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35화
어느 때보다 위험천만했던 데스랜드 수행평가도 무사히 끝났다.
A반 학생들은 하나같이 몸을 씻고 기숙사에 틀어박혔다. 다들 체력도 정신도 바닥이었다.
시몬과 딕도 마찬가지로 침대에 드러누운 채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있었다.
"......."
시몬이 멍한 눈으로 팔을 들어 올렸다.
익숙한 천장 위로 손가락이 보인다. 칠흑이 손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계속 생각나.'
피어는 분명히 시체 폭발을 썼다고 했지만 기억에 없었다. 정신을 차리니 프린스의 저택이었고, 남아 있는 건 몸의 여운뿐.
그런데 아론의 시체 폭발을 보는 순간, 전율이 범람해 왔다.
온몸이 떨리며 반응했다. 마치 그 흑마법을 재현하길 원하는 것처럼.
'근데 근처에 좀비가 없으니. 연습을 하고 싶어도 못 하네.'
주말에 로체스트에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하며 시몬은 팔을 툭 늘어뜨렸다.
"딕. 자?"
"후아암, 아직."
옆 침대에서 딕의 졸음 가득한 목소리가 들렸다.
"혹시 내일 수업은 뭔지 기억해?"
"......어, 까먹었다. 잠깐만, 나도 갑자기 궁금해지는데."
딕이 침대에 떨어져 있던 수첩을 펼쳐 들었다.
"아, 망했다."
"?"
"오후에 마투학 수업 있어! 그것도 C반이랑 합동 수업."
딕이 수첩을 떨어뜨리며 머리를 벅벅 긁었다.
"망했네. 나 컨디션 진짜 최악인데, 이번에야말로 하마에서 떨어지고 말 거야."
"......."
시몬이 눈을 깜빡이며 천장을 바라보았다.
'합동 수업? C반에 아는 애가 누가 있더라.'
* * *
두 개 이상의 반이 함께 수업을 듣는 '합동 수업'은 키젠에서 꽤 빈번하게 일어났다.
키젠의 탄력적인 시간표 때문이었다.
이번 경우에는 아론이 소환학 수행평가를 치른다고 한 반의 일정 하루씩을 통째로 잡아먹었다.
아론이 소환학을 담당하는 모든 반의 수업들이 뒤로 밀리게 되고, 그 진도를 충당하기 위해 합동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다른 교수들의 눈치가 보이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사실 아론 외의 다른 교수들도 수행평가 등을 이유로 하루나 반나절을 통째로 쓰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다들 서로의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이런 문제는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는 편이었다.
그리고 오늘은 데스랜드에 제일 먼저 다녀온 C반과, 어제 다녀온 A반이 마투학 합동 수업을 진행하게 됐다.
"우어어어어어."
지쳐서 풀밭에 대자로 뻗은 딕이 데스랜드 좀비를 흉내 내고 있었다.
다른 학생들도 퍼질러 앉아 숨을 고르고 있었지만, 딕의 염려처럼 하마에서 떨어지는 학생은 없었다. 궁지에 몰리면 또 어떻게든 힘을 내서 따라가지는 게 사람이었다.
"A반은 어제 갔다 왔다며?"
"우리도 딱 저랬는데."
축 처진 A반 학생들을 보며, C반 학생들이 킥킥거리고 있었다. 먼저 다녀온 사람들의 여유였다.
"근데 시몬."
맞은편에 앉은 메이린이 손수건으로 이마를 닦으며 말을 걸었다.
"너 진짜 피온 그 사람, 본 적 없어?"
시몬은 속으로 뜨끔했지만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모른다니까. 눈 뜨니까 저택의 지하실이었어."
"아쉽네."
메이린이 진심으로 아쉬운 듯 고개를 젖혔다. 옆에 앉아 있던 카미바레즈가 입을 가리며 쿡쿡 웃었다.
"어제 메이린, 기숙사 휴게실에서 하루 종일 저랑 피온 이야기만 했대요~"
"아, 근사하잖아!"
메이린이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다.
"솔직히, 룸메들이 꺅꺅거리면서 교수님들 얼빠짓 하는 거 이해가 안 됐거든? 근데 이제야 좀 걔들 심정을 알 것 같아."
"그렇게 잘생겼어요?"
"당연하지!"
조용히 드링크를 마시고 있던 시몬은 그대로 음료를 뿜을 뻔했다.
분명히 피어의 두개골로 얼굴을 반이나 가리고 있었을 텐데.
