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1. I’m Ready (61/85)


61. I’m Ready
2023.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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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이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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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이 뭔데? 정말 모르겠어? 나 당신과 이대로 못 헤어진다고. 내가 아기 초음파 사진이며 다 보냈잖아. 그런데 헤어지겠다는 그런 말이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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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헤어지는 게 어디 있어. 남녀가 결혼해서 살다가도 헤어지는데. 나와 너, 이미 아버지 뵈러 갔을 때 모든 게 끝났어. 이제 서로에게 신뢰 따위는 남아 있지 않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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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 씨! 난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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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래. 아이? 내 아이가 맞아? 난 너와 몇 번 밤을 보내지도 않았어. 그런데 그사이 아이가 생겼다고? 지난 3년 동안 훨씬 자주 밤을 보낸 은지연하고도 생기지 않던 아이가?”

일부러 상처 주려는 듯 독한 말을 뱉어내는 민우를 경악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았지만, 그는 전혀 상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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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우, 너 정말 쓰레기구나. 그럼 이 애가 누구 애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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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세아야, 그건 네가 제일 잘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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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말을 하다니 미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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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정신 좀 차려. 너랑 나, 이제 헤어질 때가 된 거야. 난 이제 네게 정도 사랑도 없어. 아무런 감정도 없고 그냥 너를 보면 짜증이 난다고. 이런 나를 붙잡아서 뭘 어쩌려고. 돈이 필요한 거야? 그래서 그래?”

곧 차민우의 얼굴에 정세아가 가지고 있던 컵 안의 물이 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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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나를 그렇게 표현해. 어떻게 나를! 네가 나를 찾았잖아. 그럼 네가 책임져야지! 아기는 나 혼자 만들었니? 응?”

흠뻑 젖은 머리에서 물이 뚝뚝 흘러 값비싸 보이는 슈트 위로 뚝뚝 떨어졌다.

호텔 직원이 수건을 가져다주자 받아든 민우가 신경질적으로 얼굴로 흘러내리는 물을 닦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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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럼 넌 나를 사랑해서 그런다는 거지?”

이 말에 정세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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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신에게 사랑 말고 뭘 더 바라겠어. 민우 씨, 우리 좋았잖아.”

그러나 그 말을 듣는 차민우의 얼굴 위에는 얼음장 같은 차가움만이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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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잡는 이유가 돈은 아니라고 했지? 내가 들었던 말과는 아주 다른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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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그땐 어머님 말씀에 내가 너무 흥분해서 그냥 화나시라고 한 말이었어. 정말 돈은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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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럼 그 말을 믿도록 하지. 결론만 말하면, 넌 나를 붙잡는 이유가 사랑이고, 돈 따위는 필요 없고, 아이를 책임졌으면 좋겠다는 거군.”

그의 말이 맞는다는 듯 마구 끄덕여지는 세아의 얼굴을 보는 민우의 표정에는 별 감흥이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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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넌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그건 네 사정이고, 나는 이제 너를 더는 사랑하지 않아. 아이는 태어나면 내가 책임질게. 내 아이인지 믿기지는 않지만, 나중에 검사해 보면 알겠지. 그리고 돈은 필요 없다 했으니, 이제 너에게 들어가는 돈 따위는 한 푼도 없을 거야. 나를 사랑한다고? 그건 네 사정이니 네가 알아서 해. 나에게 네 감정을 책임지라고 하지 말고.”

말이 끝나자마자 민우는 세아의 대답은 듣지도 않겠다는 듯,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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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아이 태어나면 연락해. 나 말고 우리 엄마에게.”

라운지에 멍하니 앉아 움직이지 못하고 있던 세아가 자리에서 일어선 것은 한참 뒤였다.

차민우와의 대화가 믿을 수가 없었고, 그의 태도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 내내 그가 뱉어낸 말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워 엉켜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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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이 카드 안 되는데? 다른 카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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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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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가 준 카드, 결제가 안 된다고.”

짜증스러워하며 다른 카드를 내놓으라고 닦달하는 택시 기사의 말에 세아가 당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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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소리예요. 오늘 아침까지 사용했는데.”

세아가 따지자 그는 다시 한번 카드를 카드기에 그어보았다.

삑-

하지만 그는 방금 말한 것처럼 ‘사용할 수 없는 카드’라는 메시지가 흘러나오는 것을 세아에게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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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봐봐, 정지된 카드라고 안 된다잖아. 빨리 다른 카드 찾아봐요.”

다른 카드가 없었던 세아는 가지고 있던 동전까지 모아 현금으로 택시비를 지불하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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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불안한 마음에 카드를 들고 근처 편의점으로 향했다.

