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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을 숨긴 천재 아이돌-313화 (313/413)

313화. 연휴는 여유롭게

이른 아침부터 대문짝만하게 난 티어로브 신윤우의 열애설. 그런 신윤우의 열애설은 역시나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게다가 상대가 한창 라이징하는 배우.’

심지어 열애설 상대가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였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반응이 클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이 일로 인해 신윤우는 물론이고, 티어로브 또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거라 예상됐다.

요즘의 티어로브는 그야말로 위태위태했었으니까.

물론 내 알바는 아니었다.

신윤우가 열애설이 나든 말든.

‘그래도 연휴 내내 이 말로 시끄럽겠군.’

기사가 난 시기도 시기인 지라 아무래도 며칠 동안은 이걸로 시끄러울 듯했다.

[도운이 형]

: 지호랑 세현이 수고했어 어제 복주머니 보니까 둘 다 멋있더라

[선빈이]

: 멋있었어

[지호]

: 네

[은차닝]

: 마지막에 우세현 복주머니 공개됐을 때 완전 짜릿

[은차닝]

: 근데 어제 끝나고 실검에 이거 오름

[은차닝]

: (‘세현 떡국’ 캡처본.jpg)

[선빈이]

: 세현이 떡국 먹고 싶다

[하람]

: 올해도 곶감을 많이 가져갈 것 같아여

예상대로 어제 못 본 메시지들이 많이 쌓여 있었다. 내가 읽자마자 말풍선 옆에 남아 있던 ‘1’이 모두 사라졌다.

‘진짜로 세현 떡국이 있네.’

확인해보니 백은찬이 말 한대로 정말 세현 떡국이라는 검색어가 아직까지도 실검에 걸린 상태였다. 덤으로 안지호 사격도.

와중에 ‘도하 설렘’이라는 것도 있었다.

이건 뭐지.

별하나 @dohaaa

세현 앞치마 메주는 도하.gif

이짤 너무 설렘 (이모티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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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렇군.

단번에 뭔지 이해했다.

근데 짤이 정말 엄청 올라갔네.

설레는 건 모르겠지만, 신도하가 꽤 각도를 잘 잡은 거 같다. 아니면 카메라 감독님이 잘 잡아주신 걸 수도.

‘···근데 신도하는 본방 봤으려나.’

그냥 문득 생각이 났다.

그런데 그때, 폰이 한번 진동했다.

[신도하 선배님]

: 새해 복 많이 받아, 세현아

‘타이밍 한번 귀신이네.’

신도하로부터 온 새해 문자였다.

대충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문자.

마침 떠올리고 있던 상황이라 조금 당황했다. 게다가 마찬가지로 예의상 문자 하나 정도는 보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터라.

어쩌다 보니 신도하가 먼저 보냈지만.

이어서 그런 신도하의 메시지에 답을 보냈다.

특별한 거 없이 그냥 간단하게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내용이었다.

[우세현]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선배님

이어서 답은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

[신도하 선배님]

: 그때 해준 떡국 진짜 맛있었는데.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먹고 싶네

[우세현]

: 감사합니다. 기회가 된다면요

어차피 떡국은 설날에만 먹으니.

기회라고 해봤자, 내년 설이겠지.

[신도하 선배님]

: 그래, 기대하고 있을게

[신도하 선배님]

: 떡국을 꼭 설날에 먹어야 한다는 법은 없으니까

아무래도 이거 진짜로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떡국인 게 맞는 것 같다.

* * *

신윤우의 열애설로 인해 다소 시끌시끌한 연휴였지만, 반면 나는 꽤 여유로운 연휴를 보내고 있었다.

연휴 동안엔 되도록 집 밖으론 나가지 않고자 했다. 사진 찍히는 것도 그렇고, 어차피 형도 집에 있으니까.

모처럼 형도 집에 오래 있고 하니 나도 덩달아 붙어 있을 생각이었다.

설 연휴가 끝나면 앞으로 들어갈 영화 건으로 인해 형은 한동안 바빠질 테니.

그래서 그냥 계속 집에 있으려고 했는데.

‘잠깐, 이 영화 오늘까지야?’

우연히 눈여겨 뒀던 영화의 상영 날짜가 오늘까지란 사실을 알게 됐다.

‘이거 형이 보고 싶어 했던 건데.’

전에 형이 지나가다 한번 말한 적이 있었다. 이 영화, 재밌을 것 같다고. 그래서 제목을 기억하고 있었다.

[우세현]

: 형 영화 이거 봤어?