"내가 납치당해서 위험한 순간에, 갑자기 그 사람이 마차 천장을 뚫고 딱 내려오는 거야! 날 납치한 그 변태 영감을 막 피투성이가 될 때까지 두들겨 패더니, 발로 차서 마차에 떨어뜨렸어! 그리고 나를 상냥하게 공주님처럼 안아 들더니 마차를 탈출하고, 간발의 차이로 마차는 절벽에 떨어졌지!"
"와아아! 마치 동화 속 이야기 같아요!"
"......."
고작 어제 일인데 왜 이렇게 기억의 변조가 심한 걸까.
시몬은 낯뜨거워서 듣고 있기 힘들었다.
"솔직히 피온 님은, 내 이상형이랑은 거리가 멀었거든."
메이린이 팔짱을 끼며 말했다.
"나 무식하고 폭력적인 행동 같은 거 진짜 질색하잖아. 근데 뭐라고 하지 이걸? 나쁜 남자에 끌리는 그런 거?"
"위험한 매력 같은 거네요?"
"아니, 정확히는 그 난폭한 사람이 나한테만 상냥한 거? 그게 좀 로망인 것 같기도 하고. 아 뭐, 솔직히 말하면 얼굴이 잘생겨서 어지간하면 커버되긴 해."
"......."
열심히 피온에 대해 설명하며 열을 올리고 있던 메이린이 시몬을 힐긋 바라보았다.
"야, 근데 왜 니 얼굴이 빨개지고 있냐?"
"......더워서."
시몬이 고개를 홱 돌리는데 조교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자, 10분 후 수업 시작하겠습니다!"
그 말에 퍼질러 있던 학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가볍게 몸을 풀었다.
시몬도 수업 준비를 하려는 그때였다.
"안녕하세요~"
등 뒤에서 기품 넘치는 목소리가 들렸다.
'윽.'
시몬이 움찔하며 뒤를 돌아보았다.
키젠 교복 위에 하얀 외투를 걸치고, 상앗빛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소녀가 뒷짐을 진 채 다가오고 있었다.
시몬도 C반에 아는 사람이 있었다.
특례 2번이자, 상아탑 후계자인 세르네 아인다르크. 그 특유의 부담스러운 분위기는 여전했다.
"오랜만이네요~ 시몬."
그녀는 치맛단을 손끝으로 살짝 들며 사교계의 여왕처럼 우아하게 인사했다.
그리곤 옆에 있는 메이린을 발견하는 순간, 그녀의 표정이 반전됐다.
"메이리이이인!"
그녀가 혀 짧은 소리를 내며 메이린의 팔에 철썩 들러붙었다.
메이린의 미간이 즉시 구겨졌다.
"보고 싶었어!"
"아 씨! 징그러우니까 저리 꺼져!!"
메이린은 진심으로 질색하며 세르네의 얼굴을 밀어냈다. 그녀의 고운 얼굴이 무자비한 손바닥에 밀려났지만 세르네는 포기하지 않고 다가와 팔에 얼굴을 비볐다.
"괜찮은 거야? 메이린이 위험한 데스랜드에 간다고 하길래 세리는 밤잠을 설쳤어!"
"세리는 얼어 죽을 진짜! 소름 끼치니까 하지 말라고!"
메이린이 그녀를 힘껏 밀치자, 세르네는 과장된 동작으로 넘어졌다.
풀밭에 주저앉은 그녀가 비 맞은 생쥐처럼 처량하게 고개를 푹 숙였다.
"......세리는 메이린이랑 친해지고 싶을 뿐인데."
"꺼져."
메이린이 부글부글 끓는 목소리로 말했다.
"사람의 마음을 멋대로 가지고 노는 주제에, 그딴 소리 해봐야 가식적이기만 할 뿐이야. 알아?"
"......."
"가자, 카미."
메이린이 카미바레즈를 데리고 떠났다.
잠시 어색한 정적이 흘렀다. 세르네는 우아한 동작으로 귀밑머리를 쓸어넘기더니, 눈동자를 깜빡이며 시몬을 보았다.
"숙녀가 넘어져 있는데, 안 일으켜 줄 거예요?"
"......."
불쌍한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어느새 그녀의 입가에는 여우 같은 미소가 자리 잡고 있었다.
시몬이 마지못해 그녀의 손을 잡고 일으켜 주었다.
"아일랜드 서바이벌 이후 오랜만에 뵙네요~"
"응, 그러네. 오늘 수업도 열심히 해. 난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이만."
세르네를 상대하는 건 너무 심력이 소모되니 부담스러웠다.
시몬이 등을 돌려 걷자, 그녀가 사뿐한 걸음걸이로 따라잡았다.
"저한테 빚 있으신 거, 잊지 않으셨죠?"
