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능력을 숨긴 천재 아이돌-178화 (178/413)

178화. 야식은 언제나 맛있지.

- ‘티어로브’, 뮤직 오피스에서 1위 수상

- 1년 만에 컴백한 티어로브, 초동 판매량 112만장 기록

- 티어로브, 1위 수상 소감 “사랑하는 티럽들에게 감사”

어느새 컴백 2주차가 됐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그 주의 1위 관련 기사들이 뜨기 시작했다. 티어로브의 1위 수상 소식.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예상된 수순이었기에 그리 놀랄 것도 없었다.

오히려 놀란 건 우리가 2주차에도 공중파 음악방송에서도 1위 후보로 올랐다는 사실이었다.

- 윈썸 이번주도 1위 후보네? 많이 컷다

- 근데 2주차인데도 ㄹㅇ 많이 파네 이번주만 10만장 정도 나가지 않았나?

└ 물량이 부족해서 밀렸던 배송들이 다 배송되고 하는 듯ㅠㅠ

└ 물량 좀 많이 뽑아 IN

- 이번 윈썸 노래 괜찮은 것 같음 처음엔 음? 했는데 들을수록 좋아ㅋㅋㅋㅋ

└ ㅇㅈ 아직도 차트에 붙어있더라

- 윈썸이 남돌치고 음원이 좋은 것 같음 티어로브랑 차이 심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잘 버티고 있는 듯

- 난 윈썸이 보컬이 되게 좋은 것 같음 일단 노래를 잘살려

└ 마저 이래서 메보가 중요한가봐

└└ 메보가 중요한가봐22 거기에 리보도 중요한데 리보가 ㅈㄴ잘 받춰주는 게 큼

- 근데 메보 뿐만 아니라 이번에 전체적으로 실력 늘은 게 확 보임 물론 원래도 잘했던 애들이긴 하지만

└ 원래 윈썸 실력 상향평준화였어

└└ 서바 출신이니까 안 좋을수가 없음

그리고 그건 음원이 아직까지 차트에서 잘 버텨주고 있는 게 컸다. 아직까지 자몽 탑 차트 20위권 내에 붙어 있었으니까.

티어로브와 비슷한 시기에 컴백이라는 불안 요소가 있었지만, 결론만 보자면 음반, 음원은 모두 커리어하이를 올렸고 공중파 음악방송 1위도 석권을 했다.

‘이 정도면 확실히 선방했지.’

그러니 다음은 트리플 크라운이 목표였다. 3주 연속 1위를 하는 트리플 크라운.

아직까지 트리플 크라운은 공중파는 당연하고 케이블 음방에서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려면 성적도 성적이지만, 시기도 잘 타야 하는데.’

좋은 성적을 내놓고도 상대가 안 좋아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이번만 해도 2주는 노릴 수 있었다고 보는데 상대가 상대인지라 그러지 못한 게 좀 아쉬웠다.

‘뭐, 압도적인 성적이 되면 시기는 상관이 없을 수 있겠지만.’

예전에 루트와 같이.

언제 나와도 1위.

루트는 늘 그랬었다.

“아, 배고프다.”

백은찬이 창밖을 바라본 채 조용히 중얼거렸다. 현재 보이는 라디오 스케줄을 끝낸 뒤 숙소로 돌아가는 차 안이었다.

저녁 라디오인 탓에 스케줄을 끝내고 나니 어느새 10시가 넘어 있었다. 저녁을 먹은 지도 꽤 됐으니 그런 의미에서 배가 고플 만한 시간이었다.

“배고파?”

“엉. 숙소에 뭐 먹을 거 있나.”

“지금 이 시간엔 라면밖에 없겠지.”

“음, 라면. 오늘은 안 땡기는데······.”

백은찬이 꽤나 진지한 표정으로 다시 한번 중얼거렸다. 라면이 안 땡기다니, 그런 날도 있는 거냐.

“그럼 뭐가 먹고 싶은 건데?”

“음, 음······아!”

