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
규슈 크라이시스 (4)
깨진 유리와 같은 환상적인 경계가 반구처럼 뒤덮고 있는 한 야산.
쿠구구궁—!
그 중심에서 천지를 울리는 듯한 굉음이 터져 나왔다.
동시에 끔찍한 파괴의 파동이 사방을 뒤흔들었으나, 이제 와서 그건 딱히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었다.
대지는 폭격이라도 맞은 듯 곳곳에 생긴 균열과 구덩이로 원래의 모습을 알아볼 수도 없을 정도였고.
뿌리까지 파헤쳐져 날아간 나무와 바위의 잔해들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그 참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일대의 모든 상황이 그 모양이었으니, 당연하지만 근방에 있던 작은 산장은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였다.
그 안에 갇혀있던 가엾은 미끼들과 함께.
“크워어억!”
콰아앙—!
그때, 거센 파공음과 함께 3미터가 넘는 금속질의 근육 괴물이 뒤쪽의 언덕을 무너뜨리며 그곳에 틀어박혔다.
생긴 것답게 튼튼한 듯 얼마 지나지 않아 흙무더기를 헤치며 나오긴 했지만, 누적된 충격이 작지 않은지 비틀거리던 그는 곧 한 사발의 검은 피를 토해냈다.
[“젠장! 보조 똑바로 안 해? 하마터면 죽을 뻔했잖아!”]
[“무··· 무슨 소리예요? 보조를 했으니 당신이 아직 살아있는 거죠!”]
[“큭, 잔말 말고 회복했으면 빨리 합류해라! 지금이 엄살이나 부리고 있을 때냐!”]
[“엄살이라니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빠른 의사소통을 위해 개통한 정신망에 잠시 소란이 일긴 했으나, 그들은 다시 진형을 갖추고 현세에 강림한 마왕을 사냥하기 위해 힘을 합쳤다.
협동과는 인연이 먼 이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경지에 오르는 동안 쌓인 막대한 경험은 그 정돈 사소한 문제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후웁!”
어마어마한 재생력과 주변인들의 보조로 순식간에 회복한 금속 마인, ‘탱크’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는 재차 몸을 날려 미사일처럼 달려들었다.
초음속에 달하는 무식한 속도로.
쿠구구궁!
한순간에 경로상의 공기가 터져나가며 막대한 후폭풍이 휘몰아쳤다.
압도적인 물리력을 바탕으로 앞을 가로막는 것은 무엇이든 가루로 만들 파괴의 질주.
콰앙!
하지만 그 어마어마한 질량 병기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중간에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크윽! 젠장, 이런 거지 같은 게!”
물리 법칙을 무시하듯 실체를 갖춘 심연이 충격을 흡수하며 거칠게 출렁거렸고, 이내 그것은 역으로 탱크의 몸으로 스멀스멀 파고들었다.
초월적인 내구력과 항마력을 가진 그였지만, 그 이상한 기운은 보통의 마력과는 다르게 서서히 그의 몸을 갉아먹기 시작했다.
[“큭! 빨리 보조! 이 찝찝한 게 자꾸 내 항마력을 뚫고 들어온다고!”]
하지만 사전에 많은 준비를 하고 온 번천회 측도 그저 속절없이 당하고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전능하신 뮈르엘이시여, 당신의 위광을 여기에 내려 주소서!”
후방에서 지원하는 소심한 인상의 여성에게서 뻗어 나오는 황혼의 빛.
일명 ‘대신관’의 신성력에 닿은 심연의 예기가 한풀 꺾이며, 기어이 탱크의 항마력을 뚫지 못하고 튕겨 나왔다.
물론 다소 약화시킨 것뿐이지 온전히 그녀의 능력만으로 심연을 막아낸 것은 아니었지만, 이 자리에 있는 이들은 그로 인해 생긴 작은 빈틈도 충분히 유용하게 활용할 역량이 있는 자들이었다.
콰과과광!
쿠우웅—!
지상과 공중을 가리지 않고 사방에서 폭음이 터져 나왔다.
번천회의 정예들은 그 수를 바탕으로 쉴 새 없이 연계하며 공격을 퍼부었고, 그에 대응하는 하회탈은 아주 잠깐 사이에도 순식간에 공간을 넘나들며 압도적인 화력을 사방으로 투사하고 있었다.
마치 마력이 무한이라도 된다는 듯이.
“···마왕을 여기서도 보게 될 줄이야. 어떻게 인간의 몸으로 저런 힘을···.”
