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화. 무대를 끝내고
윈썸의 본 무대가 끝나자 커뮤니티엔 곧바로 이와 관련된 수많은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 와 잔혹동화 버전? 이건 생각도 못했다
- 초반에 차선빈 춤출 때 미친 줄 알았어
- 편곡 누가 했냐 개 잘했네
- 우세현 노래도 노랜데 춤 많이 늘었다
편곡부터 시작해 새롭게 추가한 안무까지. 여러 가지 부분에서 호평이 이어졌다.
- 코디도 오늘 열일함 피어싱에 무려 제복이라니ㄷㄷㄷ 완전 착붙이었다
- 윈썸 오늘 무대로 입덕 ㅈㄴ많을 듯
- 솔직히 윈썸 빡센 컨셉은 별로일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음 개 잘어울려
- 윈썸 귀엽고 멋있고 아무튼 혼자 다함
- 대형은 원래 이렇게 연말에 힘 줘? 대형 덕질은 첨인데 너무 신경써줘서 놀람
└ ㄴㄴ 그건 아님 다른 대형은 이렇게까지 신경 안씀
└ 특히 RA는 편곡도 잘 안함ㅋㅋ거긴 그냥 원곡 그대로에 댄브만 추가함
└ 아마 3사중 IN이 그나마 신경써줄걸
생각보다 훨씬 더 높은 무대 퀄리티에 보는 이들은 모두 칭찬 일색이었다.
이와 더불어 시상식이 끝나고 올라온 윈썸의 너튜브 영상은 그 조회수가 어느 때보다도 빠른 속도로 올라갔다.
- 와 윈썸 너튜브 영상 올라가는 속도봐 올라온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100만뷰 넘음
- 헐 윈썸 무대 너튜브 인기 동영상에 있네?
그리고 무대가 끝난 지 얼마 안 됐음에도 불구하고 인기 동영상에 올라갔다. 더불어서 댓글수 역시 평소보다 배에 달하였다.
물론 영어 댓글수도 그만큼 증폭했다.
이는 해외 팬들 역시 그만큼 이번 무대를 인상 깊게 봤다는 뜻이기도 했다.
당연하지만, 윈썸의 팬덤인 멜로우 역시 이와 같은 새로운 무대에 환호했다.
- 우리 애들 진짜 이번에 너무 잘했다 커버무대도 잘했고 본무대는 존멋임
- 첫 시상식 무대라 어떻게 할지 궁금했는데 완전 기대 이상임 역시 애들 실력 존잘
- 신인상 정말 축하해 애깅이들아!
그리고 시상식이 끝나고 난 뒤 윈썸의 공식 계정엔 새로운 게시글이 업데이트 되었다.
WINSOME @WINSOME_INENT
첫 시상식
첫 신인상!
우리 멜로우 정말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
단체사진.jpg
#YNMA #WINSOME #MELLOW
그렇게 202X YNMA는 막을 내렸다.
* * *
“콜라, 콜라 없어?”
“콜라 말고 사이다로 통일했는데요.”
“아, 사이다로 통일이야?”
첫 시상식인 YNMA가 끝난 그 날 저녁.
멤버들과 난, 다 같이 호텔방에 모였다.
“뭐야, 감자칩 없어? 감자칩?”
“감자칩 말고 초코 과자로 위주인데요.”
“아, 초코 과자 위주야?”
이윽고 백은찬은 가까이 있던 초코 과자를 아무 말 없이 뜯었다.
편의점 봉투 안에는 각종 초코 과자를 비롯해 사이다 6개가 들어있었다.
그리고 이는 나랑 차선빈, 신하람, 그리고 매니저 형이 함께 근처 편의점에 들러 사 온 거였다.
“폰은 여기쯤 두면 될까요?”
“그래. 거기 좋다. 거기에 하자.”
이에 차선빈은 들고 있던 거치대를 정해진 위치에 설치했다.
우리는 지금, G-Live를 할 예정에 있었다.
무려 첫 신인상 수상을 한 날이니 팬분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자 라이브를 켜기로 했다.
여기에 뒤풀이 느낌이 살짝 나도록 음료와 과자도 준비하고. 무대 때문에 저녁을 이른 시간에 먹은 터라 꽤나 출출한 상태였다.
