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화. 선물이 도착했습니다.
[Artist] 세현 : 멜로우! 오늘 선물 하나가 도착할 것 같아요 (이모티콘)
아직 이른 저녁.
윈썸의 팬 커뮤니티인 ‘커넥트’에는 갑작스러운 글 하나가 올라왔다.
그건 바로 어느 떡밥 예고.
그리고 그런 우세현의 글을 시작으로 멤버 모두 한 명씩 커넥트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Artist] 은찬 : 아 선물이 잘 배달이 돼야 할 텐데 열심히 준비했거든용 넴? 뭐냐고요? 아이고 잘 안 들리네요
[Artist] 지호 : 오늘은 일찍 주무시면 안 됩니다. 뭐가 오고 있습니다.
[Artist] 하람 : 꺅 기대된당 근데 멜로우분들이 많이 좋아하실 것 같아욤 (이모티콘)
[Artist] 선빈 : 선물 내용은 비밀이에요 그래도 멤버들하고 열심히 준비했어요 많이 좋아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왕하트)
[Artist] 도운 : 애들이 스포하진 않았죠? 혹시나 스포 크게 할까봐 조마조마합니다 아 선물 정도는 스포 아니죠 (웃음)
그리고 이와 같은 멤버들의 선제 스포에 멜로우들은 저마다 크게 동요했다.
- 뭐지? 뭘까? 뭐가 있는 걸까?
- 설마 곡이 새로 나오는 건 아니겠지? 선물이래서 혹시나 하궁
- 신곡까진 아니고 뭐 새로 찍은 게 아닐까? 하 근데 사실 뭐든 좋다
- 라이브 클립이었으면 좋겠다ㅠ
그리고 당일 늦은 저녁.
공식 너튜브 계정을 통해 영상 하나가 업로드 되었다.
- ㅁㅊ 라이브 클립이야!
다름 아닌 라이브 클립 영상이었다.
심지어 2곡이었다.
여기에 영상의 썸네일부터 이미 예사롭지가 않았다.
- 라이브 클립이라고? IN에서 라이브 클립을 찍어줬다고?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우래기들 라이브 클립 영상을 보게 되다니 (눈물)
- 영상 썸네일 둘 다 너무 좋다 역시 단체가 최고야ㅠㅠㅠㅠㅠㅠ
새로운 떡밥도 떡밥이지만,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떡밥에 멜로우들은 더더욱 환호했다.
같은 라이브 영상이지만 두 라이브는 제각기 다른 분위기를 내었다.
타이틀곡인 ‘Winning shot’의 경우 상당히 차분한 분위기인 반면 ‘별무리 (Stars)’는 밝고 신나는 분위기를 내었다.
특히나 ‘별무리’의 영상미에 대한 호평이 많은 편이었는데, 이는 청정한 밤하늘과 물을 머금은 듯한 잔디, 그 위로 보이는 캠핑 도구들. 이러한 요소들 덕분이었다.
‘별무리’ 라이브는 마치 멤버들끼리 놀러온 듯한 느낌이 들면서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였고, 이내 영상에까지 이와 같은 시너지가 더해졌다.
그리고 영상의 핵심이라고 말할 수 있는 라이브. 당연하지만 두 영상 모두 라이브가 완벽했다고 말할 수 있었다.
- 라이브 ㅈㄴ 완벽 그 자체
- 별무리 개좋다 진짜 어떻게 별무리로 라이브 클립을 찍을 생각을 했지? 울 똑똑이들
- 애들 진짜 라이브 너무 잘한다 세현이랑 지호는 진짜 실력이 미침
- 하람이도 그 사이 노래 많이 늘었다 엉엉 우래기 장하다
- 도운이랑 선빈이 부분 너무 좋아ㅠ 은찬이랑 세현이 아이컨택하는 부분도 (눈물)
그리고 해당 영상은 올라온 이후로 빠르게 그 조회수를 늘리더니 어느새 100만을 훌쩍 넘어 200만, 그리고 300만을 향해 가고 있었다.
- 윈썸 라이브 클립 영상 혹시 더 없어? 우연히 봤는데 멤버들이 다 너무 잘한다
- 윈썸 별무리 이 노래 이번 활동곡이야? 노래 진심 너무 좋아
- 위닝샷 편곡 잘한 것 같다 그리고 역시 우세현 라이브는 믿고 본다
- 우세현만 좀 하는 것 같은데ㅋㅋ다른 애들은 그냥 그런 듯
└ 이게 어디가 평범? 지나치게 귀가 평범하시네
└ ㅈㄴ잘하는 건데 기준이 어디에 달림?
└ 솔직히 잘한 건 잘했다고 해주자
- 근데 이거 후보정 들어간 거 아님? 완전 쌩라이브는 아닌 듯
└ 응 아냐 라이브 맞아~
- 차선빈 노래하는 목소리 좋구나 백은찬이랑 같이 티키타카 하는데 둘다 음색 좋아서 놀람
- 역시 믿고 보는 윈썸 라이브ㅋㅋ얘네는 진짜 보컬, 랩들이 다 안정적이야
└ ㅇㅈ 게다가 다들 실력이 계속 느는 듯
└ 여긴 어떻게 조합해도 안정적임
그리고 윈썸의 라이브 클립 영상은 인기 동영상으로 오르며 많은 아이돌 관련 커뮤니티에서 한동안 화제가 된 바였다.
