째였다.

분명 팀에서 2번째로 나이가 많은데, 어째서 순서는 5번째인지 모르겠다.

근데 뭐 어쩌겠어.

생일이 늦은 걸 탓해야지.

“나이순으로 하면 세현이 형은 저랑 같이 막내라인 아니에요?”

“막내라인이라고?”

“그렇잖아요. 내 바로 위니까.”

그게, 그렇게 되나······.

“그리고 선빈이 형도 막내라인! 선빈이 형이 세현이 형 바로 위니까.”

“나도 막내라인인 거야?”

“그렇다니까요.”

어쩌다 보니 차선빈과 함께 막내라인이 됐다. 막내라인이라고 하니까 갑자기 확 어려진 느낌이 나는데······.

“그런 의미에서 형님이라고 해봐라, 막내라인들.”

백은찬이 한껏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말했다.

아무튼 이번 포춘 쿠키 프로모션은 팬들의 반응 역시 꽤 괜찮았다. 무엇보다 다들 즐거워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매일 낮 2시를 함께 기다리며, 오늘은 뭐가 나올지 팬들과 함께 고민하는 것도, 키워드가 나왔을 때 반응을 보는 것도 좋았다.

그리고 특별 프로모션이 끝난 저녁부터, 우리의 컴백을 알리는 기사들이 실시간으로 쏟아졌다.

[단독] 윈썸, 오는 9월 10일 컴백 예고···가요계의 새로운 열풍 불러일으킬까

[공식] IN 엔터테인먼트, “윈썸, 9월 10일 미니 2집으로 컴백 예정”

그렇게 컴백 기사들이 나자 일각에서는 체이스와 우리를 비교하는 식의 기사들이 나가기도 했다. 아무래도 컴백 시기가 비슷하니까. 둘 다 대형 기획사이고.

- 윈썸이랑 체이스랑 비슷하게 컴백해? 그럼 완전 개싸움나겠네

└ 싸움은 무슨 싸움 당연히 체이스가 가볍게 이기겠지

└ 싸움날 게 있나? 체이스가 압살일텐데

└ 아니야;; 체이스 팬들은 그렇게 생각 안함요

└ 뭔소리야 체이스 덕들 몸 사리네ㅋㅋㅋ 타팬이 봐도 이건 체이스 같은데

- 체이스 팬 아닌데 내가 볼땐 적어도 신인 중에서는 체이스 넘을 만한 애들 없음

└ ㅇㅇ 내 생각도 그럼 자꾸 윈썸하고 붙이는데 아무리 같은 대형이라해도 비빌 걸 비벼야지ㅋㅋ

└ 근데 체이스랑 윈썸이랑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나?

└ ㅇㅇ 많이나 초동만 봐도 윈썸 10만 체이스 41만인데

└ 뭐야 그럼 비교할 거리도 안되네

그렇게 한동안은 커뮤니티에 우리와 체이스와의 비교글이 꽤 올라왔다. 대부분이 체이스의 승리를 확신했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그렇게 예상하는 것도 당연했다. 당장의 초동이나 음원 성적만 봐도 차이가 확실했으니까.

그렇지만, 원래 모든 반전이 있어야 재밌는 법이다. 고로 앞선 목표에 변화는 없었다.

지이이이잉─

그리고 프로모션이 끝난 당일.

캐나다에 있는 형에게서도 연락이 왔다.

[형]

: 9월 10일에 컴백한다면서?

아니, 10일인 건 또 어떻게 알았대.

정말 프로모가 끝나자마자 연락이 온 거라 이쯤 되면 형 역시 그걸 보고 있던 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였다.

근데 뭐, 형은 원래 서치왕이니까.

[우세현]

: 응. 10일에 컴백해

[형]

: 그 전주에 체이스 컴백한다던데.

겹치겠네.

체이스 컴백하는 것도 알고 있네.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돌아가는 상황을 잘 알고 있는지.

거기에 형이 체이스라는 그룹을 알고 있다는 것도 놀라웠다. 아무래도 RA 엔터 소속 그룹이니 알고 있는 건가.

체이스는 작년에 데뷔했으니 형과 마주칠 일 같은 건 전혀 없었겠지만, 그쪽에 차선빈과 같이 장기 연습생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아는 멤버가 있을 수도 있는 거고.

물론 그렇다하더라도 형 성격상 연락 같은 건 절대 안 하겠지만.

[형]

: 형도 앨범 살게. 스트리밍도 하고.

굳이 살 필요가 있나.

그냥 내가 주면 되는데.

아, 해외 택배니까 배송비가 좀 나오려나.

[우세현]

: 뭘 사. 그냥 내가 보내줄게.

[형]

: 한가한 소리하고 있네. 조금이라도 더 팔아야지.

무슨 소리야.

우리 이래 봬도 10만장이나 파는데!

[우세현]

: 걱정 마. 우리 생각보다 많이 팔아

그리고 잠시 답이 없었다.

혹시 몇 장 팔았는지 확인해보고 있나.

[형]

: 많이 팔면 팔수록 좋지. 괜히 보내지마. 배송비 많이 나오니까

그건 그랬다.

어, 그러고 보니 루트는 몇 장 팔았었지.

100만장은 기본이고, 200만까지도 팔았던 것 같······.

[형]

: 보니까 이번 컨셉 괜찮은 것 같더라

컨셉?

아, 그렇지. 컨셉 괜찮지.

[형]

: 앨범 버전은 몇 가지야? 그거 알면 대충 얼마나 살지 감이 잡히는데

얼마나 살지 감이 잡힌다고?

이건 또 뭔 소리야.

[우세현]

: 이번에도 2가지 버전이야. 근데 감이 잡히는 건 뭐야? 그냥 두 장 사면 되지.

[형]

: 두 장?

[우세현]

: ㅇㅇ 두 장

뭐지. 이 반응?

그리고 얼마 안 돼 형의 메시지가 다시 도착했다.

[형]

: 꼴랑 두 장 가지고 뭐 해? 사려면 통 크게 기본 백 단위로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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