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9 피곤할 때에는 달콤한 키스로 (29/80)


29 피곤할 때에는 달콤한 키스로
202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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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나 대리.”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는 시간, 도진이 지나를 불렀다.

지나는 도진이 맡겼던 기획서를 체크하고는 서류를 들고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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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말씀하셨던 기획안입니다.”

최대한 빨리 마치려고 준비했던 만큼 어느 정도 완성이 된 상태였다. 도진이 안경 너머 예리한 눈빛으로 지나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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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낮은 목소리에 당황스러움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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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래.”

지나를 부른 용건이 기획안이 아닌 모양이었다. 도진은 내색하지 않고 기획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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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못 준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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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도진이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여유로운 그의 얼굴은 언제 봐도 지나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지나는 두 손을 포갠 채, 긴장감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입안의 살을 짓씹었다.

책상 서랍에서 꺼낸 건 다름 아닌 청첩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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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한테는 꼭 주고 싶었어.”

빙긋 웃는 도진의 미소가 비열해 보였다. 제 결혼식을 축하라도 해달라는 건지. 당당하기 짝이 없는 모습에 지나는 저도 모르게 튀어나올 뻔한 욕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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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의 의도가 뻔히 보였다. 유치하고 치졸한.

지나는 도진을 향해 빙긋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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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축하드립니다. 과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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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전 남친의 청첩장을 받은 기분은 썩 유쾌하지 않았다. 지나가 몸을 돌려 최대한 빨리 자리를 뜨려는 찰나, 도진은 아직 할 말이 남았는지 지나를 불러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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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 점수는 부장님과 나, 그리고 사수인 이지나 대리가 매기는 거 알지?”

또 서진우를 들먹거리는 도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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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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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머니가 입원 중이신데……. 결혼식 때 오시지 않으려고 하네. 내가 말씀드리면 계속 화만 내셔서.”

결국 어머니 설득을 끝까지 자신에게 맡기는 도진이었다. 할 말이 없어진 지나가 어이없는 얼굴로 도진을 바라봤다. 감정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지만 한계치에 도달한 느낌이었다.

그녀의 침묵을 긍정적인 답으로 이해한 도진이 한 번 더 지나를 향해 빙긋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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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우 인턴, 정규직으로 남게 하고 싶으면 사수가 열심히 해야겠네.”

협박하는 말투로는 어울리지 않게 부드러웠다. 지나가 깍듯하게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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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꽉 다문 잇새로 간신히 대꾸한 지나는 빠르게 자리로 돌아왔다.

도진의 도발이 우습지도 않았다. 지나는 잔뜩 구겨진 청첩장을 책상 위에 툭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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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점점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도진은 자신을 사랑한 적도, 사랑하지도 않았다. 그는 그저 자신을 이용한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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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사무실 대박이었대.]

자리에 앉자마자 지혜에게 문자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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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주랑 회계팀 사원이랑 머리끄덩이 붙잡고 싸웠다는대. 그걸 못 본 게 진짜 너무 아쉽다]

뭐?

어쩐지 허 사원 자리가 비어 있었다. 깨끗하게 정리된 책상을 보니 반차라도 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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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자의 머리끄덩이는 백퍼 그것밖에는 없는데]

당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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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다리]

틀렸다. 김도진은 양다리가 아니라 삼다리였다. 숨겨진 여자가 더 있을지 모르지만. 지혜는 지나가 도진과 사귀는 걸 몰랐으니 양다리라고만 알고 있는 것이었다.

와, 나쁜 새끼.

지나는 혀를 차며 휴대폰을 내려놨다. 오늘 같은 날은 반차라도 쓸걸…….

구겨진 청첩장을 내려다보며 지나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퇴근하자마자 누구보다 빨리 퇴근할 생각이었다.

퇴근 10분 전, 도진의 호출이 아니었다면.

지나가 만든 기획서를 거칠게 건넨 도진은 혀를 쯧,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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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하세요. 내일 아침까지.”

밑도 끝도 없이 수정하라는 말에 지나는 대꾸도 못 하고 자리로 돌아와야 했다. 결국 퇴근 시간이 지났지만 지나는 퇴근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자리에 앉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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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오늘 야근이야?”

퇴근하는 지혜가 다가와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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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부터 야근이라니 진짜 사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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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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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 자기.”

화낼 힘도 없는 지나가 힘없이 지혜와 인사했다. 자리를 정리한 진우가 지나에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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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안 하십니까.”

그의 정중하면서도 낮은 목소리가 어쩐지 위로처럼 들려 지나가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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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할 일이 있어서요. 먼저 들어가요.”

머리가 지끈거리고 열이 오르는 것 같았다. 지나는 그럼에도 내색하지 않고 진우를 향해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진우는 잠시 지나를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끄덕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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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럼, 먼저 들어가보겠습니다. 수고하세요.”

뭔가 할 말이 있어 보이던 진우는 부드럽게 말하고는 사무실을 나갔다. 그를 마지막으로 사무실은 텅 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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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 혼자 있는 것도 이제 지겹다.”

도진과 사귈 때, 도진을 위해 야근을 마다하지 않고 했었다.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그게 맞다고 생각했다. 바보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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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사랑이라고…….’

그에게 이용당한 생각을 하면 속이 끓었다.

윤주와 회계팀 직원이 도진을 두고 사랑싸움이라도 한 걸까. 윤주는 도진이 지나와 사귄다는 걸 알고 있었을 텐데. 그녀도 배신감을 느꼈을까. 자신이 처음에 느꼈던 그 감정을 똑같이 느꼈을까.

