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키운 캐릭터로 레벨업-139화 (139/169)

제139화

15장 스타의 삶(1)

<[긴급] 세계 최초로 SSS급 던전 클리어 성공!>

<[속보] 공략대 헌터 104명, 전원 생존!>

<[종합] 헌터청, SSS급 던전 완전 소멸 확인. 비상사태 해제 선포!>

천지개벽, 상전벽해.

SSS급 던전을 클리어한 후, 그야말로 세상은 발칵 뒤집혔다.

나와 공략대 헌터들이 SSS급 던전을 나오자.

-헉?! 나, 나왔다! 공략대가 던전을 나왔어!!

-미친, SSS급 던전을 클리어했다고?

-던전 포탈이 사라지고 있어! 진짜 클리어했나 봐!

-와아아아아아! 해냈다! 해냈다고!!

함성과 함께 무수한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SSS급 던전 포탈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던 매스컴과 헌터청 관계자들이 환호한 것이다.

지금까지의 던전 클리어는 혼자 아니면 소수 인원으로 비밀리에 진행했다 보니, 수백 명에 달하는 인원들이 클리어에 환호하는 모습이 신선하고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공략대 헌터님들, 상황이 어떻습니까? 사상자는요?

-응급 환자가 많습니다! 황현성 헌터 포함, 32명의 상태가 좋지 않아요!

-헌터청에서 나오신 분들은 이쪽으로 와주세요! 체포해야 할 헌터가 있습니다!

그런 분위기도 잠시.

SSS급 던전에서 나온 공략대 헌터 백여 명과 근처에 대기하던 공무원 헌터, 의료진 등이 뒤섞이자 현장은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방시현에게 흡수를 당했던 헌터들은 엘릭서를 마셔 겨우 목숨을 건진 채로 의료팀이 대기하는 간이 천막으로 옮겨졌고, 나는 캐릭터들과 함께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던 최대천에게 방시현의 신병을 인도했다.

그 뒤로도 격무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나와 공략대 헌터들은 간이 천막에서 간단하게 몸 상태를 점검받은 후, 공무원 헌터들의 호위를 받으며 헌터청으로 이동해 SSS급 던전에서 벌어졌던 일을 얘기했다.

레이드는 공략이 끝나면 정산 후 각자 복귀하는 게 보통이지만, 세계 최초의 SSS급 던전 클리어인 만큼 그 진행 과정을 상세히 보고할 필요가 있었다.

나도 사안의 중대함을 알기에 SSS급 던전에서 있었던 일을 안지은과 함께 최대천에게 말했다.

최대천은 이야기들을 종합한 뒤,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에게 설명했고 생방송으로 긴급 브리핑도 진행했다.

그렇게 SSS급 던전 클리어를 공식으로 선포하고 나서야 나와 공략대 헌터들은 헌터청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SSS급 던전에서 나온 지 거의 반나절이 더 지나서야 겨우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바로 쉴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마스터.

-피로가 많이 쌓이셨군요, 로드. 휴식을 취하시죠.

-불침번은 제가 설 테니 잠을 청하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캐릭터들은 휴식을 권했지만 내겐 남은 일이 있었다.

바로 SSS급 던전 클리어 보상을 수령하는 것이었다.

나는 간단하게 씻고 나온 후, 거실에 서서 메시지창을 바라봤다.

그곳엔.

[아홉 번째 업적 달성에 성공했습니다.]

[아홉 번째 업적 – SSS급 던전을 클리어 하세요(1/1)]

[메시지를 터치할 시, 보상이 지급됩니다.]

[히든 퀘스트 : 군주의 업적(9/10)]

[모든 업적 달성 시, 히든 보상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아홉 번째 업적 클리어 보상이 있었다.

SSS급 던전에서 나온 아이템은 안지은이 헌터청을 통해 정산을 진행하고 입금해 주기로 했기에 그쪽은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SSS급이란 등급의 기대와 다르게 그다지 쓸 만한 아이템이 나오지도 않았고.

내 관심사는 오직 업적뿐이었다.

어느덧 마지막 직전까지 온 업적.

