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능력을 숨긴 천재 아이돌-246화 (246/413)

246화. 그래서 초동이 얼마라고?

컴백 기념 G-LIVE가 끝났다.

약 1시간 정도 진행되었는데, 오랜만의 컴백인 만큼 멤버 모두 라이브 내내 하이텐션이었다.

“야, 아까 진짜 좋더라.”

백은찬이 뜬금없이 팔꿈치로 나를 살살 찔러댔다. 갑자기 뭐가 좋다는 거지.

“아까 ‘나의 목적지’ 부른 거 말이야. 그거 엄청 좋았다고.”

“아, 그거.”

“니가 평소에도 가끔 흥얼거리기는 했는데, 그렇게 각 잡고 부르니까 확실히 진짜 좋긴 좋더라. 댓글도 그렇게 빠를 수가 없어.”

백은찬이 만족스러운 얼굴로 웃어 보였다. 표정 보니 정말로 좋긴 했던 모양이었다. 물론 그것을 제하고도 꽤 기분이 좋아 보였다.

아무래도 컴백했으니까.

컴백은 언제나 즐겁다.

[형]

: 사진은 내가 고른다

끝나고 보니 형에게서 연락도 와 있었다. 사진은 내가 고른다? 아, 그 어릴 때 사진 말하는 건가. 이에 그러라고 대충 답장을 보냈다.

아, 근데 이렇게 바로 아는 걸 보니 혹시 라이브 생방으로 보고 있었나.

그렇게 라이브를 끝내고 난 뒤 멤버들과 함께 음원 순위를 확인했는데, 제대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상태였다.

일단 타이틀곡 ‘FACE OFF’는 자몽을 포함한 음원 사이트 실시간 차트에서 진입부터 제대로 뚫었다.

“···진입 1위 실화야?”

“진입 1위 해도 되는 거야···?”

“뒤에 0 두 개 있는 거 아니고요?”

무려 진입 1위였다.

실시간 차트 진입 1위!

실시간 차트에서 1위로 진입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제까지는 한 번도 하지 못했었으니까.

‘현실 감각이 없다.’

그렇다 보니 현실 감각이 떨어졌다. 눈앞에 보이는 이 ‘1’이라는 숫자가 정말로 실재하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잠시 했다.

“이거 진짜야? 1? 하나? ONE?”

“1위, 1위, 1위 맞아요. 저 시력 짱 좋음.”

하지만 그것은 아주 잠깐이었다.

왜냐면, 옆에서 백은찬과 신하람이 열심히 1을 외치고 있었으니까. 그 목소리가 정말로 이것이 현실임을 제대로 실감시켜 주고 있었다.

- 와 윈썸 진입 1위다

└ ㄹㅇ? 메인 차트 1위?

└ 실시간 진입 1위했어

- 윈썸 실차 진입 1위했어ㅠㅠㅠㅠㅠㅠ

- 페이스오프 실차 1위ㅠㅠㅠㅠㅠ 얘들아 축하해ㅠㅠㅠㅠㅠㅠ

- 페이스오프 들어봐 비트 완전 부내나고 멤버들 목소리 완전 극락임ㅠㅠㅠㅠ

마찬가지로 올라오는 글을 보니 정말로 이게 현실이 맞구나라는 걸 다시 한번 실감했다.

“세현아, 1이야.”

옆에서 차선빈이 기쁜 듯 웃었다.

겉보기엔 평소와 다름없이 차분한 모습이었지만, 확실히 좋아하고 있다는 게 눈에 보였다.

“좀 더 웃어 보라고! 안지호!”

“어, 그래. 활짝 웃고 있다.”

“활짝이 활짝이 아닌데?”

그러자 안지호가 백은찬을 향해 누가 봐도 대충인 것 같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덕분에 다시 한번 차 안이 왁자지껄해졌다.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많이 기뻤다.

순위도 순위였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우리 노래를 들어주고 있다는 애기니까.

“그렇게 좋냐?”

“어?”

“입이 귀에 걸렸잖아.”

안지호가 나를 보며 말했다.

그리고 난 그런 안지호를 향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엄청 좋아.”