* * *
라이브 클립에 대한 반응은 생각 이상으로 좋았다. 공개된 이후로 조회수는 훅훅 늘더니 일주일이 지난 지금은 어느새 조회수 400만을 넘어서고 있었다.
“라이브 클립 이거, 계속 올라가네.”
“조회수?”
“엉.”
그리고 백은찬은 여전히 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조회수가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다 보니 자고 일어나면 한 번씩 확인을 하는 모양이었다.
“이 정도면 앨범 나올 때마다 해야 하는 거 아니냐?”
“형이 그렇게 건의해 봐요.”
“이번에 건의한 게 세현이었나?”
“네. 맞아요.”
앞서 말한 대로 정기적으로 하는 것도 괜찮아 보였다. 여건만 된다면. 다른 것보다 멜로우가 좋아해 주시니까.
“그럼 다음엔 형이 말씀드려볼게.”
“오케이. 리더 형님이 말씀드려보신대.”
그렇게 도운이 형이 한번 더 건의를 해보기로 했다. 그렇다면 안심하고 컨펌이 나기만을 기다리면 되겠군.
그 사이, 지난 3주간 계획된 정규 1집 활동이 모두 종료되었다. 하지만 활동이 끝났다고 해서 다 끝난 것이 아니었다.
왜냐면, 이어서 정규 1집의 리패키지 앨범이 곧바로 나올 예정이었기에.
앞서 첫 정규 앨범이었던 만큼 리패키지 앨범 역시 이번이 첫 발매였다. 그리고 우리는 곧바로 이러한 리팩 앨범 준비 과정에 들어갔다.
보통 리패키지 앨범의 경우, 정규 앨범 곡에서 2, 3곡 정도를 추가하여 나오는 앨범이기에 정규보다 준비 시간이 다소 짧은 편이었다.
게다가 정규 앨범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리팩 앨범에 대한 준비까지 틈틈이 해두었기에, 다음 컴백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터였다.
“세현이 형, 이번에는 무슨 색으로 염색할 거예요?”
“아직 고민 중.”
그리고 리패키지 앨범에 맞춰 새롭게 염색을 할 예정이었는데, 아직까지 색은 정하지 못한 상태였다.
‘리팩은 좀 더 밝은 분위기이니 거기에 따라가야겠지.’
리패키지 앨범은 정규와 달리 좀 더 밝은 분위기의 컨셉이었다. 그렇기에 이대로 은발을 계속 유지하긴 좀 그랬다.
아무래도 컨셉상.
“보라색 어때요, 보라색?”
“그것도 괜찮긴 하겠다.”
“형, 완전 잘 어울릴 것 같아요.”
그렇게 신하람이 한번 씨익 웃었다.
그러고 보니 이 말 어디서 또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어디였더라.
아무튼 헤어 문제는 실장님과도 의논을 해봐야 할 일이니 조금 더 생각을 해봐야 했다.
그리고 그렇게 리패키지 앨범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던 도중, 새로운 스케줄이 하나 잡혔다.
바로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카테고리의 스케줄이. 그리고 우리는 그 스케줄을 하기 위해 지금, 제주도행 비행기에 올라타 있었다.
* * *
지금 난, 멤버들과 제주도에 와 있었다.
예정된 스케줄을 하러.
그리고 그 예정된 스케줄이란 바로 광고 촬영을 말하는 것이었다. 이번에 우리는 생애 첫 광고 모델을 하게 되었다.
“대박, 광고 모델이란다!”
“와,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오네요.”
“근데 무슨 광고예요?”
광고 모델이라니.
아직까지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것이라 그런지 그걸 처음 들었을 땐 꽤 놀랐다.
다만, 거기에 궁금함이 앞섰다.
과연 어떤 제품의 모델인가에 관한.
하지만 얼마 안 가 그 궁금증은 매니저 형의 말에 의해 금방 해소될 수 있었다.
“화장품 모델이야.”
“화장품이요? 예전에 그 선배님들이 많이 하시던 그 화장품 광고?”
“그래. 그런 화장품 광고.”
그 말에 백은찬이 다시 놀란 얼굴을 보였다. 예전부터 꽤 많은 아이돌 그룹들이 화장품의 광고 모델을 했었으니까.
물론 루트도 예외는 아니었다.
형도 화장품 모델을 꽤 했었지.
생각해보니 포토카드 이런 것도 있었는데.
그 당시엔 그게 또 인기가 너무 많아 구하기 힘들다 정평이 나 있었을 정도였다.
‘확실히 그때 멤버 포카 중 형이 가장 잘 나오긴 했었는데.’