처음엔 SSS급 던전을 어떻게 클리어하나 싶었는데 결국엔 무사히 완료하고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클리어 직후, 헌터청에서는 눈이 많아 차마 수령할 수 없었던 아홉 번째 업적 보상.

과연 이번엔 어떤 게 나올 것인가.

나는 메시지를 터치해 보상을 수령했다.

그러자.

[아홉 번째 히든 퀘스트의 보상을 획득합니다.]

[유일 스킬 : 캐릭터 소환에 친위대 효과가 추가됩니다.]

[친위대 : 캐릭터를 소환할 시, 친위대에 편성할 수 있습니다. 친위대는 최대 다섯 명까지 편성할 수 있으며 최대 인원을 채워야만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친위대?’

처음 보는 능력이 나타났다.

아무래도 캐릭터 소환과 관련된 것 같았는데 나는 메시지를 눌러 구체적인 정보를 살펴봤다.

[친위대 편성 효과]

[1. 군주의 특성, 압도 효과 10% 상승]

[2. 친위대 소속 캐릭터의 모든 스탯 5% 상승]

[3. 캐릭터 소환의 마나 소모량 10% 감소]

‘다섯 명을 모두 소환해야만 이 효과를 받을 수 있다는 건가? 다섯 명…. 뭔가 하이어 파티 같네.’

[친위대]의 편성 효과는 나쁘지 않았다.

캐릭터들의 스탯이 상승하고, 마나 소모량도 줄어든다. 게다가 다수와의 전투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압도]의 효과도 상승시켜줬다.

제법 유용한 효과이긴 한데, 특이한 건 다섯 명을 모두 소환해서 친위대로 편성해야만 효과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섯 명.

하이어에선 다섯 명이 기본 파티다.

이벤트나 직업 특화 미션 같은 경우, 혼자서 진행하지만 기본적인 모험이나 PVP를 할 때에는 최대 다섯 명을 편성할 수 있는 파티로 진행되는 것이다.

그 점을 생각하면 친위대는 나한테 꽤 익숙한 개념이었다.

‘선출이 아닌 게 좀 아쉽지만… 그래도 추가 효과를 얻은 거니 괜찮아.’

캐릭터야 업적을 진행하다 보면 또 뽑을 기회가 나올 것이다.

때마침.

[열 번째 업적은 선행 조건을 달성할 시 개방됩니다.]

[선행 조건 – 레벨 500 달성(422/500)]

[히든 퀘스트 : 군주의 업적(9/10)]

[모든 업적 달성 시, 히든 보상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다음 업적도 갱신됐다.

다만 이번엔 열 번째 업적이 바로 진행되지 않고, 선행 조건이 붙었는데 그 조건이 500레벨 달성이었다.

현재 내 레벨이 422이니, 남은 레벨은 78.

마음 같아서는 바로 레이드를 돌고 싶었지만 당장은 어느 정도 쉴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SSS급 던전에서 클리어한 업적과 보상들을 확인한 후, 나는 그대로 침대에 뻗었다.

그리고 내리 반나절 정도 숙면을 취한 뒤, 눈을 떠 휴대폰을 쳐다봤는데.

“와…. 뭐지 이거?”

세상은 완전히 난리가 나 있었다.

<[단독] SS급 헌터 안지은, “한상우 헌터와 군주 길드가 없었다면 SSS급 던전 공략대는 전멸했을 것.”>

<[특종] SSS급 공략대 헌터, “SSS급 던전은 사실상 군주 길드 혼자서 클리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심층] 군주 길드의 길드장. 한상우 헌터는 누구인가.>

세상 편히 자고 있는 사이, 나에 관한 온갖 보도가 쏟아졌다.

헌터청에서 레이드의 상세 내용을 진술한 후, 집으로 와서 보상을 확인하고 뻗었는데 다른 이들은 추가로 인터뷰까지 한 것 같았다.

하루아침에 얻은 유명세.

하지만 실감이 되지는 않았다.

보통 유명해지면 여기저기서 연락이 많이 온다고 하던데 원체 인맥이 없어 연락이 거의 없었다.

