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이제 네 실수를 기다리고만 있진 않겠어. 잇키가 얼마나 나에 대해 잘 알고 있건 간, 상관 없어! 정면으로, 내 힘으로 널 넘어서겠어. ───칠성의 정점까지!"
◆◇◆◇◆
'이번엔 스텔라 선수가 앞으로 나서 《어나더 원》과의 거리를 좁히고 있습니다!'
자신의 재능.
자신의 힘.
스텔라는 그것을 믿고, 자신의 발로 잇키의 영역을 향해 뛰어들었다.
거기에 잇키는
'진정해. 동작 없는 《용신빙의》는 예상 외이긴 했지만, 《용신빙의》를 쓸 거란 것 자체는 상정 내야.'
그렇다. 잇키는 불리한 싸움을 넘어온 백전연마의 기사다.
《용신빙의》를 완전히 봉쇄해낸다는 걸 전제로 둔 채 링 위에 올라선 것이 아니다. 당연히, 용신빙의가 발동되었을 때의 시뮬레이션도 빈틈없이 해 두었다.
이 상황 자체는 상정 내이다.
따라서 그는 이미, 상황의 급변에 심신을 순응시켰다.
《용신빙의》는 오우마와의 대전에서 한 번 봤었다.
그 경험으로, 그 신체능력의 상승폭은 추측해 두었다. 그리고 《용신빙의》를 구사하였다 하더라도, 스텔라 자신의 '절대가치관'이 변하는 건 아니다.
사고 패턴은 같은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이 해야 하는 것도 같을 것이다.
'첫 공격은, 일직선, 미간을 향해 날아오는 찌르기! 방금과 같은 방법으로 반격할 수 있어!'
"하아아아아아아아앗!!!!!!!!!!"
하지만, 잇키가 스텔라의 찌르기를 《원》으로 반격하려 한 찰나,
그의 뇌리에, 자신의 머리가 날아가버리는 영상이 스쳐지나갔다.
"으윽────!!!"
그 직감에 따라, 잇키는 재빨리 목을 오른쪽으로 기울였다.
그 순간, 포탄이 지나가는 것 같은 풍압이 고막을 때렸다.
'얼굴 바로 옆의 대기가 완전히 날아가버렸어....! 대체 얼마나 강하게 찌르고 있는 거야...!'
그의 상정보다도 빠르고, 상정보다도 아득히 강하다. 공간 채로 날려버리는 듯한 찌르기.
《용신빙의》에 의한 신체능력의 상승폭이, 잇키의 상정을 뛰어넘고 있던 것이다.
《원》으로 받아냈다간,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고 그대로 머리가 날아갔을 것이다.
자신의 예측이 빗나갔다.
'하지만 그것도 상정 내야......!'
고작해야 오우마와의 시합을 먼 객석에서 보고 얻은 정보일 뿐.
애초에 그렇게 의지하고 있진 않았다. 그렇기에, 잇키는 순간적으로 회피를 해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곧바로 몸을 깊이 구부려 찌르기에 이어 나온 횡베기를 회피.
그대로 백스텝하여 한 번 거리를 벌렸다.
지금 필요한 건 정보라고 생각하고, 승부를 서두르지 않고, 《원》을 내버린 채 수비 자세에 들어서 스텔라의 정보를 수집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여기서 쿠로가네 선수, 공격하던 다리가 멈췄습니다! 스텔라 선수, 당연히 그 때를 놓치지 않습니다! 흩날리듯, 춤추듯, 자신의 몸을 통째로 내던지는 듯한 검기로, 가열차게! 그리고 화려하게 공격하고 있습니다! 계속되는 공격! 말 그대로, 불이 뿜어져 나오는 듯한 맹공!! 하지만 상대도 《어나더 원》! 이 가열찬 공격을 링을 밟아 부수는 도약을 해 가며 회피! 전부 피해 내고 있습니다!'
내려치는 강검, 잇키는 그 검을 가느다란 도신으로 막아내고 있었다. 그 충격은 양발을 통해 흘려내, 자신의 몸에 한 치도 작용시키지 않고 있었다.
스텔라의 저 엄청난 힘을 전부 피해낸다는, 아주 멋들어진 디펜스였다. 완전히 수세로 돌아선 잇키를 무너뜨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이러고 있는 도중에도 잇키는 스텔라의 현재 힘이 어느정도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해냈고
'여기서 무너지는 척을 하는 거야!'
