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20화
"작작 기어올라!"
흑기사의 갑주를 입은 말콤이 검은 연기를 이끌고 달려왔다. 갑주로 뒤덮인 주먹이 살벌하게 휘둘러졌다.
부우우웅!
가뿐하게 어깨를 틀어 피한 시몬이 옆으로 미끄러지며 왼 주먹을 휘둘렀다.
쩍!
말콤의 고개가 뒤로 크게 젖혀졌다. 하지만 그대로 충격을 이겨내면서 반대쪽 팔을 뻗어왔다. 시몬도 지지 않고 오른 주먹을 뻗었다.
쩌억!
쩍!
두 사람의 주먹이 교차하며 서로의 얼굴에 꽂혔다.
흑기사의 투구와, 두개골 투구가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비틀리고 두 사람의 고개가 돌아갔다.
"와아아아아아아!"
갑작스러운 육탄전에 관중들의 분위기는 최고조였다.
시몬은 뒤로 물러나며 입가를 슥 닦았다. 말콤은 멀쩡했지만 시몬의 배리어 게이지만 소량 깎여 있었다.
말콤도 그 사실을 알고는 비웃음을 흘렸다.
'순수 육탄전으론 안 되겠지.'
지금 시몬의 본 아머는 초기 단계다. 뼈로 덮은 부위의 방어력이 상승하고, 언데드의 코어를 이용해 외골격 슈트처럼 근력증강 효과를 내는 것까지 가능하다.
저번 블루하버에서는 이 기능을 100% 활용해 주민들을 본 아머로 무장시켜 해적들을 몰아냈지만, 자체적인 코어를 운용하는 시몬 본인에게는 그렇게 큰 근력증강 효과를 기대할 수 없었다.
피어가 아닌 일반 스켈레톤을 입어봐야 움직임이 뻐근하기만 할 뿐. 그냥 체내 칠흑 운용으로 자신을 강화하는 편이 더 나았던 것이다.
그래서 시몬은 조금 다른 본 아머 운용법을 준비해 왔다.
"크아아압!"
말콤이 휘두르는 주먹을 허리를 낮춰 피하고, 상대의 품 안으로 바짝 파고들었다.
겨드랑이 사이에 팔을 넣어 꺾고 몸은 말콤의 등 뒤로 이동. 이어서 다른 팔 관절까지 붙잡아 꺾은 상태로 몸을 살짝 기울이자 말콤의 밸런스가 무너졌다.
"뭐, 뭐야? 이 자식! 이거 안 놔?"
아무리 강한 방어구를 입어도 해도 관절기나 서브미션 기술에 걸리면 얄짤없다.
시몬은 그대로 흑마법을 발동했다.
'본 아머!'
시몬의 몸을 감싸고 있던 본 아머들이 부분적으로 떨어져 나와 말콤의 흑기사 갑주 위에 진드기처럼 달라붙었다.
"너 이 새끼! 이게 뭔 짓이냐!"
시몬이 빙긋 미소 지었다.
"너 슈트 하나로는 날 못 이길 것 같아서, 내 것도 입혀주려고."
"새끼가아아아아!"
말콤의 몸에 힘이 꽉 들어갔다. 본 아머에 집중하고 있던 시몬은 순간적으로 말콤의 오른팔을 놓쳤고 말콤이 휘두르는 팔꿈치를 피해 얼른 뒤로 물러났다.
"죽인다!"
시몬에게서 풀려난 말콤이 거칠게 뛰어들어 주먹을 내질렀다. 이에 시몬은 뒤통수가 바닥에 닿을 정도로 허리를 꺾어 피했다.
'유연하다!'
관중들의 탄성이 쏟아졌다.
공격을 피해낸 시몬이 말콤의 오른팔을 잡아당기는 동시에 오른 다리를 강하게 차서 충격으로 무릎 꿇게 했다.
차작!
착!
동시에 시몬의 팔에 붙어 있던 본 아머가 말콤의 팔로 옮겨붙기 시작했다.
'대체 뭐 하는 짓이냐고! 이게!'
분노로 이성을 잃은 말콤이 주먹을 붕붕 휘둘러댔다.
시몬이 보기에, 말콤의 마투는 전형적인 타격밖에 없는 타입.
시몬은 계속해서 말콤과 밀착하면서 뼈 갑옷을 그의 몸에 붙여 나갔다.
"시몬! 뭐 하는 거야?"
관중석의 메이린이 열을 올렸다.
"상대도 특례 입학생이야! 진지하게 안 싸우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니까!"
옆자리의 카미바레즈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딕! 혹시 시몬에게 들은 거 있어요?"
