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능력을 숨긴 천재 아이돌-197화 (197/413)

197화. 뭐 좋은 일 있어?

─ 아주 눌러 살 거라고.

순간, 그러한 형의 목소리가 폰을 타고 들려왔다. 그리고 그대로 형이 앞서 한 이야기를 곱씹어보았다. 눌러 살 거라고? 아주?

그러니까, 그 말은 결국······.

“형!”

─ 어, 왜?

“한국에 계속 있을 거야?”

─ 응.

형이 느긋하게 대답했다. 정말로 한국에서 계속 지낼 거라는 말이었다. 조금 있다 가는 것도 아니고 아예 이쪽으로 올 생각. 이게 도대체 몇 년 만인지 모를 정도였다.

‘아, 그렇다면 혹시 복귀 가능성도?’

배우로서의 복귀.

한국에서 계속 지낼 거라는 이야기는 곧 그 가능성이 커졌다는 말이 되기도 했다.

─ 아무튼 일단 난 전했다.

“어? 아, 집으로 갈 거지?”

─ 응. 당연하지.

좋아, 그렇다면 형이 오는 대로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물어보면 되겠군.

─ 그럼 나중에 봐.

“응.”

그리고 그렇게 통화가 끊어졌다.

갑작스럽게 전해진 소식이지만, 그것보다 형이 온다는 생각에 조금은 기분이 들떴다.

‘생각해보니 이게 어떻게 간단한 소식이냐고.’

솔직히 말해서 처음엔 그냥 생존 신고하려고 전화를 건 줄 알았다. 그런데 이런 소식일 줄은······.

“세현아. 통화 끝났어?”

“아, 응.”

그러자 차선빈이 내게로 다가왔다.

“이제 룸메 정한대.”

“아, 그래. 바로 갈게.”

생각해보니 새 숙소의 룸메를 정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대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차선빈과 따라 걸음을 옮겼다.

“근데, 세현아.”

“응.”

“뭐 좋은 일 있어?”

그렇지. 좋은 일이지.

형이 한국에 온데다가 이번엔 정말 복귀를 할지도 모르니까.

아무래도 본가에 가는 일정을 한번 확인해 봐야 할 듯 했다.

* * *

룸메이트가 정해졌다.

다만, 이번 룸메이트는 예상을 빗나갔다.

“은찬이 형이랑 세현이 형이에요?”

“엉.”

“둘이 처음 아닌가?”

“그런가? 전에 한번 해본 적도 있었던 것 같기도 해요.”

이에 관해 백은찬이 잠깐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데뷔하고 난 뒤에는 없고, 있다면 플온스 때가 아닐까 싶었다.

아무튼 새 룸메는 백은찬이 되었다.

“아, 뭔가 내가 아쉽네요.”

“뭐가?”

“전 당연히 이번에도 형이랑 지호 형이 될 줄 알았는데.”

신하람이 한껏 아쉬운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 룸메이트는 사다리 타기를 통해 정해진 바였다.

“지호는 선빈이지?”

“네.”

“둘 방은 조용~할 것 같다.”

안지호는 차선빈과 룸메가 되었다.

근데 이 조합은 정말로 처음 보는 것 같다. 플온스 때도 못 본 조합 같은데.

“야, 가자.”

“응.”

그리고 안지호와 차선빈은 그대로 짐을 가지고서 방으로 향했다. 차선빈 취침 시간이 어떻게 됐더라.

뒤이어 도운이 형과 하람이도 가지고 있던 짐을 주섬주섬 챙겼다. 앞선 두 사람도 이번에 새로 룸메이트가 됐다.

“그럼 도운이 형이랑 저도 갑니다.”

“그래. 저쪽 방이랬나?”

“넹.”

방이 3개지만 모두 붙어 있는 건 아니었다. 2개 정도만 붙어 있고, 나머지 하나는 안쪽 방이었는데 도운이 형과 하람이가 그 방을 쓰기로 했다.

“우리도 가자.”

“엉.”

그리고 나 역시 백은찬과 함께 짐을 옮겼다. 살펴보니 확실히 이전보다 방이 넓고 좋아졌다.

“어, 행운이네?”

“행운이?”

“내가 뽑아준 토끼 인형.”

아, 그거 말하는 거였냐.

앞서 백은찬이 말한 건 전에 백은찬이 제주도에서 뽑아준 토끼 인형이었다.

“근데 왜 행운이야?”

“행운의 토끼였잖아. 그러니까 행운이. 행토는 이상하잖아.”

“이상하긴 하네.”

“그렇지?”

그렇지만 멋대로 이름을 붙이는 것도 이상하다. 이 토끼는 내 거 아니였냐.

“근데 인형이 또 있네?”

“응. 하나 더 있어.”

