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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운 캐릭터로 레벨업-143화 (143/169)

제143화

15장 스타의 삶(5)

“…언제 500레벨이 됐지?”

두두두-! 두두두두두-!!

강철 두더지들이 몰려오는 사막 한가운데.

나는 화산검을 휘두르다 말고 멈춰서서 메시지창을 바라봤다.

정신없이 몬스터를 상대하다 보니 잊고 있었는데, 어느새 열 번째 업적의 선행 조건인 레벨 500을 달성했다.

“축하드립니다, 마스터.”

“한층 더 높은 경지에 도달하셨군요, 로드.”

“항상 정진하시는 모습에 깊이 탄복합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주군.”

캐릭터들도 사냥을 하면서 축하를 보내왔다.

쾅쾅-! 콰과과과광-!!

강철 두더지들에게 쏟아붓는 스킬이 마치 축포처럼 느껴졌다.

“다들 고맙다. 나는 잠시 살펴볼 게 있으니 고생 좀 해줘.”

“예, 주군.”

“마음 놓으셔도 됩니다, 로드.”

“제가 전부 쓸어버리겠습니다, 마스터.”

[캐릭터 : 다크어둠이 암폭을 사용합니다.]

쿠구구구구궁-!!

“키에에엑!!”

다크어둠이 신형을 움직이자, 사막 위로 검은 불꽃과 함께 강철 두더지들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 뒤로.

땡길거야와 매직킹도 가세해 사방에서 달려드는 몬스터들이 접근할 틈도 없이 완전히 쓸어버렸다.

나는 캐릭터들에게 레이드를 부탁한 후, 메시지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번 선행 조건의 보상은 군주의 특성을 강화하거나 개방하는 것이라 내가 선택해야 했기 때문이다.

[강화된 군주의 힘을 어디에 사용할지 결정하세요.]

[강화 / 개방]

[두 개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음, 어떤 걸 선택하는 게 좋으려나.’

나는 턱을 매만지며 고심했다.

사실 어떤 걸 선택해도 좋았다.

쓸모없다고 생각했던 특성, [지휘]도 동시 소환의 수를 늘리기 위해선 필요했듯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결국엔 내게 득일 될 것이었다.

다만.

‘독존을 강화하자. 그게 제일 나아.’

당장은 [독존]을 강화하는 게 제일 나을 것 같았다.

어떤 특성을 강화하든 도움이 되고, 또 아직 개방되지 않은 특성이 어떤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그건 나중에 확인해도 늦지 않다.

당장은 싸우는 데 불편한 게 없고, 강철만을 뛰어넘겠다는 목표도 있으니 성장을 가속화 할 수 있는 [독존]을 강화하는 게 합리적이었다.

나는 손가락을 움직여 선택지를 눌렀다.

[강화를 선택하셨습니다.]

[강화할 군주의 힘을 선택하세요.]

[지휘] [평정] [독존] [압도]

[하나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나열된 메시지가 바뀌면서 최종 선택지를 띄웠다.

나는 [독존]으로 손가락을 가져갔다.

[강화 특성으로 독존을 선택하셨습니다.]

[군주의 특성, 독존이 강화됩니다.]

[특성 3 : 독존 - 군주는 남 밑에 들어갈 수 없는 지고한 존재입니다. 자신보다 레벨이 높은 이와 파티를 맺을 경우, 획득 경험치가 99% 감소합니다. 반대로 혼자서 몬스터를 처치할 경우에는 획득 경험치가 3,000% 상승합니다.]

나는 강화된 독존의 능력을 빠르게 살폈다.

나보다 레벨이 높은 이와 파티를 맺으면 경험치를 1%밖에 획득하지 못하는 건 그대로였다.

대신.

이제 몬스터를 처치하면 30배의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었다.

이건 메시지창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캐릭터 : 매직킹이 사막의 강철 두더지(SS)를 처치했습니다.]

[군주의 특성, 독존이 발동합니다.]

[경험치 20배를 획득했습니다.]