나직이 중얼거리며 다시 전투의 보조를 위해 신성력을 끌어올리던 대신관은 갑자기 드는 오싹함에 몸을 굳혔다.
목표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하회탈을 바라본 순간.
언제부터 그녀를 응시하고 있었는지, 그 무저갱 같은 시선과 정통으로 두 눈이 마주쳐 버렸으니까.
심연의 마력을 담은 눈길과 마주하고 그녀의 몸이 경직된 것은 아주 찰나에 불과했지만.
쩌저적—!
이 전장에서 잠깐의 빈틈은 하나의 목숨이 사라지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콰드득!
대신관이 딛고 선 땅 주변에서 튀어나온 날카로운 이빨들이 순식간에 공간을 씹어 삼키며 바닥으로 사라졌다.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어떠한 흔적도 남지 않고 텅 비어버린 자리.
기척도 전조도 없는 그 기습에 반응할 수 있는 이들은 많지 않았고, 안타깝게도 그녀에게는 그러한 능력이 없었다.
하지만 그 말은 곧.
반응할 수 있는 이가 전혀 없는 건 아니란 소리이기도 했으니—.
“으으··· 고마워요. 진짜로 죽을 뻔했네···.”
한참 뒤쪽에 자리한 양복 사내의 옆에서, 상처 하나 없는 모습의 대신관이 창백한 얼굴로 식은땀을 훔쳤다.
[흐음—.]
그러자 이번엔 하회탈의 못마땅하다는 듯한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다.
여전히 종횡무진 전장을 이동하며, 주변에 수십 개의 마법진을 띄운 채, 서른에 가까운 강자와 맞서 싸우는 도중임에도 불구하고.
‘대단하군.’
번천회의 도쿄 지부 책임자인 양복 사내는 긴장을 풀지 않고 섬세하게 기운을 운용하면서도 내심 상대에게 감탄했다.
그의 고유스킬인 「작은 세계의 관리자」는 단순히 사방을 격리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그건 아주 기초적인 사용법일 뿐, 이 내부는 온전히 그의 관리하에 있는 공간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신이 아닌 ‘관리자’에 불과했기에 자기 마음대로 세상을 주무를 수는 없었으나, 그 일부의 권한만으로도 그는 많은 일들을 행할 수 있었다.
심지어 지구에서 가해진 법칙의 제약을 일부나마 무시할 수 있기까지 했으니.
‘그런데도 저 정도 수준이란 말이지.’
다시 손가락을 까딱해 공간을 뛰어넘은 양복 사내, 관리자가 혀를 내둘렀다.
화르륵—
그가 조금 전까지 있었던 자리는 이미 시커먼 불꽃에 휩싸인 채 마그마가 되어 녹아내리고 있었다.
‘할 수 있는 만큼 힘을 제약하고 있음에도 저만한 능력이라. 농담이 아니라 이 안이 아니었다면 오히려 우리가 전멸했을 수도 있겠군.’
과연 율령자가 신신당부하며 주의를 촉구한 이유가 있었다.
그때는 전투계도 아닌 인간이 어디서 얻어터지고 와서 쓸데없이 호들갑이라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여기는 이미 나의 세계지. 하회탈, 넌 절대 이곳에서 빠져나가지 못할 거다.’
상대에 대한 힘의 제약과 아군의 강화, 위험에 처한 이를 안전한 곳에 옮기는 일까지.
그는 자신의 영역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예민하게 감지하며 조금씩 조금씩 전장을 조율해 나갔다.
더욱 확실하게 상대를 무력화하기 위해서.
***
순식간에 구축된 마법진에서 쏟아져 나오는 온갖 신비.
벼락과 불꽃, 지옥과 악마, 그림자와 섬광 등 종류를 가리지 않은 그것은 눈 깜짝할 새에 주변을 초토화하며 그 존재감을 과시했다.
하지만 그 호쾌한 광경에도 불구하고 사용자 본인의 마음은 그리 편치 않았는데—.
‘답답하군.’
그것이 번천회와 싸우는 도중에 한스의 머리를 가득 채운 생각이었다.
‘미리 어느 정도 대비하고 왔을 거라고 짐작하곤 있었지만, 설마 이만한 강제력이라니.’
거기다 그의 힘을 억제하는 건 단순히 공간의 제약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대체 몇 놈이 손을 쓴 건지, 온갖 종류의 스킬들이 겹겹이 쌓여 그의 몸에 족쇄를 걸고 있었다.
언제나 원활하던 흑마력의 통제가 삐걱거렸고, 효율적이기 그지없던 마력 설계도 쓸데없는 누수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너는 여기까지라고— 세계 자체의 법칙이 그의 한계를 제한하려 드는 것 같은 기분.