아무거나 가져와서 결재를 해보자 같은 대답이 점원에게서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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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카드 정지된 카드라고 나오는데요? 다른 카드 없으세요?”

차민우가 그녀에게 주었던 블랙카드가 사용 정지되었다.

믿을 수 없지만, 아까 헤어지고 나서 그가 바로 정지시켜 버린 것이었다.

세아는 혼비백산하여 집으로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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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차민우! 어떻게 바로 이렇게…….’

빨리 집으로 가 이 사태를 정리해야 했다.

무더운 날씨에 억지로 입은 옷이 더욱 죄어오는 듯했다.

점점 숨쉬기가 버거워지고 있었다.

바깥부터 계속 뛰어와 거칠어진 숨을 내쉬며 현관문 앞에서 카드키를 찾았다.

마음이 조급해져 그런지 자꾸만 떨리는 손에서 카드키가 빠져나갔다.

삐리릭- 삑삑-

현관문 잠금장치에서 이상한 소리와 함께 오류 메시지가 떴다.

삐리릭- 삑삑-

몇 번을 다시 대 보아도 똑같았다.

비밀번호를 눌러보아도 변하는 건 없었다.

몇 번을 계속 시도하자, 오류 메시지가 연이어 뜨더니 결국 경보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누군가 이 현관문을 억지로 열려고 하면 울리는 보안장치 소리였다.

틀린 비밀번호를 계속 입력한 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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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번호가 맞는데, 이 번호가…….”

이 모든 상황에 정신이 나갈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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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왜 이러는 거야 도대체!’

그때 핸드폰이 울리며 메시지가 도착했다.

짤막한 말과 함께 처음 보는 주소.

내용을 읽던 세아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계속 울려대는 경고음과 보안장치의 날카로운 소음에 빌라 주민들이 하나, 둘 모여들고 있었고 저 멀리서 보안팀이 뛰어오는 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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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짐은 이 주소로 모두 보낼 테니 그리 알아라. 우리 민우 집은 다른 사람에게 넘겼으니 거기서 버텨봤자 너만 손해고. 이 집이라도 받으려면 받고 말려면 말고.]

다음날 강주란이 알려준 주소를 찾아가 집 안으로 들어선 세아는 망연자실해졌다.

서울에서도 한참 떨어진 곳, 차로 2시간이나 걸려 도착했다.

오래된 15평 남짓한 아파트에 마구잡이로 가져다 놓아 쌓여 있는 자신의 짐들이 한가득이었다.

세아는 그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거실 한쪽 바닥에 쭈그리고 앉았다.

가구들은 아예 없었고, 자신의 옷과 신발 장신구들 그리고 그외 잡다한 것들이 박스 안에 엉망으로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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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짐은 말해준 주소의 집에 다 가져다 놨다. 민우 집 팔면서 남아 있던 가구들이며 물건들은 다 처분했으니 빠진 거 있다고 찾으러 올 생각하지 말고. 빈 몸으로 들어온 이 집에 그 정도 얻어 가면 다행인 거지. 앞으로 너 아기 낳을 때까지 매달 2백 정도 보내줄 테니 그걸로 병원 다니고 배 속 아기 잘 돌보도록 하렴. 매달 아기 상태와 병원 다녀온 기록, 나에게 잘 보내고. 매달 잘 보고해야 생활비도 보낼 거야. 우리 민우 아이인데 허투루 돌볼 생각하지 말고. 내가 곧 한번 찾아가마.]

도착한 주란의 메시지를 보며 세아는 코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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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월 2백? 차민우 곁에서 월 몇천을 쓰던 내게 월 2백? 지금 장난해?”

메시지를 읽고는 기분이 더 나빠져 손에 있던 핸드폰을 옷들이 쌓여 있는 박스에 집어던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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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어떻게 갚아주지? 어떻게 해야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날 이렇게 버리고 넌 새로운 여자랑 행복하게 살겠다고?’

몰려드는 분함에 세아는 머리가 터질 듯이 아파져 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방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한탄만 한다고 해결될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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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도 갚아주든, 하나라도 더 얻어내든……. 행동을 해야지.’

얼마 전 가지고 있던 비싼 보석들과 액세서리, 가방 등을 팔아 현금을 만들어 놓아 당장 몇 달은 지내는 데 문제는 없었다.

누군가에게 이 집은 아늑한 집이고, 혼자 살기에 충분한 공간이겠지만, 세아에게는 아니었다.

이제 그녀의 눈에는 차민우와 함께 살던, 넓고 최고급 가구들이 가득한 그 집이 기준이 되어버려 모든 게 낡고 초라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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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있을 곳은 이 낡고 작은 집이 아니야. 절대!’

