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6화. 곤란한 일이 생겼어
현재까지 윈썸은 빌보드 200 차트 1위를 한 것과 더불어 해외 스트리밍 사이트인 스포X파이 글로벌 차트에도 그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또 하나 놀라운 것은 글로벌 차트뿐만이 아니라 미국 차트에서도 ‘Darkest’는 순위권 안에 차트인을 했다는 것이다.
- [77] Darkest / WINSOME
무려 100위 권 안에.
“77위?!”
그리고 이를 확인한 장수연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 윈썸 미국 스포티 차트인함 77위
└ ㄹㅇ? 와 무슨 일이야 77위라니
└ 지난번에 카일이랑 한 곡도 들지 않았나? 요즘 해외 심상치않더니 찐으로 미국 스포티 들어갔네ㅋ
└ 카일이랑 했을 때 이미 진입하긴 했었음 근데 그때 카일이랑 해서 그런 거라고 단독이면 절대 진입 못한다고 조롱하던 애들 한 트럭이었지ㅎ
└ 70위가 높은 거야?
└└ ㅇㅇ 찐으로 높은 거 게다가 윈썸은 단독으로는 처음 진입인데 저 정도면 개높지
미국 스포X파이 차트에 진입을 한 국내 그룹은 그리 많지 않았다. 스포X파이 차트는 해외에서의 입지를 일정 부분 나타내주는 지표 중 하나였다.
윈썸은 이전에 카일 브라운과의 콜라보 음원을 통해 이 차트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었으나 이와 같은 단독 진입은 처음이었다.
“와, 진짜 이번에 대박 날 조짐이 보이더니···.”
정말로 대박이 났다.
국내 음원 차트에서도 아직까지 순위권을 잘 유지하고 있음과 동시에 각종 해외 차트에서도 커리어하이 성적을 기록했으니까.
‘귀신, 진짜로 그때 애들이 말한 녹음실 귀신 설이 사실일지도.’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순간적으로 그때 그 이야기가 떠올랐다. 정말로 대박이 날 조짐이었던가!
- 우리 애들이 77위로 진입이라니 (눈물)
- Darkest가 해외에서 반응이 좋긴 해 이번에 유명 케이팝 너튜버들 리액션도 개 늘었음
└ ㅁㅈ 근데 반응이 한결 같이 비슷한 게 웃김ㅋㅋㅋ
└ 반응이 어떻게 한결 같은데?
└└ 일단 차선빈 나오는 부분에서 wow..
현재 ‘Darkest’의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약 8,900만 뷰. 9,000만 뷰를 향해 가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곧 첫 번째 1억 뷰 달성이 머지않을 거라 보여졌다.
그렇게 이전보다 높아진 뮤직비디오 조회수와 더불어 케이팝 리액션 영상 수 또한 배로 증가했다.
[오늘 리액션 할 건 윈썸의 ‘Darkest’야. 윈썸은 퍼포먼스와 더불어 보컬이 훌륭하지. 그래서 나는 오늘도 굉장히 기대를 하고 있어.]
[오늘도 선빈과 세현의 비주얼은 대단해. 이번 노래는 컨셉도 좋지만 이전까지 했던 윈썸의 노래와는 조금 결이 다른 느낌이야.]
[후렴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이 부분 굉장히 좋아.]
이후로도 윈썸의 뮤직비디오 리액션은 끝을 모른 채 늘어나고 있었다.
- 이러다가 빌보드도 진입하는 거 아님?
└ ㅋㅋㅋ아무리 그래도 빌보드는 오바육바임 저거 들었다고 다 빌보드 들면 그게 무슨 빌보드임ㅋ
└ 윈썸 이미 빌보드 든 거 아니야?
└└ 200은 들었는데 100은 못들음
- 근데 빌보드 버블링에만 들어도 대박인 거 아닌가 꼭 100 차트 아니더라도
└ 자꾸 빌보드 타령하는데 아무리 차트인이라고 해도 70위권인데 뭔 빌보드야ㅡㅡ
“또 벌써 빌보드 타령 나오고 있네.”
장수연은 곧 혀를 찼다.
지난 앨범에 비해 확실한 성장세를 보여준 윈썸이었다. 그리고 그만큼 주목도 또한 이전보다 배로 상승했다.
윈썸의 해외 성적이 각종 아이돌 커뮤니티에 끊임없이 끌어올려질 만큼.
그만큼 윈썸의 성장은 한눈에 보여졌다.
“그래, 뭐 까짓거 가보자고. 빌보드!”
이처럼 해외에서의 윈썸의 입지는 북미권을 포함한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도 조금씩, 서서히 성장하고 있었다.
* * *
컴백으로 인해 라디오, 컨텐츠 촬영 등 꽤나 바쁜 나날이 이어지고 있었다.
지난번 스포X파이 차트에 진입을 한 이후, 한 주가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 순위가 유지되고 있었다.
여기에 빌보드 200 차트에서도 아직까지 연속 차트인을 하고 있었고.
예상보다 훨씬 더 좋은 반응에 나와 멤버들 역시 당연히 좋아하고 있었지만, 이는 회사도 마찬가지였다.
