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능력을 숨긴 천재 아이돌-231화 (231/413)

231화. 그 노래에 잘 어울리긴 해.

이후 방송에는 코인 노래방에 간 안지호와 백은찬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지호 : 당연히 발라드부터 아니냐?]

[은찬 : 신나는 걸 불러야지!]

와중에 선호 장르부터 예약하는 습관까지 달랐다. 무조건 예약 버튼부터 누르는 백은찬에 비해, 안지호는 차분히 앉아 책을 살피고 있었으니까.

그럼에도 의견이 맞는 건 있었다.

[은찬 : 이 노래는 당연히 해줘야겠지?]

[지호 : 응.]

그건 바로 우리 노래였다.

- 둘이서 랩도 하고 노래도 하고 다 하네ㅋㅋㅋㅋㅋㅋ

- 안지호 노래 진짜 잘한다 우세현 파트 꽤 어려운 건데도 흔들림이 없네

- 근데 진짜 재밌게 논다ㅋㅋㅋㅋㅋㅋ와중에 자기 파트들은 꼭 사수함ㅋㅋㅋㅋㅋ

게다가 본인들의 파트가 되면, 찰떡같이 서로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중간에는 안지호가 랩을 하기도 하고.

이렇게 안지호와 백은찬이 출연한 의 회차는 이후에 상당히 좋은 반응들을 이끌어내었다.

- 안지호랑 백은찬 동갑이지? 둘이 초이스 나오는 거 봤는데 존귀

- 은찬이랑 지호랑 이번에 나온 초이스 보는 내내 너무 귀여웠다ㅠ 중간중간 투닥거리는데 ㅈㄴ실친느낌나서 좋았어

- 지호랑 은찬이는 둘이 붙여 놓으면 일단 재미가 보장됨ㅋㅋㅋㅋㅋ나중에 윈썸 동갑즈 4명끼리 초이스하는 거 보고픔ㅋ

그리고 앞선 방송은 당연하지만 모니터링을 한 바였다. 안지호는 보다가 들어갔지만.

당연하게도 중간중간 평소와 같이 투닥거리는 거도 잊지 않았다. 선택하는 거야 뭐, 맞는 게 거의 없었고.

“유일하게 맞았던 게 코인 노래방이었지.”

“그건 맞을 수밖에 없지 않아요?”

“그렇지. 근데 엄청 재밌긴 했어.”

보기에도 딱 그래 보였다.

둘 다 아주 신이 나보였지.

“근데 아까 간 카페는 어디야?”

“역시, 우세현. 가고 싶어 하는군.”

“아니, 맛있어 보여서.”

“조금 외곽 쪽이긴 한데, 그래도 그렇게 많이 안 걸려. 나중에 한번 가.”

“가서 사진은 안 찍었어요?”

이에 백은찬이 폰을 조금 뒤져보았다. 근데 저기 퐁 스무디가 없는데, 안지호가 나중에 또 가려고 하려나.

이왕이면 다들 좋아하는 메뉴가 있는 카페로 가는 게 좋으니까. 생각해보니 차선빈의 딸기 라떼도 없겠군. 요즘 계절엔 딸기 라떼가 잘 안 나온다.

“딸기 라떼 없어도 괜찮아.”

“어? 괜찮아?”

“응. 다른 거 먹으면 되니까.”

음, 그렇군.

그럼 요즘 나오는 과일 메뉴가 뭐가 있지.

“어, 야. 형님 드라마 재방한다.”

백은찬이 화면을 바라본 채 말했다. 채널을 돌리다 보니 이전에 방송했던 <시간 감지자>가 재방을 하고 있었다.

<시간 감지자>는 매회 방영을 할 때마다 순조롭게 시청률이 증가하는 추세였다. 어느새 벌써 13%를 넘었다.

게다가 화제성도 괜찮아 방송이 끝날 때마다 SNS를 포함한 커뮤니티에도 해당 분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했다.

