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능력을 숨긴 천재 아이돌-311화 (311/413)

311화. 떡국 먹자

[탕!]

그대로 안지호와 신도하, 두 사람은 동시에 상대방의 페인트탄을 맞았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실제 동발탄이었다.

[A팀 도하 님이 탈락하셨습니다.]

[B팀 지호 님이 탈락하셨습니다.]

- 엌ㅋㅋㅋㅋㅋ신도하 안지호 동시 탈락ㅋㅋㅋㅋ

- 와 결국 이렇게 끝나네 솔직히 지호가 이길 줄 알았는데

- 둘 다 먼가 큰 전력 잃은 느낌 막판에 어떻게 되려나

- 동발탄ㅋㅋㅋㅋ개신기하네ㅋㅋㅋ방금 대결이 지금까지 중 젤 쫄렸던 순간이었다

- 분위기 갑분 느와르 보는 내가 살 떨림

그리고 이와 같이 신도하와 안지호가 탈락했다는 안내 방송에 필드 안에 남아 있던 이들은 물론이고, 밖에 있던 이들까지 모두의 표정이 각각 화면에 잡혔다.

[B팀 한이 : 탈락했다고? 지호 씨랑 도하 선배가 탈락했대요.]

[A팀 인수 : 둘이 동시 탈락인가 봐요. 아무래도 더 빨리 움직여야겠다.]

[세현 : (조용히 복주머니를 마저 찾음)]

신도하와 안지호의 대결이 한 바탕 쓸고 간 이후, 이제 각 플레이어들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 남지 않은 상태였다.

그리고 게임 종료 약 10초전.

[세현 : 아, 여기 하나 찾았네요.]

우세현이 바위 뒤에 숨겨진 복주머니를 하나 집어 들었다. 그것과 동시에 화면이 깜빡이며, 다음과 같은 문구가 떠올랐다.

[Game over]

마침내 게임이 종료됐다.

* * *

게임 종료 후, A팀과 B팀이 한데 모인 자리에서 제작진은 오늘의 결과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긴장되는 순간, 최종 승리팀은?]

- 이변이 없는 한 A팀일 듯

- 마지막에 B팀이 얼마나 모았냐에 따라 다를 것 같긴 한데

- 재밌으려면 B팀이 역전해야지ㅋ

[승리 팀은─]

[─A팀입니다!]

이변은 없었다.

그렇게 환호하는 A팀의 모습이 잡혔다.

그와 동시에 개개인의 정확한 복주머니 개수가 자막을 통해 공개됐다.

[최종 개인 복주머니 소유 결과]

1. A팀 우세현 : 27개

2. A팀 신도하 : 18개

˸

4. B팀 안지호 : 16개

5. B팀 신윤우 : 15개

- ㅁㅊ 우세현 27개?????????

- 헐 세현이 1등!!!!!!!!!!!!!

- 우세현이 1등이었다고???????

- 와 개많아 27개래 신도하도 18개나 모았네

[복주머니 최다 소유자 : 우세현]

결과 발표에 맞춰 지금까지 우세현이 복주머니를 모았던 장면 하나하나가 마치 하이라이트처럼 비춰졌다.

[세현 : 아, 여기도 하나 있네요.]

[세현 : 왠지 여기쯤에 있을 것 같은데. 보통 이런 곳에 많이 숨겨두시잖아요.]

[기가 막히게 복주머니를 찾아내는 세현!]

- 와 진심 저긴 어떻게 찾아냈냐

- 애초에 우세현이 시야가 넓네

- 방금 훅하고 나무에 걸린 거 잡는 거 너무 설레는데

- 세현이 진짜 잘한당 (눈물)

이윽고 타임아웃 직전, 우세현은 마지막으로 찾아낸 복주머니를 카메라를 향해 들어 보였다.

[세현 : 이거 이제 보니 꽤 무겁네요.]

그렇게 우세현의 묵직한 복주머니들이 다음 장면으로 클로즈업되었다. 그리고 우세현은 카메라를 향해 살짝 미소 지었다.

* * *

메인 게임이었던 서바이벌 게임이 방금 막 끝났다. 화면 속 출연자들은 그렇게 공개된 승리팀에 환호하고 있었다.

이렇게 방송으로 보니 확실히 편집이 그럭저럭 긴장감 있게 잘 됐다.

특히 가장 긴장감 있던 건 역시 안지호와 신도하가 맞붙었던 장면이었다.

대충 안지호에게 말로만 들었지 생각보다 상황이 훨씬 치열했다.

저 정도였을 줄은 몰라서.

사실 안지호의 상황 설명이 부족한 것도 어느 정도 있었다.

‘어쩌다가 죽었는데?’