그때 백은찬이 창밖에 있던 무언가를 보며 반응했다. 그리고 이에 맞춰 타고 있던 벤이 잠시 정차했다.

“저거!”

“저거?”

그대로 백은찬이 가리킨 것을 따라가 보았다. 그리고 그 끝엔 프랜차이즈 버거 가게가 하나 위치하고 있었다.

“햄버거?”

“엉. 햄버거.”

야식으로 햄버거 괜찮은가.

다른 때도 아니고 활동 중이라 매니저 형이 쉽게 허락 안 할 것 같은데.

“햄버거?”

“네.”

그래도 일단 물어봤다.

몰래 먹는다는 선택지도 있긴 한데, 그냥 허락 맡고 먹는 게 더 편할 것 같아서.

“지금? 지금 먹고 싶다고?”

“넵! 지금 당장 먹고 싶습니다!”

백은찬이 기운차게 말했다.

그러자 이를 들은 멤버들도 갑작스레 반응하기 시작했다.

“햄버거요? 햄버거 완전 괜찮은데요?”

“좀 출출한 참이었는데, 괜찮네.”

“햄버거, 좋다.”

마치 기다렸단 듯 반응들이 쏟아졌다.

다들 출출했던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흠······.”

순식간에 단합된 모습에 매니저 형은 당황하면서도 고민을 하는 얼굴이었다.

“이대로 가면 잠이 안 올 것 같습니다!”

“오늘 자야 내일 스케줄이 가능합니다!”

어째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단합이 되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런 멤버들의 단합된 모습에 매니저 형은 이내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다, 오늘 하루 고생했으니까.”

“헐!”

그러자 멤버들은 저마다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뻐했다. 나 역시 백은찬이 내민 손바닥을 그래도 살짝 쳐주었다.

사실 안 된다고 했으면 몰래 먹을 것도 생각을 해두긴 했는데, 그래도 허락이 떨어졌으니 그럴 필요는 없겠군.

“그래, 그러니까 숙소 가서 배달을···”

“먹고 가면 안 돼요?”

“뭐?”

“여기 바로 옆에 있는데.”

백은찬의 말대로 마침 눈앞으로 버거 가게가 보였다.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그냥 숙소 가서 편하게 먹는 게 낫지 않아?”

“근데 여기 바로 앞에 있으니까 후딱 먹고 가면 좋잖아요. 숙소까지 가고 배달까지 기다리려면 더 늦게 먹을 텐데.”

“음······.”

그러자 매니저 형이 다시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확실히 후딱 먹고 후딱 가면 좋긴 하지.

게다가 시간도 어느새 11시를 향해가고 있었다. 슬쩍 보니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매장 안에 사람도 얼마 없어 보였다.

“사람도 없어 보이긴 한데.”

“하긴 벌써 11시가 다 됐으니까.”

“와, 타이밍도 딱인데?”

백은찬의 말대로 타이밍은 딱이었다.

그리고 이내 매니저 형은 한숨을 한번 쉬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아아, 그래. 그렇게 하자.”

“악!”

그렇게 벤은 숙소가 아닌 근처에 있던 버거 가게로 방향을 돌렸다.

* * *

밖에서 봤던 대로 버거 가게는 상당히 한산했다. 그렇다고 사람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고, 간간히 몇 테이블 있는 정도였다.

그리고 우리는 앞서가는 매니저 형을 따라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어서 먹고 싶은 메뉴를 말해보라는 매니저 형의 말에 멤버들은 각자 메뉴를 골랐다.

“불고기요!”

“치킨!”

“전 그냥 아이스크림만요.”

“아니, 이렇게 다다르기도 힘들겠다······.”

가지각색의 메뉴에 매니저 형은 잠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매니저 형이 고생이 많았다.

“전 치즈요.”

“그래, 세현이 너도 다르구나.”

그래도 메뉴 변경은 힘들었다.

이 집 치즈버거가 맛있어서.

그리고 곧바로 매니저 형은 그대로 주문을 하기 위해 나섰다.

