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화. 이미 미션은 클리어 되었다.
예상 외의 신도하의 선택에, 이를 보던 이들은 또 한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 ㅁㅊ 신도하 우세현 선택했어?
- 머얔ㅋㅋㅋㅋ선택 한번 개빠름
- 신도하 우세현 생각해두고 있던 것 같은데?
- 신도하 우세현 절대 안된다고 하더니 결국 됐네ㅋㅋㅋㅋㅋ
- 헐 개죠아 우세현 신도하다 ㅠㅠ
그리고 그의 선택과 관련하여 이런저런 말들이 오갔다. 이어서 신도하는 앞선 선택에 대한 답을 곧바로 내놓았다.
[김한필 : 아까 미리 생각해뒀다던 사람, 그 사람이 세현 씨인가 보네.]
[신도하 : 네, 맞아요.]
- 뭐냐 이거 사랑의 짝대기야?
- 서로 생각하고 있었던 거넼ㅋㅋㅋㅋㅋ
- 아니면 둘이 사전에 말 맞춘 거 아님?
- 이해가 안되네 왜 우세현이지?
사실 이해가 안 되는 건 안지호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니까 신도하는 왜 우세현을 선택했는지에 관해서.
‘뭔가 구리네.’
우세현이야 그렇다치고, 굳이 우세현을 선택한 신도하의 의중을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인지 괜히 더 떨떠름하게 느껴졌고.
어쨌든 그렇게 일단 두 사람은 그대로 팀이 되었다.
이후 팀 결성은 계속되었지만, 안지호는 그대로 보던 것을 멈춘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사이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먹은 그릇을 치우거나 했다. 어차피 사람도 많이 남았겠다, 시간도 넉넉했다.
도중에 자신의 집 개, 마루를 한번 확인하기도 했다.
“잘 자네.”
복슬복슬한 털을 가지고 있는 말티즈 마루는 그렇게 자신만의 집에서 조용히 잠들어 있었다.
그리고 다시 방에 들어가니 이제 막 파트너 선택이 모두 종료된 시점이었다.
이어지는 화면에서는 이번 시즌의 룰에 대한 설명이 나왔는데, 이번에 새롭게 도입된 난이도 표시 제도에 대한 설명도 함께였다.
이와 같은 새로운 룰에 그대로 제작진이 날로 먹지는 않는다며 전반적으로 반응이 평탄했다.
그리고 그 사이,
각 팀들은 어떠한 미션부터 공략을 할 것인가에 대한 잠깐의 회의 시간을 가졌다.
[한솔 : 듣는 순간 이건 무조건 정문 쪽부터 가야 한다. 이렇게 생각했어요.]
[한주진 : 이런 건 보통 가장 가깝고 또 쉬운 거부터 하는 게 순서거든요.]
[역시 지난 시즌 우승자다운 여유]
‘보통은 그렇긴 하지.’
아무래도 그편이 미션에 대해 감 잡기가 쉬울 테니까.
최상위 힌트가 아무리 좋다 해도 처음부터 그쪽으로 간다는 건 꽤나 위험 부담이 컸다.
[제작진 :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그러자 곧바로 정문 쪽을 향해 서두르는 출연진들]
그리고 예상대로 시작하자마자 누구랄 것도 없이 출연자들은 대부분이 같은 방향으로 뛰었다.
이어지는 장면은 각 팀의 미션 장면들이 나왔다. 별 1개부터 공략하는 팀부터 시작해 별 3개를 먼저 공략하는 팀도 있었다.
가장 먼저 미션을 통과한 팀은 다름 아닌 한주진 팀이었다.
하지만 그때까지 우세현 팀의 미션 장면은 보이지 않았다.
‘편집은 아닐 것 같은데.’
우승팀인 만큼 이렇게 처음부터 미션 장면이 편집되진 않았을 듯 했다. 이럴 경우, 부각하지 않는 이유가 보통 있었다.
다만 안지호로서도 그것에 대해서 짐작 가는 게 없었다. 애초에 우세현에게 촬영 이야기를 자세히 물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방송이 또 다시 지루해질 때쯤, 안지호는 폰을 들었다.
그리고 얼마가 지났을까.
마침내 우세현 팀이 화면에 등장했다.