‘신도하가 쏴서.’

그게 설명의 전부였다.

결과적으로 틀린 부분은 없긴 한데, 생각보다 훨씬 치열했잖아.

‘뭐, 일단 방송엔 꽤 멋있게 나갔으니 반응은 안 봐도 좋을 것 같네.’

그래도 그 점은 다행이었다.

제작진이 나름 편집을 공들인 티가 났다.

자기들이 보기에도 괜찮은 장면이었는지.

‘근데 신도하도 사격 잘하네.’

복주머니만 잘 찾는 줄 알았는데.

하는 폼이 예사롭지 않았다.

양궁만 잘하는 줄 알았는데 사격도···.

“왜?”

“아니, 그냥.”

나도 모르게 형을 쳐다봤다.

앞서 긴박했던 상황들 속에서도 형은 별다른 말없이 조용히 방송을 보고 있었다.

다만, 신도하가 나오는 장면에선 기분 탓일지도 모르겠지만 맥주를 좀 더 들이키는 것 같았다.

“마지막에 편집 좋네.”

“마지막?”

“너 복주머니 모은 부분.”

아, 그 부분.

마치 약간 하이라이트 느낌으로 편집이 됐다. 내가 복주머니를 모았던 장면들이. 아무래도 가장 많이 모은 덕일 테지.

“그 부분이 제일 맘에 든다. 그리고 진짜 죽인 놈은 없었네.”

“내가 안 죽는다고 했잖아. 이거 완전 대형 스포였다고.”

“그래. 그래서 더 맘에 들어.”

형이 그렇게 입꼬리를 올렸다.

그래, 나름 열심히 했다.

편집 당하지 않도록.

‘그보다 신윤우랑 있었던 장면은 역시 통편집인가 보군.’

신윤우와 맞붙었던 그 부분.

그 부분은 역시나 방송에 나오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나올 수가 없었다.

찍힌 것도 들린 것도 없었으니.

그렇다 보니 전체적으로 신윤우 자체가 방송엔 많이 나오지 않은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서바이벌에서도 복주머니 찾기에서도 두드러진 활약이 없었기에.

그래서 더 마음에 들었다.

“방송은 이대로 끝?”

“아, 이거 다 끝난 거 아니야.”

“당연히 이대로 끝인 줄 알았는데. 뭐가 더 있다고?”

“응. 히든 코너라고 더 있어.”

떡국을 만들었던 그 코너.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이어지는 장면으로 [여기서 밝혀지는 히든 코너!]라는 자막이 등장했다.

[바로 떡국을 만드는 코너입니다!]

[A팀 규민 : 떡국? 떡국이요?]

[PD : 네! 여러분들은 이제부터 각 팀별로 떡국을 만들어주시면 됩니다.]

“···떡국?”

“응. 떡국.”

“뭐, 그럭저럭 설 특집 같네.”

“대놓고 설 특집이지. 복주머니랑 떡국 나왔으면.”

“그래서 너희 팀 떡국은 누가 만들었는데.”

“보면 알아.”

그런 내 말과 동시에 아니나 다를까, 재료를 정리하는 내 모습이 나왔다.

[도하 : 저희 팀은 세현 씨가 맡기로 했습니다.]

[세현 : 한번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A팀 떡국을 맡은 세현!]

“떡국 해본 적 있어?”

“내가 우리 숙소에서 떡국 담당이야.”

“뭐 어떻게 하다가 떡국 담당이···.”

그런데 그 순간, 형이 말을 하다 만 채로 미간을 팍 구겼다. 갑자기 뭐지.

[도하 : 앞치마는 해야지.]

[세현 : 감사합니다.]

[도하 : 어때? 혹시 너무 쪼이면 말해.]

[~사이좋게 앞치마 매주는 도하, 세현~]

- 신도하 역시 다정하다 앞치마 매주는 것 봐 내가 다 설렘

- 둘이 진짜 친하네 저 와중에 신도하 계속 함박 미소 짓고 있어

- 되게 설레게 매주지 않음? 방금 장면 제발 짤로 쪄주라

···저것도 편집이 안 됐구나.

정말로 사이가 꽤 좋아 보이긴 했다.

근데 자막에 웬 꽃이 저렇게?

“저 새X···.”

“···형. 캔 찌그러뜨리지 마.”

형이 다 마신 맥주캔을 그대로 있는 힘껏 찌그러뜨리고 있었다. 와중에 정말 살벌하게 힘을 준 건지 캔이 눈에 띄게 납작해졌다.

[도하 : 내가 옆에서 보조할게. 이거, 씻으면 되는 거지?]

“설마 저 새X 옆에서 계속 저러고 얼쩡거렸어?”

