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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291화 (291/934)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291화

숲을 빠져나온 시몬 일행은 근처의 조그마한 산골 마을에 들렀다.

이곳은 나무를 잘라 도시에 팔아 생활하는 작은 벌목장 마을이었다.

마을 어디든 진한 나무 진액 냄새가 물씬 풍겼고, 곳곳에서 나무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다행히도 마을 사람들은 시몬 일행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사정을 들은 촌장이 기꺼이 빈집까지 내어줘서 편하게 지낼 수 있었다.

"하하핫! 대박이야 대박!"

정보수집을 핑계로 주민들과 수다를 떨다가 돌아온 딕은 양손에 한가득 돈주머니를 들고 있었다.

소파에 앉아 주전부리를 축내던 메이린이 그를 찌릿 노려보았다.

"야! 너 또 사고 쳤지?"

시몬도 끼어들었다.

"그 돈 훔친 건 아니지?"

"......어째 내 취급은 이 모양이냐."

잠시 장난스럽게 한탄을 한 딕이 히죽 웃으며 설명했다.

"여기가 또 벌목장 마을이잖아! 다들 날 빠진 도끼로 힘들게 나무를 베고 있길래 이런저런 첨단 도구들을 보여줬거든! 몇 명이 샘플로 써보더니 불티나게 팔려서 매진됐어. 사기가 아니라 '윈-윈'인 거지!"

메이린의 눈썹이 꿈틀했다.

"이렇게 빈집까지 쓰게 해주신 고마운 분들인데, 설마 바가지 씌운 건 아니겠지?"

"안 그래도 갈 때 집세 좀 많이 내려고."

"이 사기꾼!"

상극인 두 사람이 싸우는 사이 시몬은 고개를 돌렸다.

세이위르는 여전히 후유증에 시달리느라 침대에 누워 있었고, 카미바레즈는 홀로 소파에 무릎을 모으고 앉아 있었다.

그녀는 사샤를 걱정하는 것과 동시에, 그녀를 지키지 못했다는 사실에 짙은 자책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메이린과 딕도 애써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지만, 사실 7조 조원들 모두 패배감에 짓눌려 있었다.

"너무 걱정하지 마, 카미."

시몬이 애써 웃는 얼굴로 말했다.

"사샤는 내가 꼭 구해줄게."

"네가?"

딕이 불쑥 묻자, 시몬이 재빨리 말을 고쳤다.

"벤젼스가 움직였으니 곧 구할 수 있겠지."

"하하! 뭔 네가 구하는 것처럼 말해."

그때 테이블에 놓아둔 통신수정구가 웅웅 거리며 울렸다.

네 사람이 즉각 반응하며 그쪽으로 몰려들었다.

"네, 시몬입니다."

시몬이 수정구를 들고 말을 받았다. 이제는 꽤 익숙한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아, 시몬 학생! 블락 요원입니다. 그쪽으로 사무원과 마차를 보내고 있으니 내일 안으로는 도착할 겁니다!

"고맙습니다. 그보다 사샤를 납치해간 그 '대부'라는 사람에 대해선 알아내셨나요?"

-예. 그렇지 않아도 지금 벤젼스의 전투반 전원이 그의 체포작전에 투입되어 있습니다.

시몬이 벌떡 일어났다.

"전투반 전원이요? 어째서죠?"

-이, 이건 중요한 기밀 사항이라 외부인한테 알려드리기는 좀.......

"미친, 뭐라는 거야! 바꿔봐!"

메이린이 벌컥 화를 내며 시몬의 수정구를 빼앗아 들었다.

"요원님! 이제 와서 왜 선을 그어요? 우린 벤젼스 파견생이고, 이것도 처음부터 우리가 맡은 일이었어요! 이 정도는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음, 아, 그, 그 말이 맞습니다. 섭섭하게 느끼셨다면 죄송합니다! 제가 경솔했습니다.

잠시 아주 작은 목소리로 '역시 요즘 얘들은 무서워'하는 혼잣말이 들렸다.

-사샤의 대부를 자청하는 남자의 이름은 '피가로'. 신성연방을 위해 중립지대에서 일하는 프리스트입니다. 현재 피가로와 사샤는 켈소 마을이라는 곳에 와 있습니다.

"켈소 마을이라면!"

카미바레즈가 바로 반응을 보였다.

"우리가 두 번째로 갔던 사샤의 고향마을이에요!"

메이린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물었다.

