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213화
"바, 바힐 교수님......!"
리콘이 담당교수였던 바힐의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 그가 덜덜덜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저, 기억하시죠?"
"물론입니다 리콘."
바힐의 입가에 나긋한 미소가 걸렸다.
"멀리서 목소리가 들리기에, 바로 리콘인 걸 알아보곤 왔습니다."
리콘의 만면에 화색이 돌았다.
"부, 부탁드립니다! 키젠에서 절 떨어뜨리다니 뭔가 착오가 있을 거예요! 교수님이 말씀해 주신다면......!"
"아, 사실 내가 온 이유는."
바힐의 미소가 사라졌다.
"작별인사를 하려고 온 건데."
"......네?"
바힐이 모자챙을 슥슥 매만졌다.
"당신은 그럭저럭 유능한 학생입니다. 이번 통합 2학기가 아니라 평범한 커리큘럼이었다면 꽤 오래 살아남았을지도 모르죠. 어쩌면 2학년이 됐을지도 모르겠네요."
"그, 그 말씀대로입니다! 저는 아직!"
"하지만 결정적으로."
바힐이 입에서 고저 없는 음성이 흘러나왔다.
"프리스트와 싸우지 못하는 네크로맨서는 키젠에 필요 없습니다."
그 한마디에 리콘의 낯이 뻣뻣해졌다.
"우리가 당신을 여기서 걸러내어 다행입니다. 평소엔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신성만 보면 오줌을 지리는 상관이 키젠이랍시고 우두머리로 있는 부대는 필시 전쟁에서 프리스트들의 먹잇감이 되지요. 아아- 정말."
바힐의 입꼬리가 악마처럼 올라갔다.
"당신을 걸러내어, 많은 목숨들을 구했습니다."
털썩.
그것은 마치 혓바닥으로 발동하는 저주처럼, 리콘의 마음을 잔혹하게 후벼 팠다.
황망한 표정으로 주저앉아 떨궈진 그의 고개를 보며, 바힐이 하수인들에게 손짓했다. 하수인들이 그의 팔을 붙잡고 질질 교정 밖으로 끌고 나갔다.
"......."
주위에는 정적이 깔렸다.
"패자를 조롱하는 건 승자의 권리입니다."
바힐이 중절모를 꾸욱 눌러쓰며 주위에 조롱하러 온 학생들을 돌아보았다.
"하지만 번듯한 실력과 자격을 갖추지 못한 채, 꼴좋다는 시기심으로 비웃는 것만큼 꼴사나운 일은 없습니다."
침묵이 더욱 무거워지고, 몇몇 학생들은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바힐이 등을 돌려 걸음을 옮기자, 머뭇거리고 있던 여성 조교가 얼른 그에게 따라붙었다.
"바힐 교......."
"당신은 징계입니다. 아리타 조교."
그녀가 멈칫했다.
"사사로운 정에 휘둘려 이딴 잡일도 제대로 수습 못 하다니, 이게 내가 직접 처리해야 할 문제였습니까?"
학생들이 다 보는 앞에서 교수가 조교를 훈계하는 건 상당히 예외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각오했다는 듯 침을 꿀꺽 삼키며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어떤 벌이든 달게 받겠......."
"공립 네크로맨서 학교 모이란에 서신을 보내겠습니다."
그녀가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리콘은 썩 괜찮은 인재입니다. 모이란 정도라면 좋다고 데려가겠죠. 이후 제대로 마음을 다잡아서 모이란 수석이 되고 편입생으로서 키젠에 돌아올지, 아니면 그대로 무너져 버릴지는 그의 마음가짐에 따라 달렸습니다."
조교의 두 눈이 감격에 물들었다. 그녀가 허리를 깊게 굽히며 인사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교수님......!"
바힐은 손을 슬쩍 들어 보이고는 걸음을 옮겼다.
대강당으로 가던 학생들이 주위를 비켜주는 가운데, 바힐은 중간에 슬쩍 걸음을 멈추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수업 때 봅시다."
시몬이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바힐은 벌써 등을 돌려 빠르게 대강당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이내 바힐이 사라지고, 학생들의 목소리가 폭발했다. 주요화제는 당연히 바힐이었다.
"난 이제부터."
딕이 결연한 표정으로 두 손을 맞부딪혔다.
"저주학 전공이...... 억!"
"제발 철 좀 들어라! 이 멍충아!"