“야, 온 김에 사진 한번 찍을까?”

“사진?”

“사진, 좋아요!”

“좋았으!”

그리고 백은찬은 빠르게 폰을 꺼냈다. 어쩌다보니 버거를 먹기도 전에 단체 사진부터 찍게 되었다.

라디오를 하다 와서 차림이 상당히 프리하긴 한데, 그래도 메이크업을 안 한 건 아니라서 딱히 거리낄 건 없었다.

“자, 그럼 찍는다?”

“형, 필터 넣었어요?”

“야, 효과 안 보이냐.”

“얼른 찍어라.”

앵글을 잘 맞춘 덕에 화면엔 멤버 전원의 얼굴이 알맞게 들어갈 수 있었다. 뒤이어 폰을 든 백은찬의 신호에 맞춰 그렇게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잘 나왔어요?”

“잘 나왔어. 이따가 버거 나오고 나면 버거랑도 찍을까?”

“어, 지호 형꺼는 벌써 나왔어요!”

가장 먼저 메뉴를 받은 건 안지호였다. 안지호는 버거가 아닌 아이스크림만 달랑 시켰던 터라.

그나저나 꽤 맛있어 보인다.

“뭘 그렇게 보냐, 우세현.”

“맛있어 보이길래.”

“그래서, 달라고?”

안지호가 그대로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로 물었다. 당연히 아니지. 그냥 구경한 거였다, 구경.

“근데 아이스크림만으로 돼?”

“충분해.”

그리고 안지호는 그대로 스푼을 들었다. 하긴, 근데 여기 아이스크림이 맛있긴 하다.

“형, 형들도 한번 같이 찍어줄까요?”

그때 앞자리에 있던 신하람이 차선빈과 나를 향해 물었다. 바로 옆 좌석에는 차선빈이 앉아있었다.

“우리 둘이?”

“넹. 잘생긴 형들 한번 찍어줄게요.”

“응. 찍어줘.”

그 말과 동시에 차선빈은 그대로 카메라를 바라봤다. 이에 나 역시도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바라봤다.

“역시 우리 팀의 비주얼들.”

“잘 나왔어?”

“한번 봐요, 완전 잘 나왔죠?”

그렇네. 차선빈이 진짜 잘 나왔네.

얘는 프리하게 하고 있어도 잘생겼다.

그리고 기다림 끝에 주문한 버거들이 나왔다.

버거의 수가 많긴 했지만 단품으로 제로콜라만 추가해서 주문을 넣었던 터라 테이블이 모자라진 않았다.

“와, 진짜 왜 이렇게 맛있냐?”

먹는 내내 백은찬은 연신 감탄의 감탄을 했다. 오늘따라 더 맛있는 것 같다면서.

근데 사실 스케줄 끝나고 먹는 야식은 뭐가 됐든 원래 다 맛있다.

그리고 그렇게 야식을 먹고 나니 어느새 12시가 훌쩍 넘어 있는 시각이었다. 24시간 영업하는 프랜차이즈라 중간에 문을 닫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물론 가게 안에 있던 손님들 중에 우리를 알아본 사람이 있는 것 같긴 했지만, 도중에 우리에게 다가오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게다가 매니저 형도 있었고.

“아, 진짜 잘 먹었다.”

“맞아요, 형 진짜 잘 먹더라고요.”

“사돈 남 말 하지 말자. 옆에서 숨도 안 쉬고 먹던 게 누군데?”

“선빈이 형인가?”

“아, 나 숨도 안 쉬고 먹긴 했어.”

“너잖아! 짜식아!”

그대로 백은찬이 달아나는 신하람을 잡기 위해 뛰어갔다. 역시 애들이라 그런지 체력들이 좋구나.

“안지호, 졸려?”

“······어.”

어느새 안지호는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하지만 나 역시 마찬가지로 조금씩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있었다. 배가 부르고 나니 졸음이 쏟아지는 것 같았다.