[캐릭터 : 땡길거야가 사막의 강철 두더지(SS)를 처치했습니다.]

[군주의 특성, 독존이 발동합니다.]

[경험치 30배를 획득했습니다.]

[독존]을 강화하기 전에는 20배의 경험치를 얻었는데, 강화 후에는 30배의 경험치가 들어왔다.

이로써 레벨업 속도는 한층 더 빨라질 것이었다.

그때였다.

[캐릭터 세 명 동시 소환 일주일 동안 유지하기 – 100%]

[충성도 업적 3을 완료했습니다.]

[보상이 수여됩니다.]

[선택한 캐릭터가 충성도 200을 획득합니다.]

겹경사라고 해야 할까?

새로운 메시지들이 떠오르면서 [충성도 업적 3]도 완료됐음을 알려왔다.

“오늘 무슨 날인가? 보상을 계속 주네.”

세상에서 질리지 않는 게 있다면 그건 바로 선물일 것이다.

물론, 정당하게 퀘스트를 수행하고 얻는 대가이지만 선물처럼 느껴지는 보상에 나는 씩 웃으며 보상을 살펴봤다.

[충성도를 상승시킬 캐릭터를 선택하세요.]

[땡길거야] [다크어둠] [제장이] [매직킹] [연진]

이번 보상은 이전과 다르게 충성도를 수여할 캐릭터를 직접 선택할 수 있었다.

수치는 충성도 200.

나는 어떤 캐릭터의 충성도를 올릴지 고심했다.

지금까지의 패턴으로 봤을 때, 어떤 캐릭터를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내가 얻을 수 있는 스킬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엔 모든 캐릭터의 충성도를 올려야 해서 크게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이왕 선택하는 것이니 당장 도움이 되는 쪽을 택하는 게 나았다.

마침 이번 보상은 충성도를 획득할 캐릭터를 고를 수 있게 된 것뿐만이 아니라 충성도 상승 시, 어떤 걸 얻게 되는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보상 미리 보기]

[땡길거야 선택 – 제국 기사단의 검술 파괴력 10% 증가]

[다크어둠 선택 – 은빛 암살자의 잠행술 제3형 습득]

[매직킹 선택 – 천재 마법사의 깨달음 제3장 습득]

[연진 선택 – 연금술사의 비술 제2진 습득]

[제장이 선택 – 격상 스킬 레벨 상승]

상세하게 나열된 설명.

이렇게 보상을 파악할 수 있게 되니 고민이 확 줄어들었다.

나는 더 이상 고민하지 않고, 손가락을 움직였다.

[캐릭터 : 제장이를 선택하셨습니다.]

[캐릭터 : 제장이의 충성도가 200 상승합니다.]

[캐릭터 : 제장이]

[충성도 – 730 / 999]

[충성도가 700을 돌파하여 격상의 스킬 레벨이 상승합니다.]

[조건 달성]

[스킬 레벨 상승에 따라 스킬 격상의 횟수가 충전됩니다.]

[스킬 : Lv 4. 격상 – 대장장이의 긍지를 발휘해 아이템의 등급을 영구적으로 한 단계 상승시킵니다. 충전형 스킬로써 충전 횟수가 존재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습니다.]

[충전 횟수 : 1]

[충전 횟수는 재료 획득과 레벨 상승 등 특정 조건 달성 시 증가합니다.]

‘좋았어, 아이템 업그레이드를 해볼까?’

어떤 걸 선택하든 나한테 모두 도움이 되었지만, 지금 제일 좋은 효율을 보여주는 건 단연코 아이템의 등급 상승이었다.

내가 현재 착용한 아이템은 대부분 영웅 등급으로 한 단계만 더 상승시키면 최고 등급인 신화 등급이 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신화템이라…. 어떻게 변할지 한번 볼까?’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제장이를 소환했다.

[캐릭터 : 제장이를 소환합니다.]

“굳어버린 광물에 영혼의 숨결을! 불러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군주님!”

“그래, 제장아. 격상 횟수 충전됐지? 바로 사용해줄래?”