"왜 피가로는 사샤를 데리고 켈소로 간 거죠?"

-저희도 구체적인 사안은 알 수 없습니다. 지금 켈소 마을 전체를 뒤덮는 강력한 신성결계가 쳐져 있어서 접근이 불가능합니다. 피가로가 사샤를 이용해 그 안에서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말을 들은 시몬은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야, 시몬! 어디 가?"

-그리고 여러분은 마차가 도착하면 곧장 벤젼스 본부로 돌아가 대기해 주시길 바랍니다.

메이린이 '엥?' 하는 표정을 지었다.

"왜요! 저희도 싸우러 가는 거 아녜요?"

-벤젼스에서도 여러분의 출전에 대해선 양보할 수 없습니다. 애초에 여러분이 수행할 파견 임무도 아니었고, 일이 지나치게 위험해졌습니다. 저희는 키젠에 여러분의 안전을 약속했으니,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그렇게 통신은 끊겼다.

카미바레즈는 더더욱 걱정이 커졌는지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렸고, 메이린도 길게 한숨을 쉬었다.

"어쩜 좋지? 걸어서 켈소까지 갈 수도 없고."

딕이 턱을 괴며 '으으음' 고민스러운 소리를 냈다.

"아님 뭐 저쪽에서 보낸 마차가 오면 꼬셔봐도 되고. 뭐가 됐든, 사샤가 결계 안에 붙잡혀 있다는데 이렇게 앉아 있을 순 없지."

카미바레즈도 간절한 눈으로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부디 무사해 줘. 사샤."

덜컹.

그때 시몬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야! 갑자기 어디 갔다 왔어?"

"몰라도 돼."

시몬은 퉁명스럽게 그렇게 대꾸하더니 소파에 털썩 앉아서 다리를 꼬았다.

딕이 시몬을 보았다.

"아까 블락 요원이 말했는데, 우리는 여기서 대기하다가 본부로 들어가 있으래."

"나도 알아."

시몬이 휙휙 손짓하더니 돌아누웠다. 딕과 메이린의 시선이 모였다.

'뭔가 분위기가 좀 바뀐 것 같은데?'

'화나서 그런가?'

* * *

두두두두두두!

시몬은 이번에 새로 얻은 신수, 아칼리온의 등에 탄 채로 달리고 있었다.

다리 힘으로 떨어지지 않게 잘 지탱한 뒤 손은 지도를 펼쳐서 보고 있었다.

"켈소, 켈소 마을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

시몬이 지도에 집중하고 있는 그때, 머릿속에서 피어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크흐흐! 에르제베트를 두고 갈 줄은 몰랐다! 또 며칠은 삐쳐 있겠군.]

"......에르제에겐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세 사람을 떼어놓고 갈 명분이 없었고, 무엇보다 카미바레즈와 딕을 간단히 제압해 버린 그 성인 프리스트를 상대하려면 군단장의 힘을 써야 했다.

당연히 세 사람에게 군단장이란 사실을 들킬 수는 없었다. 에르제베트에게 자신으로 변신해서 조원들 곁에 머물며 그들을 지켜달라고 부탁해 두었다.

그사이 시몬은 훌쩍 켈소로 넘어가서 조용히 사샤를 구해올 생각이었다.

[그런데 말이다. 소년!]

피어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 사샤라는 소녀, 오래 본 것도 아닌데 그렇게 신경이 쓰이나?]

"......."

시몬이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

"잘 모르겠어요. 솔직히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다면 거짓말인 것 같아요."

키젠에서 정화의 성녀를 잡았다. 하지만 그 바람에 안나를 힘들게 했고, 이번에는 사샤가 성녀 사건에 휘말려 고통받고 있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전부 시몬의 손으로부터 나비효과처럼 일어난 일들이었다.

[혹은 카미바레즈라는 그 소녀 때문인가? 그녀를 비롯한 조원들의 패배감을 이대로 두고 볼 수는 없어서?]

"네, 그것도 중요한 이유네요. 덧붙여서."

시몬의 눈이 진지해졌다.

"그 사샤의 대부라는 피가로라는 사람, 엄청 신경 쓰여요."

[크흐흐흐!]

피어가 즐거운 듯 웃었다.

[너 같은 바보가 움직여야 할 이유가 세 가지나 있다면, 충분하겠지!]

"잘 아시면 됐네요."

시몬이 달리는 아칼리온의 머리를 쓸었다.

"더 빠르게 달려 아칼리온!"