그러자 안지호가 그대로 살짝 입꼬리를 올리더니 이내 곧 있을 리허설 준비를 제대로 하라는 말만 남긴 채 다시 몸을 뉘었다.

그렇지. 리허설 준비도 해야지.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초동 성적 역시 발표되었다. 그렇게 발표된 성적은 다시금 나와 멤버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 애들 초동 100만장 넘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정확히는 101만자유ㅠㅠㅠㅠ

- 100만장 됐다고? 진짜 100만장 됐어? 우래기들 진짜로 밀리언 셀러야?

- 윈썸 현 시각 초동 101만장

└ 앞으로 며칠 남았어? 초동?

└ 낼이 마지막

└ 체이스가 몇 만장이었지?

- 윈썸 초동 100만장 넘었다고? 체이스도 넘었어?

└ 지금 비슷함 근데 추이는 윈썸이 조금 더 좋음 조금 더 팔 것 같긴 한데

└└ 추이가 좋기는 추이 비슷해

└ 체이스 몇장 팔았는데?

└└ 체이스 105만장 윈썸 현재 101만장

- [공식] 윈썸 밀리언 셀러 등극···미니 3집 ‘FACE OFF’ 일주일 만에 106만장 판매 기록

그리고 놀라운 건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와 더불어 X보드 200 차트에도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무려 5위라는 순위로.

- 윈썸 이번에 대박 났네ㅋㅋㅋㅋㅋ예전에 윈썸 X보드 차트 절대 못 들거라고 얘기하던 애들 다 어디감?ㅋㅋㅋㅋㅋㅋ

- 뭐하러 금 컴백 하냐고 어딜 감히 X보드 노리느랴고 그러더니ㅋㅋㅋㅋㅋ떡하니 순위권에 이름 올렸죠~

- 초동 100만장.....X보드 200.....이거 진짜 꿈 아니지? 우래기들 진짜 찢었다 (울음)

- 윈썸 이번에 앨범 몇 종이었는데?

- X보드 들었어? 어디? 100 차트?

- 이제 겨우 200 든 주제에 IN 언플 신나게 때리겠구만ㅋㅋㅋㅋ예전에 인터니티 때도 그랬잖아ㅋㅋㅋㅋㅋ

└ 응 그래서 니 돌은 얼마나 파는데?

└ 긁어봤자 타격 없어 ^-^ 그래봤자 우리 애들은 100만장 팜 ^-^

“오늘은 무조건 G-LIVE 해야 해!”

“해요! 무조건 해요!”

“내가 회사에 바로 말씀드릴게.”

도운이 형이 그렇게 빠르게 회사에 연락을 취했다. 그렇지. 오늘만큼은 꼭 라이브를 키고 싶었다. 켜서 멜로우랑 같이 축하해야지.

100만 달성이 알려지자 가장 먼저 연락이 온 건 역시나 형이었다. 근데 메시지는 아니고 사진만 한 장 달랑 왔다.

[형]

: (포카 사진.jpg)

“드볼이야?”

그건 바로 이번 내 포카의 드래곤볼 사진이었다. 심지어 앨범 포카 뿐만 아니라 특전 포카까지 제대로. 운이 좋은데?

‘그러고 보니 내가 어렸을 때도 엄마랑 같이 앨범 언박싱을 하면서 형 포카가 나오면 좋아하고 그랬었는데.’

근데 생각해보면 형 포카보다도 신도하 포카가 꽤 많이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신도하도 포카 장인이었지. 형보다는 못하지만.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신도하에게서도 마찬가지로 연락이 왔다.

[신도하 선배님]

: 100만장 달성 축하해.

축하한다는 내용의 메시지였다.

형 다음이긴 했지만, 꽤나 연락이 빨랐다. 이 정도면 공식 기사가 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이에 대충 감사한다는 말을 답장하려는데, 도중에 메시지가 하나 더 왔다.

[신도하 선배님]

: 이거 나왔어. 운이 좋지?

(첨부사진.jpg)

어, 앨범을 산 모양이네.

신도하가 보낸 사진은 다름 아닌 포카였다. 그러니까 이번 앨범의 내 포카.

