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6. 똥멍청이 (56/85)


56. 똥멍청이
2023.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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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의 사무실.

아직 사무실 불이 다 꺼지지는 않았지만, 직원 대부분이 퇴근한 시간이었다.

몇몇 임원들의 방과 회의실만 몰려 있는 17층은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아 층 전체가 고요하고 조금 을씨년스러웠다.

강지현은 오늘 업무의 마지막 메일을 막 보내 놓고는 조용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을 연 차민우 상무의 방은 큰 창들을 통해 심야의 불빛이 들어와 그리 어둡지는 않았다.

특히 그의 책상 뒤쪽 한 면을 가득 채운 통 창으로 보이는 야경이 오히려 아름답게 눈에 들어왔다.

차민우는 약속이 있는지 7시쯤 급하게 나갔으니 이제 이 방에 들어올 사람은 없다.

안쪽, 민우의 책상이 있는 쪽만 불을 켜고는 책상을 향해 다가갔다.

뭐가 그리 긴장되는지 입안에 바싹 말랐고, 억지로 마른침을 삼키는 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했다.

문득 떠오른 은지연과 만나 나눈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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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차민우 노트북 비밀번호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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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전에 프로그램 업데이트한다고 저에게 노트북을 맡겨서 알고 있어요. 그 뒤에 바꾸지 않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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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그렇다면 노트북을 켜고, 이 USB 안에 저장된 프로그램을 실행해 주시면 끝나요. 가장 좋은 건 손에 잡히는 증거 서류겠지만, 차민우가 서류로 증거자료를 남길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겠죠. 프로그램 실행되면 바로 저에게 전화 주세요.”

이렇게 말하며 지연이 작은 USB 하나를 강지현에게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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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위험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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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지 않도록, 대리님에게 절대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할게요. 전화 주시면 1시간 안에 원격으로 컴퓨터 안의 파일들과 접속 프로그램들, 그리고 최근 열어보았던 자료들을 전문가가 찾아내고 복사할 거예요. 모든 게 끝난 뒤 이 프로그램은 따로 삭제할 필요 없이 자체 제거되도록 만들어졌으니 그 뒤에는 아무 걱정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화이트 해커 중에 엄청나게 유능하신 분을 섭외했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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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습니다. 과장님, 믿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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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요. 믿으셔도 돼요!”

덮여 있는 노트북을 열자 비밀번호를 누르게 되어 있는 첫 화면이 켜졌다.

떨리는 손으로 조심히 자신이 알고 있는 비밀번호를 눌러보았다.

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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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번호를 바꾼 건가?’

비밀번호가 틀렸다는 메시지가 떴다.

크게 심호흡하고 다시 한번 천천히 자신이 알고 있는 번호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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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다행히 컴퓨터에 로그인되었다.

아마 아까는 긴장해서 잘못 누른 듯싶었다.

그런데 이렇게 쉽게 노트북이 로그인 되자 오히려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체 깐깐하고 날이 서 있던 차민우인데, 요즘은 뭐에 정신이 팔렸는지 이래저래 허점이 많은 느낌이었다.

주머니에 있던 USB를 꽂고 프로그램을 실행시켰다.

프로그램이 실행되자마자 눈앞에서 프로그램 화면 몇 개가 휙휙 지나가며 열리고 사라지더니, 막대 모양의 그래프가 움직이면서 숫자 표시가 되기 시작했다.

지연이 알려준 대로 모든 프로그램이 활성화된 것을 눈으로 확인한 뒤,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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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님, 프로그램 실행시켰어요. 대략 5분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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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하셨어요. 바로 USB는 빼 챙겨두세요. 이후엔 컴퓨터만 켜 놓으시면 알아서 작동되니 옆에서 지켜보지 않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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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알겠습니다. 그래도 끝난 뒤 원래 되어 있던 대로 노트북을 닫아놓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으니 일하면서 기다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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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그러실래요? 그럼 저도 마무리되는 시점에 전화하거나 메시지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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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연락드리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뒤 강지현은 사무실을 한번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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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도움이 될만한 다른 자료들이 없을까?’

지현은 꼼꼼하게 방 안을 살폈다.

차민우가 지저분한 것을 워낙 싫어해 방 안에 많은 가구가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업무 때문인지 책장 4개가 한쪽 벽을 채우고 있었다.

