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4화
시몬과 로레인은 다시 캠밸로드로 돌아왔다.
알고 보니 캠밸로드는 네크로맨서들을 위한 품목을 취급하는 거리였다.
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진열되는 물건들의 종류가 점점 적나라해졌는데, 해골이나 몬스터의 시체, 그리고 살아 있는 것처럼 움직이는 장기 일부를 액체 병에 담아 팔기도 했다.
시몬은 원래 살던 세상과 동떨어진 별천지에 들어온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학교생활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설렐 때가 언젠 줄 알아?"
나란히 걷고 있던 로레인이 물었다.
"어, 음...... 글쎄요?"
"학교에 입학하기 전, 들뜬 마음으로 교복이랑 교과서, 준비물을 사러 다닐 때야! 바로 지금이 가장 즐거울 때니까 즐겨 시몬."
그녀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키젠에 들어간 뒤엔, 진짜 정신없을 거야."
"......하하."
제일 먼저 향한 곳은 서점이었다.
키젠의 입학비나 수업료 등은 모두 무료지만, 교과서는 당연히 사비로 구매해야 했다.
"사야 할 책이 좀 많아. 입학통지서 아직 가지고 있니?"
"네! 여기요."
편지 안에는 입학통지서 말고도 필요한 준비물들을 적어둔 목록이 있었다.
로레인은 그중에서 책 목록 쪽만 가볍게 훑더니 편지를 돌려주며 말했다.
"다 기억했어. 이쪽이야."
시몬이 그녀를 뒤따르고 있는데 갑자기 묵직한 뭔가가 훅 내려왔다.
시몬이 얼른 두 팔을 뻗어 받아보니, 끔찍할 만큼 두꺼운 책이었다. 표지에는 <소환학 개론 - 엘릭무어 트린블 지음>이라는 제목이 보였다.
'소환학?'
시몬이 뭔가를 생각하기도 전에, 그 위로 새로운 책이 하나 더 올라왔다. 이번에는 <사령학>이었다.
'이, 이것도 무겁다!'
로레인이 계속 책장에서 책을 뽑아 올리고 있었다.
그 위로 <저주학>, <혈류학>, <신성방어학>, <마투학> 등이 쌓여갔다. 시몬의 팔이 바들바들 떨렸다.
"로레인 씨! 이걸 1학년 때 다 배운다는 소린 아니겠죠?"
"당연히 아니지."
뒤돌아본 그녀가 상큼하게 웃었다.
"우리는 키젠인걸? 이 정도는 1학년 1학기에 마스터하는 게 기본이야."
"......."
"자, 여기 <맹독학>도 받으시고!"
......벌써부터 레스힐이 그리워졌다.
정신없이 책을 고르던 그녀는 칠흑역학 책을 찾아오겠다며 뛰어갔다.
잠시 홀로 남겨진 시몬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러고 보니.'
이 서점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시몬의 또래들이었다.
<소환학>이나 <사령학>개론 책을 들고 있는 걸 보니 틀림없이 키젠의 입학생들.
한 장소에 이렇게 자신의 또래가 많이 있는 그림은 처음이었다. 레스힐에선 알고 지내는 또래라고 해봐야 한 살 많은 칼론과 두 살 어린 소피아뿐이었으니까.
비슷한 나이대의 학생들과 함께하는 새로운 생활. 시몬은 조금씩 학교생활이란 게 기대되기 시작했다.
"네! 지금 갈게요!"
"?"
잠시 한눈팔고 있는 사이, 낯선 여학생이 옆으로 뛰어가고 있었다. 시몬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의 움직임을 살폈다.
찰나의 순간, 그녀의 몸이 시몬 쪽을 향해 꺾인 것이다.
'뭐지?'
굳이 부딪혀 줄 이유가 없었기에, 시몬은 슬쩍 몸을 틀어 피해냈다.
"......아!"
그녀는 그대로 책장에 부딪혔고, 책장 위에 쌓여 있던 책들이 위태롭게 흔들렸다.
이건 위험하다.
시몬은 반사적인 반응으로 뛰어들어 그녀를 감쌌다.
와르르르르!
책들이 엎드린 시몬의 등을 덮쳤다.
아팠다. 등에 무슨 바위가 찍히는 듯한 통증이었다.
놀란 얼굴로 시몬을 올려다보던 그녀가 다급히 고개를 숙였다.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저 때문에......!"
"아니에요. 저야말로 멍하니 길 막고 서 있어서 죄송했습니다."
시몬이 애써 미소 지어 보이며 말했다.
