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290화
'아, 아칼리온을 빼앗겼어?'
프리스트는 놀라 자빠질 지경이었다.
신수는 아침이슬과 신성을 먹고 사는, 이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생명체다.
이들은 먹이인 '신성'을 무척이나 밝히는데, 심한 경우 다른 프리스트의 신성에 혹해서 주인을 바꾸려고 시도하는 사례가 드물게 발견되곤 했다.
그래서 신수학 전공자의 제1 가치는 신수를 다루는 능력도, 신수를 케어하는 기술도 아닌 먹음직스러운 '신성의 질'이라고 하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엘리트들 중에서 엘리트만 모인 에프넬에서 아칼리온을 잘 간수하고 있었고, 앞으로도 그러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빼앗겼다고?
심지어 네크로맨서에게?
"가라!"
소년이 명령을 내리자, 곰 형태의 신수인 아칼리온이 무서운 속도로 프리스트를 향해 돌진했다.
"아칼리오온! 니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
프리스트가 절규하듯 소리쳤다.
처음 아칼리온의 먹이를 챙겨주던 일, 야생동물을 보고 놀란 아칼리온과 함께 자주던 일, 처음으로 몬스터를 물리치고 같이 좋아하던 일 등이 파노라마처럼 흘러 지나갔다.
'내 아칼리온이 저럴 리가 없어! 상대는 악랄한 네크로맨서잖아? 뭔가 저주 같은 거에 당한 걸 거야! 그, 근데 신수가 저주가 통하던가? 아무튼! 저 네크로맨서를 쓰러트리고 아칼리온을 돌려받아야 해!'
간신히 멘탈을 수습한 프리스트가 급히 팔을 뻗었다. 최강의 신수를 빼앗겼지만 아직 그녀에겐 두 기의 신수가 남아 있었다.
"막아 제키!"
돌덩이처럼 생긴 신수가 프리스트의 앞으로 휙 다가와 몸을 웅크리고 방어자세를 취했다.
아칼리온은 속도를 늦추지 않고 돌진하더니, 그대로 돌덩이 신수를 들이받아 하늘로 날려 버렸다.
"제키이이이!"
프리스트가 눈물을 흩뿌렸다. 방해꾼을 치운 아칼리온이 계속 돌진해서 프리스트까지 들이받았다.
그녀가 악! 하는 비명과 함께 날아가 경사가 가파른 절벽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끼이이!
마지막 하나 남은 비행형 신수가 그녀를 구하러 절벽으로 내려갔다.
시몬은 다소 얼떨떨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진짜 이게 되네.'
레테가 가지고 있던 새끼 백룡 '란'도 시몬을 잘 따르긴 했지만, 감히 신수학 전공생의 신수에게 명령을 할 수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터벅터벅.
그때 아칼리온이 사뿐한 걸음걸이로 시몬에게 돌아왔다.
아까 본인이 나온 '아공간 배지'마저 입에 물고와서는, 마치 칭찬해달라는 듯 엉덩이를 깔고 앉아서 꼬리를 휙휙 흔들고 있었다.
"......자, 잘했어."
시몬이 헛웃음을 흘리며 아칼리온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칼리온이 기분 좋은 웃음소리를 냈다.
"그럼 이제 돌아갈래? 네 주인이 화가 많이 났을 것 같은데."
시몬이 아칼리온의 몸에 둘러 있던 신성을 꺼트리고는 등을 돌렸다.
그러자 당연하다는 듯 아칼리온이 시몬의 옆으로 따라붙었다.
"?"
시몬이 빠른 걸음으로 걸어보자, 아칼리온도 네 발로 뛰어서 시몬의 옆으로 왔다.
"??"
시몬이 눈을 끔뻑거리며 아칼리온을 쳐다보았다. 아칼리온이 혓바닥으로 낼름낼름 시몬의 뺨을 핥으며 꼬리를 흔들었다.
"진짜 날 따라오는 거야?"
시몬은 어안이 벙벙했다. 이 신수는 결단코 떠날 분위기가 아니었다.
'......이, 이럴 수도 있다니.'
절로 헛웃음이 나왔다. 솔직히 조금 양심이 찔리기도 하다.
시몬은 경사진 언덕 어딘가에서 기절해 있을 프리스트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냈다.
"......미안한 건 미안한 거고."
시몬이 슬쩍 웃으며 아칼리온의 등에 올라탔다.
"이렇게 된 이상 앞으로 잘 부탁해. 아칼리온!"
-우웅! 우우!
시몬은 기껏 얻은 기회를 양심의 가책에 놓칠 성격은 아니었다.