- 윈썸, 美 빌보드 200 2주 연속 차트인
- 스포X파이 글로벌 주간 진입한 윈썸···역대급 커리어 하이 달성
그와 관련해 기사가 꽤 나고 있었으니.
그리고 그사이, 지난번 강원도에서 촬영했던 그룹 이름을 단 여행 리얼리티도 첫 방송을 했다.
WINSOME’ Travel Diary.
JTBO 방영 예정된 그 여행 프로그램.
- 애들 너무 귀여워ㅠ 역시 애들끼리 노는 게 제일 재밌음ㅠ
- 마니또 숨기는 거 너무 귀여웠음ㅎ 특히 은찬이가 여기저기 판 휘젓는 게 존잼
- 티비 방영이 이렇게 꿀이구나 너튭도 좋지만 역시 티비는 따라갈 수가 없다
다행히 반응도 나쁘지 않은 듯했다.
여기에 TV 방영이라는 것도 팬들의 만족도에 한몫하는 것 같고.
“아, 이제 보니 우세현 엄청 티 냈네.”
“이렇게 보면 세현이 형이 형한테 엄청 잘해줬다니까요.”
그리고 멤버들과도 같이 프로그램을 모니터링했다. 다행히 시간이 맞은 덕분이었다. 아니었다면, 그대로 대기실에서 봤겠지만.
“이제보니 애교만이 아니었어요~아주 과자도 먹여주고, 칭찬해주고~응?”
“내가 언제 과자를 먹여줬어?”
“여기 이렇게 다 찍혔는데 계속 부정할 거야? 여기 이렇게나 증거가 있는데~?”
백은찬이 그대로 당당한 얼굴로 화면을 가리켰다. 뭘 보라는 건지. 그보다 과자 준 장면은 이미 지나가고도 남았다.
“그래도 가장 티난 건 선빈이지. 선빈이는 진짜 시작부터 너무 티 났어.”
“솔직히 형도 바로 알았죠? 선빈이 형이 형 마니또인 거?”
“모를 리가 있겠냐.”
안지호가 당연하다는 듯 답했다.
그러면서도 시선은 여전히 화면을 향해 있었다.
“아, 나도 맞췄어야 했는데! 내가 왜 이 형을 마니또라고 해 가지고!”
“못 맞춘 널 탓해야지, 왜 나한테 그러냐. 안지호도 나름 잘해줬던 것 같은데.”
“긴가민가했어요, 지호 형이랑.”
하람이가 이내 한숨을 푹 내쉬었다.
“100만원이면, 배스X에서 가장 큰 사이즈 아이스크림을 사 먹을 수 있는 돈인데.”
“아이스크림만이냐? 신상 과자를 종류별로도 다 먹을 수 있는데.”
“와중에 세현이는 커피차에 썼지.”
도운이 형이 나를 보며 말했다.
일단 그때 받았던 100만원 상당의 상품은 우리 이번 뮤직비디오 촬영 때 커피차를 놓는 데 사용했다. 마침 좋을 것 같아서.
“그때 우세현이 시켜준 츄러스 진짜 맛있었는데.”
“아, 그래.”
그러자 내 팔에 붙어 있던 백은찬이 이제는 아예 어깨에 얼굴을 올렸다. 무겁다.
이에 어깨를 한 번 까딱하자 떨어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가까이 다가왔다.
“야, 다음에도 마니또 또 하자고 할까? 은근 재미가 있더라.”
“난 좋아.”
“선빈이는 이미 맛 들였어. 문제는 그때도 티가 날 것 같긴 한데···.”
그러자 차선빈이 조금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차선빈, 맞히는 건 잘하는데.
혹시 다음에 정말 다시 하게 된다면, 나일 것 같다 싶으면 그냥 모른 척을 해주는 것도···.
─지잉!
그런데 그때, 갑작스럽게 폰이 진동했다.
짧은 걸 보니 메시지였다. 뭐지, 누구···.
[신도하 선배님]
아.
신도하였다.
그리고 그대로 어깨를 살짝 들어 백은찬의 턱을 떼어냈다.
“왜? 누군데?”
“신도하 선배.”
“아아.”
“누구라고?”
안지호가 미간을 좁힌 채로 물었다.
아, 실수했나.
“신도하가 왜 연락했는데?”
“어, 그냥 포카 자랑이야. 포카 자랑.”
“포카 자랑?”
그러자 더 인상을 쓴다.
아니, 왜 포카라는 말에 표정이 더 안 좋아지는 건데.
최근에 신도하에게서 메시지를 하나 받은 전적이 있었는데, 뜬금없이 뭔가 싶어 봤더니 다름 아닌 포카 사진이었다.
그러니까 내 포카.
지난 앨범도 그렇지만, 이번 앨범이 발매되었을 때도 뜬금없는 타이밍에 포카 자랑 메시지를 보내곤 했다.
‘근데 진짜 포카 자랑은 아니겠지.’