"딱히 들은 건 없는데, 시몬이 어떻게 할지 예상은 되네."
"네?"
"소환학에서도 시몬이 특히 잘하는 거 있잖아."
딕이 씩 웃으며 손가락을 두 개 세웠다.
"복원이랑 컨트롤."
시몬이 숨을 헐떡이며 뒤로 물러났다.
어느새 말콤의 흑기사 갑주 곳곳에 눈에 띌 만큼 많은 본 아머의 뼈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특히 계속 주먹과 다리가 맞닿은 팔다리 쪽에 수량이 집중되어 있었다.
"이봐, 이딴 장난질로 이길 수 있을 것 같냐?"
말콤이 허리에 붙은 뼈 하나를 붙잡았다. 지직! 소리와 함께 뼈를 뜯어서 바닥에 던져 버렸다.
말콤이 다음 뼈를 붙잡는 순간.
탓!
시몬이 바닥을 박차고 달려들었다. 갑작스러운 공세 전환에 말콤이 긴장한 표정을 지으며 주먹을 당겼다.
'멈춰!'
시몬의 절대명령이 떨어졌다.
말콤의 팔에 붙어 있던 스켈레톤의 뼈에 강한 인력이 작용하며 말콤의 팔이 멈칫했다.
"뭐야, 팔이......!"
쩌어어어억!
시몬의 스트레이트가 말콤의 안면에 깨끗하게 꽂혔다.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친 말콤이 다시 반대쪽 팔을 휘두르려고 했지만.
'멈춰!'
이번에도 스켈레톤에게 방해받았다.
시몬은 허리를 뒤틀며 묵직한 옆차기로 말콤의 머리를 강타했다. 순간적인 강한 충격에 투구가 칠흑의 형태처럼 변했다가 다시 투구로 돌아왔다.
"크헉!"
갑옷이든 배리어든 타격으로 충격은 들어간다.
말콤은 뇌가 흔들리는 것 같은 충격을 느끼며 휘적거렸다. 이번에는 배리어 게이지까지 손상되었다.
"이딴 거! 그냥 떼버리면......!"
물론 시몬이 가만히 놔둘 리가 없다. 말콤의 머리에 연달아 세 방의 펀치를 꽂아 넣은 시몬이, 말콤의 반격을 피하며 정확한 각도의 돌려차기를 먹였다.
쿵!
말콤이 충격으로 바닥에 엎어지자, 득달같이 달려든 시몬이 말콤의 투구를 붙잡고 무릎으로 강타했다.
쩌억! 쩍! 쩍!
말콤의 투구가 연신 흐릿해지며 칠흑으로 돌아왔다가 투구로 변했다가를 반복했다.
배리어 게이지가 순식간에 절반 이하로 깎였다.
"크아아아아아아!"
말콤이 포효와 함께 달려들어 시몬의 허리를 강하게 붙들고 태클을 가했다. 시몬이 바닥에 쓰러지고 마운트 자세를 거는 데 성공한 말콤이 히죽 웃으며 주먹을 세웠다.
'뒤로.'
바로 이어지는 시몬의 절대명령.
말콤에게 붙어 있는 모든 본 아머들이 말콤의 상체를 뒤로 당겼다.
말콤은 펀치를 날리지 못했고, 오히려 시몬의 펀치에 연달아 얻어맞으며 마운트 자세가 풀렸다.
빙글.
일어난 시몬이 몸을 회전시키며, 그대로 말콤의 복부를 후려 찼다. 그의 몸뚱이가 수 미터나 날아갔다.
"쿨럭! 큭! 크아아악!"
말콤은 고통스러워하면서도 분에 겨워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었다. 상체를 일으킨 그가 이를 악물며 아공간을 열었다.
'이제 더 이상 뒷감당은 생각 안 해!'
아공간에서 튀어나온 건 다시 한번 액체폭탄. 이번엔 무려 다섯 병이다.
말콤은 함성과 함께 시몬을 향해 뛰어가며 품에 안은 포션을 칠흑으로 점화시켰다.
'이 거리에선 죽어도 피할 수 없을 거다!'
자신은 흑기사 갑주를 입었고, 시몬은 아무것도 없는 맨몸.
여기서 폭발하면 둘 다 타격을 받게 되겠지만 결국 살아남는 건 흑기사 갑주를 입은 건 자신이리라.
'본 아머를 내게 붙인 건 실수였어! 시몬!'
그러나.
시몬은 제자리에서 쓴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어쩜 이렇게 내 예상을 못 벗어나냐."
이성을 잃고 분노에 잠식당한 상대만큼 쉬운 적은 없었다.
시몬이 검지를 치켜세웠다.
촤르르르르르륵!
촤르륵!