잇키는 스텔라의 옆베기에 맞춰 칼로 받아낸 뒤, 발을 헛디뎠다는 듯 살짝 뒤로 후퇴했다. 스텔라의 혼신의 일격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하지만, 이 정도로 의심스러운 모습은, 스텔라에게 통하지 않았다. 자신의 혼신의 일격을 이끌어 낼 함정이라고, 스텔라는 곧바로 알아챘다.
하지만────
'하지만 그녀의 기질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공격일 거야!!'
잇키의 예측대로, 스텔라는 반격할 수 있으면 반격해 보라는 것처럼, 혼신의 일격을 잇키에게 내리치고 있었다.
'이 일격을 되돌리는 거야───!'
스텔라의 능력의 재계측은 완료되어 있다.
그녀의 응수도 자신의 예상대로 내려베기.
각도도, 속도도 조금의 오차도 없었다.
충분히 반격할 수 있다. 이런 힘을 되돌려 준다면, 스텔라에게도 상당한 틈이 생길 것이다.
거기에, 《일도나찰》을 사용해, ───시합 종료.
"으으윽~~~~~~~~~~~~!!!!!!!"
잇키는 찰나에 그런 생각을 내던지고, 몸을 비틀어 내리쳐 들어오는 참격을 회피했다.
허공을 가른 《비룡의 죄검》은 그 힘 그대로 링 바닥에 내리쳐졌고.
───대지가 갈라졌다.
'토, 통렬합니다! 스텔라 선수의 대검이 지면을 내리친 순간, 링에서부터 관객석 계단까지 균열이 생겨 버렸습니다!! 엄청난 힘입니다!!!!!!'
관객석까지 나 버린 그 크레바스에, 회장에 있는 모두의 시선이 고정되어 있었다.
잇키도 전율에 찬 표정으로 그 흔적을 바라보고, 숨을 삼켰다.
그 파괴로 계산해낼 수 있는 참격의 파워는, 잇키의 상정을 훨씬 웃돌고 있었다.
처음과 같았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었다.
잇키가 스텔라를 관찰하며 그 스펙을 측정해 내, 《원》을 가하여 승부를 내려 한 그 순간, 스텔라의 참격의 파워가 증가한 것이다.
잇키에게 이기기 위해, 더욱 강하게.
성장한 것이다.
이 시합 도중에.
'상정 내라고....?'
허세 부리지 마. 쿠로가네 잇키.
이런 건, 상정조차 못 하고 있었잖아.
아니, 솔직히 이 정도의 공격력은 상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스텔라의, 저 눈.....!'
자신을 향한 비색의 양눈.
거기에 깃든, 불을 뿜어낼 것 같은 투지.
그 안에서 불타오르는... 눈부시게 빛나는 존경만이, 잇키의 상정을 뒤집어놓고 있었다.
예상도 하지 못했다.
───스텔라가 이 정도로, 쿠로가네 잇키라는 기사를 염려에 두고 있었다니.
어떠한 무거운 공격이라도 흘려보낼 수 있을 자신은 있었다.
절대강자로서의 힘을 구사할 뿐이라면, 무엇이든 가능했을 것이다.
그 절대강자의 오만함이, 자신의 승기라고 잇키는 판단하고 있었다.
하지만, 스텔라는 아니었다.
그녀는 확실히, 사이쿄 네네와의 수행으로 절대강자로서 각성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사자로서 태어났다는 걸 자각하고, 언제나 불손할 수 있다는 소중한 결실을 손에 넣었다.
하지만, 그 각성을 하고 나서도, 스텔라는 쿠로가네 잇키라는 남자를 조금도 자신의 아래에 두고 있지 않았다.
그렇기에, 준결승전에 걸쳐 이 시합에서 함정까지 설치까지 해 가며, 사정 봐주지 않고 이기려 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힘과 재능을 가진 소녀가, 고작 F랭크인 자신에게 조금도 방심하지 않고, 진심으로,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며 자신에게 이기려 하고 있다.
자신을 뛰어넘으려, 이 순간에도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이보다 무서운 게 또 있을까.
지금 스텔라의 안에는 절대강자로서 자신의 최강을 의심치 않는 오만함과, 대치하고 있는 남자의 최강을 조금도 의심치 않는 성실함, 그 원래라면 공존이 불가능할 상반된 두 생각을 혼연일체로 만들어 같이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에 가득하지만, 조금도 방심하지 않는다.
그건 기사로서, 싸우는 자로서의 이상이라 할 수 있는, 완전무결의 마음가짐이다.
그런 사람을 상대로 싸우는 건, 잇키로서도 처음이었다.
그렇기에, 알 수 없었다.
파고들 틈이 조금도 없었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저 존경심조차 느껴질 정도로 자신을 뜨겁게 바라보고 있는 눈동자를 뿌리칠, 전술이.
