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능력을 숨긴 천재 아이돌-224화 (224/413)

224화. 역시 반응이 좋아.

<시간 감지자>의 첫 방송 되고 난 이후 바로 다음 날, 우도현은 언제나와 같이 느긋하게 아침을 준비했다.

이날 오전에는 어제 했던 방송의 시청률이 공식적으로 뜨는 날이었다.

[ 1화 : 7.4% ]

‘그럭저럭 괜찮네.’

평일 케이블 드라마라는 걸 생각하면, 예상보다 조금 더 잘 나온 정도였다. 대략 무난하게 6퍼 정도 나올 거라 예상했으니.

그리고 확인을 마친 우도현은 그대로 지체 없이 폰을 소파 위로 던져두었다.

시청률이 나오는 날이었기에 아침부터 폰이 시끄럽게 울려댔다. 객관적으로 봐도 잘 나온 시청률 덕분이었다.

이에 아예 꺼둘까 싶다가도 곧 도착할 메시지 하나를 생각하니 그러지도 못 했다.

지이이잉-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기다렸던 메시지가 도착했다.

[내 동생]

: 반응이 역시 좋아

이를 본 우도현이 그대로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그리고 곧바로 이에 대한 답을 적어 내려갔다.

이미 다른 메시지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지만,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우도현]

: 반응이 좋아?

[내 동생]

: ㅇㅇ

아마 시청률을 확인하고 한 말일 터였다. 하지만 굳이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하지 않은 채, 반응이 좋다고만 하는 제 동생에 우도현은 웃을 수밖에 없었다.

시청률 같은 기록은 보통 얽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니 이를 생각해 우세현은 일부러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나름의 배려.

그런 것이었다.

‘신나 보이네.’

격한 반응은 보이지 않았지만, 글자에서부터 이미 신이 난 게 느껴졌다. 그리고 우도현은 그게 마음에 들었다. 시청률이 잘 나온 것보다도.

그리고 그렇게 <시간 감지자>의 공식 시청률이 뜬 이후로 또 다시 많은 기사들이 쏟아졌다.

- TNC <시간 감지자>, 첫방 시청률 7.4%로 기분 좋은 출발

- 정기훈 X 우도현의 <시간 감지자>, 첫방 7.4% 기록했다

└ 오ㅋㅋㅋ청률 잘나왔넹ㅋㅋㅋㅋㅋ

└ 7.4면 괜찮네 어제 재밌었는데

└ 내 기준 존잼임 한번씩 찍먹해봐

└ 라이어는 얼마 나옴? 그것도 시작했잖아

└└ 라이어 1.6퍼 나옴ㅜㅜㅋㅋㅋㅋㅋ

└└└ ㄹㅇ? 1.6퍼?ㅋㅋㅋㅋㅋㅋㅋ

└ 라이어 노잼이야 일단 연기부터 ㅂㄹ

└ RA 엔터 드라마 또 망함?ㅋㅋㅋㅋㅋ

마찬가지로 얼마 전 시작한 RA 엔터 투자의 <라이어>. 이 또한 공식적인 시청률이 이미 공개가 된 바였다.

하지만 이는 언급하기 무색하게 처참했다. 평균 1.6%라는 시청률을 기록하였으며, 그동안의 언플에 비해 드라마 관련 올라오는 글도 몇 개 없었다.

그에 비해 여전히 관련 기사는 무수히 쏟아지고 있었으나, 시청률과 관련된 기사는 거의 없었다.

‘일단 스토리가 구려.’

드라마는 흔히 대본 놀음이라는 말이 있었다. 하지만 이 <라이어>는 스토리 구성 자체부터 영 아니었다. 거기에 답 없는 연출은 덤이었고.

물론 아직 방송 초반이니 반전의 여부는 있을 수 있겠으나 그럴 여지는 썩 보이지 않았다.

채널을 돌리던 중 우연히 본 게 다였으나 그 잠깐의 사이에서도 알 수 있을 정도였으니.

‘라 대표님, 또 허공에 돈 날리셨네.’

대충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지 안 봐도 그려졌다. 물론 제 알 바는 아니었다.

게다가 지금은 그런 것 따위 생각할 때가 아니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으니.

‘다음주 6시인가.’

그건 바로 우세현의 OST였다.

3화가 끝난 이후 공개가 될 OST.

그는 지금 그것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던 중이었다. 당연히 좋을 걸 알면서도, 그렇기에 더더욱 기다려졌다.

‘진입부터 잘 나와야 할 텐데.’

시청률에도 그다지 일희일비하지 않는 그였지만, 이것에서만큼은 일희일비하고 있었다. 그만큼 신경이 쓰였다.

며칠 전, 먼저 발매된 체이스 하민제의 OST, 는 현재 자몽 실시간 차트 91위로,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상태였다.