"그보다 이거 다시 올려두죠. 혼날 것 같아요."
"아, 네!"
두 사람은 서둘러 떨어진 책들을 주웠다. 그녀가 바닥의 책을 건네면 시몬이 까치발을 들어 책장 위에 올려두었다.
소란을 들은 점원 한 명이 무슨 일인가 싶어서 왔다가, 두 사람이 책을 원래대로 올려놓는 모습을 보고는 다행히 별말 없이 돌아갔다.
'이게 마지막.'
시몬이 마지막 책까지 원래대로 올려놓는 사이, 여학생은 흩어져 있는 시몬의 책들을 정리해 주고 있었다.
"그, 그쪽도 키젠 입학생 맞죠?"
교과서를 본 모양이다. 시몬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나, 나도 입학생이야! 신디 비바체라고 해! 너는?"
"시몬 폴렌티아."
"그렇구나, 잘 부탁해! 사실 난 북쪽의 샤헤드 출신이라, 친한 애들이 없어서 좀 겁먹고 있었거든."
시몬이 고개를 끄덕였다.
"피차 비슷한 상황이네."
"호, 혹시 시몬만 괜찮다면......."
얼굴을 붉게 물들인 신디가 두 검지 끝을 콕콕 부딪쳤다. 그러곤 개미가 기어들어 가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중에...... 학교에서...... 아는 척해도 될까?"
무슨 대단한 부탁이라고.
시몬이 작게 웃음을 흘렸다.
"물론이지. 내가 먼저 부탁할게."
"고마워!"
그녀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이제 가볼게! 밖에 아빠가 기다리고 계셔서."
"알았어."
"나중에 키젠에서 봐!"
그녀가 손을 흔들며 멀어져 갔다.
"잠깐만 신디."
"응?"
그녀가 뒤를 돌아보았다. 시몬은 뭔가를 흔들고 있었다.
"이제 내 지갑. 돌려주지 않을래?"
시몬의 손에 들린 건 신디의 지갑이었다.
순간, 한없이 순진하게만 보였던 그녀의 눈망울이 날카롭게 변했다. 두 동공이 마치 고양이처럼 세로로 갈라졌다.
'설마.'
신디가 얼른 주머니를 뒤졌다. 주머니가 텅 비어 있었다.
"......하."
완벽하게 당했다.
그녀가 입꼬리를 올리며 시몬을 돌아보았다.
"사령마법으로 슬쩍한 거라 절대 안 들킬 자신 있었는데, 어떻게 알았어?"
"그냥 뭐, 갑자기 내 지갑이 둥둥 떠다니길래."
신디는 성큼성큼 걸어와 시몬과 눈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그걸 그냥 눈치챘다고? 구라치지 마. 너도 사령학 전공 지망이지?"
"그건 아직 모르......."
"역시!"
신디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역시 키젠은 격이 다르구나! 와, 어떡해? 너 같은 애들이 바글바글하겠지? 아, 학교생활 진짜 기대된다!"
'......소매치기범이 너무 당당한 거 아닌가.'
그녀가 픽 웃더니 품에서 시몬의 지갑을 꺼내 던져주었다.
"같은 사령학 전공이면 3년 내내 볼 수도 있겠다. 그치? 피 터지게 경쟁해 보자. 시몬!"
좀처럼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 타입이었다.
시몬이 작게 한숨을 쉬며 그녀의 지갑을 돌려주려 하자, 이번엔 신디 쪽에서 손을 내저었다.
"됐어. 이번 승부는 내가 졌으니까 승리수당이라고 생각하고 가져가."
이상한 부분에서 쿨하다.
네크로맨서들 중에서 정상인이 없다는 속설이 슬슬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시몬이었다.
"앞으로 기대할게. 학교에서 보면 아는 척하고!"
손을 흔들며 걸어간 신디가 서점의 벽을 그대로 통과해서 사라졌다.
'.......'
뭔가 폭풍이 지나간 기분이었다.
신디가 사라진 벽을 멍하니 보고 있던 시몬이 그녀의 지갑을 열어보았다.
고작 동전 몇 개가 들어 있었다.
'생색내긴.'
시몬이 피식 웃었다.
"시몬!"
그때 마침 로레인이 검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돌아왔다.
"칠흑역학 개론은 지금 다 팔렸다나 봐! 두 시간 뒤에 재고가 들어온다는데, 그때 다른 책들이랑 같이 숙소로 배달해 주기로 했어."
"아, 잘됐네요!"
로레인이 장난스럽게 시몬의 팔을 쿡쿡 찔렀다.