서류철이 빽빽하게 꽂혀 있는 벽장을 찬찬히 훑어보고 있는데, 맨 위 칸 구석의 유독 한 파일철만이 많이 낡고 닳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마치 오랜 시간, 자주 사람 손을 탄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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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유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렸다.

직감이 지현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저 파일철을 반드시 확인하라고.

의자를 딛고 올라가 파일철을 꺼내 열어보자, 대략 백여 장 정도의 재무제표 서류들이 빼곡히 파일 안에 들어 있었다.

비서 일을 한 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6년, 항상 영업 쪽 임원을 보조했기 때문에 알고 있었다.

직접적인 재무제표 서류를 임원이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다는 것 정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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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뭐지? 분명…… 차민우가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는 서류들로 보이는데.’

지현은 본능이 시키는 대로 첫 장부터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빠르게 사진을 찍었음에도 서류 장수가 많아 어느새 40분을 훌쩍 넘기고 있었다.

조금 있으면 보안팀이 돌 수도 있으니 강지현은 서둘러 파일철을 정리하고 원래 있던 자리에 꽂아 놓은 뒤 USB를 가지고 밖으로 나와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업무를 하면서 기다리려고 노트북 화면으로 시선을 고정했지만, 심장이 두근거려 메일이나 서류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때였다, 웅성거리는 소음.

누군가 이쪽으로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 소음이 들려오는 곳을 쳐다보자 다가오고 있던 차민우와 시선이 마주쳤다.

지현은 가슴이 철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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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강 대리 아직 퇴근 안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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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잔업 할 것들이 좀 많아서……요.”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팔을 돌려 어깨를 감싸 안고 있는 것은 무척 어려 보이는 여자였고, 그녀는 거의 차민우에게 안기듯이 그의 허리를 감싸 안고 있었다.

살짝 상기된 둘의 얼굴을 보니, 아마도 즐거운 저녁 식사를 하며 가볍게 한잔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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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여기는 PP 제과 막내 따님 박민경 씨.”

그는 자신 옆에 있는 여자를 웃으면서 강지현에게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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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 씨, 여기는 제 비서님이신 강지현 대리님이에요. 우리 비서님은 회사가 너무 좋은가 봅니다. 이 늦은 시간까지 일을 열심히 하는 걸 보면.”

킥킥 웃어대며 비웃는 민우의 말에 지현의 얼굴이 붉어졌다.

박민경이라는 여자는 여기가 회사 사무실이라는 생각을 안 하는 건지 차민우의 허리에 감은 팔을 거두지 않고 지현을 거만하게 내려보며 고개를 까딱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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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 씨 주변에는 미인이 많은가 보네요. 비서님도 미인이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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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 씨도 이렇게 미인인 걸 보면 그 말이 맞네요. 자 그럼 우리 강 대리님 업무 수행하시는 데 방해하지 말고 들어갈까요? 제 방이 궁금하다고 했잖아요?”

그렇게 말하며 민우가 박민경을 이끌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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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간엔 사무실에 아무도 없다면서요. 민우 씨?”

닫히는 문틈 사이로 마치 지현이 들으라는 듯 민경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멍하게 노트북 화면을 쳐다보던 지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차민우에게 마음을 확실하게 거절당한 지, 이제 2주.

그에게 여자가 있다는 것은 예상하였지만 이렇게 두 눈으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저렇게나 어린 여자라니.

그때 하도 울어서 그런지 더는 눈물이 나지는 않았지만, 마음이 착잡한 것은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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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나도 사람 보는 눈 좀 키워야지.”

자신도 모르게 흘러나온 씁쓸한 혼잣말이 갈 곳을 잃고 공기 중에서 흐트러졌다.

그러다 갑자기 생각난 차민우의 노트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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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시간상 아직 프로그램이 실행되고 있을 텐데! 차민우가 그걸 보면 안 되는데!’

갑작스레 불안해진 마음에 심장이 심하게 뛰었다.

빨리 안쪽 상황을 확인해야 할 것 같아 마음이 다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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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지? 봤으면 어쩌지? 아니야, 만약 봤다면 당장 나와서 나에게 화를 냈겠지?’

하지만 아무 말 없다고 해서 안심할 수도 없었다.

안절부절못하며 걱정하기를 몇 분.

대략이라도 확인해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아 결국 차민우 방을 노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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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님.”

대답이 없어, 다시 한번 노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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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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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뭡니까!”

2번째 노크를 하자 몇 초 후 대답이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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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하지만 잠시 들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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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지금은 안…….”

