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능력을 숨긴 천재 아이돌-369화 (369/413)

369화. 추이가 좋다

윈썸의 뮤직비디오와 음원이 공개된 순간, 커뮤니티는 한동안 윈썸과 관련된 글들로 넘쳐났다.

- 뮤비 너무 아련하고 사연 넘치고 보는 내내 입꼬리가 안 내려와서 혼났음 (흐뭇)

- 컨셉 진짜 넘 잘 어울려 이번에 청량 아니라고 은근 마플 타던 애들 있었는데 그새 쏙 들어간 것 봐ㅋ

- ㅎㅏ 안무도 너무 멋있음 특히 중간에 체스판 위에서 군무 추는 거 개 멋있음 쾌감 쩔어

- 우래기들이 이렇게 컸어요 (울음) 으른미 장난 아니야 (울음)

전체적으로 호평이 주를 이었다.

영상미에, 비주얼, 음악 등 모든 요소들이 고루 잘 어우러진 덕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을 장수연은 그저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고 있었다.

- 이번에 뮤비 추이 좋다

└ 왜? 지금 몇인데?

└└ 공개된지 1시간만에 100만뷰

└ 오 진짜 추이 좋네 근데 그럴 만함 이번 윈썸 뮤비 진짜 잘 뽑았어

뮤직비디오 시작 추이가 좋은 것은 물론, 여기에 뮤직비디오의 구체적인 스토리를 궁금해하는 이도 많았다.

- 근데 우리 이번 뮤비 해석본 없어? 체스 컨셉인 건 알겠는데 자세한 스토리 알고 싶어

- 윈썸 이번 뮤비 스토리가 어떻게 되는 거야? 각자 맡은 역할이 있는 건가?

└ ㅇㅇ 킹-선빈, 퀸-도운, 룩-세현, 폰-하람, 나이트-은찬, 비숍-지호

- 늦덕인데 이거 우리 세계관 관련 있다는 얘기 많던데 맞아?

└ 세계관 관련 맞아! 중간에 시계 등장한 거 보면 백퍼

그리고 얼마 안 돼, 본격적인 뮤직비디오 해석본이 하나둘씩 등장하기 시작했다.

- [윈썸 뮤비 해석, 체스 세계의 윈썸.jpg]

이번 윈썸의 대표 컨셉은 체스

체스 피스는 6개, 마침 우리 애들도 6명

[킹 : 선빈, 퀸 : 도운, 비숍 : 지호, 나이트 : 은찬, 룩 : 세현, 폰 : 하람]

일단 뮤비에서는 크게 2가지 공간이 존재하는데, 하나는 풀숲, 그리고 다른 하나는 어느 ‘서재’임 [사진.jpg]

근데 여기서 세현이를 제외한 다른 멤버들은 이 풀숲의 공간과 서재 공간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데 세현이만 유일하게 풀숲에만 존재함

그리고 그 이유는 세현이의 체스피스인 ‘룩’이 아직 백색이었기 때문이라 추정

선빈이가 가지고 있던 체스 피스들을 보면 모두 흑색 말인데, 유일하게 백색이었던 게 하나 있음. 그게 바로 ‘룩’.

그렇기에 아직 흑색이 되지 못한 ‘룩’은 홀로 다른 멤버들이 있는 공간에 들어오지 못한 걸로 보여짐

그리고 선빈이는 이 체스말들을 관리하는 관리자 격인 듯. 말 그대로 ‘킹’임. 아마 선빈이가 백색이었다면 나머지 애들도 백색이었을 것 같음

어쨌든 그렇게 마지막엔 세현이도 모종의 이유로 흑색으로 변하고, 마침내 같은 공간에 들어올 수 있게 된 것 같음

그리고 오늘도 어김없이 나온 ‘시계’

알다시피 윈썸의 세계관이 시간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시계가 나온다면 그건 거의 백퍼 의도한 거라 보면 됨

그런데 선빈이가 중간에 체스 클락을 누르면서 이 시간을 정지시킴

그리고 여기서 뭔가 문제가 발생한 듯함

- 뮤비 시작 검은색으로 물드는 화면

- 백색이었던 세현이마저 결국엔 흑색으로 변화

- 계속 밤인 풀숲

- 선빈이의 시작이 흑색이었던 것

이 모든 요소들을 종합해보면 결국 ‘흑화’를 의미하는 게 아닌가 싶음

이제껏 잘 흘러가던 ‘윈썸의 시간’에 뭔가 위기나 이상이 생겼다는 걸 의미할지도?

“오, 이거 좀 그럴듯해!”

이를 보던 장수연이 그대로 고개를 몇 번 끄덕였다. 지금까지 봤던 글 중 가장 신빙성 있는 글이었다.