[형]

: 아니 안 봤는데

역시 아직 안 봤네.

그럴 줄 알았다.

일단 형이 영화관 가서 영화를 보는 스타일이 아니긴 했다.

‘말하는 걸 보면 오늘까지인 거 모르는 것 같고.’

아마 VOD도 나오려면 좀 걸리는 것 같았다. 요즘엔 바로 나오는 것도 있지만, 정황상 이건 그렇지 않은 듯했다.

그렇다면, 당연히 보러 가야 한다.

오늘.

“형!”

“···깜짝이야.”

그렇게 난 형의 방문을 있는 힘껏 열었다.

“영화 보러 가자.”

“영화? 이 밤에 웬 영화?”

“오늘 봐야 할 거 있어.”

그러자 형은 여전히 그게 무슨 말이라는 양 나를 쳐다보면서도 느리게 몸을 일으켰다.

“뭘 봐야 하는데 이래. 보고 싶은 거라도 있었어?”

“The race. 그 영화 봐야 해.”

“더 레이스?”

“응. 전에 형이 말했던 거. 그거 상영이 오늘까지야.”

사실 조금 더 멀리 가면 내일 오전까지도 상영을 하는 것 같긴 한데, 오전엔 못 일어날 테니 결국 지금 가야만 했다.

“···알겠다. 준비할게.”

“응. 빨리해. 예매는 내가 했어.”

“빠르기도 하네.”

형이 순간 피식 웃었다.

심야 시간대라 그런지 다행히 예매된 좌석이 몇 개 없었다.

그리고 준비를 마친 형과 함께 형 차를 타고 그대로 근처 영화관으로 향했다.

“그걸 기억하고 있을 줄은 몰랐네.”

형이 핸들을 부드럽게 돌리며 말했다.

“그때 얘기 듣고 꽤 재밌을 것 같았거든.”

사실 형은 평소에 어떤 영화를 보고 싶다는 얘기를 잘하는 편이 아니었다. 그래서 더 기억하고 있었다.

“심야 타임이 있어서 다행이네.”

“응. 아니었으면 조조야.”

“조조보단 심야지. 근데 그거 분명 레이싱 영화였지?”

“응. 스포츠카.”

지금부터 보러 가고자 하는 영화는 ‘The race’란 제목의 스포츠 레이싱 영화였다.

“근데 이거 꽤 재밌을···것 같아.”

“졸려?”

나도 모르게 잠깐 하품을 했다.

물론 피곤하거나 그런 건 아니었다. 어제 오늘 일찍 일어나서 그런가. 요즘은 그래도 그럭저럭 잠도 잘 자고 있는데.

“어제 잠 못 잤어?”

“아니. 잘 잤는데.”

“피곤하면 잠깐 눈 붙여. 도착하면 깨울 테니까.”

그냥 히터 탓인 것 같은데.

아무래도 차 안이 따끈따끈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눈꺼풀이 무거워지면서 감겼다.

“나, 안 잘 거야.”

“그래.”

그리고 그 말을 마지막으로 정말로 그대로 기억이 날아갔다.

* * *

불필요한 소음 하나 없이 조용한 차 안.

그렇게 차 안에서 별다른 소음 없이 우세현의 쌕쌕거리는 작은 숨소리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조수석에 앉아 있던 우세현은 어느새 잠들어 있었다.

그리고 그런 우세현을 힐끗 살핀 우도현은 이내 핸들을 한 번 더 부드럽게 돌렸다.

‘자, 이제 어떡할까.’

그때, 우도현의 표정이 한순간에 싸늘하게 변했다.

따라오는 차량이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택시.

저 뒤에서부터 택시 몇 대가 현재 우도현의 차량에 따라붙고 있었다.

사생 택시였다.

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택시 2~3대를 탄 사생들이 두 사람의 뒤를 쫓고 있는 상황이었다.

사생 택시가 붙을지도 모른다는 건 당연하게도 어느 정도 예상하던 바였다.

‘그래서 되도록 집에만 있고 싶었는데.’

침범받기 싫어서.

모처럼의 가족과의 시간이었다.

그것도 꽤 오랜만에.

그러니 최대한 그 시간을,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그 시간을 침범 받고 싶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제 동생이 눈을 빛내고 있었으니까.

꼭 보러 가고 싶다는 일념으로.

그로 인해 우도현에게는 결국 ‘간다’는 선택지밖에 남지 않았다.

‘물론 나야 좋긴 하지만.’