'대체.. 이런 상대를 두고 어떻게 싸워야 하는 거야......!?'
"크윽....!"
'아앗! 여기서 쿠로가네 선수가 뒤로 크게 백스텝! 크로스 레인지에서 뒤로 물러났습니다! 방금의 일격에 위압된 것일까요!'
"오라버니가 물러났다고!?"
"어쩔 수 없겠지. 저런 엄청난 공격력을 보게 됐으니.."
하지만, 그 아리스인의 말을
".......그런 기 아니다."
모로보시가 무거운 목소리로 부정했다.
"에?"
"저 머스마가 지금 물러난 건 그런 이유가 아닌기라. 더 큰기 있다카이."
그렇다.
힘에 압도되어 물러난 것뿐이라면 더 나을 것이다.
잇키가 스텔라에게 힘으로는 열세에 놓여 있다는 건, 당연한 것이니까.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그런 가벼운 게 아니다.
모로보시는 초조한 듯 어금니를 악문 채, 스텔라로부터 거리를 두는 잇키를 향해 화난 듯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저 멍청한 자슥...! 하필이면 전의를 압도당했어..!''
그리고, 잇키가 전의에 압도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챈 건, 모로보시 뿐만이 아니었다.
"믿기질 않아.."
관객석에서 그의 체내에 흐르는 생체 전류를 본 토카는, 경악의 빛을 띤 목소리를 내었다.
"저 쿠로가네 군이.... 위축되어 있어...."
토카는 그의 용기를 남들보다 더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믿을 수 없었다.
자신과 대결을 벌였을 때 정도의 궁지에 내몰려 있었음에도, 용감하게 나서 주었던 저 《어나더 원》의 몸에, 이렇게 빈약한 전류밖에 흐르고 있지 않다는 것을.
스텔라라는 수준 외급의 천재가 두르고 있는 패기에, 완전히 삼켜져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판단은 옳지 못했다.
여기서 후퇴한 건, 이 시합에서 잇키가 보인 통한의 악수(惡手)였다.
그 이유는
'스텔라 양은 위축된 상대를 치는 싸움에 익숙해져 있어요...! 이 전개는 스텔라 양의 독무대라구요....!'
그리고 그 토카의 걱정은, 바로 현실로 나타났다.
크로스 레인지에서밖에 싸울 수 없는 잇키가 뒤로 물러났다.
뒤로 빠지면 빠질 수록 불리해질 수밖에 없음에도.
그 반응을, 스텔라는 잘 알고 있었다.
버밀리온 황국에 있었을 시절.
대치해 왔던 대부분의 기사들이 보여 준 것과 같은 반응이었다.
겁먹어 도망치는, 패배자의 반응.
'대체 어떻게 된 건진 모르겠지만, 상당히 한심한 표정을 짓고 있네.'
숨을 헐떡이는 잇키를 보며 생각했다.
바라보고만 있어도 끝장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어떻게 봐도 평소 보이던 정신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그렇다면───
이건, 천재일우의 기회다!
'재기할 틈은 주지 않겠어....!'
스텔라는 《비룡의 죄검》을 빙 돌려 역수로 쥐고
"《비룡의 둥지》───!!!!!!"
링 바닥에 힘껏 내리꽂았다.
그 순간, 링에 내달린 수많은 균열에서 직시할 수 없을 정도로 눈부신 빛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피처럼 붉은 홍련빛 불꽃이 뿜어나와 링을 갈라놓았다.
'꺄아아아앗!!'
'앗뜨!! 뜨거워!!'
'이, 이게 대체 뭐야!?!?'
관객들의 비명이 회장에 메아리쳤다.
아니, 그들만이 아니었다.
"어이, 잠깐... 아무리 날뛰어도 정도껏 해 달라고..."
".....이건, 진짜 놀랐네."
쿠로노나 사이쿄 수준의 마도기사도, 이 스텔라의 규격을 벗어난 급의 힘에 아연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도 그럴 것이다.
'미, 믿을 수 없습니다! 스텔라 선수, 놀랍게도 링 채로 대지를 용해시켰습니다!!!'
실황이 표현한 그 말대로, 스텔라는 장외를 포함한 전장의 모든 지면에, 직접 《비룡의 숨결》을 불어넣어 대지를 마그마 바다로 변모시킨 것이다.
이미 발치엔, 마그마 바다에 의해 여기저기 떠 있는, 부서진 강화 석반들 뿐.
하지만 그것도 서서히 용해되었고, 작은 파편들을 시작으로 마그마 바다 속으로 잠겨 갔다.