두 사람이 뒤를 돌아보자 어느새 새 교복으로 갈아입은 메이린과 카미바레즈가 도착해 있었다.
"언제 왔어?"
"소란스러운 걸 듣고 방금 막 왔어요."
카미바레즈가 웃으며 대답했다. 딕이 흥분한 얼굴로 시몬의 팔꿈치를 쳤다.
"야! 야! 그보다 봤냐? 니들도 들었지? 바힐 교수님이 나한테 수업 때 보자고 하신 거! 이거 직속제자 각 바짝 선 거 아니냐?"
시몬은 노코멘트로 고개를 돌렸고 메이린은 한숨을 쉬었다. 카미바레즈는 순수하게 믿었는지 '정말요 정말요?'를 연발했다.
"자, 학생 여러분! 서둘러 대강당으로 들어와 주십시오!"
하수인들이 나와서 소리쳤다.
"이제 곧 개학식이 시작됩니다!"
* * *
시몬은 기분 좋은 시작의 설렘을 느끼며, 크고 웅장한 대강당 건물에 입성했다.
'여기 오니까 입학식 때 생각나네.'
지금 생각해도 아찔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앉아 있다가, 특례 1번 시몬 폴렌티아라는 말에 불려가서 학생대표로 선서를 한 걸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벌렁거렸다.
"자! 이제 그만 자리에 앉아주십시오!"
"곧 행사를 시작하겠습니다!"
하수인들이 돌아다니며 떠드는 학생들을 자리에 앉혔다.
그리고 잠시 후, 대강당 강단 뒤편의 커튼이 젖혀지더니 한 남자가 느릿한 걸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정숙해라."
누군지 보려고 고개를 쭉 빼 밀던 학생들이 이내 큰 탄성을 흘렸다.
퀭한 눈과 짙은 다크서클, 의욕이라곤 없어 보이는 무덤덤한 표정과 산발에 가까운 더벅머리. 그를 본 시몬의 입가에도 깊은 미소가 걸렸다.
'오랜만이에요 아론 교수님!'
그래도 공적인 자리라 그런지, 평소의 후줄근한 차림과는 다르게 정장 수트를 쫙 빼입고 나왔다. 무척이나 귀한 아론의 수트핏에 앞선 여학생들이 기쁨의 비명을 질러댔다.
"정숙이란 말을 모르나."
그 한마디에 즉시 대강당에 쥐죽은 듯한 정적이 흘렀다.
학생들이 뻣뻣하게 무릎 위에 손을 얹고 눈알을 굴리는 가운데, 아론이 터벅터벅 걸어와 강단의 가장 앞에서 멈췄다. 하수인은 확성 수정구가 달린 스탠드 마이크를 설치해 주고 내려갔다.
"아. 음."
아론이 확성 수정구의 볼륨을 조종하고는 입을 열었다.
"우선 개학시험에 합격한 걸 축하한다. 여러분들과 무사히 새로운 학기를 보내게 되어 기쁘다."
눈치를 보던 학생들이 슬그머니 박수를 몇 번 쳤다. 그 모습을 본 아론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입꼬리만 올렸다.
"별로 기쁘지 않은 모양이지?"
와아아아아아아!!!
기다렸다는 듯이 쏟아지는 폭발적인 환호성에 귀가 먹먹해졌다.
시몬과 메이린은 귀를 틀어막았다. 넥타이를 풀어 흔드는 학생들과, 열심히 손뼉을 치는 카미바레즈, 그리고 딕은 의자 위에 올라가 휘파람을 불고 있었다.
"좋다. 나도 그렇게 딱딱한 분위기로 통합 2학기를 시작할 생각은 없다. 너희는 승자다. 찰나지만 승자의 기분은 만끽할 수 있도록 해두겠다."
가만히 듣고 있던 시몬은 애매한 웃음을 흘렸다. 찰나라는 말이 어쩐지 의미심장하게 들렸다.
"이제 너희들이 치른 시험에 관해 설명하마. 아직도 어리둥절한 학생들도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그가 손짓하자 허공에 커다란 마나 스크린이 떠올랐다.
"이번 통합 2학기 전체를 관통하는 최고 핵심 프로그램이다. 정식명칭은 '종합 흑마법 능력평가'. BMAT라고도 부른다."
크흠. 하고 기침을 한 아론이 설명을 이어나갔다.
"기존의 1학기 기말고사와 2학기 중간고사를 대체할 가장 중요한 시험이다. 필기는 2학기 마지막 기말고사로 전체를 평가하겠다. 결투평가의 빈도도 1학기 때보다는 줄어든다."