그러곤 작게 '군단장님' 하고 소곤거렸다.
한숨을 푹 쉰 시몬이 걸음을 멈추며 그녀를 돌아보았다.
"오늘 같이 어울려 주면, 그 빚도 없애주는 거야?"
"아뇨~ 제가 꼭 필요할 때 쓸 건데요."
짝짝!
그때 박수 소리와 함께, 홍펭 특유의 어눌한 대륙어 발음이 들려왔다.
"자아! 집합하제요!"
"교수님께서 집합하시랍니다!"
"모여주십쇼!"
A반과 C반 학생들 모두 홍펭 앞으로 모여들었다.
"오늘은 특별한 기줄을 배워볼 거예요! 거리를 넉넉하게 벌리고 2인 1조로 주업을 진행하겠어요!"
조교들이 직접 돌아다니며 두 명을 정해 주었다.
합동 수업이라 그런지 무조건 A반과 C반을 섞어서 조를 만들었다. 같은 성별 위주로 짝이 정해졌지만 가끔 남녀가 섞인 경우도 있었다. 그냥 조교의 마음인 것 같았다.
"거기 둘이서 하세요. 여기 둘. 여기 둘. 그리고......."
조를 정해주던 조교가 시몬의 앞에 멈춰섰다. 세르네가 부담스러웠던 시몬은 슬그머니 빠져나와 홀로 서 있었었다.
조교가 적당히 시몬의 옆에 있는 C반 남학생을 고르려는데, 갑자기 투명한 깃털 한 장이 살랑이며 날아와 그의 뒷덜미에 꽂혔다.
그러자 조교가 팔이 180도 돌아가며 한참을 떨어진 곳에 있는 세르네를 가리켰다.
"저 학생이랑."
"......."
세르네가 여우 같은 미소를 흘리며 손을 흔드는 모습이 보였다. 이내 조교의 목덜미에서 깃털이 떨어져 나왔지만, 조교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지 다른 학생들에게로 이동했다.
"어쩔 수 없네요~ 조교 선생님이 정해주셨으니."
세르네가 공중에 뜨듯 사뿐한 걸음걸이로 시몬에게 다가왔다. 그녀가 걸을 때마다 하얀 깃털들이 바닥에 살랑이며 떨어졌다.
'하아.'
시몬은 말없이 이마를 짚었다. 메이린이 왜 그녀를 피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짝! 짝!
"자, 다들 짝꿍 있죠? 그럼 가벼운 몸풀기부터 할게요!"
두 명이 한 조가 된 조교들이 앞으로 나와 몸풀기 시범을 보여주었다. 학생들은 그걸 보고 동작을 그대로 따라 하면 됐다.
시몬과 세르네도 서로 마주 본 채 팔을 쭉쭉 당기는 스트레칭을 했다.
그녀가 사근사근하게 웃으며 말했다.
"피어랑 에르제베트는 잘 있어요?"
시몬이 움찔하며 동공을 굴렸다.
다른 학생들과 거리는 꽤 넉넉했지만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걱정 마세요~ 소리가 잘 안 새어나가게 장치했으니까요."
풀밭에 깃털 하나가 꽂혀 있는 모습이 보였다. 시몬은 작게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그쪽은 별로 하고 싶지 않은 이야긴데."
"그럼 어떤 이야기가 하고 싶으신가요?"
시몬은 쭉쭉 옆구리 스트레칭을 하면서 말했다.
"너랑 메이린의 관계?"
세르네는 언제나 다른 사람들과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 같았지만, 메이린만큼은 친구처럼 허물없이 대하는 편이었다. 물론 그럴 때마다 당사자인 메이린은 혐오스러운 반응을 보였지만.
"굳이 네가 메이린에게 매달리는 이유를 모르겠어. 메이린의 말대로 그게 연기라면, 그만두는 게 좋을 거야. 메이린은 널 라이벌이나 꺾어야 할 대상. 그 이상 그 이하로도 생각하지 않으니까."
그녀가 생긋 웃었다.
"전 진심으로 메이린이랑 친해지고 싶은걸요?"
"........"
"아니, 당연한 거 아니에요? 이 외지에서 같은 상아탑 사람들끼리 의지하고 싶은 건 당연하죠."
시몬이 미간을 좁혔다.
"메이린은 그렇게 생각 안 할걸."
"그럴지도요. 하지만 전 진심이에요."
세르네는 상아탑 진영 가문과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양녀였다.
상아탑주가 그녀를 처음 데리고 왔을 때는, 사람들의 엄청난 질타와 무시를 받았다고 했다.
"그때 손을 내밀어준 게 바로 메이린이었죠."