이제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모든 석반들이 녹아내릴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발을 디딜 틈이 없어질 것이고, 화염에 내성이 없는 잇키는 자동적으로 패배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 스텔라는 이 《비룡의 둥지》로, 이 싸움에 제한시간을 걸어 온 것이다.
이걸로 이제, 잇키는 도망다닐 수조차 없게 되었다.
하지만 그 사실보다, 이 지옥과도 같은 광경이, 잇키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었다.
'이게 대체... 무슨 힘이야....!'
자신이 수백 년, 아니, 수천 년을 노력한다 하더라도, 이런 엄청난 현상을 일으킬 순 없을 것이다.
가지고 있는 것이 너무나도 달랐다.
주어진 것이 너무나도 달랐다.
'난.... 이런 괴물에게 이기려 한 거였나....!'
잇키는 두려움에 떨리는 눈동자로 스텔라를 바라봤다.
거기에 비춰진 건, 이미 소녀의 모습이 아니었다.
용.
하늘을 찌를 정도로 거대한 화염룡.
그 모습을 본 건 처음이 아니었다.
하지만, 목숨을 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자리에서 대치하고 나서,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위압감.
이 용에 비교한다면, 자신의 존재 따윈 한없이 하찮다고.
그리고 무엇보다 무서운 건, 그 하늘을 찌를 듯 거대한 용은, 쿠로가네 잇키라는 하찮은 존재에게 어디까지나 진심으로 싸우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없이 이기고 싶다고 바라고,
털끝만큼의 방심도 없이 노력해 가며,
아낌 없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짠 뒤 링 위에 올라서서,
잇키를 넘고 싶다고, ───온 힘을 다해 자신에게 이빨을 들이대 온다.
그런 건...
───죽을 것이다.
아마네의 힘에 농락당했을 때는 물론, 그 에델바이스와 대치한 순간에조차 이 정도로 농밀한 '죽음'을 느낀 적은 없었다.
무섭다.
그 감정밖에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무서웠다.
떨림이, 자신의 척수에서부터 번져나왔다.
그런, 몸도 마음도 겁에 질린 순간을, ───스텔라는 놓치지 않았다.
스텔라의 긴 다리가, 힘차게 링 바닥으로 이루어진 섬을 굴렀다.
《용진각》
그 진동은 그녀의 발치를 부수고, 마그마 바다에 파도를 만들어냈다.
일렁이는 발치.
갑작스레 벌어진 일에, 잇키의 밸런스가 무너졌다.
넘어지려는 몸을 어떻게든 균형을 잡아 무릎을 꿇는 것만은 면할 수 있었지만
'이런.....!'
스텔라에게 접근할 틈을 주어버렸다.
그녀는 마그마의 해면을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일직선으로 잇키와의 거리를 좁힌 뒤 그 기세 그대로, 잇키의 목덜미를 항해 《비룡의 죄검》를 휘두르고 있었다.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하지만 여기에, 잇키가 재빠르게 취한 행동은, 대단하다고밖에 할 수 없을 정도의 행동이었다.
그는 아래로 무너지려 하는 중심을 그대로 앞으로 굽혀, 좁은 땅에서 앞구르기를 했다. 자신에게 도약해 검을 내리치는 스텔라의 아래를 빠져나온 뒤, 그녀의 등 뒤에 선 것이다. 그리고 곧바로 몸을 튕겨 올려, 스텔라의 완전히 빈 뒤를 향해 칼을 올려베었다.
그 반응은, ───없었다.
'《양염의 암막》...!'
등을 베어낸 순간, 스텔라의 몸이 불꽃이 되어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비룡의 죄검》을 휘두르던 진짜 스텔라가, 잇키의 머리맡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무릎을 굽힌 상태였다면 곧바로 회피 행동으로 옮길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위축되어 있는 상태라 할지라도, 그 상태에서 잇키를 손쉽게 해치울 수 있을 거란 생각은, 스텔라는 조금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렇기에, 《용진각》에 이어 《양염의 암막》을 구사하여, 그의 무릎을 피게 만든 것이다. 아무리 잇키라 할지라도 무릎을 완전히 펼치며 공격한 직후인 지금, 곧바로 회피행동을 할 수는 없었다.
이 일격, 받아내는 것 외의 응수는 불가능.
스텔라는 그야말로 잇키가 평한 대로, 조금의 방심도 없는 냉정한 공세로, 잇키를 결정적인 상황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오른손으로 이번에야말로 잇키의 정수리를 내리치려는 듯 검을 휘둘렀다.
'진정해! 이 내리칠 때 오는 충격으로 거리를....'