“야, 우세현. 아까 찍은 사진 단체방에 올려놨다.”

“응.”

그 말과 동시에 폰이 잠시 진동했다.

백은찬이 말을 걸지 않았더라면 순간 그대로 기절할 뻔했다. 그리고 곧바로 보냈다는 사진을 확인해봤다.

[은차닝]

: 단체사진.jpg

버거사진.jpg

꽤 많이 보냈네.

사진을 이렇게 많이 찍었던가.

그리고 중간엔 웬 햄버거만 단독으로 찍힌 사진도 하나 있었다. 와중에 햄버거 사진도 찍은 거냐.

“봤냐? 잘 나왔지?”

“응. 잘 나왔어.”

사진이 정말 괜찮게 나왔다.

이거 나중에 공계에 올릴까.

그리고 사진들을 저장하고 난 뒤, 그대로 폰을 넣었다. 다시 잠이 쏟아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이동하는 차 안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이내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침대에 누워 기절했다.

* * *

다음 날에도 음악방송 스케줄이 있었다.

그리고 정신없이 음방 무대를 하고, 잡혀 있는 라디오를 하는 등 어제와 비슷한 스케줄을 보냈다.

크게 다른 건 어제와 달리 오늘은 야식을 먹지 않았다는 것 정도. 멤버들 역시 피곤했는지 오늘은 야식에 대한 말이 없었다.

그 대신, 오늘 했던 무대 모니터링이나 직캠 같은 걸 살폈다. 중간중간 무대 관련 서칭도 좀 해보고.

- 오늘 무대 개 좋았음 안무 쾌감 쩐당

- 여윽시 윈썸 라이브 쩐다

- 이번 윈썸 무대 직캠 보는 맛 제대로다

오늘 라이브가 괜찮았네.

그리고 마지막에 안지호와 차선빈의 엔딩 포즈도 괜찮았다. 멋있게 잘 나왔다.

그리고 그렇게 오늘 무대와 관련된 걸 커뮤니티를 통해 서칭을 좀 해보고 있는데, 그러던 도중 무수히 많은 글 중에서 어느 한 글이 순간적으로 눈에 띄었다.

- 제목 : 활동기 중 술집 가는 거 어케 생각함? [8]

활동기 중 술집?

꽤나 자극적인 키워드의 제목이었다.

확실히 눈에 띄지 않을 수가 없는.

그리고 잠시 그 글을 클릭해봤다.

사실 우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키워드였다.

굳이 따지자면, ‘활동기’ 정도가 연관이 있었는데 사실 그 활동기 때문에 클릭을 해본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들어간 게시글엔 자세한 내용 따위는 없고, ‘ㅈㄱㄴ’라는 단어만 적혀 있을 뿐이었다.

└ 활동기에 술집? 왜? 누가 술집감?

└ 근데 가면 뭐가 어떰 성인이면 상관없지

└ 이거 약간 빌드업 기운인데ㅎ

└ 술 마실 수도 있는 거 아닌가

└ 근데 진짜면 다른 때도 아니고 활동기는 좀 에바잖아;;;

댓글도 그리 많지 않았다.

당연하지만 해당 글의 주어가 누군지도 나와 있지 않았고.

‘어그로인가.’

그리고 그대로 해당 게시글의 창을 닫았다. 괜히 낚인 것 같은 기분에 영 찜찜했다. 게다가 해당 글과 비슷한 내용의 글 또한 없었다.

정말로 뭔가 있었다면 관련 글이 끊이지 않고 줄줄 올라왔을 테니까.

그렇기에 그냥 별거 아니구나 싶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래, 분명 그랬는데.

곧 다시 우연히 앞선 내용과 유사한 내용을 SNS를 통해 보게 되었다.

A @abfdfggds

어제 차섢빈 라디오 끝나고 술집 간 듯ㅋ

A @abfdfggds

활동기에 술 처마시고 잘하는 짓이다 벌써 정신 빠졌니 섢빈아?

이건 뭔 말도 안 되는 소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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