이에 안지호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
[제작진 : 네, 어서 오세요. 이곳은 별 4개 미션 장소입니다.]
???????
뭐?
순간 안지호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별 4개?”
첫 장면이랍시고 나온 게 별 4개짜리 미션의 도전 장면이었다.
이는 별 1개 혹은 많아봤자 3개인 미션 장소를 첫 장소로 삼은 다른 팀들과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 뭐야 우세현 팀 처음부터 별 4개임?
- 패기 넘치넼ㅋㅋㅋ첫 미션부터 별 4개
- 굳이 왜 저런 위험한 결정은 했대 실패하면 걍 시간만 날리는 건데
온에어 게시판에도 역시나 이와 관련해 의문이 많은 건 마찬가지였다.
[제작진 : 이번 미션은 ‘오감만족’입니다.]
그리고 제작진의 안내에 따라 우세현은 지정된 테이블에 앉아 눈을 가렸다. 확실히 별 4개인 만큼 쉽지 않은 미션이었다.
[세현 : 1번 온라면, 2번 언라면, 3번 샛별라면이요.]
[딩동댕, 정답!]
- ㅁㅊ 이걸 맞췄다고?
- 헐 맞췄어 어떻게 맞췄지?
- 세현이 라면 평소에 많이 먹나보다ㅠ
- 우세현 라면 광이야? 혹시?
‘백은찬이랑 야식을 그렇게 먹더니.’
잠깐이지만, 그간 새벽에 부엌에서 라면을 끓여 먹던 우세현과 백은찬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그런 의미에서 문제로 나온 음식이 라면이라 새삼 다행이었다. 라면이 아니었다면, 훨씬 더 맞추기 힘들었을 테니.
[Hint ! 보물은 특정 공간 안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획득한 힌트는 보물의 위치 정보가 담긴 정보였다. 이제껏 보물의 특징에 대해서만 나온 다른 힌트들에 비해 훨씬 더 중요한 정보였다.
그리고 우세현 팀은 빠르게 이동하여 다음 미션 장소인 별 2개로 향했다. 그곳에선 과녁과 화살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제작진 : 이곳 미션은 준비된 화살로 9점을 쏴 맞추시면 됩니다.]
곧이어 우세현이 먼저 활을 잡았다.
‘쉽게 성공하겠네.’
문득 지난 아이돌 체육대회에서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그때보다 거리도 가깝고 하니 우세현에게 있어서 그다지 어렵지 않을 거라 예상됐다.
[8점!]
?
이를 보던 안지호의 얼굴에는 그저 물음표가 가득했다.
[세현 : 활 쏘는 게 처음이라서요······.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우세현은 그렇게 멋쩍은 듯이 웃어 보였다.
- ㅋㅋㅋㅋ우세현 양궁 못하나보다
- 세현이 소질이 없구나ㅠㅠ
- 우도현은 양궁 잘하지 않았나? 그래서 당연히 우세현도 잘할 줄 알았는뎅
- 그 와중에 우세현 잘생겼네ㅋ
“상당히 처참했네.”
그러고 보니 처음 양궁 종목에 출전하게 되었을 때, 그다지 자신이 없다고 하던 우세현의 말이 기억이 났다.
그때는 그게 그냥 으레상 하는 말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경험에서 나온 말일 줄은 미처 몰랐다.
‘어쩐지 연습을 유독 빡세게 한다 했다.’
새삼 양궁 연습했을 때가 떠올랐다.
[제작진 : 네! 10점입니다!]
[반면, 멋지게 10점을 맞춘 신도하]
- 역시 양궁 그룹 루트
- 신도하 예전에 체육대회 때도 엄청 잘하지 않았었나? 우도현이랑 같이
- 활 잡은 거 너무 멋있다ㅠㅠ
그렇게 우세현 팀이 제작진으로부터 새로운 힌트를 막 전달받을 찰나, 촬영장 안으로 다음과 같은 안내 방송이 울려 퍼졌다.
[중간 점검 시간입니다. 모두 다시 모여주세요.]
* * *
중간 점검 시간을 통해 간략하게 현재 힌트 상황이 공유되었다.
[가장 많은 힌트를 보유하신 팀은 4개고요, 가장 적게 보유한 팀은 2개입니다.]
