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71화
60분이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르고 쑥 지나갔다.
시몬이 소환학 20문제를 모두 풀어내고 카미바레즈와 함께 마투학 문제에 기를 쓰고 있을 때, 조교가 시험 종료 5분 전이라며 소리쳤다.
"남은 문제 다 찍어! 5번으로!"
메이린은 그렇게 소리치며 주관식 문제를 마무리했다. 시몬도 남은 문제 5번으로 쭉쭉 찍고 다시 원래 문제로 돌아와 남은 시간을 불태웠다.
"시험 끝났습니다."
제인이 말했다.
"모두 깃펜 내려놓으세요!"
"머리 위에 손!"
조교들이 직접 돌아다니며 시험지와 답안지를 회수했다. 학생들의 진한 아쉬움이 묻어나는 시선이 거두어지는 시험지로 향했다.
"다들 수고했습니다."
조교들이 다시 새 시험지를 나누어주고 해설이 동봉된 답지를 학생들에게 넘겨주었다.
"수행평가 결과는 중간고사 이후 발표하도록 하죠. 남은 시간 동안 각자 채점해 보고 틀린 문제를 확인해 보는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네!"
시몬은 바로 소환학부터 가채점하기로 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깃펜에 힘을 주었다.
'제발 올라라......!'
채점을 시작했다. 정규 중간고사와는 달리 20문제뿐이었지만, 그래도 맞춘 문제가 많아서 성적이 높아진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시몬은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맞은 문제의 점수들을 더해나갔다.
그 결과는.
"올랐다! 84점!"
기존의 76점에서 8점이나 올랐다.
물론 그동안 해온 소환학 과목의 공부량에 비하면 오른 점수가 크진 않은 것 같기도 했지만, 70점 대에서 80점대로 올라가는 것과 30점에서 40점으로 올리는 데 필요한 공부량은 차원이 달랐다. 8점이면 누가 뭐래도 상당히 극적인 점수 향상이었다.
"......어, 음. 제법이네."
메이린도 떨떠름한 미소를 지으며 축하했다.
'이렇게 성적이 바로바로 나와주니까 공부도 재밌네.'
문제가 달라서 제대로 된 비교는 안 되겠지만, 이전 테스트에서 메이린의 점수가 85점이었다. 이 정도면 중간고사에서도 희망이 보였다.
"야! 이거 신성 방어학 누가 풀었어!"
가채점을 하던 메이린이 벌컥 화를 냈다. 딕이 찔끔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나, 난데?"
"여기 세 문제 연속으로 틀렸잖아! 아니, 이게 틀릴 문제야?"
메이린이 불같은 분노를 쏟아냈고, 딕이 쭈글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때 채점 중이던 카미바레즈가 '왓!' 하고 탄성을 질렀다.
"혈류학 89점이에요! 점수 올랐어요!"
"어, 진짜 진짜? 사랑해 카미이!"
메이린이 와락 그녀를 끌어안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옆에서 꾸중 듣고 있던 딕이 슬쩍 엄지손가락을 세우는 모습이 보였다. 카미바레즈도 '아하하'웃으며 엄지손가락을 올려 보였다.
그렇게 가채점이 모두 끝났다.
"전체적으로 상위권은 예상해."
메이린이 팔짱을 꼈다.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4명 모두 지망이 다른 우리가 유리하면 더 유리했지, 석차가 떨어지진 않을 거야."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역시 제인 교수님. 문제 좋더라. 여기 나오는 문제만 철저하게 오답 노트해도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을까 싶어. 이 시험문제 죽어도 다른 반 애들 보여주지 말고, 반장한테도 통제해 달라고 미리 말해놨어."
그녀가 싱긋 눈웃음을 흘리며 눈동자를 움직였다.
"그리고 혹시나~ 우리 조 애들 중에서 이 문제 돈 받고 팔아먹는 바보는 없을 거라 생각해."
딕이 뜨끔한 표정을 지었지만, 얼른 웃어 보이며 말했다.
"다, 당연하지! A반을 위해 이 정도 손해는 감수...... 아!"
"왜 그래요? 딕."
"그러고 보니 내일 또 결투평가다."
아아-
기분이 좋아 보이던 카미바레즈가 급격하게 시무룩해지며 손바닥에 얼굴을 묻었다. 반면 시몬은 빙글빙글 웃는 모습이었다.
"어쩔 수 없이 일주일에 한 번은 해야 하는 거잖아. 내일도 이기면 상위 스쿼드지?"
"맞아."
"오~ 시몬 자신 있어?"
메이린의 물음에 시몬이 팔짱을 꼈다.
"그냥 평소랑 같지 뭐."
"내일 결평은 각별히 조심해, 시몬."
딕이 진지하게 말했다.
