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능력을 숨긴 천재 아이돌-128화 (128/413)

128화. 모니터링 했어요?

지난 추석 특집으로 방영했던 의 시청률은 5.9%. 추석 특집으로 방영했던 프로그램 중 시청률 2위를 기록했다.

사실 단순히 시청률만 놓고 본다면 그렇게 높은 숫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추석 특집으로 방송된 만큼 시청자 연령대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양했다.

이와 관련해 복잡한 것 없이 가볍게 보기 괜찮아 적당히 틀어 놓기 좋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단순히 시청률만 놓고 봐서는 조금 아쉬웠지만, 젊은 층이 아닌 세대에게도 이름을 한번이라도 알릴 수 있었으니 그 자체로도 성과는 충분했다.

화제성 쪽도 나쁘지 않았다.

일단 방송 당일 온에어나 커뮤니티에서의 언급 수가 꽤 되었다. SNS에서도 관련 짤이 상당히 돌고 있었고.

그러다 보니 그 프로의 우승자였던 나와 신도하의 이름이 프로그램이 끝난 후 한동안 SNS 실시간 트렌드에 드는 일도 있었다.

- 컴플리트 박스에서 우세현 진짜 존멋이더라 일단 눈치 개 빠르고 머리도 잘 돌아가고ㅠ 양궁은 잘못했지만ㅎㅎ

└ 근데 그것도 귀여움

└ ㅇㅈ 사람이 어떻게 다 잘하겠어

└ 마자 우세현 이번에 멋있더라

- 윈썸 세현 열심히 해서 보기 좋더라 근데 머리도 좋은 것 같아 그 소금 식혜 빈도 얘기했을 때 우리 가족들 다 오~함ㅎ

└ 우리집도 그랬는데ㅋㅋㅋㅋ

└ 식혜 색도 이야기하지 않았나? 그것도 놀랍던데ㅋㅋㅋ

- 신도하 우세현 조합 너무 좋음bb 원래 별로 관심 없었는데 이번에 보니까 합이 너무 좋아ㅠㅠ

└ 우세현 신도하 조합 괜찮으면 특밴드 봐 거기서도 합 괜찮았음

└ [글쓴이] : 특밴드? 당장 보러 간다

└ 나도 둘 조합 그닥이었는데 이번에 보니 괜찮더라 얼굴합도 나름 좋고

- 우세현 힌트 추리도 센스 있었어 순간 천장 가리키는데 첨엔 읭했는데 진짜 거기 있어서 개놀람ㅋㅋ 우리 엄마도 쟤 누구냐고 똑똑하고 잘생겼다고ㅋㅋ

그리고 역시 분량이 많았다.

일단 미션 부분에서 통편집 부분도 많지 않았고, 임팩트 있게 편집된 부분도 꽤 있었고.

같이 모니터링을 했던 백은찬도 이와 같은 점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일단, 분량이 마음에 든다. 분량이 많으니까 확실히 볼 맛이 나!”

그러더니 곧 곶감 하나를 집어 먹었다.

하람이가 올라오면서 가지고 온 곶감이었다.

“야, 하람아. 곶감 진짜 맛있다.”

“형 많이 먹어요. 전 이미 물릴 대로 먹고 와서.”

“근데 이렇게 많이 가져와도 돼?”

나는 그대로 잠시 주방 너머에 쌓여 있는 곶감 상자들을 바라봤다.

“괜찮아요. 어차피 엄마가 숙소에 가져가서 나눠 먹으라고 했어요.”

“저렇게 많이?”

“몇 개 가져가라고는 안 해서 제가 그냥 있는 대로 쓸어왔죠, 뭐.”

신하람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괜찮은 거냐, 이렇게 말이 털어 와도.

“근데 그럼 세현이 형이랑 은찬이 형은 하루 빨리 왔었던 거예요?”

“엉. 그렇지.”

“숙소에서 뭐 하고 놀았는데요?”

“고기 먹었어. 고기.”

“와, 고기.”