[가장 많이 보유한 팀 : 한주진 & 강서찬]
[가장 적게 보유한 팀 : 김한필 & 은지영]
- 오ㅋㅋ한주진 팀이 현재 1등이넴
- 역시 지난 시즌 우승자답죠
- 의외네 신도하네가 더 많은 줄 알았는데
- 이번에도 역시 1등은 한주진?
다만, 최고와 최저 팀을 제외한 다른 팀의 경우 실제로 몇 개의 힌트를 가졌는지는 시청자들에게도 공개가 안 된 상태였다.
그러니 현재 상황에서는 앞에 나온 미션 해결 장면에 따른 대략적인 추측만 가능했다.
앞서 우세현 팀의 미션 장면은 2번 나왔다. 그러니 모두 성공했으니 적어도 2개를 가지고 있는 게 확실하다고 봤다.
‘애초에 몇 개를 가지고 있었는지 모르니 편집이 얼마만큼 됐는지도 모르겠네.’
레벨 낮은 힌트나 빠르게 수행한 미션의 경우 그냥 편집됐을 가능성도 있었기에.
그러던 중, 한주진이 제작진을 향해 별 5개 미션의 클리어 여부를 물었다.
이제껏 방송된 화면에 이를 클리어한 팀은 나오지 않았다. 중간에 도전한 팀도 있었지만, 모두 실패로 직결되었고.
방송상에서는 ‘아직’ 공략되지 않았다.
이후 게임은 금방 다시 재개되었다.
그런데, 그 순간.
한주진이 신도하를 불렀다.
[한주진 : 도하 씨!]
[한주진 : 우리 힌트 교환 안 할래요?]
[갑작스럽게 힌트 교환을 제안한 한주진!]
- 억 뭐야 힌트 교환?
- 한주진 신도하 힌트 교환하나?
- 근데 그럼 한주진이 손해 아닌가? 제일 많이 갖고 있었잖아
- 손해는 아니지 둘 다 별 4개짜리 하나씩 있잖아
우세현 팀과 한주진 팀 모두 별 4개가 있다는 사실은 이미 공개가 된 바였다.
물론 우세현의 팀의 경우 별 4개 공략에 대한 자세한 과정을 그려줬지만, 한주진 팀의 경우 짧게 편집이 되었다.
[신도하 : 교환하는 걸로 하죠.]
그리고 나서 두 사람은 곧 힌트를 교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신도하 : 가지고 계신 힌트들의 레벨은 어떻게 되나요?]
[한주진 : 저희는 별 3개가 최고예요.]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하는 한주진!]
“양심 없는 X끼네.”
이를 보던 안지호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 안돼ㅠ 속지마라 신도하ㅠㅠ
- 당연히 저래야지ㅋㅋ 겜인데 솔직하게 말하는게 말이 안됨
- 근데 저러면 솔까 예의가 아닌거 아님? 먼저 제안을 했으면 정직하게 교환해야지
- 뭔가 한주진 개 얄밉네ㅋㅋㅋㅋㅋㅋ
또 다시 이를 두고 여러 가지 말이 오갔다.
애초에 게임이고 경쟁인데 당연하다는 의견과 교환만큼은 정직하게 했어야하는 거 아니냐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한주진을 질타하는 의견들이 전반적으로 앞섰다.
이대로 방송이 끝난다면, 두고두고 논쟁거리가 될 것 같은 분위기였다.
하지만 상황은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갔다. 그것은 곧 우세현의 한마디로 인해 시작되었다.
[세현 : 별 4개는요?]
[세현 : 힌트요. 왠지 가지고 계실 것 같아서요.]
이를 보던 안지호는 입으로 작게 휘파람을 불었다.
- ???? 뭐야 우세현 눈치 깠나?
- 오 우세현 한주진 떠보네
- 울 세현이 역시 눈치짱 ㅠㅠ
- 욜 우세현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순간 온에어 게시판은 온통 우세현의 이름으로 도배가 되었다.
[갑작스러운 세현의 물음에 당황한 주진]
동시에 방송에는 당황한 한주진의 얼굴이 그대로 클로즈업 됐다.
[세현 : 혹시 별 4개짜리를 가지고 계신다면, 그냥 일대일 교환이 어떨까요.]