"네가 골렘을 쓸 수 있다는 거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으니까. 아마 상대는 초반부터 공세를 퍼부을 거야."
"그렇겠지."
"자, 자."
메이린이 손뼉을 쳤다.
"결투평가도 엄청 중요하니까, 나도 오늘 저녁은 결평에 올인할 거야. 빨리 끝내 버리고 중간고사 공부하자."
"네! 메이린!"
"오케이."
* * *
다음 날 결투평가 당일.
제3 실내 경기장.
저번 주의 열기와는 달리, 관중석은 다소 썰렁한 분위기였다. 다음 주가 중간고사이기도 했고, 외부 스카우트들도 시험기간이라 학생들의 스트레스 관리 차원에서 출입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딕과 메이린, 카미바레즈도 각각 다른 경기장에서 결투평가를 치르고 있었다.
이렇게 텅 빈 분위기가 오히려 더 마음 편했다. 시몬은 빽빽하게 암기 내용이 적힌 노트를 들고 공식들을 달달 외우기 시작했다. 이런 짜투리 시간도 절대 낭비할 수 없었다.
-A반 시몬 폴렌티아 학생. H반 제시카 카나노르 학생은 경기장으로 와주시길 바랍니다.
미리 기다리고 있던 시몬은 바로 일어나서 경기장으로 나왔다. 반대편에서도 상대가 걸어오고 있었다. 제시카는 녹색 머리카락에 주근깨가 있는 여학생이었다.
하수인들이 뛰어나와 방호 슈트를 겉에 입혀주었다. 이어서 심판이 손짓했다.
"양 선수, 악수."
제시카가 악수하러 다가왔다. 그런데.
중얼중얼중얼.
시몬은 다가오는 그 순간까지 눈에서 오답노트를 떼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서로 가까워지자 노트를 내리고 빙긋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이런 와중에 중간고사 공부? 희한한 캐릭터네.'
제시카가 억지 미소를 흘리며 시몬과 악수했다.
두 사람은 이제 천천히 거리를 벌렸다. 제시카가 슬쩍 뒤를 돌아보자 시몬은 다시 오답노트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특례 1번이라고 이렇게 사람 무시한다 이거지?'
제시카는 조금 약이 올랐다.
잠시 후, 두 사람이 서로를 마주 보며 자세를 잡았다.
"그럼, 지금부터 시몬 폴렌티아 학생과 제시카 카나노르 학생의 결투평가를 시작하겠습니다."
심판의 팔이 떨어졌다.
"경기 시작!"
시몬은 오답노트로 얼굴을 가린 채 스켈레톤 세 기를 꺼냈다. 제시카의 인상이 굳어졌다.
'얕보는 것도 정도가 있지!'
그녀는 즉시 손바닥에 흑마법을 준비했다. 시몬은 진형을 전진시키는 것 외에 급진적인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았고, 그녀는 무사히 마법을 완성해 냈다.
'포이즌 포그(Poison Fog)!'
제시카가 만들어낸 녹색의 구체가 사방으로 독안개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경기장 전체가 녹색의 연기로 가득 찼다. 관중석은 마력 차단망 덕분에 연기가 나가지 못하고 시몬이 있는 중심지역만 자욱했다.
"오."
시몬이 드디어 오답노트에서 시선을 떼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맹독학 전공이네."
이번에는 상대에 대한 정보가 없다. 중간고사 기간에 딕에게 괜한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시몬 쪽에서 먼저 정보를 알아봐 주는 걸 거절했다.
그리고 시몬의 몸에 덮여 있는 방호 슈트가 붉은빛으로 물들었다가 파란색으로 돌아왔다가를 반복했다. '데미지 판정'이 계속 들어가고 있다는 뜻이었다.
[시몬 폴렌티아 : 97%]
[제시카 카나노르 : 100%]
'흠, 이런 식으로 싸우는 거구나.'
독 안개를 깔아놓고 상대의 체력을 야금야금 갉아먹으며, 맹독술사 본인은 방어와 카운터 위주의 플레이.
시간은 맹독술사의 편이었기에 상대는 심리적으로도 초조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시몬도 손에 들고 있던 오답노트를 아공간에 집어넣었다.
그 모습을 본 제시카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래, 중간고사 공부할 때가 아니란 걸 이제 깨달았.......'
그런데 오답노트를 넣기 무섭게 새로운 노트가 튀어나왔다.
'운이 좋은데!'
이번엔 맹독학 암기노트였다.
'포이즌 포그. 맹독학의 단골 출제 문제. 독의 조합을 통해 상대에 다양한 효과를 줄 수 있는 광범위 마법. 바람계열 칠흑 원소마법에 취약하고, 사용되는 룬어와 수식으로는.......'