“형님도 한창 바쁘시겠네.”

“그렇지.”

그 덕에 형도 한창 바쁜 모양이었다. 아무래도 드라마 화제성이 올라갈수록 그와 관련한 스케줄이 우후죽순 늘어날 테니.

그래, 바빠야지. 바쁜 게 좋지.

이와 더불어 OST도 한창 순풍의 돛 달 듯 차트 방어가 잘되고 있는 편이었다.

와중에 신도하가 뜬금없이 잘 듣고 있다면서 한번씩 문자를 보내고 있었고.

‘어째 예전보다 연락이 늘은 것 같은 기분인데.’

OST 탓이려나.

제대로 신도하의 취향을 저격하기라도 한 모양이었다.

“근데 세현이 형, 오에스티 진짜 차트에 꽉 붙어 있네요.”

“아, 그렇지.”

“얘 완전 알박했어. 저녁 되면 간간히 순위도 더 오르더라.”

그건 멜로우들의 힘이 아닐까.

원래 늦은 저녁일수록 팬덤 스트리밍 효과가 더 있으니까.

“난 그래서 매일 듣고 있어.”

“맞아요, 선빈이 형 숙소에서 맨날 듣잖아요. 샤워할 때도 들린다니까요?”

“노래가 너무 좋아서.”

“고마워.”

어쩐지 여기저기서 종종 들린다 했더니. 아무래도 차선빈의 취향도 저격한 모양이었다. 그건 기분 좋네.

‘단체 OST도 할 기회가 있으면 좋은데.’

솔로 OST도 좋긴 한데, 아무래도 그룹 단체 OST도 불러보고 싶었다. 이 기회에 들어가게 되면 좋긴 할 텐데.

어쨌건 오에스티가 차트에 붙박이하고 있다는 건 그룹으로써도 상당히 좋은 일이었다.

이렇게 메인 차트에 오래 있는 경우, 어느 정도 일반 리스너도 붙었다는 것을 의미함과 동시에 이들에게 노출 시킬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건 곧 목소리를 조금이라도 대중에게 인식시킬 수 있다는 거니까.

- 시간 감지자 오스트 말이야 원래 한성훈한테 가려던 거였나? [3]

한성훈?

와중에 OST 관련으로 뜬금없는 글을 하나 봤다. 한성훈이면, 유명한 남자 솔로 가수다. 그리고 그 글 밑으론 댓글 몇 개가 달려 있었다.

└ 갑분 웬 한성훈?

└ [글쓴이] : 한성훈이 인터뷰에서 시간 감지자 오에스티 들어가려다 못 들어갔다고 하길래

아, 원래 OST를 부르려고 했던 건가.

일단 공개된 OST는 물론 추후에 공개될 오에스티 목록에도 한성훈은 없었다. 다시 말해 완벽하게 불발이었단 소리였다.

‘뭔가 스케줄이 안 맞았나 보네.’

한성훈은 최근 흥행작 OST를 몇 개 부르곤 했으니 불발이라면 거의 스케줄 문제일 가능성이 컸다.

└ [글쓴이] : 보니까 이번에 윈썸 세현이 부른 오스트 원래 한성훈 꺼였다던데

이건 또 뭔 X소리야.

* * *

[한성훈 : 사실 요즘 방영하고 있는 <시간 감지자>에서도 OST 관련으로 제안이 한번 왔었어요. 근데 아쉽게도 이런저런 사정으로 불발되었죠.]

[에디터 : 아, 요즘 시간 감지자 엄청 재밌잖아요. 저도 한창 잘 보고 있어요.]

[한성훈 : 네. 그래서 여러모로 아쉽죠. 그때 제가 OST 섭외 1순위라고 하셨었거든요.]

[에디터 : 부르시던 곡이 무슨 곡이셨는데요?]