들어오면 안 된다는 그의 답변을 듣지 않고 문을 열었고, 그와 동시에 후다닥 떨어져 분주하게 옷매무시를 가다듬는 둘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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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뭡니까 강지현 대리! 제가 들어오란 말도 하지 않았는데!”

차민우가 화를 내었지만, 지현은 그에 신경 쓰지 않고 뒤쪽 노트북을 곁눈질 했다.

큰 유리창에 비친 노트북의 화면은 꺼진 듯, 까만 화면이었다.

지현은 노트북에서 시선을 바로 거둔 뒤 그에게 눈길을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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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님, 저…… 한 달 뒤 퇴사하겠습니다.”

황당하다는 차민우의 표정은 충분히 예상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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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지금 퇴사하겠다는 말이 나옵니까, 강지현 대리! 지금, 이 시각에, 그것도 손님이 계신 와중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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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상무님 워낙 바쁘셔서 얼굴 뵙기가 너무 어려웠거든요. 얼굴 뵌 김에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서 실례를 범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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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라. 그래요, 마음대로 하세요. 인수인계나 똑바로 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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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후임자에게 인수인계 잘하도록 꼼꼼히 정리하겠습니다. 그럼, 들어가 보겠습니다.”

지현의 마지막 말은 듣는 둥 마는 둥, 그는 짜증 난다는 듯 대답도 하지 않고 손만 휙휙 휘저었다.

그의 방에서 지현이 나오는 순간 메시지가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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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님, 프로그램으로 다 점검했어요. 노트북 전원도 원격으로 꺼두었습니다. 수고하셨어요!]

지연의 문자에 강지현은 안도의 숨을 크게 내쉬었다.

아까 차민우의 방에서 사진 찍어둔 자료들도 빨리 전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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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하실지 모르겠지만 혹시 몰라 전달드립니다.]

백여 장의 재무제표들이 메시지로 하나하나 전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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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짓을 했다면 반드시 벌 받도록 해주세요, 과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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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하지 마세요. 반드시 그렇게 할게요. 그리고 보내주신 대리님 이력서는 온유 바이오 인사팀에 전달하였고, 곧 연락 갈 거예요. 밤이 늦었으니 다음에 다시 이야기 나눠요! 오늘 수고 많으셨어요.]

지연의 메시지에 강지현은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강지현에게 추가 사진 자료를 받을 때, 지연은 강현, 감사실장 김사헌 그리고 화이트 해커와 함께 허름한 사무실 안에 있었다.

허름해 보이는 사무실에는 몇 대의 컴퓨터들과 각종 장비가 한쪽을 채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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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받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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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다 받았어. 강지현 대리님 덕이 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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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덕도 크다, 충식아. 고마워.”

유능한 화이트 해커. 그는 다름 아닌 권충식이었다.

컴퓨터를 취미로 어느 정도 하는 줄로만 알았지…… 전혀 몰랐던 충식의 과거였다.

강현은 충식이 과거 ‘어나니머X’에서 활동한 것도 알고 있었고, 수많은 정의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유능한 화이트 해커라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다.

이번 C&C 글로벌의 비리를 캐면서 필요했던 화이트 해커의 조력, 강현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충식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보였다.

충식은 기꺼이 하겠다고 답을 했고.

답변을 듣자마자 강현은 사비를 들여 필요한 장비들과 장소를 지원하였다.

이번 일은 잘돼 봐야 회사의 비리를 밝히는 것이었고, 잘못되면 자리를 잃는 것이었다.

비리가 밝혀진다고 해도 여기에 발을 담근 여럿의 자리가 보존된다고 아무도 장담하지 못했다.

또한, 잘못하면 ‘배신자’로 낙인찍힐 수도 있는 업계의 소문이라는 것도 무시 못 할 위험성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아무것도 얻을 것이 없는 싸움.

그런데도 강현과 감사실장 김사헌, 권충식. 그리고 몇몇 내부 고발자들은 기꺼운 마음으로 여기에 동참하고 있었다.

그래서 지연은 더더욱, 쓰레기 차민우와 그를 조종하고 모든 것을 지배하려는 차승조 회장에 대한 자신의 개인적인 감정을 최대한 배제시키고, 좀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이 사안을 대하려고 했다.

손에 들어오는 자료들을 하나하나 확인할수록, 커지는 둘의 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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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반드시 벌 받게 만들고 말겠어, 이 인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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