세아는 당장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돈을 들고 집을 나섰다.

근처는 잘 알지도 못하는 곳이라 우선 택시를 잡아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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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갈까요,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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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가장 가까운 쇼핑몰 가주세요.”

15분쯤 지나 쇼핑몰 앞에 도착하자 세아는 뛰듯이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바로 향한 곳은 전자제품을 판매하는 코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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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찾으시는 제품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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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가장 성능 좋은 노트북 보여주세요. 당장 쓸 수 있는 거로요!”

며칠 동안 밤을 새워가며 인터넷을 뒤졌다.

쌓여 있는 짐들은 전혀 정리하지 않은 채, 새로 사 온 작은 테이블에 노트북을 올리고 쭈그리고 앉아 밤낮으로 뭔가를 찾아 헤맸다.

쇼핑이 아니면 잘 하지도 않던 인터넷이었지만 악에 받치니 찾으면 찾을수록 뭔가가 튀어나왔다.

그사이 그녀는 너무나도 피폐해져 마치 폐인이 된 것 같았다.

끼니도 모두 컵라면과 즉석식품들로 때웠고, 며칠 동안 씻지도 않아 머리와 얼굴은 푸석해져 있었다.

거기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자꾸 깨어나서 며칠 사이에 눈 밑이 거뭇해져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반쯤 정신 나간 상태로 이것저것 온라인에서 찾아 헤매던 그때, 정세아의 핸드폰에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도착했다.

처음에는 스팸 문자로 생각하고 지우려다가 눈에 들어온 이름을 보고 문자를 열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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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우 상무의 약혼식은 초대장이 없으면 참석이 불가하니, 꼭 이 문자에 첨부된 이미지를 다운로드하여 가져가시기 바랍니다. 초대장 1개당 2인이 출입 가능합니다. 만일을 위해 2장을 보내겠습니다. 메시지는 확인 후 삭제 바랍니다.]

함께 첨부된 이미지들을 열자 정말 차민우의 약혼식 온라인 초대장이 있었고, 무슨 대단한 이벤트라고 초대장마다 QR코드가 찍혀져 있었다.

깜짝 놀란 세아는 문자를 보낸 번호로 바로 전화를 걸어 보았지만 ‘전화기가 꺼져 있다.’라는 안내 멘트만이 들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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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누가 나에게 이런 정보를 보낸 거지? 은지연?”

은지연일 리 없었다. 그녀였다면 만났을 때 주었겠지.

그리고 그녀는 절대 자신을 도와줄 리 없다.

답을 알 수 없는 의문점에 머릿속이 뒤엉켰지만 이내 고개를 흔들고는 더해지는 생각을 멈추었다.

은지연이면 어떻고 아니면 어때? 그리고 그 다른 누구면 어떤가?

자신과 차민우의 관계를 알고 도와주면 된 거지.

약혼식 초대장에 들어가 있는 민우와 그의 새로운 약혼녀의 환하게 웃는 사진을 바라보았다.

은지연이 아직 차민우의 집에서 살 때……, 그 집에서 보았던 둘의 결혼식 사진과 비슷해 보였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멋진 두 사람이 마치 영화의 주인공들처럼 사진 속에 박혀 있다.

초라해지고 볼품 없어진, 이제는 버려진 정세아를 마치 비웃는 듯이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그들.

사진을 보자 분노가 되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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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너 축하해 줘야지, 차민우. 네가 그렇게 행복하게 새 출발 한다는데, 네 아기의 엄마인 내가 함께해야지. 안 그래?”

꽉 깨문 잇새로 분노를 내뱉던 세아는 다시 인터넷 검색을 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화장실 가는 것도 잊은 채 앉아 컴퓨터 앞에서만 시간을 보내던 그녀가 작게 소리를 내질렀다.

드디어 원하는 것을 찾은 그녀는 화면 자료에 적혀 있는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다.

***

방금 보낸 핸드폰 메시지를 바라보며, 김지원이 미소를 지었다.

보낸 메시지 옆으로 있던 표시가 사라진 걸 보니 상대방이 바로 읽은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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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내 선물이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어, 정세아 양. 저번에 보니 무척 열정적인 것 같아서, 난 네가 민우 짝으로 꽤 마음에 들었는데 이리 되어 안타깝네? 그러니 이렇게라도 선물을 주어야지.”

혼잣말하던 지원은 손에 든 핸드폰의 전원을 꺼버리고는 뜨거운 커피가 들어 있던 큰 컵 안에 그것을 넣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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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준비하는 거 잘해 보라구. 기대가 아주 크니 그 기대에 부응해 주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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