시몬은 생애 처음 시험공부란 걸 해보면서, 중요한 사실을 한 가지 깨달았다.
키젠에는 암기할 내용이 수없이 많았는데, 이걸 하루 종일 자습실에 틀어박혀서 꾸역꾸역 머릿속에 집어넣는다고 전부 외워지는 게 아니었다.
그래서 시몬이 깨달은 게 바로 연상법이었다. 어떤 일이나 상황에 연결해서 문자를 머릿속에 떠올리는 방법.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외워야 할 내용을 언어 자체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는 것! 살아 움직이는 상황 같은 것으로 바꾸어 이해하면 정말로 쉽게 떠올릴 수 있었다.
그렇기에 지금 상황에서의 맹독학 공부는 시몬의 입장에선 놓칠 수 없는 타이밍이었다.
여기서 맹독학을 외우기만 하면, 제시카와의 전투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줄줄 다 떠오르리라.
시몬이 반쯤 정신을 놓고 단어를 외우기 시작하자, 상대인 제시카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이제는 약이 오르다 못해 화가 치밀었다.
'어후, 얄미워! 확 달려가서 줘패고 싶......! 아, 아냐! 흔들리지 말자!'
이곳은 키젠이다. 상대방을 방심시키고 도발하는 것도 엄연히 심리전의 일환.
틀림없이 이건 자신의 평정을 흔들기 위한 연기일 것이다.
그리고 상대가 얕보고 방심해 준다면 오히려 좋은 일 아니겠는가? 도발에 넘어가지 말고, 실력으로 상대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주면 그만이다.
'어차피 녀석의 배리어 게이지는 계속 깎이고 있어. 그냥 이대로 버티기만 하면......!'
슈욱!
난데없이 그녀의 얼굴 앞으로 화살이 날아왔다. 제시카는 간발의 차이로 고개를 꺾어 피해냈다.
'......까, 깜짝아.'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어느새 시몬의 등 뒤에는 활을 든 세 기의 스켈레톤들이 서 있었다. 그녀의 동공이 확 커졌다.
'스, 스켈레톤 아처! 벌써 이걸 쓴다고?'
아무래도 골렘을 쓰는 소환학 지망생이란 말이 헛소문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때 노트에 얼굴을 묻고 있던 시몬이 팔을 척 뻗었다.
아처들의 사념이 꺼지고, 다시 전면에 있던 스켈레톤들이 우르르 제시카를 향해 달려들었다.
'침착하게......!'
그녀가 오른손에 마법진을 띄우고, 왼손에는 맹독포션을 꺼냈다. 이내 마법진 위에 포션을 올리자 포션병이 쨍! 소리와 함께 깨지며 그 안에 있는 맹독이 모여들었다.
그녀가 양손으로 그것을 붙들고 힘껏 휘둘렀다.
'포이즌 휩(Poison Whip)!'
칠흑과 맹독이 혼합된 채찍이 뻗어 나가 스켈레톤 세 기를 한 번에 박살 냈다. 그러자 시몬이 검지를 슥 치켜들었다.
'복원.'
그러나 조각난 뼈들은 움찔움찔하기만 할 뿐, 반응이 없었다.
시몬이 슬쩍 노트를 내리고 앞을 보았다. 스켈레톤의 몸 곳곳이 보랏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카바라의 독은 칠흑 민감도를 극도로 떨어뜨리거든."
제시카가 히죽 웃었다.
"특히 스켈레톤의 몸에 닿으면, 뼛속의 잔여 칠흑을 무력화시켜서 잠시간 복원 불능으로 만들어. 이건 몰랐지?"
소환학 지망생을 상대하기 위해 제시카가 준비해 온 한 수였다. 저 건방진 특례 1번의 얼빠진 표정을 보니 이제야 가슴이 탁 트이며 콧대가 높아지는 기분이었다.
"아, 그렇구나."
시몬이 순수하게 감탄하며 아공간에서 깃펜을 꺼냈다.
"카바라의 독...... 칠흑 민감도 감소......."
그러고는 필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제시카의 이마에 빠직하고 주름이 생겼다.
"나는! 네 중간고사 선생님이!"
그녀의 앞에 엄청난 속도로 세 개의 칠흑화살 마법진들이 준비되기 시작했다.
"아니야!"
그녀가 마법진에 사출 명령을 내리려는 순간.
후웅! 훙! 후웅!
스켈레톤 아처들의 화살이 마법진들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녀의 눈이 급격히 커졌다. 마법진들이 고장난 듯 파직거리며 무너지기 시작했다.
"칠흑화살의 암기 포인트."
시몬이 중얼거렸다.
"빠른 캐스팅. 쉬운 다중 영창. 우수한 관통력. 핵심 룬어는 투사. 사출수식 작성 시 탄성수식과 혼동 주의. 그리고......."