그러자 이를 들은 차선빈이 나를 향해 물었다.

“직접 구웠어?”

“응.”

그러자 차선빈이 나에게 곶감 하나를 건넸다. 대충 수고했다는 의미 같았다.

“그래서 다들 모니터는 했어요?”

그러던 중, 백은찬이 나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을 향해 물었다.

다시 말해 의 모니터링 여부를 묻는 말이었다.

이에 윤도운은 곶감을 한 손에 든 채 당연하다는 얼굴로 답했다.

“나야 당연히 했지.”

“오, 역시 리더.”

“나도 했어.”

“오, 역시 차선빈.”

역시 차선빈은 뭐냐.

그보다 무슨 숙제 검사하는 선생님 같은데.

“신하람, 너는?”

“하, 저도 당연히 했죠.”

“오, 했냐?”

“······반만.”

그러더니 곧 슬그머니 시선을 돌린다.

반은 또 뭐지.

처음만 봤다는 소린가?

“반? 반은 뭐냐?”

“······컷본만 봤거든요. 세현이 형.”

아아. 그 소리였구나.

이제야 반만 봤다는 게 무슨 소린지 이해가 됐다.

“나중에 천천히 보려고 했어요, 천천히! 일단 본방 사수할 시간이 안 됐다고요!”

“굳이 꼭 그렇게 봐야 하는 건 아닌데.”

그런 내 말에 신하람이 갑자기 입을 꾹 다물었다. 아니, 당연히 못 보거나 안 볼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알겠어요, 형! 제가 꼭 빠른 시일 내로 볼게요!”

아니, 진짜로 안 그래도 된다니까 그러네.

솔직히 컷본으로 봐준 것만으로도 고마웠다.

“그래, 그럼 얘는 그렇다 치고. 안지호 너는?”

“뭐?”

“아, 잠만. 내가 맞춰본다.”

그리고 백은찬은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이내 손가락을 튕겼다.

“너 안 봤지?”

“내가 굳이 대답해야 해?”

“아, 이 반응 봐. 안 봤네. 안 봤어.”

그러자 안지호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웃었다. 그리고는 곧 짧게 한마디 했다.

“봤어.”

“뭐?”

“봤다고. 우세현 방송.”

그 말에 백은찬이 곧바로 ‘오-’하는 소리를 내며 옆에 있던 안지호를 툭툭 쳤다.

이에 안지호는 늘 그렇듯 한껏 짜증이 나있는 얼굴로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다.

“너도 봤어?”

“어.”

안지호도 봤다는 거엔 좀 놀랐다.

일단 안지호는 평소에 귀찮다고 모니터링을 자주 빼 먹었다. 그러니 솔직히 안지호는 당연하게도 안 봤을 줄 알았다.

“어땠어?”

“뭐가?”

“모니터링 한 거.”

“몰라. 보다가 말다가 해서.”

그러더니 곧 곶감을 하나 가져와 먹는다.

그래. 적어도 나쁘진 않았다는 거군.

혹시 별로였다면 안지호라면 아마 별로였다고 말을 했을 테니.

그렇게 생각하니 새삼 다시 한번 만족스러워졌다.

“다음에 나도 모니터링 해줄게.”

“그러든지.”

안지호는 여전히 곶감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얼마 뒤, 멤버들과 함께 아이돌 체육대회의 모니터링을 했다. 다행히 이건 시간이 맞아 같이 시청할 수 있었다.

“이야, 딱지치기! 저 때 아까웠지.”

“인터니티 형들이 나중에 미안하다고 음료수 사줬잖아요.”

“양궁 카메라 맞춘 거는 진짜 다시 봐도 신기해. 어떻게 저기에 딱 꽂히지?”

“와, 이 형 50m 때 치고 나오는 거 봐.”

“흠흠.”

부분부분 많이 편집이 되긴 했지만, 그래도 출전한 종목들이 모두 결승에 진출한 덕인지 다들 화면에 얼굴 한 번씩은 비췄다.