"오라버니!! 안 돼요!!!!!"
시즈쿠가 그리 외친 순간엔, 이미 모든 것이 늦어 있었다.
'에......'
내리쳐 쇄도해 들어오는 《비룡의 죄검》.
잇키는 그걸 《음철》로 받아내어, 몸을 뒤로 빼려 했지만,
거기엔, ───조금의 힘도 실려 있지 않았다.
대체 어째서?
그 사실을 잇키가 알아챈 찰나엔,
───미증유의 충격이, 잇키의 복부를 꿰뚫었다.
"~~~~~~~~~~~~~~크윽!?!?!?"
잇키의 복부에 꽂힌 건, 스텔라의 달궈진 쇠처럼 빛나는 주먹이었다.
방금 오른손으로 가한 참격은 미끼.
진짜 공격은 주먹에 의한 보디 블로.
1회전, 《완벽》 타타라 유이에게 구사한 콤비네이션 공격이다. 달궈진 철구에 초고속으로 얻어맞은 듯한 그 충격은, 단 한 방으로 복근을 뚫고 지나가 잇키의 늑골을 산산조각냈다. 그리고 거기에 그치지 않고, 작열로 그의 내장을 불태우고 있었다.
인체의 강도를 아득히 능가하는, 상상초월의 데미지.
그걸 몸에 한 방 맞고
"우욱, 웩... 아아............'
쿠로가네 잇키의 의식을 송두리째 깎아버렸다.
역류해 올라오는 피가 섞인 토사물을 뱉어내며, 잇키의 몸이 비틀거렸다. 쓰러지진 않았지만, 그의 눈은 이미 빛이 사라져있었다.
의식이 사라져간다.
완전히 죽은 몸.
그걸 보고
'이겼어!!'
스텔라는 마무리 일격을 휘둘렀다.
칠성의 정점에 달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쫓아 온 그 등을 넘어서기 위해서,
혼신의 일격을───.....................!!
그리고 칼날이, 마치 스쳐 지나가는 듯한 반응과 함께, 살과 뼈를 베어냈다.
뿜어져 나오는 마그마보다도 붉은 선혈이, 하얀 석재 섬 위에 흩뿌려졌다.
그 피는, 불을 뿜을 정도로 뜨거웠다.
"에.........?"
다른 누구도 아닌.
그건, 《홍련의 황녀》 스텔라 버밀리온의,
───용의 피였다.
◆◇◆◇◆
' ' '오오오오오오오옷!!!!!!!!!!!!!!!!!!' ' '
'바, 반격 일섬! 당장에 승부가 날 것 같았던 찰나! 마치 죽은 줄만 알았던 쿠로가네 선수의 놀라운 반격! 스텔라 선수를 사선으로 올려베었습니다!! 놀라운 형세 역전!!!!'
'워, 《원》이에요! 스텔라 선수가 내리친 일격의 충격을, 그대로 자신의 칼에 실어 반격한 거에요! 미, 믿을 수 없군요! 설마 저기서 아직 공격을 해올 줄이야!'
"커, 허억!!"
'스텔라 선수! 지면에 무릎을 꿇습니다! 하얀 링 바닥에 뜨거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출혈량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 데미지는, 위험해....!!'
배에 힘을 줘 빠져나올 것 같은 내장을 붙잡아둔 채, 스텔라가 신음했다.
용의 힘이 깃든 스텔라에겐, 치명상은 아니다. 하지만 그 용의 생명력을 가지고도 치유에 시간이 걸릴 정도의 부상. 지금 공격을 당한다면 확실히 당할 것이다.
그리 생각하고, 스텔라는 기력을 짜내 일어나 일단 몸을 빼기로 했다.
'스텔라 선수! 비틀거리면서 후퇴!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윽, 아앗~~~~~!!"
하지만 떠다니는 다른 섬에 착지한 뒤, 스텔라의 몸이 다시금 무너지려 했다.
시야가 흔들린다.
사지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출혈이 심했다. 흘러나가는 피의 양에, 피의 생산이 따라붙질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몸의 데미지보다도, 그녀의 마음의 동요가 더 컸다.
머리를 꽉 채우는 한 질문.
───대체 어떻게?
확실히 의식이 날아가있었을 터였다.
아니, 과거가 아니다. 사실 지금도, 잇키가 의식을 되찾았을 거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원》으로 자신에게 반격을 할 수 있었는가.
전혀 모르겠다.
그런 불가사의함에 혼란해 있는 스텔라를 앞에 두고, 잇키는 겨우 의식을 되찾았다.
"........................."