그리고 사람 생각은 다 똑같은 건지 해당 게시글은 이미 조회수와 댓글수가 엄청났다.

해석과 관련해서는 오피셜로 나온 것은 없어 전부 팬의 추측일 뿐이었지만 이제까지 중 가장 그럴 듯 했다.

그리고 그 김에 장수연은 다시금 뮤직비디오를 재생했다. 이미 나온 이후로 수십 번은 더 본 것이었지만, 전혀 질리지 않았다.

오히려 흐뭇한 미소만 계속 지어질 뿐이었다.

멤버 모두 비주얼이 폭발했지만, 특히나 우세현의 핑크 머리는 가히 레전드라고 부를 수 있었다.

아직 무대를 하기도 전인데도 윈썸의 핑크 머리는 누구냐라는 질문이 온종일 올라오고 있을 정도로.

- 윈썸 핑크머리 멤 이름이 뭐야?

└ 내 남자

└ 세현이!

└└ 내 남자? ㅡㅡ 첫댓ㅗㅗㅗㅗ

└ 울 세현이 우세현~

└└ 아 내 남자 누구야 ㅡㅡ 망댓

└ 토끼

- 후 아무리 생각해도 어떻게 저런 컨셉에 세현이를 핑크 머리 시킬 생각을 했지? IN 방향 어디야 절 좀 하게

‘겁나 인정···.’

장수연 역시 이에 깊은 공감을 느꼈다. 그만큼 장수연은 우세현의 핑크 머리 임팩트에서 아직까지 헤어 나오지 못한 상태였다.

존나 예뻐, 진짜···.

그리고 그 순간, 버뜩 떠오른 생각에 장수연은 급하게 폰을 집어 들었다. 59분이잖아!

1시 59분.

앞으로 약 1분 뒤면 음원 사이트의 음원 순위가 업데이트된다!

“아, 제발 높게···!”

그렇게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이제는 진입할 수 있느냐가 아니었다.

오로지 몇 위. 몇 위로 진입하는가였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걱정보단 기대가 컸다. 그만큼 노래가 좋았으니까.

이번 타이틀은 퍼포먼스형 곡이었지만, 서정적이면서도 세련된 멜로디, 그리고 그 안에 대중성이 어느 정도 가미되어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바뀐 폰 시계의 숫자.

동시에 장수연이 폰의 새로고침을 눌렀다. 그렇게 새로 고침된 자몽의 Top 차트.

“헉!”

그리고 그 결과를 확인한 순간, 장수연은 그대로 눈이 휘둥그레질 수밖에 없었다.

* * *

발매 1시간 만에 이번에도 역시 자몽 메인 차트인 Top 차트에 진입했다.

거기에 일간에도 진입했다.

그것도 매우 높은 순위로.

[Jamong / 일간]

[new] 10. Darkest

- WINSOME (윈썸)

일간 10위라는 기록이었다.

일간 10위. 미쳤다, 일간 10위라니.

이제껏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최고 순위였다.

‘이게···말이 되나?’

가장 처음 든 생각은 그거였다.

처음 경험하는 숫자에 놀라기도 했지만, 그대로 어안이 벙벙해졌다.

“진짜 미쳤다!”

순간 들리는 외침에 나도 모르게 흠칫 놀랐다. 그대로 옆을 보니 마찬가지로 순위를 확인한 백은찬과 하람이가 서로를 향해 무언의 감탄사를 내뱉고 있었다.

“(순위···.)”

“(대박···.)”

동시에 백은찬과 하람이가 서로를 부둥켜안은 채로 그대로 펄쩍펄쩍 뛰었다. 어제 실시간 진입 1위를 확인했을 때와 같은 반응이었다.

“글을, 글을 어디에 가장 먼저 써야···.”

“일단은 커넥트에 쓰죠.”

“사진도 같이 올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커넥트···사진···.”

앞선 안지호와 차선빈의 말에 도운이 형이 그대로 그 말들을 반복하며 말했다. 그런 도운이 형 역시 정신이 없어 보이는 얼굴이었다.

그리고 나도 정신이 없다.

솔직히 말해서 이 정도로 잘 나올 거라 예상 못 했다.

일단 이지리스닝 쪽보다는 꽤나 컨셉츄얼한 퍼포먼스형의 곡이다. 물론 당연하게도 곡은 좋다. 정말 좋다.

정말로 매일 들은 만큼 좋고, 일반적인 퍼포먼스형 곡보다는 비트가 가벼운 편이긴 했다.

그러니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정말로 이렇게···그저 고마운 마음뿐이었다. 고맙고, 또 기뻤다.

그리고 이렇게 발매일부터 높은 순위를 기록할 수 있는 건, 당연하게도 팬덤의 힘이다. 멜로우의 힘.