중립지대 파견에서 신수를 얻는 건 전혀 예상치 못한 전개였지만, 이걸로 시몬도 신수학을 배울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됐다.
아칼리온이 시몬을 등에 태운 채 달리기 시작했다.
* * *
다른 조원들과 사샤가 걱정이었다.
아칼리온을 타고 빠르게 숲을 가로지르던 시몬은 곧 익숙한 목소리를 들었다.
"괜찮아? 제발 눈 좀 떠봐!"
메이린의 목소리였다. 시몬이 아칼리온의 등을 툭툭 두들겼다.
"소리가 난 방향으로 가줘."
-우우웅! 우우!
아칼리온이 달린 지 얼마 안 가 메이린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쓰러진 소녀 앞에서 막 뭐라고 막 소리치고 있었다. 그리고 정신을 잃은 그 소녀는 다름 아닌.
"카미!"
시몬이 얼른 아칼리온에 내려 달려왔다. 메이린이 뒤를 돌아보다가 아칼리온을 보고는 '흐익!' 하고 괴상한 비명을 지르며 앉은 자세에서 뒤로 물러났다.
"저, 저, 저거 뭔데? 몬스터?!"
"숲에서 주웠어."
대충 그렇게 둘러댄 시몬이 쓰러진 카미바레즈의 상태를 살폈다.
"카미! 괜찮아?"
그때 그녀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더니, 이내 얕은 신음을 흘리며 눈을 떴다. 무척이나 지치고 초췌한 표정이었다.
그녀는 시몬의 얼굴을 보자마자 왈칵 눈물을 터뜨렸다.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왜, 왜 그래?"
"제가 사샤를...... 지키지 못했어요."
카미바레즈에게 들은 경과는 이렇다.
그녀는 수호학 전공생으로 보이는 에프넬 여학생과 싸워 이기는 데에는 성공했다. 시몬이 홀로 세 명을 잡았으니, 결과적으로 에프넬 학생 네 명 전원과의 전투에서 승리한 거였다.
하지만.
"어떤 남자가 사샤를 데려갔어요."
"남자?"
시몬은 처음에 프리스트 진형을 봤을 때, 여학생들 사이에 있던 유일한 성인 남성을 떠올렸다.
"어른이고, 약간 머리색이 특이한 사람 맞지? 오렌지 머리카락......."
"마, 맞아요."
카미바레즈가 프리스트 한 명을 쓰러트리고 힘이 다한 가운데, 갑자기 그 오렌지 머리카락의 남자가 나타나 공격을 해왔다.
그는 딕과 세이위르 쪽을 쫓아갔다가, 환상인 것을 깨닫고 바로 방향을 틀어 카미바레즈를 공격하러 온 모양이었다.
그리고 이 남자는 에프넬의 학생들보다 훨씬 강했다. 그렇지 않아도 체력이 바닥나 있던 카미바레즈는 얼마 버티지 못했다.
"그때 사샤가 그 사람보고 이렇게 말했어요."
카미바레즈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대부님, 이라고......."
"!"
시몬의 눈이 커졌다.
사샤는 고아라서 가족은 없지만, 그 '대부'라는 사람이 가끔 집에 들른다고 했다.
'그 사람이 대부였구나. 게다가 프리스트였어.'
대부로서 네크로맨서들에게 납치당하는 사샤를 구한다.
그런 흐름이라면 납득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간단하게 생각하기엔 찝찝하다. 시몬은 사샤의 집에서 본 그 약물과 주사기를 떠올렸다.
설마 그게 대부가 한 짓이라면.......
"저 봤어요."
그때 카미바레즈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사샤는 그 '대부'를 두려워하고 있었어요."
"두려워했다고?"
"네, 그래도 사샤는 저랑 남겠다고 저항했고, 대부는 사샤를 기절시킨 뒤 품에 안고 도망쳤어요."
설명을 듣던 메이린이 인상을 썼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 일단 이 숲에서 빠져나가자. 딕이랑 세이위르 요원이랑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봐야겠어."
시몬도 동의하고는 고개를 들었다.
어느새 밤이 가고, 새벽이 밝아오고 있었다.
* * *
숲을 빠져나온 세 사람은 무사히 딕, 세이위르와 합류했다.
"딕! 괜찮아?"
"어어, 좀 죽을 뻔한 것만 빼면."
딕이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의 머리와 어깨에는 긴 붕대가 둘려 있었다.
"쩝, 그 오렌지 머리 남자 진짜 세. 1분도 못 버티고 당했어."
시몬의 예상대로, 사샤의 대부는 처음부터 딕과 세이위르를 뒤쫓아왔다고 한다.