“그럼 시작할게요.”
“그래, 시작해라.”
이내 설치를 마친 차선빈이 라이브 온에어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우리는 그대로 팬분들이 오시기를 기다렸다.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나자 접속자 수가 점차 증가하였고, 그 수가 어느 정도에 도달하자 우리는 본격적으로 라이브를 시작했다.
그리고 인사와 함께 리더인 도운이 형이 가장 먼저 말문을 열었다.
“네! 저희가 오늘 왜 이 라이브를 켰냐면요, 아마 다들 아실 거예요.”
“그렇죠. 근데 사실 얘가 제목으로 이미 다 스포를 해버렸어요.”
백은찬이 차선빈을 가리키며 말했다.
“어? 그래요? 제목 뭘로 했는데?”
“신인상 감사합니다요.”
“아아.”
그러자 윤도운이 알겠다는 듯 고개를 몇 번 끄덕였다. 꽤나 정직한 제목이었다.
근데 스포라고 할 거 있나.
어차피 다들 아실 텐데.
일단 시상식이 끝나자마자 킨 라이브고.
“제목, 다른 걸로 할 걸 그랬나?”
“아니야. 잘했어.”
“야, 장난이야. 내가 했으면 신인상만 백번 적으려고 했어.”
백은찬이 덧붙이며 말했다.
- ㅋㅋㅋㅋㅋ신인상만 백번 적는대
- 아니얌 우리 선빈이 짜랬따~
- 은찬이랑 선빈이 귀욤ㅋㅋ
- 선빈이 은근 뿌듯해하는데?
“아무튼 저희가 오늘 아주 귀중한 상을 받았잖아요. 무려 신인상이라는! 그래서 여러분께 그 감사인사를 전해드리고자 이렇게 라이브를 켰어요.”
그리고 가장 먼저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서 못다 한 수상 소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이번엔 한 명씩.
- (축) 윈썸 신인상 (축)
- 얘들아 너무 축하해! 앞으로 상 더더더 많이 받자!
- 남은 신인상도 싹 쓸어버리자고
- ㅊㅋㅊㅋ 이대로 남자그룹상 대상까지 고고
“지금 댓글로 엄청 많은 분들이 축하를 해주고 계세요.”
“감사합니다.”
이어서 백은찬은 자연스럽게 과자 하나를 집어 먹었다.
“그러고 보니 오늘 무대가 좋았다는 말이 많았어요. 어땠어요, 다들?”
“아, 무대. 사실 저희가 무대 준비를 굉장히 많이 했어요.”
“맞아요. 그리고 굉장히 오래 했죠.”
곧바로 무대 관련으로 대화 주제가 넘어갔다. 그러고 보니 그것도 꼭 짚고 가야 하는데.
“이번에 인트로 부분이나 댄브에 있던 안무, 선빈이가 직접 만들었잖아요.”
“아, 맞아. 얘가 이번에 직접 짠 거예요. 안무.”
백은찬이 차선빈을 콕 찍어 가리켰다.
- 뭐? 선빈이가 직접 짰다고?
- 어쩐지 존멋이다 했어
- 헐 ㅠㅠ 그거 안무 진짜 멋있었는데
이에 차선빈은 그저 가만히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리고 난 다시 한번 차선빈을 향해 말했다.
“선빈 씨, 직접 한번 말씀해주시죠.”
이런 건 더 자세히 풀어줘야지.
그리고 앞선 내 말에 차선빈은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아, 네. 무척 중요한 무대고 하니까요, 직접 한번 만들어보고 싶단 생각에 회사에 부탁을 드렸습니다.”
······설마 끝이냐?
설마 진짜 끝일까 싶어 나는 차선빈을 향해 한번 더 눈으로 신호를 보냈다. 그리고 이를 눈치챈 차선빈이 급하게 덧붙였다.
“아, 네. 열심히 했습니다.”
- ㅋㅋㅋㅋㅋ열심히 했대ㅋㅋㅋㅋㅋ
- 그래 선빈이 짜랬따ㅋㅋㅋㅋㅋㅋ
- 차선빈 진짜 천재 아님?ㅠㅠ
- 비하인드 찍은 거 없나 궁금한디
그래, 비하인드가 있긴 하니까.