-우웅웅!

한번 맡은 임무.

이딴 찝찝한 결말로 끝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런데 소년.]

"네?"

[앞을 봐라.]

시몬의 눈이 급하게 커졌다. 길 앞을 떡 하니 가로막고 있는 한 소녀가 보였다.

"멈춰, 아칼리온."

아칼리온이 걸음을 멈췄다. 시몬이 길을 막은 소녀를 보며 입을 열었다.

"몸 상태가 별로 안 좋아 보이는데, 끝까지 싸울 생각이야?"

새하얀 에프넬의 교복입은 그녀는 다름 아닌 처음에 시몬과 싸웠던 리리넷이었다.

그녀가 두 손을 들어 올리며 시큰둥하게 말했다.

"이제 그쪽이랑 싸울 생각은 없네요. 할 말이 있어서 왔습니다."

시몬이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할 말?"

"레테 자매님으로부터의 전갈입니다."

시몬의 눈이 커졌다.

여기서 그 이름을 들을 줄이야!

"사태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커졌어. 신성연방의 '팔라딘'들이 움직이고 있어. 켈소로 가는 거라면 포기하고 돌아가. 라고 말했어요."

"......."

본인이 말해놓고도 엄청나게 못마땅해하는 리리넷의 표정을 보니, 거짓말은 아닌 것 같았다.

"제가 전할 말은 그것뿐이네요. 됐죠?"

"그럼 내 말도 레테에게 전해줄 수 있을까?"

시몬이 빙그레 웃었다.

"어차피 그런 소리 해봐야, 못 말릴 거 알잖아."

시몬은 그 말만 남기고 아칼리온을 출발시켰다.

졸지에 편지 전파자가 된 리리넷이 입술을 삐쭉였다.

"아."

시몬이 뒤를 돌아보며 손을 흔들어 보였다.

"네 동료들한테 신수 데려가서 미안하다고 전해줘!"

"네?"

그녀가 뒤늦게 아칼리온을 발견하고는 눈이 확 커졌다.

'......저 인간 대체 정체가 뭐야?'

* * *

그렇게 시몬은 꼬박 몇 시간을 이동해서 사샤의 고향, 켈소에 도착했다.

시몬의 입이 벌어졌다.

마을을 뒤덮은 반원형의 신성 결계가 보이고, 그 결계를 끝도 모르고 자라난 넝쿨들이 휘감고 있었다.

마치 마을 전체를 저주받은 괴물 넝쿨들이 뒤덮은 그림이었다.

'대체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빨리 안에 가봐야 할 것 같았다. 고생한 아칼리온을 배지 아공간에 돌려보낸 시몬은 이번엔 피어를 꺼냈다.

[크하하! 드디어 밖에 나오는구나!]

큰 키에 망토를 두른 커다란 스켈레톤이 기지개를 켰다.

시몬이 팔을 뻗었다.

"본 아머, 부탁합니다."

[오냐!]

피어가 시몬의 손을 붙잡자, 마치 피어의 몸이 넘어가듯 수백 갈래로 분해되어 시몬의 몸에 착착 달라붙었다.

등 뒤에 피어의 망토가 펼쳐지고 파멸의 대검은 오른손에 들어왔다.

이내 피어의 투구가 머리 위에 자리를 잡았다.

'오케이.'

시몬은 피어의 투구를 눌러써서 가면처럼 안면을 가린 다음, 그 위로 신성연방에서 샀던 하얀 로브를 꺼내 몸 전체에 뒤집어쓰고 후드를 눌러썼다. 그리고 대검을 어깨에 짊어진 채 결계로 걸음을 옮겼다.

꽈아아아앙!

"아, 이것 참! 대체 어떻게 돼먹은 결계야?"

"소용없다니까."

시끌벅적한 곳으로 가보니 한 무리의 사람들이 결계를 부수려는 시도를 하고 있었다.

시몬은 한눈에 그들을 알아보았다.

세이위르와 똑같은 녹색 패턴 넥타이에, 잿빛 제복.

바로 벤젼스 소속의 네크로맨서들이었다.

"내 아들! 아들이 저 안에 있소!"

"엄마!"

그 주위에는 마을 주민들이 아우성치고 있었다. 이들 모두 마을 밖에 나가 있었거나, 외곽 지역에 사는 주민들 같았다.

갑자기 결계로 시내 중심과 외부가 차단되어 버렸으니, 안에 갇힌 사람들을 걱정하고 있었다.

