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5화 (25/77)

프롤로그 축제 음악

'국립 아카츠키 학원' 설립.

츠키카게 총리가 칠성검무제 개막 직전에 꺼내 든 그 카드는 세간에 커다란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당연했다.

국제 기사 연맹 참가국은 연맹 본부에 국가의 전력인 블레이저(벌도자)의 양성을 위임하는 것이 약속.

츠키카게는 그 약속을 파기하고 국립──즉, 일본이라는 국가 그 자체가 주도권을 쥐고서 블레이저를 교육하는 기관을 설립하겠다고 공적인 자리에서 선언한 것이기에.

이는 연맹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없었다.

이러한 츠키카게의 행동에 국내의 여론은 둘로 딱 나뉘었다.

하나는 부정파.

일본은 연맹 안에서 평화롭게 반세기 이상의 시간을 지내왔으니 그 구조를 쓸데없이 바꾸어서는 안 된다는 신중한 의견이나, 칠성검무제라는 학생의 제전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서 하군 학원을 반파시키는 강경수단을 취한 츠키카게에 대한 순수한 반발 등이 그 내용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는 긍정파.

국가의 수호자인 블레이저 육성을 국외의 기관에 맡는 것은 이상하다.

애당초 일본이라는 나라 그 자체가 주권을 행해야 할 일이므로 츠키카게는 반세기에 걸쳐서 이어져 온 잘못을 바로잡았을 뿐이라는 의견부터, 일본은 러시아나 미국 등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독립한 대국으로 존재할 수 있는 나라이니 연맹 같은 약자의 모임에 참가해서는 안 된다는 과격한 의견까지.

평소 정치에 흥미가 없었던 자들도 다들 각각 자신의 견해를 주장했다.

『츠키카게의 방식은 너무 강경하다. 반감을 느낀다.』

『하군 학원 습격은 부정파의 헛소문. 실제로 아카츠키 학원은 '환상 형태'를 사용해서 부상자를 내지 않았다.』

『우리 아이들이 다른 나라끼리 벌이는 전쟁에 동원되는 것은 싫다. 연맹에서 독립해서 평화 국가가 되어야 한다.』

『이 나라는 독립해서 주권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강한 전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연맹의 안에서 머물러야 마땅하다.』

『츠키카게가 테러리스트인 '리벨리온(해방군)'과 연결되어 있다는 소문이 있다. 그 남자는 신용할 수 없다.』

『애당초 반세기 전, 연맹에 참가한 것이 잘못이었다.』

어떤 자는 친구끼리 모인 술자리에서. 어떤 자는 우물가의 쑥덕공론에서.

어떤 자는 좀 더 활동적으로 운동을 일으키고 거리 위에서 소리를 드높이며──.

아마도 모든 이가 느끼고 있었던 것이리라.

지금 바야흐로 밀려들려고 하는 거대한 시대의 물결을.

국제 기사 연맹 속의 일본이라는 나라로서 앞으로도 존재해 나아갈 것인지.

독립된 하나의 국가로서 일어서게 될 것인지.

그 모든 것이 앞으로 막 시작되려고 하는 칠성검무제에서 결정되리라는 사실을.

그 자리에서 츠키카게가 이끄는 국립 아카츠키 학원이 큰소리에 걸맞은 실력을 드러내면, 여론은 단숨에 '탈연맹'으로 기울 것이다.

반대로 기존의 일곱 학교가 아카츠키 학원을 격파하면, 더 이상 츠키카게의 말에는 누구도 귀를 기울이지 않게 되리라.

나라의 미래조차 좌우하는 이질적인 칠성검무제.

일찍이 없었던 흥분과 관심을 끄는 학생들의 제전은──이미 눈앞에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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