‘근데 듣던 대로 통편집이 많긴 하네.’

예전에 형으로부터 한 것에 비해 가물에 콩 나듯 나오는 게 체육대회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정말로 그랬다.

일단 딱지치기의 경우, 예선과 준결승은 모조리 짧게 편집되었다. 정말 거의 얼굴만 몇 초 나온 수준.

그나마 결승에서는 편집이 덜한 편이었으나 확실히 주목도가 떨어지긴 했다.

양궁 역시 예선은 정말 나오지도 않는 수준이었고, 그나마 준결승에 오르면서 조금씩 분량이 생겼다.

그나마 다행히 결승은 잘리는 것 없이 거의 다 나온 편이었고.

그 와중에 화살이 카메라를 꿰뚫은 장면은 몇 번이 재생됐는지도 모를 만큼 반복해서 나왔다.

이럴 줄 알았으면 몇 번 더 뚫었어야 했는데.

100m 달리기도 다를 건 없었다.

예선부터 준결승까지는 그냥 통편집.

그때까지 백은찬은 얼굴 한번 비추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다행히 마지막 결승에서는 제법 분량을 차지할 수 있었다. 그도 그럴게 마지막 역전이라는 극적인 요소가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이러한 카메라 꿰뚫기나 극적인 역전의 장면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짤과 컷본을 생성시키기도 했다.

보통 이런 장면은 보는 이들에게 쾌감을 선사해주기 마련이니까.

- 양궁 카메라 맞추는 거 진짜 오랜만에 본다ㅋㅋ 근데 역시 저런 장면 하나쯤은 있어줘야지ㅋㅋ

└ ㅇㅈ 저런 거 있어야 재밌음ㅋ

└ 와중에 우세현 얼굴 존─잘

- 백은찬 50m에서 치고 나올 때 진짜 존멋이었다 진짜 거기서 치고 나올 줄은ㅋㅋ

└ 마지막엔 압도적이었음 내가 볼땐 얘가 앞으로 달리기 계속 금일 듯

└ 이거 사윤 한번 더 나와야하는 거 아니냐?ㅋㅋㅋㅋ둘이 붙으면 재밌을 듯

- [Hot!] 오늘 양궁에서 존잘력 뽐낸 아이돌.jpg

WINSOME - 세현

얼빡짤.gif

얼빡짤2.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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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우 진짜 존잘이넼ㅋㅋ

└ 진심 눈 호강짤이다ㅠㅠ

└ 더 없어? 더 내놔ㅠㅠㅠㅠㅠ

└ 잘생겼다 그래서 그룹이름이 뭐라고?

└ 근데 우세현은 연기 안하려나 배우해도 잘 어울릴 것 같은데

└ 난 얘가 요즘 아이돌 중 젤 잘생긴 것 같드라

그렇게 방송이 되고 난 뒤에 체육대회 짤들은 SNS 등에서 한동안 눈에 띄었다.

그리고 남은 연휴 동안은 회사로 출근했다. 신곡 준비를 위해서였다.

11월 말에서 12월 초를 예정으로 준비하고 있는 디지털 싱글곡. 오늘은 그 곡의 컨셉 회의가 예정되어 있었다.

다만, 이번 컨셉 회의는 이전과는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그건 바로 참석 인원이 오직 멤버에 한한다는 것이었다.

“저희가 직접이요?”

“그래. 너희끼리 한번 해보는 것도 좋잖아.”

회사에서는 이번에 나올 디지털 싱글의 컨셉 선정을 멤버들이 직접 해보는 건 어떻겠냐며 먼저 제안을 해왔다.

“아직 신인이긴 하지만, 벌써 3번째 컴백이고 마침 디지털 싱글이고 하니 너희끼리 해보는 것도 경험에 많은 도움이 될 거야.”

그리고 결론을 말하자면, 그 제안은 받아들였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멤버들과 회의실에 앉아있는 거고.

“뭔가 우리끼리만 하려니까 이상하다.”

