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화. 겨울엔 붕어빵과 호떡
- 체이스, 버비리 (Burviry) 엠버서더로 선정
- 그룹 체이스, 명품 B 브랜드 엠버서더로 발탁되다!
└ 헐 체이스도 명품 엠버서더 하네
└ 요즘은 그룹으로 하는 추세인가 윈썸도 그렇고 다들 그룹으로 계약하네
└└ 그래봤자 윈썸이랑 체이스밖에 없음 그룹으로 하는 건
└ 체이스도 한국 엠버서더임?
└└ ㅇㅇ 체이스도 코리아 윈썸이랑 같음
└ 윈썸도 하는데 당연히 체이스도 하겠지
└ 윈썸 팬들 이제 또 자의식 과잉으로 열폭할 듯
체이스가 명품 B 브랜드 엠버서더가 됐다는 소식이 공식 기사를 통해 전해졌다.
발표 시기야 적당히 조율이 가능한 거니 확언할 순 없지만, 정황상 우리 계약 이후에 체결된 계약인 듯했다.
그리고 이 소식으로 인해 한동안 커뮤니티가 시끄러웠다.
‘명품 브랜드 엠버서더고, 그룹 엠버서더고, 무엇보다 체이스고.’
여러 가지로 이야기가 많이 나올 만한 화제였다. 여기에 우리 얘기도 자연스럽게 같이 나오고 있었고.
- RA 엔터가 윈썸 보고 자기네들도 한다고 한 거 아님? 뭔가 정황상 그럼ㅋㅋ
- 여기서 누가 뭘 따라했느니 마느니 하고 있음 기사는 체이스가 후에 나왔지만 사실은 먼저 했을 수도 있지
- 체이스 B 브랜드 엠버서더 됨? 잘 어울리네
- 요즘은 왜 개나소나 엠버서더 하는데 열을 올림? 그게 더 없어 보이는데
말은 정말 많이 나왔다.
그렇지만, 이전보다 주목도가 확연히 떨어지는 게 보였다.
그도 그럴게, 뭐든 처음보다는 두 번째에 흥미가 덜 가는 법이다.
근래 그룹으로 엠버서더 계약을 체결한 그룹은 없었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우리가 그걸 체결했다.
체이스는 그 다음이었고.
그러니 지금과 같은 상황은 사람들에게 있어 이미 익숙한 상황이라는 거다.
‘뭐, 그건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거지만.’
어쨌건 체이스는 체이스였다.
화제가 없을 순 없었다.
처음에 체이스와 관련된 기사를 봤을 때 눈살을 찌푸렸던 멤버들도 이제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었다.
신경 쓰이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굳이 체이스의 행보를 일일이 의식하거나 주목할 필요는 없었다.
분명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차근차근 잘 나아가고 있었으니까.
“오늘 자컨은 좀 재밌을 것 같아요.”
신하람이 그대로 기대감에 한껏 부푼 목소리로 말했다. 스케줄에 나서기 전, 벌써부터 한껏 신이 난 모습이었다.
오늘은 회사에서 자컨 촬영이 있는 날이었다. 테마는 겨울 간식 만들기.
그리고 겨울 간식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겨울 간식의 대명사를 만들 예정에 있었다.
“사실 오뎅도 빠질 수 없는데.”
“아, 겨울에 먹는 오뎅도 맛있죠.”
“오뎅은 언제 먹어도 맛있지.”
“분식 만들기 같은 거 했어도 재밌었을 것 같아요.”
분식도 좋았을 것 같긴 하지만, 지금 만드는 것보단 손이 배로 많이 가서 아무래도 좀 힘들지 않았을까.
“그래도 역시 겨울 간식이면 뭐니 뭐니 해도 붕어빵이지.”
“호떡도 빼먹으면 안 돼.”
“그래요, 호떡. 호떡도 넣어줘야지.”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오늘 만들 겨울 간식은 바로 붕어빵과 호떡이었다. 역시 겨울 하면 붕어빵, 호떡이지.
“근데 봤어? 요즘 붕어빵 가격이 그렇게 많이 올랐다던데.”
“붕어빵? 많이 올랐대요?”
“한 마리에 얼마더라, 천원이었나.”
“한 마리에 천원이라고요!?”
“두 마리에 천원 아니야?”
한 마리든, 두 마리든 비싼 건 마찬가지인 것 같은데······. 언제 그렇게 붕어빵 가격이 올랐지.
“오늘 많이 만들어야겠다.”
갑자기 백은찬이 진지해졌다.
근데 많이 만들면 좋지.
가져가도 괜찮은 거라면, 형한테도 몇 개 나눠주는 건데.
“안녕하십니까.”