학생들이 저마다 바라보며 웅성거렸다. 메이린은 착잡한 표정으로 한숨을 쉬었다.
"예상했지만, 결국 필기시험은 날려 버리는구나."
메이린의 최대 강점은 필기시험이었다. 중간고사만 해도 전교생 2위에 빛날 정도였으니 그녀로서는 아쉬운 대목이었다.
카미바레즈가 달래듯 말했다.
"그래도 이번 개학시험에서도 Top10 안에 드셨잖아요! 실기시험도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거예요."
"응. 고마워 카미."
한편 아론의 설명은 계속됐다.
"종합 흑마법 능력평가, 통칭 BMAT는 총 다섯 가지의 시험으로 나누어져 있다."
새로운 화면이 떠오르며 사막, 설산, 초원 등의 영상을 비추었다. 학생들이 다음 시험 내용을 파악하려고 앞다투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영상은 샘플일 뿐이니 크게 신경 쓸 필요 없다. 요점만 말하자면, 너희들은 각기 다른 다섯 종류의 전장에 던져져 네크로맨서 요원으로서 다양한 흑마법 활용 능력을 시험받게 될 거다."
구름 위에서 온갖 흑마법으로 낑낑대며 비행하던 학생들이, 장애물에 부딪혀 엄청 고통스럽게 떨어지고 있었다. 시몬은 저 코스가 샘플이라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시험마다 테마가 있고, 평가 항목도 달라진다. 순위는 1위부터, 최후의 898등까지 전부 정해진다. 최하위 50명은 그 자리에서 퇴학이다. 집으로 돌아가라."
학생들의 침이 꼴깍꼴깍 넘어갔다.
모두 다섯 개의 시험이라고 했으니 종합 흑마법 능력 평가만으로 250명은 확정적으로 잘려 나간다. 여기서 결투평가 최하위 스쿼드와 기말고사 및 성적 미달까지 포함하면 끔찍했다.
"그리고 너희가 방금 치렀던 개학시험도 이 다섯 가지에 들어간다. 이번 시험의 테마는 말할 것도 없이 신성 대처능력, 멘탈 관리, 트라우마 극복이었다."
시몬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도 다섯 개 중 하나로 쳐준다면, 통합 2학기에 남은 시험은 네 개라는 뜻이었다.
"미리 말해두지만, 시험은 어렵다."
아론이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50명이 문제가 아니라, 수준미달은 전원 탈락이다. 나는 120명이 우르르 잘려나가는 모습도 봤다. 1등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디까지나 생존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도록."
"알겠습니다!"
학생들이 긴장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또한 시험의 테마는 다소 극단적일 수 있다. 어느 한 시험에 1위를 한 학생이, 또 어떤 시험에서는 최하위권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팁을 주자면 한 가지 역량에만 매몰되지 말고, 다양한 기술들을 상승시키며 엘리트 네크로맨서로서 전체적인 레벨을 끌어올리도록. 그래도 기어이 한 가지만 팔 거라면, 그 하나의 기술로 어떤 상황에서도 대처할 수 있을 만큼 활용력을 높이도록."
그때 가장 앞자리에서 한 학생의 손이 번쩍 올라갔다.
아론은 모른 척 설명을 계속했지만, 연신 좌우로 흔들리는 손이 신경 쓰이는지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를 보았다.
"뭐냐. 제이미 빅토리아."
이제는 A반 수업에 들어가는 교수 중에 질문의 대가 제이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그녀가 벌떡 일어나 다른 학생들에게도 들리도록 큰 소리로 질문했다.
"A반의 제이미 빅토리아입니다! 그럼 시험의 테마는 언제 공지되는 건지 궁금합니다!"
"공지하지 않는다."
제이미가 팔을 든 자세 그대로 굳어졌다. 다른 학생들도 당황하며 웅성거렸다.
"시험의 테마는 너희들이 직접 알아내야 한다. 수업내용, 수행평가의 주제, 물자의 흐름, 주민들의 소문, 전설과 민담 등등. 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힌트를 제공할 것이다. 교수들이 툭툭 던지는 농담에도 힌트가 있을 수 있으니 매사에 집중하도록."
학생들이 아연실색하며 입을 벌리는 가운데, 딕은 금방이라도 기쁨의 비명을 지를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미친! 와! 이거 정보전이었어? 이번 학기 개꿀잼 예약이잖아? 으흐흐흐흐! 다 뒤졌다 진짜!"