“예!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충성도가 올라서일까?

평소에도 말을 잘 들었지만, 제장이는 내 명령을 빠르게 수행했다.

인벤토리에서 간이 모루를 꺼내며 곧바로 [격상]을 사용할 준비를 한 것이다.

그사이, 나는 등급을 업그레이드시킬 아이템을 선정했다.

업그레이드 가능한 아이템은 총 다섯 개.

화산검, 화산방패, 랑데르크의 대검, 극지방 거인족장의 허리띠, 대현자의 팔찌였다.

전승 등급인 대현자의 팔찌를 제외하면 모두 영웅 등급이었다.

어떤 걸 업그레이드할지는 미리 머릿속으로 정해놨었다.

나는 화산방패를 제장이에게 건네며 말했다.

“이걸로 부탁할게, 제장아.”

다른 아이템들도 충분한 가치가 있으나 내게 가장 필요한 건 역시나 방어였다.

지금만 해도 세 명의 캐릭터로 SS급 던전을 클리어하고 있고, 며칠 전엔 SSS급 던전도 클리어했으니 공격력을 높일 필요는 없었다.

[캐릭터 소환]의 지속시간을 위해 대현자의 팔찌를 올리는 것도 좋지만 여러 스킬과 효과로 많이 개선된 것도 사실이고, 마나 포션 섭취로 어떻게든 충당할 수 있기에 급할 건 없었다.

제장이도 내 의견에 동의했다.

“멋진 선택이에요, 군주님! 그럼 격상 사용하겠습니다!”

제장이는 화산방패를 받은 후, 모루 위에 올려 망치질을 시작했다.

그리고.

[캐릭터 : 제장이가 격상을 사용합니다.]

[격상 효과를 받은 아이템의 등급이 상향됩니다.]

[완성까지 남은 시간 – 24시간]

[시간 단축 재료 : 화산 지네의 다리]

[시간 단축 재료 1개당 제작 시간이 4시간 단축됩니다.]

기나긴 인고의 시간이 시작됐다.

최고 등급인 신화 등급으로 강화하는 것이라 그런 걸까?

시간도 역대 가장 긴 24시간이었다.

물론, 시간 단축 재료가 있긴 했지만.

‘화산 지네의 다리? 들어본 적도 없는 거네.’

당장 내가 가지고 있는 물품은 아니었다.

게다가 얼마나 희귀한 건지 들어 본 적도 없었다.

‘뭐, 이제 돈은 넘쳐나니 아이템 거래소에서 구하면 되겠지.’

격상을 바로 완료할 수는 없었으나 크게 개의치 않았다.

돈이 부족하진 않으니 일단 밖으로 나가서 경매장을 확인해 보고, 당장 매물이 없다면 서울역 거래소의 양병석에게 발품을 파는 방법도 있었다.

그리고 때마침.

[캐릭터 : 다크어둠이 사막의 강철 두더지왕(SS)을 처치했습니다.]

[군주의 특성, 독존이 발동합니다.]

[경험치 30배를 획득했습니다.]

-제가 던전의 보스를 처치했습니다, 마스터.

레이드도 마무리되어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성공적으로 끝난 폭렙 작전.

아직 500레벨로, SSS급의 커트라인인 600까지는 제법 남았지만 이 정도면 상당히 빠르게 성장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마지막 업적까지 완료해 숨겨진 보상까지 얻는다면?

나 혼자서 강철만을 뛰어넘게 될지도 몰랐다.

그리고 이러한 내 기대에 부응하기라도 하듯.

[보상 수령을 끝냈습니다.]

[열 번째 업적이 개방됩니다.]

열 번째 업적의 정보가 갱신되었다.

그런데.

메시지가 떠오른 순간, 나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 업적으로.

[열 번째 업적]

[EX급 던전을 클리어하세요(0/1)]

[히든 퀘스트 : 군주의 업적(9/10)]

[모든 업적 달성 시, 히든 보상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EX급 던전?”

난생 처음 보는 등급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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