"근데 아까 그 여자애는 뭐야? 벌써 친해진 거야?"
시몬이 땀을 삐질 흘리며 시선을 피했다.
"......그으, 런 셈이네요."
"후후, 왜 말을 더듬어? 설마 벌써 마음을 교환한 사이?"
지갑을 교환할 뻔한 사이기는 했다.
"아무튼 책도 배송받기로 했으니까 나가자. 여기 말고도 들릴 곳들이 많아."
"다음은 어디로 가나요?"
"가방가게."
가방까지 새로 사야 하나?
시몬은 자신이 메고 있는 배낭을 한번 돌아보았다.
"지금 쓰고 있는 것도 나쁘진 않은데요."
"응?"
무슨 말인지 이해 못 한 그녀가 눈을 깜빡이더니, 이내 '아하핫!' 큰 소리로 웃었다.
"아- 너무 귀엽다. 너 진짜 촌뜨기는 촌뜨기구나."
"크흠."
민망함이 몰려든 시몬이 얼굴을 붉혔다.
"네크로맨서들에게 가방이라고 하면 보통 '매지컬 인벤토리'를 말해. 더 간단히 말하면 아공간?"
시몬의 눈이 급격히 커졌다.
"그럼 지금 아공간을...... 사러 가는 거예요?"
* * *
서점에서 몇 블록 옆에 자리 잡은 커다란 건물.
시몬과 로레인은 지하층으로 안내받았다. 몇 겹의 보안 흑마법을 거쳐서야 두 사람은 은은한 조명이 비치는 지하 진열장에 들어올 수 있었다.
"......와."
이 공간 전체가 배낭, 주머니, 서류가방 등의 물건들로 진열되어 있었다.
롱코트나 회중시계, 심지어는 마차 수레나 살아 움직이는 도마뱀까지.
용도를 알 수 없는 물건들이 벽에 걸려 있거나 마법적 효과로 공중에 둥둥 떠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로레인 아가씨!"
계단에서 호화로운 밍크코트를 입은 노파가 나타났다.
몸은 말랐고 까탈스러워 보이는 인상에, 온몸에 값비싼 금 세공품들을 주렁주렁 매달았다.
로레인이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잘 있었지? 스테파니."
스테파니가 손을 비비며 웃었다.
"VVIP께서 연락도 없이 어쩐 일로 방문하셨는지요? 가방은 저번 달에 하나 사 가셨고......."
로레인이 시몬의 어깨에 살짝 손을 올렸다.
"오늘은 이 친구 가방으로 보러 왔어."
"아!"
스테파니가 불쑥 시몬의 앞으로 나타났다. 갑자기 훅 들어오는 노파의 매부리코에 시몬은 살짝 머리를 뒤로 빼야 했다.
"키젠의 입학생이시군요! 반갑습니다! 네크로맨서들은 언제나 저희 가게 최고의 고객이죠."
"바, 반갑습니다."
"그럼 어떤 제품으로 보여드릴까요?"
로레인이 대신 대답했다.
"가장 좋고, 비싼 거."
"언빌리버블!"
스테파니가 비명을 질렀다.
"두 분 VVIP,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스테파니는 두 사람을 또 다른 방으로 데리고 왔다. 이곳의 제품들은 벽에 걸려 있는 게 아니라 유리벽으로 감싸진 진열장 안에 보관되어 있었다.
스테파니가 진열장 하나를 손가락으로 톡 두드리자 유리창이 증발한 것처럼 말끔히 사라졌다.
"이걸 써보시죠. 고객님."
그녀가 건넨 것은 고급스러운 패턴 문양이 돋보이는 곤색 장갑이었다.
시몬이 조심스럽게 오른손에 껴보자, 순간 정신이 아늑해질 정도로 고가의 쿠션감이 느껴졌다.
"세기의 아공간 장인 '엘런 베이터'가 만든 제품입니다. 아무 벽면이나 손가락을 대고, 사각형을 그려보시겠습니까?"
시몬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시키는 대로 벽에 사각형을 그렸다.
스릉!
그러자 벽면에 구멍이 뚫렸다.
시몬이 놀라며 안을 들여다보자, 그야말로 거대한 공간이 펼쳐져 있었다. 집 한 채가 통째로 들어갈 정도로 컸다.
'이게 아공간이구나!'
시몬이 속으로 감탄하는 사이 스테파니의 설명이 이어졌다.
"엘런 베이터의 걸작답게 적재공간은 무려 8,000UB! 게다가 장갑만 끼고 있다면 언제든 아공간을 불러올 수 있는 편의성까지! 실로 인벤토리의 혁신이라고 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흐음."