“헉, 우리 마인드맵도 일간 들었어요!”

“마인드맵도 들었다고?!”

여기에 수록곡인 ‘마인드맵(Mindmap)’ 또한 일간 차트에 들었다. 일간 50위였다.

타이틀곡에 이어 수록곡까지 일간에 진입했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이 곡은 도운이 형의 곡이다!

“형, 축하해요.”

“나보다 너랑 선빈이가 도와준 덕이 크지.”

그렇게 도운이 형이 밝게 미소 지었다.

나는 그저 가사 조금 쓴 것밖에 없었다. 도운이 형이랑 선빈이가 다한 거다.

이 곡 진짜 좋은데. 알아주시는구나.

그게 너무 감사했다.

‘라이브 하고 싶다.’

감사 인사를 글로 남기는 것 이상으로 직접 전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일단 회사에 물어봐야···.

“앨범, 100만장 넘었대.”

그 순간, 안지호가 말했다.

그리고 그 말과 동시에 누구랄 것도 없이 멤버들의 입꼬리가 스르륵 올라갔다.

발매 2일 차.

앨범 판매량이 100만장을 넘었다.

* * *

금요일 발매 후, 그다음 주부터 곧바로 음악 방송 스케줄이 시작됐다. 가장 첫 번째 음악 방송은 Y-NET의 U-Countdown이었다.

“오늘까지 187만장이래.”

소란스러운 대기실, 그 안에서 백은찬이 한껏 신이 나 보이는 얼굴로 말했다.

“187만장···많다.”

“하, 다시 들으니 떨리네. 심지어 오늘이 마지막 날도 아닌데!”

“하루 남았죠?”

“응. 하루.”

초동 마감일까지 아직 오늘하고 하루가 남아 있는 상태였다. 정확하게 내일이면, 초동이 완전히 마감된다.

그리고 지금 시점에서 판매량은 무려 187만장이라는 기록. 이제는 100보다 오히려 200에 가까운 숫자였다.

더불어 이 기록은 역대 IN 엔터 초동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기도 했다. 그 1위가 윈썸, 그러니까 우리라는 말이었다.

아직까지도 믿어지지 않았다.

- 윈썸 초동 마감 하루 전, 발매 6일 만에 이전 판매량 갱신!···총 187만장 기록

- 윈썸의 성장 어디까지? 뒤쫓던 체이스 제치고 n세대 초동 1위 달성

- 발매 6일 만에 초동 187만장 기록한 윈썸, IN 엔터테인먼트 주가 동시에 올라

이제는 주가 이야기까지 나온다.

마찬가지로 체이스와의 비교 기사도 종종 눈에 띄었다. 몇 주 전, 체이스가 기록한 초동을 그대로 넘는 새 기록이 나왔으니.

‘체이스도 오늘 출연하지.’

그리고 체이스 역시 오늘 방송 출연자 명단에 있었다. 저쪽은 3주차 활동이었다.

“우세현, 오늘 문자 투표할 거지?”

백은찬이 그대로 폰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 음악 방송 1위 후보에 올랐다.

“해야지. 했어?”

“이제 하려고. 할 거면 같이 하자고.”

그와 동시에 백은찬이 내 옆으로 오더니 이내 자연스럽게 착 달라붙어 앉았다.

“번호도 이제는 외웠잖아. 매번 해서.”

“애초에 지난번에 했던 그 문자창 들어가면 되잖아.”

“그건 맞지. 이름 안 틀리게 잘 보내라.”

그러자 백은찬이 씨익 입꼬리를 올렸다. 당연한 말을.

그리고 그대로 문자 투표창에 지난번과 같이 ‘WINSOME’이라 적어서 보냈다.

“안지호, 보냈냐?”

“어. 보냈어.”

“차선빈, 보냈어?”

“응.”

“안 보낸 사람 혹시 있나? 우리 멜로우들은 당연히 보내셨겠지?”

“당연한 거 아니냐.”

그렇게 백은찬은 멤버들이나 매니저 형을 찾아다니며 열심히 문자 투표 여부를 물었다.

사실 이번 주는 1위를 하기에 좀 어려운 면이 있었다. 금요일 컴백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3일분 성적밖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단 3일 치 성적만으로 그 주 음악 방송에서 1위를 한다는 건 상당히 어려웠다.

그럼에도 오늘은 1위를 하고 싶었다.

상대가 상대이니만큼.

[그럼 이 시점에서 실시간 문자 투표 상황, 한번 확인해볼까요?]

그 순간, 보고 있던 모니터 화면 속에 현재 문자 투표의 실시간 현황이 나왔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백은찬이 급하게 달려와 이를 확인했다.

[윈썸 (68%) VS 체이스 (32%)]

오늘의 1위 후보 상대는 체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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