그리고 그는 눈 앞의, 스텔라가 부상을 당한 채 물러나 있는 상황에 놀라며
'.....내가, 한 건가......?'
의식이 없었어도 확실히 손에 남은, 스텔라의 살을 찢는 감촉에, 이해하게 되었다. 자신이 무의식 도중에, 스텔라를 더할 나위 없는 형태로 영격해 냈다는 사실을.
그 감각이, 기사회생의 《원》이 남긴 그 감촉이, 전신에 남아 있었다. 자신이 어떻게 몸을 움직였는지. 잇키는 그 모든 걸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기에 알 수 있었던 것은
그 움직임이, 결코 특별한 움직임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기적적으로 해 낸 회심의 일격도 아닌, 그러면서도 특별히 우연하게 나타난 일격도 아니었다.
그저, 평범한 반격.
수천 번을 시뮬레이팅한, 스텔라의 혼신의 일격을 영격해내는 《원》의 움직임.
반복에 반복을 거듭해 자신의 몸에 새겨 넣은 동작.
그것이, 무의식 중에 나온 것이다.
───지고 싶지 않다고.
몸이, 자신의 피가, 근육이, 위축된 마음을 뒤로 하고.
───날 믿으라, 고.
지금도, 계속해서 귀를 때릴 정도로 강한 맥동으로 호소하고 있었다.
"..........."
그 몸의 외침에, 잇키는 살짝 사과했다.
미안해, 라고.
F랭크라는 일반인에게 주어진, 털끝만큼의 힘.
그런 힘으로, 그 《대영웅》 쿠로가네 료마를 목표로 삼고 걸어 온 자신의 기사도.
그런 몸에, 수많은 무리를 해 왔다.
마치, 생존본능을 포기하게 만들 정도의 무리를.
그런 무리를 하게 만들어 온 것이다.
간단히 질 리가 없다.
아니.
───간단히, 질 수는 없다.
'그래.....'
그런 엉성한 단련을 해 오진 않았다.
그런데도, 마음만이 제멋대로 위축되어 스텔라의 압도적인 재능에 잡아먹히려 했다.
이 가장 중요한 자리에서, 자신을 믿지 않는 자에게 승기 따윈 없을 텐데, 이 얼마나 어리석은 마음가짐이었단 말인가.
'너도 알고 있었을 터였잖아.'
자신이 어느 누구보다도 열등하다는 것을.
그걸 알고도, 걸어온 길이라고.
이런 자신이라도, 자신의 모든 힘을 짜낸다면, 최강을 상대한다 하더라도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왔다.
처음부터 근거 따윈 어디에도 없었다.
그저 그 마음가짐 하나로, 오늘 지금까지 싸워 왔다.
그리고 우여곡절을 겪으며, 그 모든 싸움을 이겨 왔다.
그런데 지금 와서, 하필이면 이런 때에 와서, 어째서 자신을 믿지 않은 것인가!?
이 하늘을 찌를 정도로 거대한 용에게, 하찮은 자신이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지 않은 것인가!?
계속해서 혹사시켜, 비명을 내지르는 몸을 뒤로한 채, 여러 사람의 힘을 빌려 왔고, 또 그런 사람들의 이기고 싶다는 마음을 밟고 올라선 다음에야 도착한, 지금이잖아...!
'그런 지금보다 더할 나위 없는 가장 중요한 때가 대체 언제 또 찾아온다는 거야, 이 멍청한 자식아!!'
"윽!"
다음 순간, 잇키는 강하게 땅을 박차 섬을 뛰어넘었다.
그 목적지는, ───부상을 당한 스텔라가 서 있는 섬,
이 아니었다.
마그마 바다의 중앙에 떠 있는, 한 층 더 큰 링의 파편이었다.
거기서 그는 발을 멈추고,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이, 이... 이건! 이 빛은....!!'
'어, 어이.. 설마!'
'이건───.....'
《어나더 원》이 그 몸에서, 일렁이는 푸른 빛을 일으켰다.
거기에, 회장이 크게 술렁였다.
당연하다. 잘못 볼 리가 없다.
지금 막 날뛰려 하는 저 마력의 기세, 그 빛은, 하루 한 번만 쓸 수 있는, 《어나더 원》의 비장의 기술이니까.
이걸 잇키가 쓸 때라는 건, 승부를 결정지을 때.
하지만, 그런 잇키의 행동에, 수많은 사람들이 의아하게 여겼다.
───어째서 지금인 거지, 하고.
잇키가 의식을 되찾을 때까지, 스텔라의 상처는 거의 다 나아가고 있었다. 다소 힘이 약해져 있긴 하겠지만, 그것도 몇 초정도일 뿐.