[신도하 선배님]

: 소중히 간직해야겠어.

소중히···.

소중히 앨범에 끼워 넣어둘 생각인가보다. 다들 포카 자랑하길 좋아하는군. 와중에 내 포카라니 신기하긴 했다.

그리고 앞선 메시지에 대충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 채로 앞으로 있을 무대를 위해 나는 그렇게 서둘러 몸을 움직였다.

* * *

장수연은 오늘 윈썸의 무대를 보기 위해, 일찍부터 SBC 채널을 틀어 놓은 채였다.

안타깝게도 오늘은 현장에 직접 갈 순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윈썸 나오나 보지?”

“응. 말 시키지 마.”

그리고 지나가던 그녀의 언니가 그런 장수연은 보며 물었다. 동생이 TV 앞에 앉아 저렇게까지 집중하는 이유는 결국 하나밖에 없었기에.

“세현이는 이번에 무슨 머리야?”

“흑발.”

“오우.”

수연의 언니, 그러니까 장지연이 그간 봤을 때 우세현에게 가장 어울리는 머리색은 다름 아닌 흑발이었기에.

“뭐야, 왜 앉아?”

“나도 보려고.”

듣자 하니 이번 컨셉이 꽤나 멋있다던데. 거기에 노래도 좋았다. 그렇기에 한번쯤은 제 눈으로 무대를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러고 보니 난 걔도 좋더라.”

“누구?”

“그 빨간 머리 애.”

“아아, 지호?”

‘빨간 머리 걔’라는 말에 장수연은 단번에 앞서 언니가 말한 것이 누구인지 알아들었다.

“근데 요즘은 다른 애도 눈에 들어오더라. 그 왜 있잖···.”

“쉿! 조용히 해봐!”

그리고 그 순간, 화면이 전환되면서 기다리고 기다렸던 순서가 되었다. 그대로 화면에는 멤버들의 얼굴이 한 명씩 빠르게 지나갔다.

[WINSOME]

‘나온다!’

뒤이어 화면이 다시 밝아지면서 어두운 무대 위, 밝게 빛나는 조명 아래로 차선빈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 차선빈의 손에는 검은색 가면 하나가 들려 있었다. 이어서 흘러나오는 인트로에 맞춰 차선빈은 가면과 함께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렇게 차선빈은 검은색 쓰리 피스 타입의 수트를 입은 채 물 흐르듯 부드러운 안무를 선보였다.

- 와 존나 잘 춘다

- 진심 얼굴 밖에 안 보임 저 정도면 진짜로 얼굴에서 빛나는 거 아니냐

- 쓰리피스ㅠㅠㅠㅠㅠㅠㅠ분위기 너무 좋아ㅠㅠㅠㅠㅠㅠ

[FACE OFF]

그때, 그런 차선빈의 등 뒤로 회색빛을 띤 녹슨 가면들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던 차선빈의 뒤로 가면이 하나 더 나타났다.

백은찬의 흰색 가면이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마치 데칼코마니와 같은 페어 댄서를 선보였다.

그 순간, 자켓 없이 블랙 정장 베스트를 입은 백은찬의 갈색 머리가 차분하게 흔들렸다.

그리고는 마치 자신을 따라오라는 듯 미소와 함께 카메라를 쓰윽 당겼다.

그러자 나머지 멤버들이 다시 한번 등 뒤로 등장했다. 그렇게 잠깐의 댄스 브레이크.

“와, 멋있네.”

이를 보고 있던 장지연은 그렇게 앞선 인트로 댄스에 감탄했다.

“선빈이랑 은찬이 맞지?”

“응. 맞아.”

“둘 다 잘생김.”

“당연하지.”

그리고 그 순간, 음악이 곡 변주하며 이어지는 타이틀곡의 무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에 맞춰 우세현이 앞으로 빠르게 치고 나왔다. 동시에 밝아지는 무대의 조명.

‘수트! 수트! 수트!’

깔끔하게 떨어지는 수트핏에 화려하게 걸려 있는 목걸이와 귀걸이. 하지만 역시나 가장 화려한 건 우세현의 얼굴이었다.