당연하게도 그는 그 외출이 즐거웠다.

사실 영화 같은 건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우세현은 자신이 그 영화를 보고 싶어 했다고 했지만, 솔직히 말해서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언제 그런 말을 했었지.’

아무리 생각해도 그냥 지나가다 우연히 보고, 생각 없이 내뱉은 말인 듯했다.

‘잘 자네.’

그렇게 우도현은 다시 한번 옆에서 자고 있는 우세현을 확인했다.

동시에 우도현의 손가락이 그대로 핸들을 톡톡 두드렸다. 이제는 슬슬 따돌려야 하는 타이밍이었다.

당연하게도 이대로 목적지인 영화관까지 뒤따라오는 사생들을 바리바리 끌고 갈 생각은 없었다. 그건 절대 안 되고.

이어서 우도현은 다시 한번 크게 핸들을 꺾었다. 하지만 핸들을 돌리는 그의 움직임은 여전히 부드러웠다.

옆에 있는 우세현을 깨우기는 싫었다.

그런데 그와 동시에 뒤에 있던 택시 한 대가 이전보다 더욱 거리를 좁히며 붙어왔다.

“아, X발.”

이에 우도현이 순간적으로 욕설을 낮게 내뱉었다. 동시에 다시 한번 우세현을 쳐다보았다. 다행히 깨진 않은 듯했다.

뒤에서 얼쩡거리며 거리를 좁혀 오는 차량에 우도현은 한껏 예민해졌다.

따라오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대로 충돌을 감행하는 경우도 이따금씩 있었기에.

무엇보다 지금은 같은 차 안에 제 동생이 타고 있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 우도현은 한없이 예민해졌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상황은 그에겐 사실 굉장히 익숙했다. 지금까지도 따라붙는 택시가 가끔씩 있었으니까.

그만큼 어려울 것도 없었다.

따라붙는 택시 몇 대 정도, 가볍게 제치는 건.

붕─

그대로 우도현은 조금 더 속력을 냈고, 그런 그의 핸들은 여전히 부드럽게 돌아갔다. 아무래도 이대로 주변을 조금 더 돌아야 할 것 같았다.

* * *

몸이 노곤 노곤했다.

그런 내 주변으로 여전히 따뜻한 기운이 감돌았다. 그렇게 무거운 눈꺼풀을 힘겹게 떴다.

“···형.”

“깼어?”

“다 왔어?”

“응. 지금 막 도착.”

그 말에 창밖을 보니 어느새 지하 주차장이 보였다. 그리 멀지 않은 영화관이라 그런지 역시 꽤 빨리 도착했다.

“차 안 밀려서 좋다.”

“밤이니까. 아직 벨트 풀지 마.”

이에 벨트로 가려던 손을 그대로 내려놓은 채 다시금 시트에 몸을 기댔다. 역시 형은 운전을 잘했다. 완전 꿀잠 잤네.

‘나중에 형한테 운전을 배워도···아니, 그건 아니지.’

원래 가족한텐 운전 배우는 거 아니라더라. 애초에 아직 운전 생각 같은 거 없지만.

그러고 보니 도운이 형도 운전 실력이 많이 늘었다. 우리 중에 유일한 면허 소유자. 차는 아직 없지만, 가끔씩 부모님 차로 연습을 한 덕분이었다.

나중에 도운이 형한테 배울까.

“얼굴에 자국났다.”

“뭐?”

형이 내 얼굴을 가리키며 비웃었다.

진짜 자국이···.

푹 자도 너무 푹 잔 모양이다.

‘근데 정말 밤이라 그런가. 한산하네.’

도착한 영화관은 꽤 한산한 풍경이었다.

“팝콘은 카라멜?”

“응.”

“그럼 카라멜로 하나 한다.”

형이랑 영화관에 자주 온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항상 오면 카라멜 팝콘을 먹었다.

나야 카라멜 팝콘을 좋아하지만, 형은 평소 단 걸 싫어하면서 팝콘은 항상 카라멜로 먹곤 했다.

“이거 들어.”

“응.”

형이 그대로 픽업해온 콜라 하나를 내게 건넸다. 그나저나 영화관은 정말 오랜만이다.

그대로 이동하는 하는 동안 주변을 잠시 예의 주시했으나, 다행히 딱히 들려오는 소리는 없었다.

다행히 누가 붙거나 하진 않은 것 같군.

그리고 그렇게 다행히 알아보는 사람 없이 예정된 관을 향해 걸어갔다.

이 영화, 꽤 재밌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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