그때, 지하 주차장에서 낯선 얼굴과 마주했다. 오늘부터 일주일간 스케줄을 동행할 임시 매니저였다.
“안녕하세요.”
“시간 없으니까 빨리빨리 타자.”
새로 온 매니저가 그렇게 나와 멤버들을 재촉했다. 그렇기에 제대로 통성명할 시간도 없이 멤버들이 그대로 차에 올라탔다.
새로 온 매니저의 이름은 하영수.
원래 있던 매니저 형인 건희 형보다 몇 살 정도 위였고, 체격도 좀 더 있는 편이었다.
“일주일 동안 잘 부탁드려요. 호칭은 영수 형이라고 부르면 될까요?”
조수석에 앉은 도운이 형이 벨트를 맨 뒤 곧바로 말을 건넸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상당히 귀찮음이 섞인 대답이었다.
“알아서 불러. 그냥 형이라고 하고.”
표정 역시 전혀 관심이 없다는 얼굴이었다. 그것을 증명하듯 새 매니저, 그러니까 하영수의 시선은 무심히 앞만을 향해 있었다.
‘시간이 늦진 않았는데.’
오히려 넉넉한 편이었다.
촬영 장소 역시 회사다.
그러니 설령 중간에 차가 밀린다고 하더라도 촬영 시간에 늦거나 할 일은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차량은 출발했다.
다만, 여기서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그건 바로 하영수의 운전이었다.
─끼익!
부웅─
“아, 이X.”
그 순간, 몸이 한번 앞으로 크게 쏠렸다. 동시에 차가 들썩였다. 놀란 탓에 그대로 멤버들을 둘러보았다.
“괜찮아?”
도운이 형이 나와 멤버들을 향해 물었다.
이에 그저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운전 한번 사납네.’
이제껏 거친 운전을 하는 매니저들이 이따금씩 있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거친 운전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게다가 건희 형은 반대로 운전을 굉장히 안정적으로, 차분하게 하는 타입이었다. 그래서 더 적응하기 힘들었다.
이후에도 거친 운전은 당연하게도 계속되었다. 보아하니 늦거나 급해서가 아닌 원래 이런 스타일의 운전을 고수하는 모양이다.
몸이 쏠릴 정도로 속도를 내는 것은 물론, 거침없이 핸들을 꺾어대고 있었다.
[“아, 멀미할 것 같다.”]
그대로 옆을 보니 죽을상의 하람이가 보였다. 그간 건희 형의 운전에 익숙해져서 잊고 있었는데, 하람이는 평소 멀미가 있는 편이었다.
“하람아, 물 마실래?”
“···네, 고마워요.”
그렇게 하람이에게 물 하나를 건네주었다. 하지만 여전히 안색이 안 좋은 건 마찬가지였다.
껌이나 사탕, 그런 거 없나.
아니, 그런 것보다 근본적인 원인부터 해결하는 게 나았다.
“매니저 형, 조금 더 천천히···.”
“형, 안전 운전 좀 하시죠.”
안지호가 내 말을 가로채며 말했다.
그대로 안지호를 보니 예상대로였다.
상당히 표정이 안 좋다.
“뭐?”
“운전이요. 불편하니까 하는 말입니다.”
“하, 나 참······.”
안지호의 말에 하영수가 그대로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실소했다. 마치 이런 말은 처음 들어본다는 표정이다.
“그러다가 늦으면? 내가 책임지라고?”
“이렇게 가다가 컨디션 난조로 촬영 지연되면, 그 책임 지실 생각을 하시죠.”
“뭐라고?”
하영수의 언성이 조금 더 높아졌다.
그로 인해 차량 분위기가 가라앉는 것도 한순간이었다. 안지호도 물러섬이 없었다.
안 되겠다.
“매니저 형, 그냥 속도만 좀 늦춰주세요. 시간 보니까 30분 정도 여유 있게 도착할 것 같은데 굳이 서두를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자 하영수가 차량 시계를 곧바로 곁눈질했다.
이어서 무언가 더 말을 할 것 같던 하영수는 곧 다시 입을 닫았다. 그리고 이내 알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애 새X들이 깐깐하긴.”]
부웅!
이전보다 속도가 조금 느려졌다.
···일주일 동안 껌부터 챙겨야겠군.
* * *
다행히 스케줄 장소가 회사였고, 회사와 숙소는 거리가 멀지 않았기에 차를 탄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괜찮아?”
“네. 괜찮아요···.”
하람이가 그렇게 작게 웃어 보였다.
여전히 좋지 않은 안색으로.
“힘들면 말해도 돼. 스텝 분들한테 말해서 몇 분만 쉬어가자고 하면 되니까.”