- 와 역시 세현이는 흑발이 진리

- 세현이 수트 미쳤다 진짜ㅠㅠㅠㅠㅠ

- 와중에 피어싱도 너무 예뽀ㅠㅠㅠㅠㅠ

- 처음에 얼빡 보고 기절하는 줄

그리고 그렇게 모든 이들의 우세현의 얼굴을 보며 감탄을 하고 있을 때, 화면 속에서 우세현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저 그림자에 감춰진 하나의 반짝임]

[그 속에서 빛나는 진짜를 찾아줘.]

[Who‘s real.]

완벽한 라이브였다.

음원과 동일했지만, 마치 라이브라는 것을 증명하듯 중간 중간 확실한 숨소리와 함께 부드러운 목소리가 귀에 꽂혔다.

- 라이브다 이건 100000% 라이브야

- 오늘 윈썸 제대로 라이브인데?

- 와 근데 라이브가 더 좋다

“시작부터 장난 아닌데?”

“그치. 우리 애들이 좀 그렇지. 그치.”

그렇게 말하던 장수연은 여전히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 상태였다.

그리고 그대로 안지호가 턴을 돌며 등장했다. 빨간 머리의 안지호는 평소와 달리 머리를 살짝 올린 채로 블랙 수트에 붉은색 타이를 맨 채였다.

[FACE OFF]

[그 속에 있는 진짜 모습을 드러내]

[그렇게 하나가 된 너와 나]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선 안지호의 목소리에 우세현 목소리가 살짝 올라와 듣기 좋은 화음을 이루어내었다.

- 둘 목소리가 진짜 찰떡이다

- 와 진짜 너무 좋아서 지금 소름 돋음

- 보컬들 제대로네 중간에 차선빈 목소리 들어간 것도 존나 좋다

- 아니 라이브를 이렇게 잘해도 되는 거냐ㅠㅠㅠㅠㅠㅠ

마찬가지로 라이브가 끝내줬다.

이 정도면 IN 엔터가 작정하고 보컬 자랑하려고 뽑은 노래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노래의 중반부.

갑작스럽게 화면이 바뀌면서 [FACE OFF]라는 문구가 띄워졌다. 그리고 그 순간, 무대도 바뀌었다.

- ???? 뭐냐 ?????

- 뭐야 갑자기 페이스오프?

- 헐 설마 무대 바뀌는 거?

앞서 어두웠던 분위기의 무대와 달리 이번엔 무대 세트 자체가 밝은 느낌을 주었다. 그에 따라 멤버들의 의상 또한 바뀌었다.

마치 페이스 오프한 것 같이.

“이야, 야. 저거 멋있다.”

“페이스 오프한 옷들이네?”

수트가 아닌 제각기 각자가 맡은 직업에 따라 의상을 달리한 모습이었다.

그 안에서 단정한 셔츠에 니트를 입은 윤도운이 입꼬리를 씨익 올린 채로 등장했다. 여기에 뮤직비디오에서와 같이 동그란 안경을 낀 모습이었다.

그 뒤로 흰색 가운 차림의 신하람이 그런 윤도운의 반대편에서 등장하였고,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 등을 댄 채로 노래했다.

- 으아 우리 맏막즈ㅠㅠㅠㅠㅠㅠㅠㅠ

- 난 이 부분이 그렇게 좋더라 둘 다 너무 즐거워보여서ㅠㅠㅠㅠㅠㅠㅠ

- 바뀐 의상 진짜 넘 예쁘다ㅠㅠㅠㅠㅠㅠ뭔가 무대 2개를 보는 것 같음ㅠㅠㅠㅠ

이어지는 곡의 클라이막스 부분.

여기서 우세현과 안지호는 서로를 바라본 채로 깔끔한 고음을 선보였다.

그 안에서 우세현과 안지호가 동시에 서로를 향해 살짝 미소 지었다.

“X친?”

그 모습에 장수연은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내었다. 그리고 여전히 시선을 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장수연만이 아니었다. 장지연 또한 이와 비슷한 얼굴을 하고 있었으니.

‘존나 멋있는데?’

그렇게 두 사람은 한동안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로 말없이 무대를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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