[한성훈 : 그건 말할 수 없지만, 살짝 이야기를 하자면 공개 된 지 얼마 안 된 곡이예요.]

[에디터 : 굉장히 아까우셨겠네요. 시간 감지자 오에스티들 요즘 한창 잘 되고 있잖아요.]

[한성훈 : 그러니까 말이죠~]

공개 된 지 얼마 안 된 곡이라면, 단연 내 OST일 확률이 높았다. 아직까지 다음 OST는 공개되지 않았으니까.

‘이 정도면 그냥 대놓고 제목을 알려준 수준인데.’

그러니 구체적인 제목과 함께 말이 나오는 것도 당연했다.

- 시감자 오스트 한성훈이 불렀어도 잘 어울리긴 했었겠다 느낌 있네

- 근데 한성훈은 왜 거절한 거래?

└ 그냥 스케줄 때문인 것 같던데

- 내 생각엔 세현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 게다가 이미 세현이 불렀는데 누구한테 먼저 갔고 그런 게 다 뭔 상관

- 그럼 한성훈한테 거절 받고 세현한테 제안이 갔나보네 한성훈이 1순위였다는 거 보니까

이야기는 그렇게 ‘한성훈이 거절한 OST가 윈썸 세현에게로 갔다’로 전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일단 이 이야긴 확실히 잘못된 정보였다. 다른 오에스티라면 몰라도 일단 내가 부른 곡을 한성훈이 먼저 제안을 받았을 리는 없다.

형에게 들었을 때부터 이 곡은 후보 없이 내게 곧바로 제안이 들어온 거라 했으니.

“한성훈이 니 오에스티 후보였다고? 이거 곧바로 너한테 직통으로 온 거 아니었냐?”

“맞아.”

“이거 말고 다른 오에스티를 착각하는 거 아냐?”

그 방면으로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아마 그건 아닐 듯 했다. 해당 이야기를 한 인터뷰만 봐도 내 오에스티로 확신을 가지고 말하고 있었으니까.

[형]

: 전혀. 후보에도 없었는데.

그리고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다시 한번 형과 연락했다. 그 결과 역시나 없는 이야기였다.

‘그렇다면 단순 과시용인가.’

오에스티 제안이 들어가긴 했으나 아마 이 오에스티가 아닌 다른 오에스티일 확률이 높다.

그럼에도 굳이 내 오에스티처럼 분위기를 낸 건, 아무래도 근래 공개한 오에스티 중 가장 성적이 잘 나오기 때문인가.

일단 오에스티 제안이 들어간 건 사실이니 마냥 거짓도 아니라는 거다. 애초에 해당 곡의 제목을 공개한 것도 아니었기에.

- 시간 감지자 ost “너에게로 달려갈게.”, 원래 한성훈에게 가려던 것?

- 한성훈, “시간 감지자 ost, 스케줄 상 거절. 굉장히 아쉽다.”

그리고 사실과 다른 이야기는 그렇게 여전히 일파만파 퍼져가는 상태였다. 하지만 고작 이런 작은 썰 하나로 정정 기사 같은 걸 낼 순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흘릴 수 있는 방법이 좋은데.’

지이이이잉.

그리고 그때, 폰이 진동했다.

[이준혁 음악 감독]

<시간 감지자>의 이준혁 음악 감독으로부터 온 연락이었다. 그리고 나는 곧바로 응답 버튼을 눌렀다. 아주 굿 타이밍이네.

“안녕하세요, 감독님.”

* * *

- 시감자 음감 슨스 봤음? 세현이랑 찍은 사진 올라왔다!

- 시간 감지자 음악 감독 SNS 올라왔는데 우세현이랑 사진 찍었네

- 근데 우세현 OST 그거 우세현이 1순위 맞다는데?