“···일단은 같은 팀이잖아. 돕는 건 당연하지.”

그, 다른 팀원들보다 옆에 많이 있던 건 사실이긴 하지만. 와중에 신도하가 정말 보조를 잘해서 약간 의지한 것도 없지 않아 있다.

여기에 A팀 주방장 역할을 도맡다 보니 자연스럽게 요리하는 과정에서 우리 팀은 나와 신도하의 장면이 압도적으로 많이 나왔다.

“야, 내일 떡국해.”

“뭐?”

이를 보던 형이 갑자기 떡국을 언급했다.

“갑자기 웬 떡국이야···.”

“말이 안 되잖아.”

“뭐가?”

“저 새X는 먹고 난 못 먹었다는 게.”

그러더니 열이 잔뜩 받은 얼굴로 그대로 화면을 향해 고개를 까닥한다. 와중에 그 화면에는 신도하가 나오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형한테는 한 번도 해준 적이 없긴 했지. 아니, 그것보다 애초에 내가 떡국을 하게 된 건 데뷔 이후부터다.

[A팀 규민 : 우와! 이거 떡국 엄청 맛있는데요?]

[B팀 영준 : 이거 떡국 누가 한 거예요?]

[도하 : 세현이가 했어요.]

“무조건 먹어야겠어. 무조건.”

동시에 형이 다시 한번 캔을 강하게 찌그러뜨렸다. ···꼴을 보니 어쩔 수 없이 그럴 것 같긴 한데. 애초에 엄마 떡국이 훨씬 맛있는데.

‘···재료가 있나.’

아무래도 미리 재료를 한번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

* * *

그래도 일단 다음날, 떡국을 하기 위해 조금 일찍 눈을 떴다. 모처럼의 설인만큼 어차피 떡국을 먹긴 해야 했으니.

여기서 놀라운 건 그 와중에 형이 나보다 먼저 일어났다는 사실이었다.

“왜 이렇게 빨리 일어났어?”

“떡국 먹으려고.”

“······.”

어떻게서든 먹겠다는 의지다. 저건.

대충 보니 어느새 장까지 봐왔다.

와중에 내가 좋아하는 젤리도 있어서 뜯어서 하나 먹었다.

이거 어렸을 때 형이랑 많이 먹던 건데.

“필요한 건 내가 대충 사 왔어. 이리 와.”

“응.”

“젤리 많이 먹지 말고.”

“응.”

형이 그대로 내가 먹던 젤리 봉지를 뺏어갔다. 그리고선 까치집이 된 내 머리를 마구 휘젓고 갔다.

일찍 일어나서 그런가.

좀 비몽사몽 했다.

생각해보면 형이 저렇게 서운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데뷔 이후에 요리를 하게 되는 일이 많아지면서 할 줄 아는 요리가 늘었다.

그전에는 간단한 요리만 하는 정도였고, 내가 할 줄 아는 간단한 요리 정도 형 역시 할 줄 알았기에 뭔가를 특별히 만들어주고 하는 것도 없었다.

그래도 가끔씩 형 집에 갈 때마다 뭔가를 만들어주기도 했는데, 그것도 정말 간단한 거라 이런 식으로 제대로 만든 적은 없던 것 같다.

“형 보조, 어때.”

“응. 좋아. 잘하네.”

“칼 줘. 써는 건 형이 할게.”

“응.”

그래도 보조는 확실히 했다.

그리고 떡국이 완성되자마자 형이 곧바로 이를 한 입 먹었다.

이어서 형을 쳐다봤다.

그런 내 시선을 눈치챈 형은 그대로 국자를 내려놓은 채 나를 향해 말했다.

“맛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다행히 맛있게 만들어진 모양이다.

그렇게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국 4그릇을 식탁에 세팅했다.

* * *

“이걸 세현이가 만들었다고?”

“맛있는데?”

그리고 그렇게 내가 만든 떡국을 부모님과도 같이 먹었다. 막상 맛있다는 소리를 많이 들으니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떡국은 남김없이 다 비워졌다.

떡국을 먹은 뒤, 설거지까지 잘 마친 이후에 방으로 들어갔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그런지 여전히 좀 비몽사몽이었다.

그래도 젤리는 잘 챙겨왔다.

밥 먹고 후식으로 먹기 좋았다.

‘이렇게 여유로운 건 오랜만이네.’

침대에 누워 뒹굴 거리는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아무것도 안 하니 더 좋았다.

이어서 그대로 손을 뻗어 저편에 있던 폰을 집었다. 멤버들은 뭐 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아마 단톡방이 꽤 쌓였을···.

- [단독] 티어로브 신윤우♥배우 김유하와 핑크빛 열애중!

어, 신윤우 열애설 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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