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능력을 숨긴 천재 아이돌-103화 (103/413)

103화. 노래가 굉장히 좋더라고요.

우세현이 자신의 쿠키 버전 앨범 포카를 꺼내 드는 순간, 그대로 실시간 댓글창은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 미쳤다 캔디 세현이야

- 세현이 캔디 세현 뽑았어

- 와 캔디 세현 실물로 처음봐

- 저게 그 캔디 세현 포카야?

앞서 나온 이러한 반응들은 지금 우세현이 들고 있는 바로 ‘그’ 포카로 인한 것이었다.

“헐, 진짜 캔디 세현이네······.”

같은 시각, 라이브를 보고 있던 장수연도 이러한 사실이 놀랍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장수연과 팬들이 우세현이 뽑아 든 저 포카 하나에 놀라는 이유는 그 포카가 바로 공급 없이 수요만 넘쳐나는 매물이었기 때문이다.

캔디 세현.

그게 바로 이 포카에 붙여진 명칭이었다.

우세현이 사탕을 들고 찍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그리고 또 다르게는 이번 앨범의 레전드 포카라고도 불리고 있었다. 그만큼 포카가 너무 잘 나와서.

- 이번에 쿠키 버전 세현이 포카 너무 잘 나오지 않았어? 이거 갖고 싶어ㅠㅠ

- 캔디 세현 실물로 봤는데 ㅈㄴ이쁘더라 아 어떡하냐 너무 갖고 싶은데

- 캔디 세현은 왜 이렇게 찾는 사람만 많은 거냐ㅠㅠ 결국 그냥 사야하나

└ 사지도 못할 걸 앨범 나온 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아직 파는 사람도 없어

└ 그나마 파는 사람도 시세 겁나 비싸게 부름

이러한 이유로 인해서 쿠키 버전의 우세현 포카는 현재 많은 이들이 애타게 찾고 있는 포카가 되었다.

‘그런데 그걸 세현이가 뽑다니!’

이렇게 말하기 정말 뭐하지만, 한편으론 부럽기도 했다. 그러니까, 저 포카를 뽑은 우세현이.

그리고 장수연과 생각이 같은 사람들이 꽤 있었는지 실시간 댓글창은 아직까지 포카 이야기로 넘쳐났다.

하지만 이와 같은 사정을 모르는 멤버들로서는 지금, 왜 이렇게 포카 이야기가 많은지 전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들이었다.

[윤도운 : 캔디 세현? 갑자기 캔디 세현이라는 댓글이 많네요.]

[백은찬 : 아, 이 포카 이름이 캔디 세현인가 봐요. 근데 왜 캔디 세현이에요?]

그러자 그에 대한 답 댓글이 또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곧이어 멤버들은 이제야 그 의미를 알겠다는 듯 반응했다.

[우세현 : 네. 그럼 바로 다른 구성품들 확인해볼게요.]

뒤이어 우세현은 들고 있던 포카를 앨범에 다시 아무렇게나 끼워 넣었다.

“아···그렇게 하면 포카에 자국이······.”

그렇게 외치고 있었지만, 그것은 어차피 닿지 못하는 외침에 불과했다. 그렇게 흐름은 자연스럽게 다른 구성품들로 넘어갔다.

쿠키 버전 역시 앞선 포레스트 버전과 구성품은 동일했다. 다만, 앨범 디자인이나 포토북 사진 등은 달랐는데 멤버들은 이 또한 하나씩 짚어가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우세현 : 앨범 박스의 경우 포레스트 버전 디자인 틀은 비슷하지만, 쿠키 버전은 이렇게 가운데 나무 대신 과자집이 그려져 있어요.]

앞선 말대로 쿠키 버전 앨범 박스 중앙에는 커다란 과자집이 하나 있었는데, 그 과자집 앞으로도 작은 길이 하나 있었다. 마찬가지로 그 길에는 작은 발자국이 찍혀 있었고.

[우세현 : 이번에도 티켓이 있어요. 근데 이번엔 티켓에 사탕이나 젤리 같은 게 많이 있네요.]

[신하람 : 개인적으로 이 티켓은 뭔가 놀이동산 티켓 같기도 해요. 컬러가 워낙 화려해서.]

그 밖에도 여러 구성품들을 소개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역시 가장 이번 버전 포토북 중에서 각자 가장 마음에 드는 페이지를 고르는 시간을 가졌다.

[윤도운 : 세현이는 선빈이를 골랐네?]

[우세현 : 네. 여기 과자들 사이에 있는 게 마음에 들어서요.]

그 중, 우세현은 스포티한 캡 모자를 쓴 차선빈의 사진을 골랐다. 그 안에서 차선빈은 수많은 봉지 과자들에 둘러싸인 채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 역시 우세현 그거 고를 줄 알았다ㅋㅋ

- 저 사진이 진짜 잘나왔긴 해 일단 눈빛부터 좋음

- 아니 내 앨범은 언제오냐 나도 저거 보고 싶은데ㅠㅠ

[신하람 : 그러고 보니 선빈이 형이랑 세현이 형은 서로 뽑은 거네요?]