‘거기에 성직자들도 문제야. 안 그래도 심연과 상극인 신성력이 공간의 제약과 합해져 그 효과가 훨씬 배가되고 있다.’
차라리 단순히 경지만 높은 이들이었다면 상대하기가 한결 편했을 터.
하지만 온갖 기상천외한 능력을 사용하는 각성자들은 단순히 그것만으로 전투력을 판가름할 수 있는 이들이 아니었다.
그렇게 재차 정신없는 공방을 이어가면서도 한스가 해결 방안을 모색하던 찰나.
“#$%@#.”
잠깐의 빈틈을 노리듯, 등 뒤에서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 들려왔다.
‘아차!’
쿵! 쿠구구구궁—!
단 한 번의 피격에 겹치듯 이어진 수십 번의 충격.
빠르게 반응하며 돌아선 한스가 무언가를 하기도 전, 한창 적들의 공격을 방어하던 와중에 안 그래도 평소보다 약해졌던 방어막이 기어코 터져 나갔고.
무한에 가까운 흑마력이 그것을 수복하려던 찰나에는.
이미 휘황찬란한 신성력에 휘감긴 주먹이 그의 명치에 깊숙이 틀어박혀 있었다.
꽈드드득!
콰앙!
강한 충격파와 함께 멀리 튕겨 나가는 한스의 몸.
하지만 유효타를 먹인 도복 중년인의 표정도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
화르륵—
신성력에 휘감겼던 주먹은 오히려 심연에 오염되어 호시탐탐 그를 노리고, 피격 순간에 발동한 저주가 전신을 휘감았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흡!”
이후 강하게 발산한 내공으로 심연의 잔재들을 떨쳐내기는 했지만, 그 낭패를 입은 듯한 겉모습만은 어쩔 수 없었다.
[후우, 역시 번거로운 놈들이군.]
반면에 공격을 허용했던 한스는 어느새 보호막을 수복한 것은 물론, 피해를 입었는지조차 의문일 정도로 멀끔한 상태였다.
하지만 그것이 피해가 전혀 없다는 뜻은 아니었는데···.
「불사의 심장」에 딸린 ‘불사’ 효과 덕에 빠르게 회복하긴 했으나, 이 짜증 나는 공간에서 상극인 신성력까지 섞인 공격은 착실하게 그의 힘을 갉아먹고 있었다.
역시, 더 늦기 전에 서둘러 대책을 강구해야 했다.
이대로 피해가 누적되다간 결국 도망치는 엔딩밖에 남지 않을 테니까.
‘그건 말도 안 되지. 차라리 도망친 놈들을 놓친 거라면 모를까. 이 한스가 도망이라고?’
그건 단순히 하회탈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아우테리카의 공포··· ‘불사왕’의 자존심까지 함께 걸려있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행위였다.
‘다른 것들도 그렇지만, 역시 이 공간의 제약이 제일 거슬리는군. 내 격에 한계를 규정하는 이것만 아니었다면 다른 디버프들은 어떻게든 떨쳐낼 수 있을 텐데.’
거기다 그것을 조율하는 양복 사내 때문에 놈들을 제대로 마무리할 수 없는 것도 큰 문제였다.
지금까지 없앤 적들은 초기에 방심했던 성직자 두 놈과 다소 실력이 부족했던 셋 정도가 한계였으니.
이후엔 그 양복 사내가 아군을 지키는 쪽에 집중하는 바람에 놈들을 더 처리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곳을 무너뜨리는 게 최선이다. 하지만 놈들이 그걸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겠지.’
이 공간을 파괴하기 위해서는 차원에 간섭하는 수준의 위력이 필요했고, 당연히 그만한 마법을 아무런 준비도 없이 사용할 순 없었다.
한순간도 쉬지 않고 공방이 이어지는 지금에는 도저히 할 수 없는 방법.
‘보다 상위의 에너지인 심연을 경계에 퍼붓는다면 가능성이 있겠지만···. 놈도 그걸 경계하는지 유독 그에 대한 억제가 강하군.’
이 공간에 오래 머물며 상대에게 파악당할수록 점차 가해지는 제약도 섬세해지고 있었다.
단순히 한스라는 개체의 힘을 깎는 것이 아니라, 이젠 ‘하회탈이 사용하는 정체불명의 기운’이라는 개념에까지 제한을 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차라리 놈이 파악하지 못한 초기에 바로 대응했다면 가능성이 있었을 텐데.