거침없이 계속되는 우세현의 말에 시청자들은 이를 흥미진진하게 바라봤다.
그리고 결국 한주진이 사실을 실토했을 때, 이제까지 중 가장 큰 반응이 나왔다.
- 우세현 눈치갑이네ㅋㅋㅋㅋㅋㅋ
- 다행이다 솔직히 그대로 속는 줄 알고 내가 다 불안했음
- 윈썸 세현 은근 배짱있다
- 우세현 아니었으면 이거 나중에 방송끝나고 난리날 뻔했다 진짜
이와 같은 결과에 안도하는 시청자들이 대부분이었으며, 중간중간 우세현을 향한 호평이 눈에 띄었다.
[한주진 : 아, 어떻게 알았지. 사실······.]
그렇게 한주진은 사실을 실토했고 모두의 안도 속에 두 팀은 무사히 교환을 마칠 수 있었다.
- 한주진 이제보니 존나 얍삽 그 자체네
- 순간 한주진 정뚝떨이었음ㅋㅋㅋ
- 한주진 비호감
그때까지도 한주진에 대한 반응은 여전히 좋지 못했다.
이후 두 팀은 힌트 교환을 마치자마자 흩어졌고, 그 과정에서 방송의 초점은 자연스럽게 우세현 팀에게로 맞춰졌다.
그리고 그 순간, 우세현은 신도하를 향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세현 : 선배님, 이제 그만 찾으러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 뭘 찾아?
- 뭐야 벌써 보물 찾으러 가?
- 보물? 힌트 말하는 거 아님?
또 다시 물음표들의 향연이었다.
그리고 곧 화면은 빠르게 되감기기 시작했다.
* * *
[게임 초반 시점]
[◀◀◀]
역 재생된 화면은 이윽고 가장 처음 미션 장소를 의논할 당시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신도하 : 여기를 가고 싶다고?]
[세현 : 네.]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이 가리키고 있는 장소는 바로 별 5개의 미션 장소였다.
“하.”
그 말에 안지호는 잠시 실소했다.
시작부터 별 5개를 갈 생각을 하네.
그리고 정말로 그들은 별 5개의 미션 장소로 향했고, 그대로 미션을 수행했다.
[세현 : 전 오른쪽에서 2번째 분이요.]
[제작진 : 정답입니다!]
더불어 우세현의 미션에서의 활약 역시 돋보였다. 누가 봐도 상당히 난해한 문제를 우세현은 솜씨 좋게 맞췄다.
- 헐 진짜로 저걸 맞췄다고?
- 우세현 진심 뭐냐ㄷㄷㄷ 설마설마했는데 진짜로 맞춰버리네
- 우세현이 미션 다 박살내고 다니네ㅋㅋ
- 눈치가 좋은 건지 운이 좋은 건지ㅋㅋ
그리고 그들이 별 5개 힌트를 획득함과 동시에 베일에 가려져 있던 최상위 힌트가 공개되었다.
이어서 우세현 팀은 앞서 획득한 힌트들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보물찾기에 나섰다.
[세현 : 이 위가 아닐까 싶습니다.]
[신도하 : 여기 카메라 위치들이 신경 쓰였거든.]
그 밖에 보물을 찾는 과정에서도 두 사람은 상당히 괜찮은 호흡을 보였다. 한마디로 쿵짝이 잘 맞아 보이는 모습이었다.
[그 순간, 모습을 드러내는 상자!]
[신도하 : 여기 있네, 보물.]
그리고 마침내 우세현 팀은 숨겨져 있던 보물 상자를 발견했다.
- 대박 진짜로 저기 있었어ㄷㄷㄷ
- 제작진도 대단하네 저런데 숨겨놓고
- 여윽시 우세현 머리 잘돌아가네
- 신도하 역시 짬밥이 장난 아님ㅋㅋ카메라 위치ㅋㅋㅋㅋㅋ
- 신도하 우세현 우승 ㅊㅊㅊㅊㅊㅊ
- 신도하 우세현 팀웍 쩔었다ㅋㅋㅋㅋ
그 과정에서 모든 이들의 감탄의 감탄을 자아 해냈고, 마침내 그렇게 이번 시즌의 승자가 정해졌다.
[신도하 & 우세현]
[ 최종 우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