그러나 전투 도중에 마차가 전부 세이위르의 환상이란 걸 알아차렸는지, 공격을 중단하고 급히 등을 돌려 가버렸다는 것 같았다.
"그리고 여기, 백마법에 좀 세게 당해서 정신이 나간 사람이 있어."
딕이 바닥에 누워 있는 세이위르를 가리켰다. 그는 몸에 경련이라도 일어난 듯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메이린이 이마를 짚으며 인상을 썼다.
"아우. 진-짜 쓸모없네! 처음부터 우리 쪽에 제대로 된 프로 네크로맨서가 있었다면 이렇게 쉽게 당하지 않았을 거야! 학생끼리의 교전은 우리가 다 이겼잖아. 억울해!"
시몬에게 업혀 있던 카미바레즈가 퀭한 얼굴로 고개를 내밀었다.
"그, 그럼 우리...... 임무 실패한 거예요?"
딕이 고개를 끄덕이며 나지막하게 탄식을 내뱉었다.
"그야 그렇겠지. 목표를 잃었으니 징계 위원회는 확정이야. 우리 운 없으면 키젠에서 나가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 말을 들은 카미바레즈의 눈망울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고, 메이린은 팔을 확 휘두르며 소리쳤다.
"그, 그럴 리가 없잖아! 이건 세이위르 저 바보가 우릴 속여서 멋대로 진행한 임무야! 애초에 멘토 네크로맨서도 아니었고!"
"징계 위원회에서 그렇게 말 잘해봐야지. 근데...... 키젠이 워낙 고지식해서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다."
"너 아까부터 쿨한 척 비관적인 이야기만 늘어놓는 거 알아? 짜증 나게."
"너야말로 자꾸만......!"
두 사람의 언성이 점점 높아지려는 그때, 카미바레즈가 푹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죄송해요 여러분. 저 때문이에요."
그 말에 딕과 메이린이 화들짝 놀라며 싸움을 멈췄다. 그러곤 애써 웃는 얼굴로 카미바레즈를 달랬다.
"에, 에이! 그럴 리가! 카미는 프리스트 한 명을 쓰러트렸다며? 넌 제 역할을 다했어. 네가 잘못한 건 없어!"
"그럼 그럼!"
딕이 엄지손가락을 척 세우며 말을 이었다.
"우린 몰라도 너만큼은 절대 퇴학 안 당하게 해줄게."
"저 혼자 남을 바엔 저도 자퇴할 거예요! 여러분도 꼭 같이 키젠에 남아야 해요!"
카미바레즈가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사샤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요?"
"......."
그 물음에는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
축 처진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그리고 홀로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시몬은 생각을 정리한 뒤 움직였다. 등에 업혀 있던 카미바레즈를 풀밭에 조심스럽게 내려놓고는, 몸을 간헐적으로 떨고 있는 세이위르의 품을 뒤졌다.
"어."
시몬이 그가 목에 걸고 있던 목걸이를 꺼냈다.
"딕. 이거 아공간 아냐?"
딕이 성큼 다가와 살펴보았다.
"딱 보니 아공간 아티팩트 맞네. 완전 구식!"
"열어볼 수 있을까?"
"으흠, 한번 볼게."
딕이 목걸이를 내려놓고, 아공간에서 마력 처리가 된 안경을 끼고 살펴보았다.
"햐, 이거 완전 옛날 방식의 중고 아공간이야! 요즘 제품은 사용자의 행동이나 칠흑에 반응하는 식인데, 이런 구식이라면 금방 열 수 있을 듯."
"부탁해."
딕은 간이 테이블과 장비들을 꺼내서 아공간을 내려놓고 몇 번 끄적끄적했다.
그렇게 얼마 안 가.
"열었다!"
반지의 몸체에 팔을 넣을 수 있을 만큼 작은 공간이 열렸다.
딕이 그 공간으로 팔을 넣어 몇 번 휘저어보더니, 이내 뭔가를 꺼냈다.
"통신 수정구야!"
"진짜?"
메이린이 폴짝 뛰며 기뻐하는 것도 잠시,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세이위르를 노려보았다.
"잃어버렸다고 했으면서 멀쩡하게 있었잖아! 이! 이! 마지막까지 거짓말쟁이!"
딕이 시몬에게 수정구를 건네며 말했다.
"고정형 통신만 가능하네. 본부와의 연락수단이 확실한 듯."
"바로 연결해 볼게."
시몬이 수정구에 마나를 흘려보내 작동시켜 보았다.
마나가 진동하는 듯한 연결음이 들리더니, 잠시 후.
-세이이이위이르으으으!!!