그렇지 않아도 지구에서는 효율이 떨어지는 심연이 힘의 제약까지 받자, 이젠 단번에 경계를 부수기 힘들 정도까지 위력이 떨어져 버렸다.
그러나.
원래 세상에 완벽한 것이란 없으며, 모든 일에는 허점이 있는 법.
‘놈은 나를 통해 심연을 파악해 그것을 억제하고 있다. 즉, 심연을 다루는 주체가 내가 아니기만 하면 된다는 거지.’
자신과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자신이 아닌 개체.
그러면서 고농도의 심연을 견뎌낼 수 있을 만큼 튼튼한 존재.
한스는 이전처럼 싸움을 이어가면서도 「불사의 심장」에 흑마력과 심연을 퍼부었다.
멈추지 않고 계속, 고밀도로 압축하듯이.
그 과정에서 적들에게 피격당하는 횟수가 점차 늘어났으나, 그는 심장이 파괴되지 않는 한 죽지 않는 불사의 몸이었다.
그리고 그의 심장을 부수기 위해선 저쪽도 마찬가지로 차원을 가르는 공격을 가할 수밖에 없었으니···.
어찌 보면 자신이 절대 질 수가 없는 싸움이었다.
하지만.
‘지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한스에게 어울리는 것은 오로지 승리뿐!
그것도 ‘압도적인 승리’만이 그를 대변할 수 있는 것이었다.
[크흐흣— 과연, 제법이로구나. 그럼 나도 이대로 있을 순 없지.]
“무슨 수작을 부리려고!”
“넘어가지 마! 태세를 유지해!”
「불사의 심장」이 꿈틀거리며 거칠게 맥동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것이 어느 한계를 넘어선 순간.
한스는 자신과 긴밀하게 연결된 언데드 하나를 소환했다.
[나오거라, 헤라토스.]
꿀렁—
‘광기’에 물든 광룡의 육체로 제작한 본 드래곤, 헤라토스.
엔트라시오와는 달리 한스 자신이 드래곤 하트의 역할을 맡은 덕에 독립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는 녀석이었다.
하지만 그 말은.
반대로 종속성은 그 어떤 언데드보다 뛰어나다는 뜻이었으니—.
펄럭— 펄럭—
[키야아아——!]
한스의 발밑에 등장하며 그를 머리에 태우고 날아오른 헤라토스의 전신에는, 이미 극도로 압축된 심연의 힘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빠지직— 빠득!
물론 그 여파로 서서히 육체가 붕괴하고 있기는 하나, 명색이 드래곤의 육체였으니 잠시나마 버티기에는 충분했다.
“뭣?!”
“뭐야, 저 괴물은! 어떻게 저런 게 지구에!”
“잠깐! 지금 저기에···!”
번천회의 일당 하나가 가리킨 곳은 헤라토스의 입가였다.
소환되기 전부터 심장을 통해 심연과 흑마력을 꾸역꾸역 집어삼킨 결과.
막 소환된 직후임에도 불구하고, 그 입에는 금방이라도 터져나갈 듯한 막대한 힘이 뭉쳐 아른거리고 있었다.
“관리자! 저거 빨리···!”
“큭, 이미 늦었···!”
이윽고 그 힘은.
다른 각성자들이 미처 뭔가를 하기도 전에.
[캬아아아악——!]
고농도로 압축된 채, 그대로 세계의 경계면에 쏟아부어졌다.
용의 숨결이라는 아주 직관적인 형태로.
구구구궁—!
콰아앙—!
“크윽! 물러서! 싸우지 말고 빠져!”
“뮈···뮈르엘이시여! 당신의 종을 보호하소서!”
“작전 중지! 공간이 무너진다! 바로···.”
어찌나 다급했는지, 정신망은 물론 육성으로도 터져 나오는 다급한 소란.
[크흐하핫— 아아, 이제야 속이 좀 시원하구나! 그래, 바로 이거지! 크하핫!]
마침내 야산을 감쌌던 ‘작은 세계’가 붕괴하고.
한스와 헤라토스, 번천회 일당들이 규슈 남부 야산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한스가 노리던 지하 조직의 산장이 위치한, 도시와 얼마 떨어지지도 않은 뒷산에서.
“어, 어? 뭐··· 뭐야 저건? 괴물?!”
“어, 엄마! 엄마!”
“꺄악—! 가디언은 뭐 하는 거야!”
혼란에 빠진 시민들의 비명 소리를 배경으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세계의 본 드래곤이 기어코 지구의 상공에 현현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