쓸데없는 감상이었다. 지나는 얼른 끝내고 퇴근하기 위해 모니터에 집중했다. 기획서 어느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는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일단 수정을 해야 했다.

석양이 비치는 사람 없는 사무실은 적당히 나른하고 적당히 조용했다. 아까부터 머리가 무거워진 지나는 저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

타닥타닥.

빠른 속도의 키보드 소리에 멍한 의식이 돌아왔다. 잠에서 설핏 깬 지나는 제 곁에 누군가 있는 걸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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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해가 완전히 사라진 사무실은 어슴푸레 윤곽을 보였다. 시간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지나는 또렷하게 자신의 컴퓨터 앞에서 일을 하는 실루엣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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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우?

소매까지 걷은 셔츠 아래 훤히 드러난 팔뚝은 움직임을 따라 힘줄이 두드러졌다. 옆으로 보이는 그의 곧은 콧대는 희미한 시야 속에서도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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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났어요?”

지나의 소리를 들은 진우가 고개를 돌려 빙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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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된 거야? 네가 여기 왜 있어?”

아까 먼저 퇴근했는데……. 거짓말처럼 제 곁에 있는 진우를 보자 지나는 머리가 하얗게 변해버린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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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안 좋아 보여서 약만 주고 가려고 했는데…….”

진우의 오른쪽에 하얀 약봉지가 보였다.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사 온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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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민망함과 고마움에 지나는 시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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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그런데 일은 내가 할게.”

진우가 괜히 제 인턴으로 들어와서 김도진에게 미운털이 박혔는데, 제 일까지 시킬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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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리님, 혹시 제가 못 미더우세요?”

갑작스러운 진우의 질문에 지나의 움직임이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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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무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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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일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신 것 같아서.”

그의 가라앉은 눈동자에 지나의 심장이 떨렸다. 늘 친절하고 따뜻한 진우의 눈빛과는 다른, 어딘지 상처받은 눈동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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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냐. 서진우 인턴의 일처리 방식은 매우 훌륭합니다.”

지나는 가만히 그를 바라보다 이내 솔직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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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의 사수인 게 마음에 들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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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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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얽히는 바람에 너까지 곤란해졌잖아.”

만약 내가 너와 가까운 관계가 아니었다면 김도진한테 스테이플러 위치로 혼나진 않았을 텐데. 혼날 필요도 없는 이유로 네가 그렇게 혼나는 거 다 나 때문이야.

지나는 속에 있던 말을 미처 다 꺼내지 못했다. 가슴을 짓누르는 미안함에 말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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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눈을 내린 지나와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던 진우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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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이 대리님이 제 사수라서 좋습니다.”

그의 낮은 목소리와 함께 목울대가 느리게 움직였다. 그저 그런 고백보다 더 마음이 울려 지나는 천천히 시선을 들었다.

순식간에 얽힌 지나와 진우의 시선이 한동안 멈췄다. 서로를 마주 본 채, 잠시동안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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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곁에 있는게 좋아요. 그게 어떤 형태든.”

멈춰진 시간을 움직이기라도 하는 듯, 진우가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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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 때문에 네가 힘들어질 텐데.”

지나가 억울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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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 점수를 잘 받아야 정규직이 될 텐데……. 내가, 내가.”

네 앞길을 막기라도 하면 어떻게 해.

결국 지나는 혼자만 갖고 있는 속상함을 드러냈다. 내색하지 않으려 했지만 뜨거운 감정과 함께 울컥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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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를 매일 못 보는 게 더 힘들어요. 나에겐.”

지나도 모르는 새에, 맺힌 눈물 한 방울이 흘러내렸다. 진우는 안타까운 시선으로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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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말 하지 마.”

살짝 탁해진 목소리로 지나가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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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럴 자격이 없는데 그런 말을 들으면 자꾸 내가 사랑받는 기분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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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 충분해요.”

과분한 네게 이런 넘치는 사랑을 받아도 되는 걸까.

진우의 목소리에 지나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런 지나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던 진우가 슬쩍 고개를 내려 지나의 귓가에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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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사랑받는 기분이 들면 어떻게 하지…….”

세상에.

지나의 볼이 확 붉어졌다. 그녀와 달리 진우는 태연한 표정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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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수정한 거 한번 보실래요.”

그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모니터를 향해 눈짓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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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서 김도진 과장 이름으로 되어 있던데…….”

익숙한 듯, 마우스를 잡고 휠을 돌리는 그의 손가락이 남자답게 멋져 보였다.

제 눈이 어떻게 된 걸까. 지나는 콩닥콩닥 뛰는 심장을 애써 무시하려 모니터를 향해 눈을 크게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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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은 앞에 자료와 회사 내 예전에 있던 자료가 있어서 그걸 넣었는데, 괜찮을지 한번 봐주세요.”

능숙하게 설명하던 그가 지나의 손바닥을 펼치더니 초콜릿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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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충전하면서 보세요.”

제 손에 있는 초콜릿 따위보다 그의 행동, 말투, 표정이 말할 수 없이 달다는 거, 그는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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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거…….”

지나가 멍하니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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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할 때는 단 거 먹어야 기운이 좀 난대서.”

목소리조차 달콤하기 그지없었다.

서진우 넌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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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기운이 날 거 같아.”

아무리 밀어내도, 선을 그어도 우직하게 자신만을 바라보는 서진우에게 홀려버린 것 같았다. 아니, 이제는 외면하던 제 심장소리를 더 이상 무시할 수 없었다.

손에 쥔 초콜릿을 떨어뜨린 지나가 진우의 뺨을 잡고 입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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