“그 강아지 인형은 뭔데?”

“예전에 형한테서 받은 거.”

이사 오면서 정리를 좀 했다.

그리고 없으면 가장 허전할 것 같은 거 하나만 가지고 왔다. 사실 없어도 크게 상관은 없긴 한데, 괜히 허전한 게 싫어 가져왔다.

“형님이 귀여운 걸 주셨네. 역시 안목이!”

“딱히 귀여워서 가져온 건 아니고.”

“걔도 이름 짓자. 행운이랑 럭키 어떠냐.”

“완전 별론데.”

즉흥으로 지은 티가 팍팍 났다.

그것보다 행운이부터 아니라고.

“음, 그럼 좀 더 고민을 해봐야······.”

그래도 백은찬은 이름에 관해 열심히 고민하는 모양새였다. 그리고 그런 백은찬을 뒤로 한 채 나는 그대로 인형 두 마리를 침대 옆 무드등 근처에 놓아두었다.

* * *

마음 같아선 공항으로 마중을 나가고 싶었으나 출발 직전 촉박하게 일정을 알려준 친절한 형 덕에 그렇게는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엄마에게서도 연락이 왔다. 당연히 형의 한국행과 관련한 이야기였다.

“놀라지는 않으셨어요?”

─ 아니? 그다지.

하지만 엄마는 그리 놀란 기색이 아니셨다. 알고 보니 부모님께는 한국행과 관련하여 그동안 꾸준히 대화를 나눈 듯 했다.

하긴, 그냥 방문하는 것도 아니고 그쪽에서의 생활을 완전히 접고 들어오는 거니까.

그래도 마침 활동이 끝난 터라 형이 오는 날, 곧바로 본가에 갈 수 있었다.

그리고 본가에 도착하니 나를 제외한 가족들은 저녁을 먹고 있는 모습이었다.

“어, 왔니?”

“빨리 왔네.”

그리고 형은 나를 한번 보더니 그대로 다시 밥을 먹는 것에 집중했다. 동시에 나 역시 자연스럽게 식탁 위로 시선이 향했다. 식탁 위 반찬이 꽤나 화려했다.

“엄마가 다 하신 거예요?”

“응. 도현이가 온다고 하니까. 한식 못 먹은 지 꽤 됐을 거 아니야.”

미쳤다, 갈비찜도 있네.

밥을 먹고 오긴 했는데 그래도 갈비찜을 보니 눈이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밥 안 먹었어?”

“아니. 먹고 왔어.”

“먹을래?”

“아냐. 다 먹으면 말해.”

그대로 형은 고개를 끄덕였다.

집밥을 못 먹은 지 오래돼서 그런지 괜히 더 정신이 팔렸던 것 같다.

그리고 먼저 방으로 가 기다렸다.

아직 짐을 풀지 않은 건지 방 한구석에 캐리어가 그대로 자리하고 있었다.

이내 식사를 끝낸 형이 손에 캔 맥주를 하나 든 채로 방으로 돌아왔다.

“형 것만 가져왔어?”

“당연···아. 너 이제 성인이지.”

“아니, 맥주 말고. 아까 보니까 사이다 있던데.”

“마시고 싶으면 직접 가져와라.”

그리고 형은 가져온 캔 맥주를 그대로 탁상 위에 올려두었다. 일단 지금은 귀찮으니 그냥 패스하기로 했다.

“그래서, 주량은?”

“아직 마신 적이 별로 없어서 몰라.”

“그럼 한번 마셔야겠네.”

“형이랑?”

“응.”

근데 형 주량 쎄지 않나.

괜히 말리는 거 아닌지.

“그 전엔 쓸데없이 마시지 말고.”

“안 그래도 그럴 거야.”

어차피 마실 일도 별로 없으니.

“근데 갑자기 왜 오게 된 거야?”

“한국인이 한국에서 살겠다는데 이유가 필요한가?”

“그런 걸 묻는 게 아니잖아.”

그러자 형은 놔두었던 캔 맥주를 곧바로 다시 가져왔다. 동시에 캔 맥주 따지는 소리가 시원하게 방 안을 울렸다.

그리고 형은 말했다.

“큰 이유 없어. 그냥 가족이랑 같이 살고 싶어져서.”

그렇게 형은 맥주를 한 모금 들이켰다.

사실 그런 이유라면 충분히 납득이 갈 만 한 이유였다. 그거 하나만으로도.

나 역시 형이 한국에 있는 게 더 좋았다. 시차도 안 맞고, 연락도 원활하지 않은 캐나다보다는 여기서 생활하는 게 훨씬 나았다.

“잘 생각했어. 그럼 본가에서 생활하려고?”

“아니.”

“? 가족이랑 살고 싶어서 온 거라며.”

“그래. 그러려고 온 거래도.”