[백은찬 : 아, 그렇게 되네.]

[신하람 : 형이랑 지호 형도 서로 뽑았잖아요.]

그러자 화면 속 백은찬이 곧바로 옆에 있던 안지호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백은찬 : 화해하자.]

[안지호 : 거절한다.]

이에 백은찬은 마치 익숙하다는 듯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 ㅋㅋㅋㅋ아무튼 둘이 엄청 티격태격해

- ㅋㅋㅋㅋ은찬이 표정봐ㅋㅋㅋㅋㅋ귀여웡

- 안지호 칼답 무엇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뒤로도 질문 코너 등 몇 개 더 준비된 코너를 진행하다 어느새 끝날 시간이 되었다. 그러자 멤버들 역시 서서히 라이브를 마칠 준비를 했다.

장수연은 곧 고개를 돌려 시간을 확인했다. 어느새 라이브를 시작한 지 1시간이 훌쩍 넘어 있었다.

[윤도운 : 그럼 여러분, 저희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활동 시작하니까요.]

[신하람 : 앞으로 더 많이 봐요!]

[차선빈 : 많이 봐요.]

앞에 보이는 카메라를 향해 멤버들이 저마다 손을 흔들었다. 이를 보고 있던 장수연 역시 아쉬운 마음에 마찬가지로 화면을 향해 조용히 손을 흔들었다.

‘아, 아쉽다. 오늘 애들 텐션도 진짜 쩔었는데······.’

그래서인지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우세현 : 그럼 제가 끌게요.]

오늘도 역시 라이브 폰과 가장 가까이 있던 우세현이 종료 버튼을 누르기 위해 화면 앞으로 나왔다.

[우세현 : 또 봐요. 멜로우.]

- 안녕ㅠㅠㅠ음방 때보자ㅠㅠㅠㅠ

- 으앙 다음에 또 와ㅠㅠㅠㅠㅠㅠ

- 세현이 안녕ㅠㅠㅠㅠㅠㅠㅠ

- 세현아 개인 라이브도 와줘ㅠㅠㅠㅠ

그런 우세현을 보며 굉장히 아쉬웠지만, 그래도 이번 주부터는 음악 방송이 있었다.

그렇게 장수연은 아쉬운 마음을 달랬고 오늘, 윈썸의 컴백 라이브는 순조롭게 마무리가 되었다.

* * *

그리고 며칠 뒤, 목요일.

케이블 음악 방송, U-COUNTDOWN에서의 컴백 무대가 있었다.

이에 언제나처럼 이른 아침부터 사전녹화를 위해 방송국으로 출근했다.

“세현아! 우세현!”

“선빈아! 여기 한 번만 봐줘!”

오늘따라 방송국 앞에 카메라가 많았다. 아마 여기에는 체이스의 지분이 어느 정도 될 터였다.

오늘 우리가 할 무대는 2개였다.

하나는 타이틀곡인 ‘Strayer’, 또 다른 하나는 이미 스포했던 바와 같이 ‘Black sea’의 무대였다.

그 중 타이틀곡인 ‘Strayer’만 사전녹화로 진행이 되었고 수록곡인 ‘Black sea’는 생방송으로 무대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어? 너희 어디가?”

“잠깐 외출 좀 하려고.”

“아, 음료 사러?”

“응.”

그리고 시작 전, 안지호와 매니저 형과 함께 잠시 중간 외출을 했다. 그렇게 안지호와 난 손에 음료를 하나씩 든 채였다.

“아.”

“아.”

그런데 그렇게 중간 외출을 다녀오던 길, 우연히 복도에서 껄끄러운 상대와 마주치게 되었다. 체이스의 명우진과 이화준이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명우진이 먼저 우릴 향해 인사를 건넸다. 여전히 흐트러짐 없는 모습과 목소리로.

“오랜만입니다. 며칠 전에 컴백하신 거 봤습니다.”

“아, 예. 감사합니다.”

“노래가 아주 좋더라고요.”

그러더니 곧 형식적인 칭찬을 늘어놓았다. 여기에 안지호에게 친한 척 말을 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좋더라, 지호야.”

“굳이 마음에 없는 말 안 해도 되는데.”

안지호가 싸늘한 목소리로 답했다.

마침 주변에 사람도 없겠다, 걸릴 게 없었다.

그러자 이화준은 순간이지만, 잠시 의외라는 표정을 했다. 하지만 곧 아무렇지 않게 어깨를 한번 으쓱했다.

“마음에 없는 소리 아닌데. 정말 노래 좋아서 매일 듣고 있거든. 게다가 음원 성적도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더라고요.”

이화준이 나를 보며 말했다.