촤르르르륵!
바닥의 아공간에서 칼날들이 솟구쳐 올라와 말콤의 몸을 바닥에서 천장까지 쳐올렸다.
"큭!"
시몬을 바로 코앞에 두고, 시야가 훅 밀려났다. 그의 몸이 수십 미터까지 치솟았고, 품에 있는 폭발 포션이 맹렬한 섬광을 뿜어냈다.
"시모오오오오오온!"
울부짖는 말콤의 얼굴이 폭발에 뒤덮였다.
콰콰콰콰콰쾅!
이어지는 잿빛 연기와 천둥 같은 굉음.
관중들은 얼른 머리를 감싸며 고개를 숙였다. 폭발 때문에 경기장의 지붕이 뻥 뚫린 채 하늘이 드러나고 바람이 쌩쌩 불어왔다.
그리고 잠시 후, 폭발 구름 속에서 흑기사 갑주가 완전히 벗겨진 말콤이 떨어지고 있었다. 시몬이 오른팔을 세웠다.
촤르르르르륵!
네 개의 칼날들이 그대로 떨어지는 말콤을 낚아채 벽에 처박았다. 마무리까지 확실히 해낸 시몬이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토해냈다.
[말콤 랜돌프 : 0%]
[시몬 폴렌티아 : 79%]
심판이 팔을 세웠다.
"승자! A반의 시몬 폴렌티아!"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사방에서 폭발과도 같은 환호성이 쏟아졌다.
"압도적인데. 올해 특례 1번도 물건이야!"
"키젠은 무슨 마르지 않는 샘이야? 해마다 저런 괴물들이 튀어나오는 게 신기하다니까."
"저게 17살이라고? 현타 오네."
어른들은 침을 튀기며 경기 내용을 되짚으며 웃었고, 스카우터들은 정신없이 깃펜을 움직이거나 통신 수정구를 켜고 본부로 연락했다.
"지금 당장 영입 우선순위를 바꾸셔야 할 것 같습니다."
"너희 일 똑바로 안 해? 선행학습 안 한 학생이라며! 본 아머를 쓰더라, 이 미친놈들아!"
역대급 유망주, 아니, 새로운 스타가 나타났다.
"하 말콤 저 새끼 스읍......!"
"1번이 크게 한 방 먹이네."
"배팅도 운이야. 캬하하핳!"
2학년들은 시원섭섭하게 웃으며 배팅 결과를 받아들였으며.
"돈 들어오면 한턱 낼게 시몬!"
"시몬! 멋있었어요!"
7조 조원은 떠들썩하게 시몬 쪽으로 손을 흔들며 소리쳤다. 시몬도 미소 지으며 손을 흔들어주었다.
"다음 경기 준비하겠습니다."
하수인들이 경기장 바닥을 정리하기 시작했고, 시몬은 다시 대기실로 돌아왔다. 기다리고 있던 의료팀으로부터 간단한 체크를 받고 배리어 장비도 반납했다.
그리고 대기실 밖으로 나와 복도를 몇 걸음 걷기 무섭게.
"아."
키젠 교복을 입은 누군가와 마주쳤다. 시몬이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노블의 동아리 회장이자 드레스덴 왕국의 셋째 왕자 안드레였다. 그는 귓불까지 시뻘게진 얼굴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이봐, 지금 무슨 짓을 저지른 건지 알고나 있나?"
"네, 방금 결투평가를 치르고 왔는데요."
쾅!
안드레가 주먹으로 강하게 벽을 때렸다. 깨끗한 벽이 쩍쩍 갈라지며 유리창이 깨진 듯한 흠집이 생겼다.
"드레스덴 왕실의 상징인 흑기사를 그런 저급한 방식으로 두들겨 패?"
"......."
"네가 말콤보다 강하든 말든 상관없어! 그런데 말콤이 흑기사의 갑주를 입은 순간 분위기 파악을 해야 할 것 아니냐! 내가! 아니, 드레스덴 왕실이 말콤의 뒤에 있다는 걸 보고도 몰라? 지거나 기권을 해야 할망정 그걸 이긴다고? 미친 새끼! 그냥 한번 자존심 굽히는 게 그렇게 힘들어? 너 처세 몰라? 너 X발 진짜 귀족 맞냐고!"
쩌렁쩌렁 소리친 안드레의 눈이 시뻘게졌다.
"네놈은 왕실을 능멸했다!"
"......어, 음. 죄송합니다."
시몬이 머리를 한번 긁적이더니 어깨를 으쓱했다.
"제 상식으로는 잘 이해가 안 되네요."
"뭐?"
"제가 지금까지 살면서 들어본 이야기 중에 가장 무논리한 말씀이라서요."