[이준혁]

사진.jpg

: 얼마 전 <시간 감지자> ost, ‘너에게로 달려갈게’를 멋지게 불러준 윈썸의 세현 씨와 함께. 볼 때마다 노래를 잘해서 놀라는 친구. 역시 1순위로 섭외를 넣길 잘했단 생각이 (웃음) ··· 중간에 도현 씨도 와서 함께 응원해주고 오랜만에 즐거웠던 시간.

그 날, 이준혁 음악 감독의 개인 SNS에 나와 찍은 사진과 함께 관련 글이 올라왔다. 대충 작업 후기와 같은 형식으로.

게다가 거기엔 캐스팅과 관련된 비화가 포함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이와 같은 과정을 알리게 되었다.

- 음감 말 들어보니 역시 세현이한테 오스트 먼저 간게 맞나본데?

- 뭐야 한성훈이 아니라 우세현이 1순위 맞았다네 음감이 직접 말함

└ 그럼 한성훈이 했던 말은 뭐임? 뭔가 착오가 있었던 건가?

└ 한성훈은 이거 말고 다른 오스트였나보네 이건 우세현한테 바로 갔다 함

- 근데 음악 감독이 우세현 되게 예뻐하나보다 글에서 예뻐하는 게 느껴짐ㅋㅋㅋ사진 표정도 엄청 방긋 웃고 있음

- 중간에 우도현도 녹음 현장에 왔나봐 우도현 이야기도 같이 있다

└ 우도현이 거길 갔다고? 바쁜 와중에도 또 동생 보러 갔나보네ㅋㅋㅋ

└ 우도현이라면 갈만 하지

그리고 그 덕에 앞서 돌던 말들은 자연스럽게 정리가 되는 모양새였다. 아무래도 작업했던 음악 감독이 직접적으로 언급한 거니 이보다 더 정확한 건 피셜은 없었다.

‘잘 정리가 됐네.’

사실 지난번 이준혁 음악 감독과의 통화 도중 이와 같은 오에스티 섭외 과정에 관한 이야기가 잠깐 나왔었다.

─ 말이 좀 도는 것 같아서 말이죠. 이미 알고 있겠지만, 확실하게 세현 씨가 섭외 우선순위가 맞았어요.

“네. 알고 있습니다.”

─ 어쩌다가 그렇게 돌 게 된 건지 모르겠네.

다 한성훈의 입으로 인해 나온 말이긴 하지만, 어쨌든 해당 일을 음악 감독 역시 조금 신경 쓰고 있던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그러고 보니 감독님, 지난번에 함께 찍은 사진 중에 안 드린 게 아직 있더라고요.”

─ 아, 그때 찍은 사진이요?

“네. 이 김에 보내드릴게요.”

작업 당시 감독을 비롯한 스텝들과 찍었던 몇 장의 사진. 그 사진 몇 개가 아직 내게 있었다.

‘대충 음악 감독도 그 일에 관해 찜찜해 하고 있는 것 같으니.’

그러니 이렇게 함께 찍었던 사진을 보내주면 자연스럽게 이를 업로드할 생각이 떠오를 터였다.

그렇게 되면 내용은 또 다시 자연스럽게 당시 작업 후기로 이어질 테고.

- 우세현이 이 노래에 잘 어울리긴 해

이와 같이 이야기는 잘 정정되었다.

“형님이 케이크도 사오셨어?”

“응.”

“이야, 완전 센스 있으시네.”

백은찬이 사진을 보며 말했다.

사진엔 그 날 사온 케이크의 사진도 잘 찍혀 있었다. 맛이 있긴 했지.

“형. 형님한테 여기 함 물어봐요. 보니까 엄청 맛있어 보여요.”

“물어봐서 한번 사올게.”

“같이 가는 것도 좋은데.”

“차선빈 은근 이런 거 좋아한다니까?”

그렇게 오에스티 관련 이야기가 한바탕 쓸고 난 이후, 돌아오는 늦가을.

우리는 마침내 다음 컴백을 위한 준비에 들어서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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