연말 무대를 준비하면서 이것저것 찍어놓은 게 있었다. 이래서 사람은 기록을 해놔야 하는군.
“아, 근데 그것도 멋있었잖아요. 댄브 마지막에 세현이 형이 막 이렇게 이렇게 돌리는 안무.”
“맞아. 그거 멋있었어.”
안지호와의 페어 댄스 이후의 안무를 말하는 듯 했다. 그 부분 역시 차선빈이 짠 안무였다.
“그 부분은 저도 좋아해요.”
“오, 안무 창작자님도 좋아하신답니다.”
“멋있게 잘 나온 것 같아요.”
그러더니 곧 나를 본다.
그래, 창작자가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네.
그리고 계속해서 댓글을 확인했다.
- 얘들아 커버 무대 비하인드는 없어?
커버 무대 비하인드라.
그렇게 잠시 고민하고 있는데, 백은찬도 같은 댓글을 본 건지 이와 관련해 먼저 입을 열었다.
“커버 무대 비하인드라면, 저희가 직접 선곡을 했다는 것 정도?”
“맞아요. 저희가 직접 선곡을 했어요.”
- 헉 애들이 직접 선곡한 거였어?
- 완전 착붙인 거 잘 골랐네ㅋㅋㅋㅋ
- 그럼 왜 이거 고른 거야?
“아, 왜 이 곡을 골랐냐면요. 세현이가 이 곡으로 하고 싶다고 했었지?”
“응. 맞아요. 세현이 형이 먼저 하고 싶다해서 의견이 모아진 거예요.”
그 순간 멤버들의 시선이 나에게로 쏠렸다.
“네. 맞아요. 제가 하고 싶다고 했죠.”
“그때 곡이 좋아서랬나?”
“응. 예전부터 좋아했던 곡이었거든요. 그리고 멤버들 목소리가 곡과 잘 맞을 것 같았어요.”
커버가 많이 없던 곡, 이라는 말은 굳이 하지 않았다.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그리고 내가 예상했던 것처럼 이 곡 안에서 멤버들의 목소리가 좋았다. 이를 뒷받침하듯 반응도 좋았고.
그러니 그에 관해 구체적인 언급을 조금 더 해볼까 했는데, 그때 백은찬이 한발 먼저 내게 물었다.
“그런 김에 한 소절 어때?”
“뭐?”
“커버곡. 댓글창에 ‘Hello’ 한 소절만 불러 달라는 얘기가 많아.”
그러면서 내게 댓글창을 직접 보여줬다.
- 그럼 지금 한 소절 불러주면 안 돼?
- 후렴 한 소절만 ㅅㅊㅅㅊ
- Sehyun plz.
아, 그렇군.
“어떻게, 가능해?”
“네. 당연히 가능하죠.”
방금 탄산을 마시긴 했지만.
그리고 지금 당장 생각나는 파트 한 소절을 불렀다.
[Hello, 그날의 인사를 전할게]
“오!”
“와!”
노래가 마저 다 끝나기도 전에 백은찬과 신하람이 크게 호응을 했다. 그러더니 곧 한껏 신나 보이는 모습으로 말했다.
“저 개인적으로 이 파트 진짜 좋아하거든요. 목소리 진짜 좋지 않아요?”
“저도요. 최애 파트, 최애 파트.”
- 나도ㅠㅠ 나도 최애파트야ㅠㅠ
- 세현이 진짜 노래 너무 잘불러
- 나중에 다른 곡 또 커버해주라
- 이거 음원 냈으면 좋겠다 진심
그리고 사이다를 한 모금 더 마셨다.
그 뒤로도 한참 노래 이야기를 하다가 중간에 잠깐 화제가 바뀌더니 이내 다시 신인상 이야기로 돌아갔다.
그리고 난 그대로 잠시 멤버들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그러다 보니 점차 테이블 위에 있던 과자도 점차 동이 나는 게 보였다. 동시에 벽에 걸려 있던 시계를 확인했다.
어느새 라이브를 시작한 지 40분이나 흘러 있었다.
오늘 라이브는 1시간 이내에 끝나는 걸로 스텝들에게 미리 말을 해놓았기에 이제 곧 정지해야 할 시간이었다.