"제발 어떻게든 좀 해봐요!"

"보챈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부인."

사방에서 곡소리가 일어나는 가운데, 시몬은 대검을 짊어진 채 느긋하게 앞으로 걸어갔다. 벤젼스의 일원들이 바쁘게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다른 팀들 지원은?"

"이틀은 걸린답니다!"

"미치겠네. 연합이랑 칼로스 왕국 측에도 연락해 봐."

"예!"

시몬은 느긋한 동작으로 넝쿨 괴물로 둘러싸인 결계에 손을 대보았다.

"이봐요, 거기! 뭐 하는 겁니까! 만지면 위험해!"

벤젼스 제복을 입은 네크로맨서가 말렸다.

시몬이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

[책임자는 누군가.]

피어의 입에서 변조된 으스스한 목소리가 튀어나오자, 네크로맨서가 움찔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책임자이오만."

곰 같은 덩치에 어깨에 쩍 벌어진 남자가 걸어왔다.

"벤젼스 소속 연합 공인 3위계 네크로맨서, 블락이라고 하오. 그쪽은?"

피어의 해골투구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시몬의 눈이 반짝였다. 이 사람이 원래 멘토가 될 사람이었구나.

시몬은 물음에 간단히 대답했다.

[방랑자.]

"방랑자라......."

블락은 전혀 믿는 눈치가 아니었다.

물론 이 세상에 방랑자 네크로맨서들은 무수히 많긴 하지만, 이 정도의 칠흑과 살기를 두른 괴물이 정말로 그냥 방랑자일까?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의 강자였다.

"아이고오, 나으리!"

그때 주름살 가득한 노파가 시몬의 다리를 붙잡았다.

"손주가 저 안에 있어요! 그 어린 것이! 부디 우리 손주를 구해주십시오!"

"우리 집사람이!"

"아빠가 보고 싶어요!"

강해 보이는 사람이 나타나자 또 한바탕 난리가 났다.

시몬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는 결계 앞으로 다가갔다.

"괜히 힘 빼지 않는 게 좋을 거요."

블락이 충고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는데 꿈쩍도 안 하오. 이건 최소 대주교급, 혹은 성녀급 프리스트의 결계요."

시몬은 말없이 파멸의 대검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며 스읍. 하고 숨을 들이마셨다.

그 경건한 모습에 모두가 말을 멈추고 시몬을 바라보았다.

'공간째로.'

시몬의 대검이 하얀 궤적을 이끌며 떨어졌다.

'베어내는 감각.'

쩌어어어어어어엉!

그대로 넝쿨들과 결계가 잘려나가며 틈이 벌어졌다.

"오오오오!"

"어, 어떻게 이걸?"

시몬이 즉시 바닥을 박차고 결계로 들어갔다.

블락과 다른 네크로맨서도 바로 뒤를 따라갔지만, 결계가 열린 건 정말 찰나였다. 바로 결계가 닫히고 넝쿨들이 뒤덮었다.

"크윽!"

결계에서 튕겨 나온 블락이 이마에서 식은땀을 흘렸다.

"저 남자, 정체가 뭐야?"

* * *

시몬이 결계 안으로 들어오자, 끔찍한 광경이 벌어져 있었다.

마을 전체가 폐허가 되어 있었다.

무너진 건물들과 바닥을 붉게 물든 피바다, 사람들의 시신을 어디에서든 볼 수 있었다. 하늘에서는 잿더미 같은 것들이 떨어지고 있다.

인기척은커녕 생명이 느껴지지 않는다.

어느새 커다란 마을 전체가, 죽음의 공간이 되어 있었다.

[소년.]

피어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 마을엔 단 한 명의 생명도 느껴지지 않는다. 전부 죽었어.]

"......."

시몬은 침음을 삼키며 걸음을 옮겼다.

조용한 마을 한가운데에, 오로지 저벅저벅 시몬의 발소리만 크게 들렸다. 대검을 세워 들고 조심스럽게 걷고 있는데, 뭔가를 갉아먹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

고개를 돌려보니 움직이는 꽃이 사람의 시신을 갉아먹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죽은 사람들의 시체를 나무줄기 같은 것들이 휘감아 체액을 빨아먹고 있었다.

'대체 무슨.'

대검을 휘둘러 움직이는 꽃과 나무줄기를 베어냈다.

시몬은 가볍게 이마를 훔치며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

마을 한가운데에 우뚝 솟은, 형언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나무가 솟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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