승기라고 하기엔, 너무도 적고 덧없는 시간.
하지만, 거기에 전혀 개의치 않고 잇키는 써 온 것이다.
파고들 틈도, 타이밍 따위도 없었다.
이미, 해야 할 건 하나 뿐.
가능한 건 하나 뿐.
오늘이라는 날까지, F랭크인 주제에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다는 어이없는 말을 내뱉는 멍청한 남자와 함께 지금 이 순간까지 따라와 준 이 몸을, 그리고 거기에 맞춰 쌓아 온 인생의 모든 것들을 믿는 것뿐!
───자, 모두 짜 내어라.
기력, 체력, 마력───, 그 모든 것들을.
쌓아 온 경험, 넘어선 사선의 기억들───, 그 극한을.
그 몸, 그 마음, 지금 이 순간, 쿠로가네 잇키로서 여기에 있는 모든 것들을.
그 모든 것들을, 이 1분 만에 모두 불태우는 거다.
나중 일 따윈 생각하지 마.
진다는 건, 지고 난 뒤에 생각하라고.
지금은 그저, 앞으로 나아가라.
힘이 다할 때까지, 앞으로.
승리하건, 패배하건───
이 싸움 뒤엔, 재조차 남지 않을 것이니!!!!!!
"덤벼 봐!!!!!!!!!!!!! 스텔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푸른 빛이 불타오르는 것과 동시에, 포효와도 같은 목소리가 회장에 메아리쳤다.
그건 대기를 떨게 만들고, 마그마에 파도를 만들었다.
그 목소리에 깃든 건, 노골적인 투지.
잇키는 외치고 있는 것이다.
정면승부를 해 보자고.
그 말에, 스텔라는 질린 듯한 미소를 지었다.
──아아, 그렇다.
저런 부상 따위로 쓰러질 남자가 아니다.
이렇게 되는 건, 필연.
그렇다면, 자신은 어떻게 응수해야 할까?
《일도수라》의 제한시간, 1분동안 도망칠 것인가?
───그건, 우책 중의 우책이다.
스텔라는 그렇게 단언했다.
일류의 기사인 그녀는, 알 수 있었다.
이미 이 싸움은, 그런 타산 따위의 영역이 아니라는 것을.
도망친다면, 잇키는 용서 없는 추격으로 이쪽을 끝장낼 것이다.
한 발짝.
그렇다.
단 한 발짝이라도 뒤로 물러난다면, 물러나는 쪽이 패배하는 것이다.
지금부터 펼쳐질 1분은, 그런 혼의 싸움인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이 해야 할 응수는 하나 뿐.
물러나지 않는다!
힘이 다할 때까지 밀어내는 것이다!
아무 문제도 없다. 바라던 바다.
처음부터, 그렇게 싸울 생각이었으니까!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그 직후, 두 기사의 혼신이 충돌했다.
그리고, 회장에 모인 사람들은 그 모습을 눈에 담고, 기억해 나아갔다.
지금부터 펼쳐질, ───보석과도 같은 1분간을.
◆◇◆◇◆
'푸른 빛과 홍련의 참광이 교착하고 있습니다! 상대의 틈을 찌르던 기술전에서 전개가 바뀌었습니다! 서로 적의 가장 유효한 거리에 서서 칼을, 혼을 부딪히고 있습니다! 물러나지 않습니다! 단 한 발짝도 물러나지 않습니다! 마그마 바다 중심에서 서로의 의지를 겨루고 있습니다!!'
'소, 소리 좀 봐!'
'귀가 아파...!'
'그대로 밀어 버려! 황녀님───!!'
'지지 마, 잇키 군! 이길 수 있어~~!!'
자신의 비장의 기술 《일도수라》를 발동시킨 뒤, 지금이 승부를 걸 때라 결심한 잇키.
그 승부를 정면으로 받아내는 스텔라.
양 선수가 서로 부딪히는 각오와 각오에, 마치 지진 같은 성원이 쏟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성원은 둘의 귀에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둘은 모든 집중력을 눈앞의 적에게 향하고 있었고,
눈은 그저 적의 모습만을 두고 있었고,
───세포는 적을 쓰러뜨리겠다는 의지에 전율하고 있었다.
"하아아아아앗!!!"
"윽────!"
스텔라의 번개 같은 공격을 받아낸 잇키의 양팔에 저릿함이 내달렸다.
'돌아오는 공격이 점점 빨라지고 있어!'