반면 로레인은 떨떠름한 반응이었다.
"편리해 보이긴 하는데, 벽면이 있어야 아공간을 열 수 있는 건 엄연한 제약이야. 실전에선 아무것도 없는 평야에서 싸우는 경우도 많으니까. 그리고 시몬은 이제 네크로맨서 입문자라 대용량까지는 필요 없고."
"그럴 수도 있겠군요."
"용량은 적어도 좀 더 심플하게 쓸 수 있는 건 없어?"
스테파니는 씩 웃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며 걸어갔다. 그러곤 가장 끝에 위치한 진열대의 유리창을 벗겼다.
"시중에는 아직 공개되지도 않은 제품입니다. 차세대 젊은 명장으로 손꼽히는 겔런 이클립스의 최신작!"
그녀가 소중히 들어 올린 것은 반지였다. 기본적으로는 은빛이었는데, 빛의 방향에 따라 보라색이나 녹색으로 변하기도 했다.
"착용해 보시죠. 고객님."
"아, 넵!"
시몬이 조심스럽게 반지를 껴보았다. 은은한 프리즘 빛깔이 아름다웠다.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칠흑을 반지에 흘려보내 주십시오."
시몬은 시키는 대로 칠흑을 운용했다. 반지는 마치 스펀지처럼 칠흑을 빨아들였고, 은색에서 검푸른 빛깔로 변했다.
"어떻습니까?"
"......반지 아래에 손잡이 같은 것이 잡히는 기분이 들어요."
"제대로 작동된 겁니다! 그걸 레버라고 생각하면서 잡아당겨 주십시오."
시몬은 가상의 손잡이를 붙잡고 천천히 뒤로 당겼다.
그러자.
드르르륵!
마치 돌이 맞물리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세로로 공간이 열렸다. 하얀 수증기 같은 것이 공간의 틈에서 흘러나왔다.
"......와!"
시몬의 가슴이 급격히 뛰기 시작했다. 이번엔 로레인마저도 살짝 감탄한 표정을 지을 정도였다.
"적재공간은 4,000UB로 이전 제품의 절반이지만, 실용적인 측면에서 훨씬 더 우수합니다! 아공간은 바닥에서 열리고 경사나 울퉁불퉁한 표면도 상관하지 않습니다. 공간 안에는 1급 보존 마법과, 온도 조절 마법을 비롯한 7개 마법이 걸려 있지요."
"사출 기능은?"
로레인이 물었다.
"당연히 있습니다! 한번 시연해 보시죠."
적당한 물건을 찾아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스테파니가 구석에 쓰러져 있는 솜 빠진 토끼 인형을 발견했다.
"응? 인형이 왜 여기 있어?"
"말괄량이 손녀가 자주 가게에 놀러 와서요."
스테파니가 쓴웃음을 흘리며 인형을 아공간 안으로 던져넣었다.
"고객님은 신입생이라고 하셨지요? 사출 기능은 실전에서 쓰려면 연습을 많이 하셔야 할 겁니다. 자, 아공간의 마력을 운용해 물건을 감싸는 느낌으로......."
시몬은 들은 그대로 마력을 움직여 토끼 인형을 감쌌다.
어렵지 않았다. 반지가 몸에 맞닿아 있어서 그런지, 아공간의 마나가 마치 내 몸의 마나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여 주었다.
"......물체를 감싸기만 해도 마나는 자동으로 내부의 사출 마법을 작동시킵니다. 이제 물체를 감싼 마나를 튕기듯 해제하면!"
투웅!
아공간에서 토끼 인형이 솟구쳐 나왔다.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떠오른 토끼 인형이 정확히 선 채로 바닥에 떨어졌다.
스테파니와 로레인이 탄성을 흘렸다.
"훌륭하십니다 고객님!"
"잘하는데! 처음인 거 맞아?"
가슴이 뛰어서 두 사람의 목소리가 잘 들어오지 않았다. 아공간이 왜 네크로맨서의 필수 아이템이란 건지 알 것 같았다.
시몬은 가까운 미래에 아공간을 열고 언데드들을 꺼내는 자신의 모습을 떠올려 보았다.
"시몬, 마음에 들어?"
로레인이 다가와 웃었다. 시몬은 퍼뜩 정신을 차리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마음에 든다. 뭔가를 이렇게 가지고 싶었던 적은 처음이다.
하지만.
시몬의 시선이 슬그머니 스테파니에게로 향했다.
"......이 아공간. 얼마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