생각해보니 아직 집에 그 포카들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워낙 오래 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아무튼 여기에 또 하나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있는데, 그건 바로 어떤 화장품 브랜드의 모델이 되었는가였다.
우리가 모델이 된 브랜드 바로 자연 친화 이미지를 배경으로 한 유명 화장품 브랜드였다.
“어, 나도 여기 알아. 여기 유명하잖아.”
“저도 알아요.”
워낙 유명한 브랜드이기도 하고 내 기억으론 앞선 모델들도 전부 아이돌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래서 아마 더 친숙할 터였다.
“근데 여기 모델, 엄청 인기 많고 유명한 분들만 하시지 않았어요?”
“어, 왠지 그랬던 것 같은데. 하나하나 기억은 안 나지만.”
“여기 티어로브 분들도 하셨었을걸.”
“아, 역시.”
백은찬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고 우리 바로 전은 아니었고, 두 텀 정도 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어쨌든 이렇게 광고 모델이 됐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룹이 꽤나 성장을 했다는 걸 체감할 수 있었다.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어야 광고도 들어오고 하는 거니까.
그리고 그로 인해 우리는 제주도로 향하게 되었다. 해당 광고의 화보 촬영이 제주도에서 진행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날씨 한번 끝내준다.”
도착한 제주도는 생각 이상으로 날씨가 좋았다. 이제 초여름에 들어갈 무렵이니 당연했다.
그대로 올려다본 제주도의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푸르렀고, 또 높았다.
“아이고, 짐이 진짜 많다.”
“당연하지. 3박 4일 일정이니까.”
제주도에서의 일정은 3박 4일 일정이었다.
당연하지만 광고 촬영만 4일 내내 하는 것이 아니었다.
광고 촬영은 실질적으로 이틀 정도 되었고, 나머지는 자체 컨텐츠 촬영을 위한 것이었다.
앞으로 나올 리팩 컴백 전, 제주도에서 멤버들과 여행 리얼리티 컨텐츠를 찍기로 했다.
‘근데 여행 컨텐츠는 처음인 것 같네.’
그동안 꽤 많은 컨텐츠를 찍어왔지만, 이러한 여행 리얼리티 컨텐츠는 처음이었다. 사실 리얼리티라고 해도 그냥 우리끼리 먹고 노는 걸 찍는 게 전부지만.
“우리 맨 처음이 테마파크였나?”
“응.”
첫날 광고 촬영의 장소는 제주도에 있는 어느 유명 테마파크였다. 그곳은 거대풍차, 바람개비, 호수 등이 있어 마치 하나의 세트장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예쁘네.’
중간중간 유채꽃들도 보였는데, 그 모습이 꽤 예뻤다. 그 때문에 멤버들과 중간에 다함께 셀카를 남기기도 했다.
휘이이잉─
“와, 바람 봐.”
뒤에 있던 바람개비가 순간 불어온 바람에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제주도라서 그런지 역시나 바람이 많이 불었다.
촬영은 단체 촬영부터 시작했다.
바람개비와 풍차를 배경으로 나는 멤버들과 다함께 그대로 하얀색 벤치에 앉았다.
하지만 촬영이 시작됨에도 여전히 바람이 부는 건 여전했다. 어째 이전보다 더 강해진 것 같기도 하고.
‘여기서 더 강해지면 안 될 텐데.’
바람이 더 강해지면 눈을 뜨기가 힘들었다. 그럼 아무래도 촬영하기가 힘들어지니.
“막아줄까?”
옆에 있던 백은찬이 순간 내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 말을 하는 백은찬의 얼굴엔 언제나와 같이 장난기가 가득했다.
“어차피 너무 불어서 소용없어.”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나을걸? 내가 또 듬직하잖냐.”
“아, 그래.”
“뭐야, 그 말투는?”
뒤이어 옆으로 붙어오는 백은찬에 대충 그렇다고 해주었다. 그래. 듬직하지, 듬직해.
[“촬영하나?”]
[“뭐 광고 촬영 왔나 보네.”]
그런 우리의 주변으로는 어느새 사람들이 꽤 모여 있었다. 물론 어느 정도 촬영 테리토리를 세우고 있었고, 또 일정 거리 확보도 해놓은 터라 사람들과는 거리가 좀 있었다.
그래봤자 생각이 들려오는 건 막지 못했지만. 그래도 마구 들려오는 건 아니었고 간간히 들려오는 정도라 이 정도면 적당히 넘길 만했다.
그리고 그렇게 잠시 몰려든 인파를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러던 도중 순간 시선이 걸렸다.
‘어.’
어떠한 한 남성에게.
하지만 그대로 다시 정신을 차리고 나니 조금 전 시선이 걸렸던 이는 눈 깜짝할 사이 사라지고 없었다.
‘···뭐야.’
찰나의 순간, 눈에 익은 이의 얼굴이 보였다. 하지만 그 사람은 여기서 볼 인물이 아니었다. 오히려 여기서 보는 게 이상했다.
항상 같은 곳에서만 보던 인물이니까.
‘설마······.’
사자.
앞서 내가 본 얼굴의 주인은 바로 저승사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