앞선 그 말은 열심히 우리의 음원 성적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뜻으로 들렸다. 그만큼, 견제를 하고 있다는 거고.

이화준의 말대로 우리 음원은 상당히 상승 궤도였다. 진입 성적이었던 61위를 넘어 이제는 TOP 차트 49위까지 올라갔으니까.

반면, 체이스의 음원은 어느새 차트 하위권까지 떨어져 있는 상태였고.

“아무래도 저희가 순위가 높다 보니 눈에 안 띌 수가 없었나 보네요.”

“······아, 뭐, 네.”

앞선 내 말에 이화준이 다소 떨떠름한 목소리로 답했다. 음원은 우리가 우위다, 이거야.

“근데 이번에 앨범도 꽤 파신 것 같더라고요. 아, 물론 지난번에도 많이 파셨지만. 20만장, 맞죠?”

“야, 이······.”

“아뇨. 10만장이었습니다.”

급하게 앞선 안지호의 말을 가로챘다. 대충 보니 좋은 말이 나올 것 같지는 않아서.

‘음원이 안 되니까 이젠 음반이냐.’

그러자 이화준은 곧 미처 몰랐다는 듯이 과장된 몸짓으로 반응했다.

“아, 순간 착각했나 봐요. 그래도 뭐, 이번에 더 잘 파시니까요.”

참, 여러 가지로 멕이려고 하네.

그게 이렇게 투명하게 느껴지는 것도 쉽지 않은데.

하지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멕이기엔, 멕이기였다.

“체이스 분들도 많이 파셨더라고요. 지난번보다 앨범 판매량이 20만장이나 느셨던데.”

“아, 네. 뭐, 그렇죠.”

이화준이 미소와 함께 답했다.

“저희는 30만장 늘었는데.”

“······.”

그 순간, 이화준은 잠시 말이 없었다.

30만장이라고. 30만장.

이 말은 즉 유입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났다는 소리였다. 이는 체이스의 데뷔 앨범과 다음 미니 앨범 사이의 수치와도 상당히 차이가 있는 수치였다.

내 기억으론 체이스의 데뷔 앨범과 다음 미니 앨범 사이의 판매량 수치 변화는 대충 10만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

“······네. 뭐, 그러시군요.”

“네.”

[“아니, X발. 이번에 30만이나 늘었어? 상대적으로 우리 쪽이 판매량 자체는 더 높긴 한데······.”]

생각했던 대로 착실하게 열 받아 하고 있는 중이었다. 멕이기 되받아치기가 잘 먹혀들어간 모양이다.

“······확실히 30만장은 놀랍긴 하죠.”

줄곧 조용히 지켜보던 명우진이 처음으로 입을 뗐다.

“그러니까 앞으로도 서로 열심히 해요. 자주자주 보고요. 그런 의미에서 윈썸 분들이랑 더 친해졌으면 하네요.”

마음에도 없는 말을.

의미 없는 말에 굳이 맞장구쳐주고 싶진 않았다. 애초에 진심이 담겨 있는 것도 아니니 적당히 넘겨도 별문제가 없겠지.

“죄송하지만, 저희가 지금 사녹에 들어 가야 해서요.”

“아······.”

“그럼 먼저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난 안지호와 함께 그대로 자리에서 벗어나 대기실로 향했다. 괜히 시간만 낭비했네.

‘그래도 이제 확실히 견제모드네.’

사실 다른 것보다 그게 가장 마음에 들었다. 이전까지는 분명 시야에도 없다는 듯이 행동했었으니까.

“야.”

“어, 왜?”

그런데 그렇게 대기실로 가고 있던 와중에 옆에 있던 안지호가 문득 날 불렀다.

“근데 너 이제 보니 약간 닮았다.”

닮았다고?

“뭘? 뭘 닮았는데?”

“마루.”

“······마루? 그게 뭔데?”

“우리 집 개.”

“뭐?”

갑자기 뭔 뜬금없는 소리냐.

“······칭찬이냐?”

“칭찬···까진 모르겠고,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아니, 어느 대목에서?”

“그냥 아까 말하는데.”

아까라면 이화준이랑 대화할 때를 말하는 건가. 특별한 건 없었던 것 같은데.

“마루, 멋있는 강아지야?”

“멋있지.”

“아, 그래?”

그럼 됐다.

대형견을 키우나 보네.

예를 들면, 도베르만이나 시베리안 허스키 같은 거.

“아까하니까 생각난 건데, 너 아까 뭐라고 말하려고 그랬어?”

“언제?”

“이화준이 음반 얘기했을 때.”

“아.”

안지호가 이제 기억이 났다는 듯 반응했다. 그리고는 곧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야, 이 X끼가 어디서 X같지도 않게 모르는 척을 하고 X랄······.”

“아니다. 됐다.”

음, 그래. 혹시나 해서 물어본 거였는데.

역시 말리길 잘했네.

아무래도 잘한 선택이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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