세르네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메이린은 이제 막 식객으로 들어온 저는 쳐다보지도 못할 만큼 높은 사람이었어요. 그래도 동갑이라면서 저를 챙겨주고 같이 놀아줬어요. 제가 메이린의 대척점으로 들어왔다는 걸 알면서도요."
그렇게 말하는 세르네의 표정에는 평소의 가식과는 다른 어떤 아련한 감정이 흘렀다.
"아직도 제겐 따뜻한 추억으로 남아 있네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다 보니."
"어느샌가 상황이 역전된 거네."
"네."
세르네의 재능은 그야말로 역대급을 넘어선 괴물이었다.
결국 그녀의 재능에 매료된 상아탑 사람들은 탑의 법률까지 바꿔가며 세르네를 후계자로 세웠다.
상황이 역전됐다.
세르네는 사람들의 찬사를 받았고, 비교대상이 된 메이린은 찬밥신세가 됐다. 자신을 아껴주던 모든 사람들이 등을 돌려 버리고, 메이린은 고립되는 동시에 점점 마음이 갉아 먹혔다.
그래서 키젠에 들어온 지금까지도 어떻게든 세르네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메이린은, 제가 본인을 농락하고 가지고 놀았다고 굳게 믿고 있어요."
세르네가 어깨를 으쓱했다.
"어쩔 수 없어요. 제 능력이 이런 거기도 하고, 사람들의 오해를 많이 받는 편이긴 해요."
"오해를 풀 생각은 없어?"
"이미 저쪽에서 제게 극도로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데 이야기가 잘되겠어요? 아, 물론. 기회가 와도 오해를 풀지는 잘 모르겠네요~"
"어째서?"
"메이린이 절 따라잡으려 아득바득하는 거."
그녀가 스트레칭을 하자 깃털 하나가 떨어졌다. 그녀는 그것을 붙잡더니 혀로 살짝 핥았다.
"지켜보면 귀여운 맛이 있으니까요."
'......역시 성격 나쁘네. 이 녀석.'
아주 잠깐이라도 세르네에 대한 측은한 감정을 느꼈다는 사실이 조금 부끄러워졌다.
"자, 다음 순서!"
합동 수업답게, 조교들의 시범 스트레칭이 두 명이서 함께하는 쪽으로 넘어갔다.
시작은 간단했다. 두 사람이 뒤돌아서서 등을 맞대고 서로의 팔을 건 다음, 한 사람이 앞으로 허리를 쭉 숙여 뒷사람을 들어 올리는 거였다.
"시작하죠?"
"어? 어어."
두 사람도 등을 맞대고 섰다. 세르네가 과감하게 팔을 걸어오자 시몬은 자신도 모르게 움찔했다.
"저부터 할게요!"
그녀가 흐읍 숨을 들이마시더니 힘껏 허리를 숙였다.
"......."
하지만 어림도 없었다.
시몬의 발이 떨어졌다 닿았다, 떨어졌다 닿았다를 반복했다. 그녀가 계속 흡흡 하고 낑낑대며 힘을 줬지만 시몬의 발은 2초 정도 떨어지는 게 다였다.
'상아탑 애들은 다 운동신경이 별로구나.'
"자, 원래대로!"
조교의 외침에, 세르네는 시몬을 얼마 들지도 못하고 원래 자세로 돌아왔다. 두 사람은 다시 등을 맞댄 자세로 섰다.
"시몬."
그때 세르네의 살랑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이번엔 내가 이야기 주제를 정할 차례죠?"
"......마음대로 해."
"우리 장래에 대해서예요."
"장래희망 같은 거? 생각해 본 적 없는데."
등을 맞댄 그녀가 생글생글 웃었다.
"3학년 졸업한 후, 어디에 취업할지는 생각해 보셨어요?"
'그거였냐.'
무슨 이야기를 할지는 뻔했다.
영입제안. 시몬이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마침 조교의 '이번엔 반대로!' 하는 외침이 들렸다. 시몬이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몸을 수그리자, 그녀의 몸이 너무나 가볍게 훌쩍 들렸다.
'운동도 안 되네.'
시몬이 방심하고 있는 바로 그때, 갑자기 그녀가 고개를 끝까지 뒤로 기울였다.
그녀의 정수리가 시몬의 목에 맞닿자 시몬의 얼굴이 붉어졌다.
"너 뭐 하는......!"
"아니면- 시몬의 장래희망으로 이런 건 어때요?"
그녀의 목소리가 노랫말처럼 울렸다.
그다음으로 내뱉은 그녀의 말에, 시몬은 자신의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차기 상아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