메인 차트에는 아슬아슬하게 진입했지만, 날이 갈수록 하락하더니 이내 얼마 안 가 차트 아웃이 됐다.

단순한 팬덤 스밍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더불어 체이스의 완전체 앨범도 아니었기에 그 한계는 더욱 컸다.

- 하민제 오스트 메인 차트에 없네 이거 노래 별론가?

- 오스트는 원래 드라마빨도 좀 있잖아 일단 라이어 시청률이 저 모양이니 뭐

- 체이스 오스트 괜찮긴 한데 노래 자체가 너무 심심함

- 그래도 첫 오스트이고 솔로곡인데 저 정도면 훌륭하게 나온 거 아님? 다들 눈이 하늘에 달렸나

‘별로 신경 쓸 거리도 안 됐던 모양이군.’

성적 추이를 보니 그간 기대를 받았던 것에 비해 확연히 떨어지는 결과였다.

동생의 노래와 비슷한 시기에 발매가 된다는 이야기에 내심 거슬리는 게 없지 않아 있었는데, 그럴 필요도 없던 듯 했다.

‘일단 자몽을 기본으로 하고······.’

지이이이잉.

그 사이, 새 메시지가 도착했다.

조금 전까지 동생과 대화를 나누고 있던 터라 그 사이 답장이 온 건가 싶어, 우도현은 그대로 빠르게 폰을 집어 들었다.

“아.”

[신ㄷㅎ]

: 드라마 잘 봤어

이를 본 우도현은 그대로 미간을 좁혔다. 쓸데없는 문자에 그대로 폰을 다시 던져두려 하는데, 마치 그럴 것을 아는 마냥 메시지 하나가 곧바로 도착했다.

[신ㄷㅎ]

: OST도 기대 중이야 잘 나오겠지만.

신도하 역시 우세현의 OST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그걸 보니 없던 답장 생각도 떠올랐다.

뒤이어 우도현은 입꼬리를 살짝 올린 채로 앞선 메시지에 대한 답을 했다.

[우도현]

: 당연한 말 ㅗ

당연한 말을 길게도 하고 있었다.

* * *

OST가 떴다.

이번에 부른 시간 감지자의 OST는 오후 6시 정각, 각 종 음원 사이트에 등장했다.

“떴다! 떴어!”

가장 호들갑을 떤 건 다름 아닌 백은찬이었다. 아, 물론 하람이도 같이. 옆에선 도운이형이 잔뜩 긴장한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사히 진입을 했다.

무려 실시간뿐만 아니라 메인 차트에.

“메인 안에 있어!”

백은찬이 신이 난 목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멤버들은 순위를 찾는 것인지 저마다 그 안에 들어갈 듯 화면을 뚫어지게 응시했다.

그리고 메인 차트인 에서는 진입 이후, 시간이 갈수록 순위가 오르고 있는 모습이었다.

- 15위 : 너에게로 달려갈게

세현 (WINSOME)

조금 전까지만 해도 21위였던 성적이 어느새 시간이 지나자 15위까지 올라가 있었다.

그룹이 아닌 개인 솔로곡이었다.

그럼에도 이 정도라는 건, 정말 생각 이상의 쾌거였다.

- 윈세현 이번 노래 ㅈㄴ 좋다 진짜ㅠㅠ

- 너달에서 세현이 목소리 완전 녹아내린다ㅠㅠㅠㅠ우리 세현이 아무튼 음색 최고다ㅠㅠㅠbbbb

- 오스트 메인 차트 진입한 거 실화냐고ㅠㅠㅠㅠㅠ울 세현이 노래 차트에 오래 붙어있었으면ㅠㅠㅠㅠㅠ

- 시간 감지자에서 이번 화에 나온 오스트 뭐야? 노래 너무 좋은데

└ 너에게로 달려달게! 윈썸 세현이가 부른거야~

└└ [글쓴이] : 아 ㄹㅇ? 이 곡이 그 곡이었어? 어쩐지 노래 좋다했다

└ 윈썸 세현이 너에게로 달려갈게얌 많관부~

- 시간 감지자 오스트 노래 분위기 너무 좋다 밤에 듣기에도 좋은 것 같음 뭔가 들으면 감성감성해짐 내 취향 때려 박았음

<자몽>을 제외한 <램프>나 등 다른 사이트에도 모두 10위권 안으로 진입을 했고, 특히 의 경우 실시간 8위를 차지했다.

“와, 우세현. 대박.”

백은찬이 그대로 폰을 응시한 채로 말했다. 그러면서 내내 입꼬리가 올라가 있는 게 꽤나 기분이 좋아보였다.

“이번 노래 진짜 좋아요. 세현이 형 목소리 완전 녹음~”

“근데 뒷부분 고음은 녹음할 때 괜찮았어?”