《원》은 칼로 받아낸 충격을, 몸을 빙 돌려 순환시킴으로써 반격으로 만드는 기술이다. 하지만, 무수한 검극이 교차되어 가면서, 스텔라의 참격의 속도가 서서히 늘어나고 있었고, 회전하는 초동의 타이밍이 맞지 않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성장하고 있다.
이 불타오르는 검극전 속에서, 스텔라는 잇키를 넘어서기 위해 엄청난 속도로 자신의 몸을, 검을, 진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 가다간, 다음 일격에 추월당해 버릴 것이다.
하지만───
'지금 성장하고 있는 건, 나도 같아!!'
"오오오오오옷!!!!"
"윽....!"
순간, 하늘을 찌를 기합과 함께 돌아온 섬광과도 같은 검은 참격에, 스텔라는 눈을 부릅떴다.
어째서였을까.
잇키의 참격의 형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지금, 몸을 돌리지 않았어....!'
지금까지는 스텔라의 일격을 방어한 뒤, 팽이 처럼 몸을 돌려 바로 그 공격을 돌려주는 공격을 하고 있었다.
그 기술을 이용하고 나서야, 스텔라의 강한 공격에 맞서 싸울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 잇키는 스텔라의 참격을, 방어하지 않은 채 그 자신도 참격을 내고 있었던 것이다.
즉, 공격과 방어가 아닌, 공격과 공격의 충돌.
원래라면, 그건 스텔라에게 있어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일 것이다.
힘과 힘의 승부라면, 스텔라가 밀릴 일 따윈 없을 테니까.
하지만───, 그런 있을 수 없는 일이, 지금 일어나버린 것이다.
공격과 공격의 충돌은, 스텔라의 검이 살짝 밀려버렸다는 결과가 나와 있었다.
어째서?
이유는 하나.
스텔라는 자신의 양팔을 저릿하게 만드는 충격에, 알게 되었다.
《원》이다.
이 고속 검극 속에서, 지금까지처럼 몸을 돌려 가하는 형태인 《원》으론 타이밍이 맞지 않을 거라 느낀 잇키는, 바로 자신의 기술을 '개조'해낸 것이다.
원 운동에 의한 순환이 아닌, 팔로 들어온 충격을 받아내지 않고, 상반신의 근운동을 이용해 광배근으로 교차시키듯 순환시켜, 찰나의 순간에 자신의 참격에 실어 상대에게 공격을 가하는 형태로.
그런 운동을 얻기 위해선, 모든 몸에 조금의 경직도 있어선 안 될 것이다. 조금이라도 경직되어 있다면, 들어온 충격이 그곳을 터트려 버릴 테니까. 전신의 근육을 한없이, 액체에 가까운 형태로 만들어질 정도로 이완시켜야 할 수준인 것이다.
그렇다. 말 그대로, 자고 있을 때보다도 더욱 부드러운 상태로 이완시켜 놓아야 하는 것이다.
───이 불꽃 같은 검극 속에서, 말이다.
그걸 해낸 눈 앞의 남자에게, 스텔라는 전율했다.
대체 어떻게 된 남자인 거야?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걸 불태워버릴 정도의 열화와도 같은 감정이, 가슴속에서 불타올랐다.
질 쏘냐.
상대가 더욱 강해졌다면, 이 쪽도───
'흘려낼 수 없을 정도의 일격을 가해 주겠어!'
"하아아아아앗────!"
잇키가 《원》을 진화시킴과 동시에, 싸움의 형태가 더욱 가열차게 바뀌었다. 공격과 방어의 교착이 아닌, 공격과 공격의 충돌. 서로 조금도 방어태세로 나서지 않은 채, 혼신의 참격을 혼신의 참격으로 밀어내고 있었다.
잇키는 속도에서 지지 않겠다는 듯.
스텔라는 힘에서 지지 않겠다는 듯.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맞부딪히는 혼의 강철과 강철.
그리고 부딪힐 때마다 튀어오르는 불꽃은, 비춰져 있는 야간조명보다도 눈부시게 빛났고, 칼날이 부딪힐 때마다 울리는 소리는, 지진과도 같은 환성 속에서 최상단에 있는 관객의 귀에까지 들렸다.
누가 보더라도, 누가 듣더라도 명백했다.
서로, 서로를 '끝장내기' 위해 검을 휘두르고 있다.
휘두르는 모든 참격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조금이라도 물러나는 자는 목숨을 잃는다.
서로를 사랑하는 연인 사이일 터인데도.
하지만, 그런 광경을 보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두 사람의 사랑을 의심치 않았다.
그 이유는,
'아름다워........'
그저 상대만을 직시하며, 서로를 고양시키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