그리고 도운이 형 역시 그렇게 생각한 것인지 앞서 천천히 멘트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아쉽지만, 이제 슬슬 라이브를 종료해야 할 것 같아요.”
“지금 얼마나 됐어요?”
“42분.”
“아, 시간 진짜 빠르네.”
멤버들은 저마다 아쉬워하는 얼굴이었다.
동시에 다시 한번 댓글이 쏟아졌다.
“아, 잠깐만요!”
그때, 라이브 화면을 보던 백은찬이 잠시 멈춰달라는 듯 팔을 뻗었다.
“질문, 이거 하나만 더요.”
“왜요, 뭔데?”
“이제 곧 성인인데 어떠냐 질문.”
상당히 새로운 질문이었다.
어느새 벌써 12월이었다.
그리고 이제 해가 바뀌면 20살.
성인이 될 때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었다. 실감은 전혀 안 나지만.
“이건 성인이 되는 멤버들이 말해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한 사람씩 해볼까?”
“그래요. 한 사람씩 해봐요.”
그렇게 해서 성인이 되는 멤버, 나를 포함해 백은찬, 안지호, 차선빈이 한 명씩 이에 관해 간단히 이야기해보기로 했다.
가장 먼저 백은찬부터.
“전 일단 아침 일찍 일어날 필요가 없는 거요!”
“그게 뭐? 좋다고?”
“그렇죠!”
백은찬은 평소에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걸 꽤나 힘들어했다. 게다가 전날 늦게까지 스케줄이 있었다면 더더욱.
“뭐 더 얼마나 자려고?”
“몰라. 이제 10시는 넘어서 일어날 거다.”
백은찬은 그렇게 선포했다.
“지호는?”
“딱히 그렇게 떠오르는 건 없는데요.”
“하고 싶은 거라든가 그런 건?”
그러자 안지호가 잠시 고민했다.
그리고 얼마 안 가 대답했다.
“지금도 못 하는 건 별로 없어서.”
상당히 단호한 대답이었다.
- ㅋㅋㅋㅋㅋㅋㅋ역시 안지호
- 그렇지 지금도 못하는 건 없짘ㅋㅋㅋ
- 귀여웡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 그럼 선빈이는?”
“전 연습을 더 많이 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오, 성실맨.”
백은찬이 그런 차선빈을 향해 작게 휘파람을 불었다. 근데 차선빈 다운 대답이었다.
“마지막으로 세현이는?”
이에 잠시 고민했다.
그러니까 질문이 구체적으로 성인이 되는 기분이 어떻냐는 거였지.
“크게 달라지는 건 없는 것 같지만, 그래도 이제 늦은 시간까지 무대에 오를 수 있다는 점은 좋은 것 같아요.”
지금은 미성년자이기에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무대에 설 수 없었다.
그렇지만, 이제 성인이 되면 그럴 일이 없을 테니 그거 하나 만큼은 좋았다.
“오, 그렇네. 그건 진짜 좋다.”
“지난번엔 도운이 형 혼자 무대에 남았던 적도 있잖아요.”
맞아. 그런 일도 있었지.
아무튼 이제 성인이 된다면 훨씬 더 자유롭게 무대에 오를 수 있을 터였다.
다른 건 모르겠지만,
그거 하나만큼은 정말 좋았다.
“근데 보면 이 형은 무대 엄청 좋아해.”
“아, 맞아. 인정.”
그러면서 백은찬은 나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다 같이 좋아하는 마당에, 무슨.
그리고 어느새 매니저 형이 우리가 있는 방으로 와 있었다. 이제는 정말 그만 종료를 해야만 했다.
“그럼 다음에 또 봐요.”
“다음에 또 보러 올게요.”
“안녕!”
그리고 끝없이 올라가는 댓글 속에 멤버들과 난 그대로 화면을 향해 인사했다.
이후 화면에는 곧 라이브의 종료를 알리는 문구가 떠올랐다.
[라이브가 종료되었습니다.]
라이브가 종료된 이후, 멤버들과 함께 곧바로 방을 치우기 시작했다.
“근데 진짜 이제 곧 성인이네.”
과자 봉투들을 모으던 백은찬이 문득 그렇게 말했다. 그렇지. 이제 정말 성인이지.
앞으로 며칠 뒤,
해가 넘어가고 나면 이제 20살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