물론, 연락이 아예 오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최대천 헌터청장(5시간 전) - 한상우 헌터님,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여기저기서 헌터님의 정보를 요청하고 있는데 이제 통제가 필요없다고 하셔서 기본적인 인적 사항만 알려주었습니다. 보도가 나가더라도 너무 놀라지 않으셨으면 좋겠군요.>

<최대천 헌터청장(4시간 전) - 푹 쉬시고 계십니까? 쉬시고 계실 텐데 죄송하지만, 일어나시면 잠깐 헌터청을 방문해주시겠습니까? 신대훈 과장에게 말씀하신 요청 사항은 제가 직접 보고 처리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긴히 드릴 말씀도 있고요.>

“음, 헌터청으로 출발해 볼까.”

문자를 확인해보니 최대천이 나와 만날 것을 희망하고 있었다.

마침 헌터청에 부탁한 일도 있었기에, 나는 장비를 챙기고 밖으로 나서려 했다.

그러자.

“일어나셨습니까, 주군.”

“출타하시는군요, 마스터. 동행할까요?”

“매스 텔레포트로 데려가 드릴까요, 로드?”

거실 소파와 바닥, 주방 등 멀찍이 떨어져서 각자의 무기를 손보던 캐릭터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 다가왔다.

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

“아니, 괜찮아. 혼자 갈 수 있으니 다들 쉬고 있어. 무슨 일 있으면 부를 테니까.”

“알겠습니다, 주군.”

“조심해서 다녀오십시오, 마스터.”

“명령만 하시면 곧바로 텔레포트로 이동하겠습니다, 로드.”

캐릭터들이 피로도를 느끼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계속 소환을 유지하고 일을 시켰기에 조금이라도 쉬게 하는 게 좋을 듯했다. 굳이 대인원으로 이동해 이목을 끌고 싶지도 않았고.

마음 같아선 [캐릭터 소환]을 해제하고 싶기도 했지만, 충성도 업적 3을 완료하려면 아직 시간이 남았기에 그럴 수는 없었다.

“고맙다, 다들. 그럼 다녀올게.”

나는 고급 아파트에서 나와 헌터청까지 여유롭게 걸어갔다.

잠을 자다 보니 몸이 찌뿌둥하기도 했거니와 헌터청에서 마련해준 거처가 본청과 가까운 곳에 있어 10분 정도만 걸으면 도착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내 예상과 달리, 헌터청까지 도착하는 데는 좀 더 시간이 걸렸다.

길은 평소와 같았지만 행인들의 반응이 사뭇 달라진 탓이었다.

“어? 저 사람 그 한상우 헌터 아냐?”

“맞는 것 같은데? 대박!”

“이 동네 사나? 그럼 여긴 안전하겠다!”

“아니, SSS급 던전에 들어갔다 나왔는데 저렇게 멀쩡하다고?”

길에서 처음 보는 이들이 나를 먼저 알아보고 수군대는 소리가 조금씩 들렸다.

심지어 몇몇은.

“안녕하세요, 한상우 헌터님 맞으시죠? SSS급 던전 클리어, 정말로 축하드리고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집과 직장, 모두 잃을 뻔했습니다.”

“혹시 사진 한 장만 찍어주실 수 있을까요?”

울 것 같은 얼굴로 나에게 감사를 표하거나 사진을 요구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나는 그 속에서.

‘애들 안 데리고 오길 잘했다.’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

고랭크 헌터들에게 모이는 세간의 주목을 생각하면, 정체를 밝힌 이상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반응이긴 하다.

다만 내가 모르는 타인이 나를 알아보고 먼저 다가온다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불편하고 귀찮은 일이었다.

하나하나 대답하는 데에 소모되는 에너지만 해도 적지 않고.

솔직히 좀 귀찮은 것이 사실이었다.

아니, 좀 많이 귀찮았다.

그래서 나는.

[은신]

“앗, 사라졌다!”

“방금까지는 있었는데?”

“원래 있었던 게 맞기는 해?”

인파가 몰리기 전, [은신]을 사용해 사람들 틈을 빠져나갔다.

지금 내겐 유명세를 즐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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