시몬의 서늘한 눈빛이 마법진에게 향했다.
"좌측 결속 수식의 손상 주의."
"......너!"
시몬이 아공간에서 새로운 스켈레톤들을 꺼내 달리게 했다. 이번엔 셋 다 창과 방패로 무장했다.
제시카는 입술을 깨물며 이번에도 포이즌 휩을 준비하기 위해 포션을 꺼냈다.
"포이즌 휩의 암기 포인트."
세 기의 스켈레톤들이 손에 들고 있던 창을 던졌다.
"고정류 마법진. 마법진의 좌표가 틀어지면 붕괴."
제시카가 기겁하며 몸을 날렸다. 창끝이 그녀의 몸을 스치고 지나가고 한 발은 허벅지에 부딪혔다. 배리어 게이지가 깎이며 그녀가 준비 중인 마법진도 파괴되었다.
"큭!"
휘청이던 제시카가 다시 자세를 다잡으려는데, 난데없이 등 뒤에서도 창이 날아왔다.
"꺅!"
[시몬 폴렌티아 : 85%]
[제시카 카나노르 : 52%]
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은 그녀가 얼른 뒤를 돌아보았다. 어느새 바닥에 스켈레톤의 팔과 어깨 부위가 형성되어 있었다.
'설마......! 포이즌 휩에 맞지 않은 부위만 복원해서 바닥에 떨어진 창을 주워 던진 거야?'
공세는 지금부터 시작이었다.
시몬의 지휘는 눈이 번쩍 뜨일 만큼 현란했다.
"6㎧로 달리는 대상을 타깃으로 칠흑 화살을 전개할 경우......."
"팔뼈와 가슴뼈의 1/3이 복원 불능 판정일 때 술사의 대책으로 옳은 것을 모두 고르면?"
"스켈레톤의 칠흑 구성을 변경하면......."
시몬은 중얼중얼 수식들과 문제를 구성하며 제시카의 움직임과 공격을 전부 예측하고 간파해 냈다.
시몬 스스로도 놀라고 있었다.
공부와 실전은 결코 별개가 아니었다. 이론이 실전에 접목되면서 합리적인 의사 판단에 도움을 주고 있었다.
이번 시험 기간의 노력은, 시몬의 움직임을 한층 더 정교하게 만들었다.
[시몬 폴렌티아 : 76%]
[제시카 카나노르 : 37%]
'이대로는......!'
제시카가 이를 악물었다. 포이즌 포그가 시몬을 쓰러뜨리기 전에 자신이 먼저 당하고 말 것이다.
그녀가 사용하는 모든 흑마법은 완벽하게 간파당했고, 이제 결단을 내려야했다.
'마투가 강하다는 소문을 듣긴 했지만......!'
그녀가 두 주먹에 칠흑을 끌어모은 채 시몬에게 달려 나갔다.
'이젠 이 방법밖에 없어!'
여전히 노트에 얼굴을 덮고 있는 시몬의 뒤로 스켈레톤 아처들의 화살이 날아왔다. 그녀는 화살을 몸으로 받으며 돌진했다.
"흐랴아아아아아!"
온 힘을 다 끌어모은 그녀의 주먹이 노트로 얼굴을 가린 시몬에게로 쇄도했다.
"......!"
그 순간.
그녀는 시몬을 놓치고 말았다. 사라졌다고 생각했고, 그녀의 주먹은 허무하게 허공을 갈랐다.
번개처럼 움직인 시몬의 몸이 바닥에 닿을 듯 바짝 내려가더니 마치 주위를 휩쓰는 것처럼 회전했다. 이내 다리가 기둥처럼 쭉 솟구쳐 그녀의 복부를 차올렸다.
쩌어어어엉!
엄청난 위력에 그녀의 몸이 공중으로 쭉 날아갔다. 자세를 바로잡고 일어난 시몬이 머리 위로 팔을 들었다.
따각. 따가각.
바닥에 난잡하게 흩어져 있던 스켈레톤의 뼈가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떠올랐다.
시몬이 주먹을 꽉 쥐는 것을 신호로.
<시몬 폴렌티아 오리지널 - 본 네일>
슈슈슈슈슈슉!
그녀를 향해 사방팔방에서 무서운 속도로 날아올라 왔다.
'아.......'
공중에서는 피할 수 없다.
제시카는 날아오는 뼈들을 보며 체념하듯 눈을 감았다.
파바바바박!
[시몬 폴렌티아 : 72%]
[제시카 카나노르 : 0%]
"경기 종료!"
제시카가 바닥에 힘없이 떨어지고, 심판이 소리쳤다.
"승자는 A반의 시몬 폴렌티아 학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