“그러니까요. 괜히 텅 비어있는 것 같고.”

확실히 좀 이전보다 비어 보였다.

애초에 사람 수 자체는 그렇게 큰 차이가 없지만.

일반적으로 디지털 싱글은 곡 하나만을 발매하는 형식인데다가 앨범도 제작하지 않는다. 그러니 미니나 정규에 비해 확실히 부담적인 게 덜하긴 했다.

“일단 분위기를 어떻게 가져갈 건지가 가장 중요한데······.”

“겨울이니까 좀 어둡거나 쎈 걸 해도 괜찮지 않을까요?”

“아예 밝은 걸로 가는 건요? 12월이면 따뜻한 분위기 쪽으로 가도 될 것 같은데.”

이렇듯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다.

다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강한 컨셉보다는 밝은 컨셉 쪽에 손을 들고 싶었다.

사실 이 시점에서의 디지털 싱글은 정식 앨범이라기보단 팬서비스 차원에서 나오는 의미가 크다.

그러니 극적인 컨셉 변화보다는 이전과 컨셉 간극이 크지 않으면서도 듣기 편안한 겨울 분위기 곡으로 가는 게 좋을 듯 했다.

“그렇지, 확실히 이 시점에선 겨울 분위기 물씬 나는 게 좋긴 하지. 캐롤 느낌 나는.”

“아, 캐롤 좋지. 딱 그 시점 되면 나도 모르게 그런 노래들 듣고 싶더라.”

그러다보니 컨셉은 점차 밝은 쪽으로 가닥을 잡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구체적인 컨셉을 논의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바로 홈파티 컨셉.

겨울맞이 윈썸 만의 홈파티 과정을 이번 디싱에 그리기로 했다.

“홈파티니까 요리도 하고 선물도 교환하고 그러는 거지.”

“파티면 풍선도 달아야죠. 아, 그리고 케익도 있어야 해요!”

“선물 교환이면 마니또 같은 게 있어도 좋겠다.”

“와, 마니또 진짜 오랜만에 들어본다.”

여기에 의상이나 소품 등을 전체적으로 겨울 느낌으로 꾸며서 전반적으로 겨울 분위기가 물씬 나도록 틀을 잡았다.

“아, 됐다. 이걸로 가자! 진행 시켜!”

“이 형은 자기가 사장인 것처럼 말하네.”

“야, 나이순으로 생각하면 부사장 정도는 되잖아.”

“그렇게 치면 부사장은 나다.”

안지호가 조용히 반박하고 나섰다.

그렇긴 하지, 안지호가 2번째니까.

어쨌든 컨셉과 관련해 최종 결론이 나자 이를 곧바로 기획 팀장님께 전달했다.

“괜찮은데?”

그리고 무사히 컨펌을 받았다.

그 이후, 곧바로 다음 단계에 착수했다.

컨셉 포토나 뮤직비디오에 담을 구체적인 컨셉 스토리나 곡 선정 과정 등.

이러한 과정 속에서도 전체적으로 멤버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었다.

물론 이 과정이 마냥 평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6명의 의견이 하나로 단합되기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 안에서 여러 가지 대화를 하고 의견을 조정하는 과정을 거쳤고, 이윽고 만족할 만한 결론을 내었다.

그 과정에서 가장 고생을 한 건 역시 도운이 형이었다. 아무래도 리더니까.

“얘들아, 제발 한 명씩 말하자, 한 명씩!”

아무튼 그렇게 차근차근 신곡을 준비해갔고, 그러던 도중 중간에 중요 소식을 하나 전달 받았다.

“발매 날짜 나왔다.”

바로 이번 디지털 싱글의 발매 날짜였다.

그리고 그 날짜를 전달 받는 순간 나도 모르게 되물었다.

“언제요?”

“12월 1일. 그날로 정해졌어.”

“아······.”

상당히 예상 밖의 날짜였다.

막연히 근처가 아닐까 생각을 하긴 했지만.

그러니까 12월 1일.

그날은 다름 아닌 내 생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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