뭐지, 이 앞뒤 안 맞는 것 같은 말은?

물론 형도 엄연히 성인이니 굳이 부모님과 함께 살 필요가 없긴 하지만······.

“그러고 보니 너 이사는?”

“이사? 아, 했어. 최근에.”

“이제 이사를 했다고?”

“그동안은 한창 활동 중이라 그럴 새가 없었어. 어쨌든 지금은 이사했고.”

“그 뒤로 일은?”

“없었다니까.”

그럼에도 형은 꽤나 못 미덥다는 눈으로 날 쳐다봤다. 그러더니 곧 작게 한숨을 쉬고선 다시금 맥주를 들이켰다.

“쓸데없이 숨길 생각은 하지 말고.”

“숨길 게 뭐가 있겠어. 기사도 나는 마당에.”

“아, 기사로 확인. 그거 기분 더럽더라.”

형이 그대로 미간을 좁혔다.

뭘 얘기하는지 알 것 같아서 거기서 더 묻지는 않았다.

“그래서?”

“뭐가?”

“숙소가 어딘데?”

“하늘 드림 아파트. 올 생각은 아니지?”

“거길 왜 찾아가.”

그렇지 찾아갈 일이 없긴 하지.

이어서 자세한 주소를 찍어달라는 형의 말에 묘한 낌새가 느껴지긴 했지만, 일단 그대로 찍어주었다. 어차피 알려주려 했으니.

“보안은 확실하고?”

“응. 이번엔 외부인이 쉽게 못 들어오는 구조야.”

“으흥······.”

그렇게 형은 잠시 주소를 살피는 모습이었다. 그것보다 아까부터 굉장히 궁금한 게 하나 있었다.

“그러고 보니, 형.”

“왜?”

“내일부터는 뭐하게?”

이건 아주 중요한 질문이었다.

앞으로의 일정에 대한 물음이었으니까.

그러니까, 이제 한국에 왔으니 제대로 연기 활동을 할 생각이 없냐하는 내용이 은연중에 담겨 있었다.

그리고 형은 별다른 고민 없이 앞선 질문에 대한 답을 금방 내놓았다.

“글쎄. 좀 바쁠 것 같긴 한데.”

“왜?”

“일단 만나야 할 사람이 좀 있어서.”

그리고 형은 그대로 입꼬리를 올렸다.

만나야 할 사람?

* * *

우도현이 오고 난 다음 날부터 한국에 온 그의 사진이 언제나처럼 SNS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러한 우도현의 소식으로 인해 커뮤니티는 다시 한번 크게 들썩였다.

- 우도현 한국 왔다는 거 실화?

- 한국 언제 왔대? 왜 온거래?

- 헐 루트 도현 여전히 대존잘

└ 루트는 이제 아니지

└ 루트는 빼자

└ [글쓴이] : 아 그렇네; 습관임

- 어차피 또 금방 있다가 갈 것 같은데

- 우도현은 왜 나이도 안 먹냐 아니는 나만 먹는 것 같오

- 우도현 그냥 한국에 있어주면 안 되냐.....연기도 하고 그럼 좋을 텐데

└ ㅅㅊㅅㅊ 나도 그랬으면ㅠ

└ 얼굴이 아까움 진짜

└ 내가 볼땐 그냥 연예인에 정 떨어진 것 같은데

└ 연기 안할 듯 편하게 사는데 뭐하러 일을 함? 나같아도 돈많은 백수하겠다

- 우도현 한국 절대 안 와ㅋㅋ 솔직히 올 이유가 전혀 없음

- 가만보면 우도현 복귀 얘기만 나오면 꼭 초 치는 애들 있더라ㅋㅋㅋ아직도 화제성 쩌는 듯

└ ㅇㅈ 안 오길 바라는 애들 많음

└ ㄱㄴㄲ 여전히 화제성 최고임ㅋㅋ

└ 또 그런 애들이 목소리도 큼ㅋㅋㅋ

그리고 이러한 SNS 목격 사진을 기반으로 관련 기사 또한 뜨기 시작했다.

- 우도현, 인천 공항에서 포착···여전히 잘생긴 모습으로 화제

- 루트 출신 우도현, 오랜만에 한국행···이대로 방송 복귀 성사되나?

- 루트 멤버 우도현, 갑자기 한국을 찾은 이유는?

역시나 기사 또한 ‘복귀’를 중심으로 하여 나왔다. 이는 우도현이 항상 한국을 방문할 마다 나오는 기사였다.

이렇게 우도현의 복귀를 다룬 기사들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을 때쯤, 이러한 상황에 더욱더 불을 지필 새 기사가 하나 떴다.

[단독] 우도현, MU 엔터테인먼트 관계자와 얼마 전 만남···이대로 연예계 복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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