“그렇게 힘들진 않았어요. 워낙 디렉을 잘해주셔서요.”

“그것보다 니가 잘한 거 아니냐?”

그건 아니고.

그냥 열심히 불렀다.

“세현아, 그 사이 또 올랐어.”

“뭐? 그 사이 또 순위가 올랐어?”

“추이 보니 계속 오를 것 같던데요~”

그리고 확인해보니 정말 앞서 차선빈이 말한 대로 이전보다 차트 순위가 조금 올라 있었다.

“야, 근데 당연히 올라야지. 내가 백만 번 째 듣고 있는데.”

“아직 100번도 안 됐잖아요.”

“채울 예정이라고. 조금만 기다려라.”

백은찬이 그렇게 선언하듯 나를 보며 말했다. 굳이 그렇게 비장하게 말할 것까지 있냐. 그래도 고마운 일이었다.

뒤이어 백은찬이 그래도 멤버들 중에서는 자신이 가장 많이 들었을 거라면서 호언장담을 했다.

물론 이와 같은 모든 게 순전히 노래의 힘으로만 된 건 절대 아니었다. 당연하게도 이 모든 것엔 팬들의 노력이 들어가 있었다.

팬들이 얼마나 열심히 스트리밍을 해주셨는지도 알고 있었고, 또 기대해주셨는지도 잘 알고 있는 바였다.

그리고 그 노력의 결과가 지금 내 눈앞에 있는 것일 테고.

그래서 곧바로 음원이 공개되자마자 글을 남겼다. 멜로우들에게.

[Artist] 세현

멜로우.

‘너에게 달려갈게’ 잘 들었어요?

노래 좋죠? 열심히 녹음했는데, 멜로우도 좋아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더 좋아요. 그리고 자몽 보고 많이 놀랐어요. 너무 고마워요.

옆에선 은찬이가 자꾸 자기도 한번 언급해달라고 하는데 그 김에 한번 언급할게요. 백은찬

다음 앨범도 멋지게 준비해서 멤버들과 함께 언제나처럼 멜로우들을 향해 달려갈 테니 기다려주세요! 안녕안녕 (토끼 이모티콘)

└ 으잉 세현이 너무 ㄱㅇㅇㅠㅠㅠㅠ

└ 멜로우들한테 달려간대ㅠㅠㅠㅠ 노래 제목 응용한 거냐고ㅠㅠㅠㅠㅠㅠ앓다죽을우세현 같으니라고ㅠㅠㅠㅠㅠ

└ ㅋㅋㅋㅋㅋ은찬이 정말 한번만 언급했어ㅋㅋㅋㅋㅋ으악 귀여웡ㅠㅠㅠㅠㅠ

└ 나중에 라이브 한번 해주라ㅠㅠㅠㅠ

어째서인지 다들 울고 계신 이모티콘이 많았다. 셀카도 같이 올릴 걸 그랬다. 괜찮은 셀카 없을까.

“야, 공계에 OST 글 띄운다?”

“그래.”

그러자 백은찬이 그대로 씨익 웃었다.

아마 공식 계정에 OST 홍보글이라도 올릴 생각인가보다.

그리고 그렇게 복작복작한 와중에 안지호 혼자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백은찬이 나오자마자 크게 노래를 튼 덕에 다같이 듣긴 들었는데, 안지호 의견은 아직 듣지 못했다.

“안지호, OST 어때.”

안지호 의견도 궁금했다.

괜찮은지 안 괜찮은지.

안지호도 귀가 좋으니까.

“보통 취향차라는 게 있어.”

“그래서 별로라고?”

“내 기준엔 괜찮다고.”

안지호가 무심한 듯 말했다.

노래가 좋다는 말이었다.

그 말을 들으니 괜시리 입가가 올라갔다.

“취향에 맞다는 소리지?”

“어.”

그럼 됐다.

내가 부른 노래를 흔쾌히 좋다고 말해주는 건 역시나 기분 좋은 일이다.

“야, 나 올림. 나중에 확인해라.”

“나중에 말고 지금 할게.”

뭐라고 올렸는지 궁금하니까.

그리고 그렇게 백은찬이 올린 오에스티 글을 확인해보려는데, 그 순간 백은찬이 다시 내 어깨를 빠르게 붙잡아왔다.

“어, 야, 야, 이거 봐.”

“? 왜? 뭔데?”

“이거.”

그리고는 보고 있던 화면을 내게 불쑥 보여준다. 그리고 그렇게 본 화면에는 별스타 계정 하나가 있었다.

DOHA_S

스트리밍 화면.jpg

: 일상 속에서 듣기 좋은 노래

#너에게로달려달게 #시간감지자 #OST #WINSOME

바로 신도하의 SNS 계정이었다.

그러니까 내 OST 스밍하는 걸 캡쳐 해서 올려놓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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