귀청이 찢어질 듯 엄청나게 큰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시몬이 한쪽 눈을 찡그리며 통신 수정구를 조금 떨어뜨렸고, 나머지 조원들은 두 귀를 틀어막았다.
-너 어디야? 너 지금 어디냐고 이 미친 새끼야! 너 때문에 벤젼스 전체가 비상이야 비상! 이런 @$*%^!!!
딱 봐도 엄청나게 화난 목소리였다. 시몬이 애써 웃는 얼굴로 해명했다.
"오해가 있으십니다. 저는 세이위르가 아니라......!"
-아니긴 뭐가 아니야아!! 너 진짜 미쳤지? 자격도 없는 새끼가 키젠 애들을 가로채고 중대 임무를 수행하러 가? 니가 무슨&^!@$!!!
분노를 쏟아내느라 도저히 사람의 말을 들어줄 기미가 아니었다.
"줘봐."
메이린이 통신 수정구를 건네받았다.
그녀가 흠흠 하고 가볍게 목을 푸는 사이에도, 남자의 살벌한 욕설은 계속되고 있었다.
-이 새끼야! 내가 저번 주에 말했지? 그냥 시킨 일만 하라고 시킨 일만! 아 빡쳐서 말이 제대로 안 나오네. 이 또라이 같은 새......!
"안녕하세요! 거기 벤젼스 본부 맞죠?"
갑자기 여자 목소리가 들리자, 비로소 저쪽에서도 당황했는지 말을 멈췄다.
-어, 누, 누구십니까?
메이린이 방긋 웃으며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이번에 벤젼스에 파견 임무를 맡은 키젠 1학년의 메이린 빌렌느라고 해요!"
정확히 5초의 정적이 있었다.
-아, 아아아, 아! 귀, 귀하신 분께 이런 실례를! 죄송합니다! 고의는 아니었습니다! 제가 어찌 사죄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이번에는 또 한바탕 긴 사죄의 말씀이 쏟아져 나왔다.
메이린은 으쓱한 표정을 짓더니 통신 수정구를 입에 가져다 댔다.
"전화 받으시는 분은 누구신가요?"
-베, 벤젼스의 전투조 직원 블락이라고 합니다! 원래라면 제가 키젠 여러분을 맡을 담당 네크로맨서입니다!
"아, 그러시군요. 일단 지금 상황에 대해서 조금 설명드리고자 하는데요."
메이린은 모든 걸 이야기했다.
세이위르가 환상마법으로 편지를 조작해 자신들을 속여서 데리고 다녔고, 사샤 확보 임무를 맡아서 앞서 그녀를 납치한 갱단을 쓰러트리고 사샤를 탈환한 것까진 좋았지만, 다시 에프넬의 습격을 받아서 사샤를 빼앗겼다는 이야기까지.
-하, 하하. 짧은 시간에 대단한 일들이...... 대단히 수고 많으셨습니다. 사샤를 빼앗긴 건 전적으로 저희들의 잘못입니다. 학생 여러분께 불이익이 가는 일이 없도록 학교에 잘 말해놓겠습니다.
메이린이 확 펴진 얼굴로 조원들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이더니 짐짓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응, 고마워요. 그렇게 해주시면 감사하죠."
-저희가 지금 당장에라도 학생분들을 모시러 가야 마땅하지만, 이쪽도 좀 문제가 터져서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근처의 아무 마을이라도 들어가 계시면.......
그때 시몬이 다가와 메이린에게 수정구를 건네달라고 손짓했다. 그녀가 순순히 수정구를 건넸다.
"같은 키젠 1학년의 시몬 폴렌티아라고 합니다."
다시 5초간의 정적이 흘렀다.
-아, 아하! 하하하! 바로 그 특례 1번 학생분이시군요!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부디 죽음의 마녀님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게요. 그보다 사샤를 습격한 그 '대부'라는 사람에 대한 정보가 필요한데요."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바로 알아본 후 저희 쪽에서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통화가 끝났다.
대부를 알아봐 달라고 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시몬은 한번 맡은 임무를 이렇게 찝찝하게 끝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물론 임무에 대한 사명감 외에도, 사실 그는 사샤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크흐흐! 대부를 찾아내 봐야, 학생들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닌가!]
피어는 이 복잡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즐기는 듯 보였다.
[슬슬 결단을 내려야 할 것 같다만 소년!]
'......하아아. 어쩔 수가 없네요.'
시몬이 머리를 벅벅 긁으며 말했다.
'만약 학생의 힘으로도 힘들다면 군단장의 힘을 써서라도 해결하겠습니다.'
피어가 바로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쩌렁쩌렁 웃었다.
[이제야 재미있어지는군! 언제든 나설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