나한테 내 포카 나왔다고 자랑해봤자 어떻게 하란 건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이번에도 역시 쓸데없는 내용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으로 메시지를 확인했는데, 의외로 내용은 생각과 달랐다.
[신도하 선배님]
: 곤란한 일이 생겼어.
···곤란한 일이라고?
* * *
앞서 곤란한 일이 생겼다는 신도하의 메시지에 나는 그대로 신도하에게 답을 보냈다.
대충 곤란한 일이 뭐냐는 물음이었다.
하지만 신도하는 아무래도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는 게 좋겠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답하지 않았다.
‘곤란한 일이라고 하면 혹시 루트 관련 일인가. 아니면 형 관련 이야기일 수도.’
신도하의 입장에서 곤란한 일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루트 일밖에 생각할 수 없다. 그게 아니면 형 관련 이야기거나.
하지만 당연히 짐작 가는 건 없었다.
대외적으로 말이 나온 건 없었으니.
형에게 혹여 뭔 일 있냐고 물어봤자 정말로 있든 없든 형은 나에게는 알려주지 않을 게 분명했다.
‘둘 다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뭔지는 잘 모르겠다만, 그렇다면 일단 이야기를 들어보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심각한 얘기는 아니어야 할 텐데.
그런데 굳이 나한테 말한 걸 보면, 내가 뭔가 그 일에 도움이 된다는 건가. 신도하의 입장에서.
그리고 만날 장소는 언제나처럼 신도하의 작업실이었다. 활동 기간이라 이래저래 스케줄이 많다 보니 늦은 시간에 만날 수밖에 없었다.
“아, 세현아.”
그리고 작업실에 도착하니 신도하가 그대로 나를 맞이했다. 다만, 도착한 작업실에는 신도하 외에도 다른 인물들이 있었다.
“형, 알겠어요. 내일 회사 가서 말해요.”
“그래.”
“그럼 도하 씨,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렇게 신도하의 옆에 있던 남자 두 명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매니저랑···직원이군.’
대충 신도하의 매니저와 소속사 직원인 듯했다.
‘너무 일찍 왔나.’
조금 급한 마음에 약속한 시간보다 이르게 도착했던 터였다. 앞서 손님이 있을 줄 알았다면 그냥 제시간에 오는 건데.
“안녕하세요, 세현 씨.”
와중에 매니저가 나를 향해 인사했다. 분명 모자를 쓰고 있었지만, 앞서 신도하가 내 이름을 부른 탓인지 곧바로 나를 알아봤다.
당연히 매니저와는 초면이었다. 하지만 넉살 좋게 인사하는 것을 보니 상당히 붙임성이 좋은 성격인 듯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나를 향해 인사를 했고, 그 순간 잠깐 시선이 마주쳤다.
이에 나 역시 그런 두 사람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둘은 천천히 내 옆을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얼마 안 되어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갑자기 사람이 있어 불편했지? 미안. 당연히 너 오기 전엔 보내려고 했는데.”
“아뇨. 제가 빨리 온 건데요.”
“내일 오전에 회의가 하나 있거든. 그래서 그거 관련해서 잠깐 이야기를 하느라. 자, 어서 앉아.”
그리고 신도하의 말대로 자리에 앉았다. 반면, 신도하는 자연스럽게 일어나더니 이내 컵을 꺼내 들었다.
“근데 말씀하신 곤란하다는 일은 뭔가요?”
“아, 그거. 맞아. 상당히 곤란한 일이야.”
그리고는 곧 물을 끓인다.
오늘도···핫초코인가.
“많이 곤란한 일인가요?”
“응. 많이.”
망설임 없는 대답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길래.
그리고 그대로 잠시 기다리자 예상대로 신도하가 핫초코 하나를 들고 왔다. 근데 전부터 눈에 띄었는데, 핫초코 스틱의 양이 이전에 왔을 때와 달라진 게 없었다.
신도하는 전혀 안 먹는 건가.
“근래 이것 때문에 꽤 애먹는 중이었거든. 혼자 해결하려고 해도 도저히 답이 안 나와서 말이야.”
그렇게 말하는 것치곤 꽤 느긋한 모습이었다. 그러니까 뭐냐고, 그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는 게.
“근데 나는 마인드맵이 제일 좋더라고.”
“예?”
“노래. 이번 앨범 수록곡 중에 그게 제일 마음에 들어.”
“아, 네. 감사합니다.”
그리고는 뜬금없이 수록곡 얘기를 꺼낸다. 곡 칭찬은 당연히 좋았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중요한 게 있었다.
그리고 그대로 다시 신도하를 마주하고 있자 이내 신도하가 다시금 나를 보며 말했다.
“전에 나한테 줬던 선물 있잖아.”
“선물···아, 네. 만년필이요.”
“그래, 만년필.”
갑자기 만년필은 왜 말하는 거지.
그와 동시에 신도하가 한껏 곤란하다는 얼굴로 한숨을 한번 내쉬었다.
“그 만년필 보관할 케이스를 새로 사야 하는데, 도저히 디자인을 고를 수가 없어서 말이야. 그것 때문에 지금 꽤 곤란해.”
?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