시몬은 자신의 교복에 손을 얹으며 나직이 말했다.
"이곳은 키젠입니다. 키젠답게 행동하셔야죠.
안드레가 넋이 나간 표정을 지었다. 지금 이놈이 무슨 소릴 하는 거지? 진짜 나한테 하는 소린가?
"말콤에게 흑기사의 갑주를 준 건 선배님의 자유겠지만, 그걸 쓰러뜨린 건 승부에 최선을 다하는 키젠으로서의 의무입니다. 거기에 왕실 능멸 어쩌고를 들먹이시는 건 너무 간 거 아닌가요?"
"이 미천한......!!"
안드레가 손바닥을 들어 올렸고, 시몬은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덥석!
"그만하세요."
뒤에서 튀어나온 손이 안드레의 손목을 붙들었다. 작고 가녀린 손이었지만, 안드레는 마치 엄청난 압력을 받은 것처럼 동공이 흔들리고 있었다.
"얼마나 더 추해지실 건가요? 오라버니."
드레스덴 왕국의 몰리 공주였다.
안드레가 기겁하며 뒷걸음치더니 이내 억지웃음을 흘렸다.
"모, 몰리! 키젠에는 언제 왔느냐? 하하하! 왔으면 왔다고 오라비한테 말을......!"
"혹시나 했는데."
그녀가 허리에 손을 올리며 안드레를 쏘아보았다.
"왕실 기사단의 상징인 흑기사의 갑주를 빼돌려 범죄집단의 아들에게 넘기고, 그걸 자신의 권력인 것처럼 굴다니...... 왕실을 능멸한 건 오라버니 같은데요?"
의외의 광경에 시몬이 눈을 끔뻑였다. 셋째 왕자가 막내 공주에게 찍소리도 못하고 있었다.
"오라버니 때문에 갑주를 잃어버린 흑기사님이 어떤 징계를 받았는지 알기나 해요? 게다가 다른 나라의 어르신들도 보는 앞에서 이런 추태를...... 이번 일은 아바마마께 보고하겠어요!"
안드레가 기겁하며 몰리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몰리야! 내가 누군지 잊었느냐? 나 안드레야! 네 오라비 안드레!! 아바마마께 보고하면 내가 어떤 일을 당할지 뻔히 알지 않느냐! 제발......!"
"그럼 이딴 식으로 처신하지 마셨어야죠."
그녀가 뒤쪽으로 신호를 보내자, 누군가가 조용히 이리로 걸어왔다.
"아......!"
그 사람을 본 안드레의 얼굴이 경련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떨렸다.
"잘하는 짓이에요. 오라버니."
모습을 드러낸 건 다름 아닌, 안드레가 가정부처럼 다루던 바로 그 메이드복을 입은 여학생이었다.
"겁도 없이 키젠 학생에게 이런 짓을 하다니. 왕실 정원에 이 학생분의 아버지가 근무하는 걸 알고 협박했다면서요?"
"아, 아, 아니야! 그건......!"
"이번 일은 네프티스 님께 제가 직접 머리 숙여 사과드리겠어요. 그리고 낱낱이 진실을 이야기할 겁니다."
그녀의 눈빛이 싸늘해졌다.
"그녀가 얼마나 자기 학생을 아끼는지는 알고 있겠죠? 나는 우리 왕국이 그 탈헤른 제국처럼 되는 꼴은 죽어도 못 봐요."
"그래, 그래! 바로 그거야!"
안드레가 흥분해서 말했다.
"왜 굳이 일을 벌이려는 게냐! 이 일을 네프티스 님이 알아서, 그리고 아바마마가 알아서 좋을 게 하나도 없지 않으냐?!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그냥 덮어버리면......!"
짝!
안드레의 고개가 돌아갔다.
이번에는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시몬도, 메이드 복을 입은 여학생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나불나불."
그녀가 손을 내리며 혐오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덮기엔 너무 멀리 왔어요. 오라버니가 싼 똥 냄새가 키젠 전체에 진동을 하고 있으니까."
"......."
"어쩔 수 없이 제가 뒤처리를 하는 수밖에 없겠네요. 밖에 마차를 준비해 뒀으니 지금 당장 내 눈앞에서 꺼지세요."
안드레 또한 그 대단하다는 키젠 2학년이었지만, 코어도 없는 평범한 여성인 몰리에게 찍소리도 내지 못했다.
터덜터덜 퇴장하는 안드레의 뒷모습을 본 시몬은 속이 시원해지는 기분이었다.
"키젠 1학년 시몬 폴렌티아 님, 맞으시죠?"
몰리 공주의 시선이 이번에는 시몬에게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