“에이, 아니에요. 저 괜찮아요. 차에서 내리니까 아까보다 훨씬 나은 것 같아요.”
그렇게 하람이는 씩씩한 얼굴을 보였다.
괜찮은 척이라는 거 알고 있지만.
이렇게 된 거 촬영을 하면서도 잘 주시해야겠다.
“자, 여러분. 저희가 오늘 여기 왜 왔죠?”
“간식을 먹으러 왔어요!”
“그렇죠. 겨울 하면 또 간식 아니겠어요?”
겨울 간식 만들기 컨텐츠 촬영이 시작됐다. 다행히 하람이도 시간이 갈수록 안색이 많이 좋아졌다.
겨울 간식 만들기의 시작은 붕어빵 만들기부터였다.
붕어빵을 만드는데 필요한 믹스나 기계 같은 건 이미 테이블 위로 모두 준비가 된 상태였다.
“이제 본격적으로 만들기 전에 그것부터 정해야 해요. 6명이 다 같은 맛을 만들 순 없잖아요?”
“그렇죠. 그래서 이제 정해야 해요.”
준비된 맛은 모두 2가지.
슈크림과 팥이었다.
“3명씩 나뉘어서 한 팀은 슈크림, 한 팀은 팥 붕어빵을 만드는 거죠. 그래서 이제 팀을 나눠야 하는데, 자! 팥!”
그대로 말을 하던 백은찬이 누구보다도 빠르게 손을 들었다.
“와, 이렇게 딱 나뉘네.”
그리고 붕어빵 만들기는 마치 짠 것처럼 두 팀으로 나뉘게 되었다. 미리 말하지만, 절대 짠 게 아니었다.
[팥 : 도운, 은찬, 지호]
[슈크림 : 선빈, 세현, 하람]
“역시 세현이 형, 맛잘알이네!”
“당연히 팥 아니냐. 뭐든 오리지널이 제일인 법이라고.”
“그러고 보니 지호는 슈크림 먹는 걸 본 적이 없네.”
“세현아, 이쪽으로 와.”
그리고 자리를 이동했다.
그런 내 양옆으로 차선빈과 하람이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붕어빵은 자고로 슈크림이다.
어렸을 땐 형이랑 슈크림이냐 팥이냐로 많이 싸웠었는데.
그리고 믹스 반죽을 완성한 뒤, 틀에 따라 반죽을 부었다. 생각보다 훨씬 만들기 쉬웠다. 이제 슈크림만 넣으면 완성이다.
“···왜?”
“아니.”
그 순간, 옆에 있던 차선빈이 나를 뚫어지게 응시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아니라 내가 들고 있던 숟가락이었다.
슈크림을 담은 숟가락.
“···너무 적은가?”
“조금.”
“이 정돈 어때?”
“조금 더 하면 좋을 것 같아.”
“그럼 이 정도?”
그러자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이 정도였구나.
그렇지. 슈크림은 많을수록 맛있지.
“아니, 세현이 형. 그만큼 넣으려고요?”
“응. 많이 넣어야 맛있잖아.”
“응. 많이 넣어야 맛있어.”
“야, 그러다가 붕어 터져.”
터지지 않도록 꼬리까지 가도록 최대한 신경을 썼다. 맛있게 나와야 할 텐데.
“자, 그럼 여기서 완성한 붕어빵을 한번 볼까요~?”
그리고 마침내 붕어빵이 만들어졌다.
완성한 붕어빵은 그대로 인서트 촬영을 한 뒤, 멤버들과 함께 나눠 먹으며 시식했다.
카메라가 잠시 꺼진 사이엔 스텝 분들에게도 한 번씩 드셔보시라고 드리고.
“슈크림이 아주 꼬리까지 꽉 찼는데?”
“역시 붕어빵은 팥이 진리네.”
“근데 탄 게 하나도 없네요. 원래 여기 겉 부분은 좀 타기 마련인데.”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근데 사실 맛없기가 힘들다.
팥이랑 슈크림이 들어갔는데.
그리고 이대로 잠깐의 휴식 시간을 가진 뒤, 다시 호떡 만들기에 들어가야 했다.
“선빈아, 어디가?”
“잠깐 화장실 가려고.”
“같이 가자.”
그리고 잠깐 화장실에 들르기 위해 차선빈과 함께 촬영장 밖으로 나섰다.
‘어.’
그러던 도중, 아는 얼굴과 마주했다.
매니저인 하영수와.
‘담배.’
와중에 하영수는 손에 담배 하나를 끼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손에 쥐어진 라이터 하나.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동시에 그런 하영수와 그대로 눈이 마주쳤다. 이내 나를 발견한 하영수는 그대로 손에 있던 담배를 한번 흔들었다.
“한 대 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