시몬은 조용히 딕의 어깨를 주물러 주었다. 키젠에서 살아남아야 했다.
"물론."
아론의 입이 다시 열렸다.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한 유언비어와 헛다리 짚는 소문들이 난무하겠지. 소문은 적당히 머릿속에 넣어두고 나 스스로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해두겠다."
시몬은 어쩐지 아론이 딕을 보고 말하는 것처럼 느꼈다. 딕도 시몬과 같은 기운을 느꼈는지 땀을 삐질 흘리며 웃고 있었다.
"중요한 설명이라서 조금 길어졌군."
강단 앞에 서 있던 방송팀 하수인이 휙휙 손짓을 하며 빨리 끊으라는 제스쳐를 취하고 있었다.
"새로운 시험에 대한 브리핑은 여기까지. 이제 본격적으로 행사를 시작하겠다."
새로운 시험의 설명을 마친 아론은, 그대로 옆으로 물러나서 개학식의 사회자가 됐다.
아론이 이런 행사에는 약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잘 대처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이어지는 4개 왕국 국가나 교가 등은 빠르게 빠르게 넘어가거나 생략됐다.
각 왕국에서 파견된 사람들의 연설.
시설물 관리자의 공지사항.
파수꾼 책임자의 주의사항 등이 쭉쭉 이어져 갔다.
"다음은 학생대표 선서다. 호명하는 남학생과 여학생은 앞으로 나오도록."
아론이 손에 든 종이를 들었다.
"원래는 1학기 기말고사 성적을 반영해야겠지만, 조금 특별한 상황인지라 입학식과 동일하게 진행하겠다. 특례 1번 시몬 폴렌티아. 특례 2번 세르네 아인다르크."
와아아!
시몬이 올 게 왔다는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딕은 자기가 더 신이 나서 시몬의 팔을 때렸고 카미바레즈는 두 주먹을 앙 쥐며 파이팅을 외쳤다.
"......."
반면 메이린은 매우 기분이 언짢은 듯 했다. 시몬이 슬쩍 두 사람에게 눈치를 주자 뒤늦게 딕과 카미바레즈도 자리에 앉았다.
그녀는 상극이자 천적인 세르네가 여학생 대표로 뽑힌 게 무척이나 탐탁지 않을 게 뻔했다.
시몬이 먼저 강단 앞으로 올라가서 기다리고 있자, 세르네가 여왕님 같은 걸음걸이로 학생들을 지나쳐 오고 있었다.
그러곤 계단 하나를 올라와 멈추더니 시몬 쪽을 향해 오른손을 내밀며 빙긋 웃어 보였다.
굳이 에스코트해 달란 뜻이었다.
"......야, 그런 거 하지 마."
시몬이 당황하며 거절 의사를 보였지만, 세르네는 못 들은 척 고개만 갸웃하며 내민 손을 흔들어 보였다.
시몬이 망설이는 동안 행사가 지체됐고, 보다못한 방송 하수인이 크흠 하고 헛기침을 했다.
하는 수 없이 시몬이 세르네의 손을 잡아주고는 신사처럼 강단 위로 그녀를 에스코트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메이린의 눈에 불똥이 튀었다.
"@망*%^&$!!! 저거 지금 나 보라고 저러는 거라고!"
카미바레즈가 필사적으로 그녀를 붙잡으며 말렸다.
그런데 조금 떨어진 곳에 마찬가지로 흥분해서 앞 좌석을 걷어차며 날뛰는 남자가 있었다.
"망할! 정상적으로 진행됐으면 놈이 아니라 내가 저기에 올라갔어야 했다!"
"참아 헥토르!"
헥토르의 파벌들이 그를 붙잡아 말리고 있었다.
메이린과 헥토르가 날뛰었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아론은 행사를 진행시켰다.
"전원 기상. 학생대표들의 선서에 맞춰 선서하도록."
900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우르르 일어나는 소리가 떠들썩하게 들린다.
시몬과 세르네도 서로 시선을 맞추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수인이 흑마법을 사용한 듯, 두 사람의 앞으로 선서 내용이 적힌 종이가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두 사람이 가슴을 펴고 오른손을 들며 입을 열었다.
"선서."
"선서."
그러자 뒤에서 똑같이 896명의 학생들이 '선서!'를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시몬은 가볍게 숨을 들이마시고는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