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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293화 (293/934)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293화

대규모 난전이 벌어졌다.

나무뿌리가 드리워진 도심지에서는 무수한 식물형 몬스터들이 솟아올랐고.

도시 외곽에서는 언데드 무리가 아공간에서 쏟아져나왔다.

두 무리가 정면에서 충돌하며 순식간에 전선이 뒤엉켜 혼란에 빠졌다.

'군단을 안 가져왔으면 큰일 날 뻔했네.'

저 숫자를 혼자 상대해야 했다면 꼬박 하루는 걸렸으리라.

군단장인 시몬의 역할은 언데드를 몰고 다니며 걸어가다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흰 사과를 향해 미리미리 참격을 날려 제거하는 일 정도였다.

-그그, 그그그.

무슨 소린가 해서 뒤를 돌아보니, 온몸에 식물 줄기가 혈관처럼 돋아난 마을 주민들이 달려들고 있었다.

시몬은 그들이 누군지 한눈에 알아보았다. 3골드를 받고 사샤에 대해 알려줬던 바로 그 부부였다.

'음.'

얼굴을 아는 사람의 저런 꼴을 목격하는 건 썩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다.

시몬이 인상을 굳히며 대검을 휘두르자, 두 주민의 허리가 갈라지고 그 뒤편의 집들과 식물형 몬스터까지 모조리 두 동강 나며 폭삭 무너져 내린다.

'참극이네요. 피가로는 왜 죄 없는 사람들까지 죽이는 거죠?'

[크흐흐, 뻔하지! 저기 골목을 봐라!]

시몬의 시선이 돌아갔다.

쓰러진 사람들의 몸을 나무뿌리가 관처럼 뚫고 들어가 있었다. 뿌리가 꿀렁꿀렁하며 에너지 같은 걸 빨아들이고 있는데, 그럴수록 사람의 몸뚱이는 점점 더 말라붙고 초췌해졌다.

[놈은 이 마을의 모든 주민들을 양분으로 흡수할 생각이다.]

'양분?'

[그래, 언제까지 저 커다란 나무 몸뚱이로 있을 리가 없지 않나. 힘을 끌어모아 저 사샤라는 소녀의 능력을 완벽히 통제하게 된다면, 놈은 한 번 더 몸을 바꿀 거다. 그때가 진짜 악몽이지.]

쿵! 쿵! 쿵!

그사이 썩은 고목처럼 생긴 나무 몬스터가 시몬에게 달려들었지만, 즉시 시계추를 그리며 날아온 송장거미들이 이빨을 꽂아 넣으며 쓰러뜨렸다.

시몬의 고개가 나무 꼭대기로 향했다. 시야가 확대된 오른쪽 눈으로 보니, 상반신만 남은 피가로가 히죽 웃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시몬은 다시 한번 결심을 굳혔다.

'반드시 올라가서 저 낯짝을 날리겠어.'

그가 아공간에서 좀비를 꺼내 왼손에 낀 반지를 가져다 댔다.

"싸울 시간이야. 프린스."

쿠르르르릉!

하늘에서 검은 번개가 내리쳐 좀비의 형체를 까맣게 물들이더니, 이내 왕관을 쓴 귀족 같은 옷차림의 소년이 몸을 일으켰다.

[아, 넌 어째 날 부를 때마다 이러냐?]

프린스가 거대한 나무를 보며 헛웃음을 흘렸다.

시몬이 어깨를 으쓱했다.

"원래 히든카드는 중요할 때만 꺼내는 거니까."

[......오?]

그 한마디에, 프린스의 얼굴에 화색이 돌며 제자리에서 방방 뛰었다.

[그 말! 방금 그 말 멋있어! 히든카드! 내가 군단의 히든카드라 이거지?]

"그래, 그래. 출발하자."

피어의 본 아머를 입은 시몬이 망토를 휘날리며 달리기 시작했다. 프린스와 언데드들이 바로 그 옆을 따랐다.

[히든카드 나가신다!]

신이 난 프린스가 바닥을 박차고 뛰어올라, 커다란 나무 괴물의 몸통을 주먹으로 강타했다.

쩡!

괴물이 그대로 다른 식물형 몬스터들까지 박살 내며 날아갔다.

프린스가 휘파람을 불며 자신의 주먹을 보았다.

[힘이 더 세졌어! 너 신성연방 때보다 칠흑이 더 강해졌는데?]

"당연하지!"

시몬이 파멸의 대검을 휘둘러 떨어지는 흰 사과를 베어내며 말했다.

"그 학교에 버티고 있는데 안 강해질 수가 있나!"

시몬과 프린스를 중심으로 군단이 창처럼 군집을 이루어 돌격했다.

식물형 몬스터들이나 식물인간들은 모두 성녀의 힘이라기보단 사샤의 이능이 베이스가 되어 형성된 괴물들이다. 몬스터의 위험도로 치면 1~3급 수준이고, 군단의 전력이 더 강하다.

군단은 물밀듯이 전진해 들어갔다.

콰콰꽝!

[뚫었다!]

프린스가 주먹으로 식물형 몬스터들을 날려버리며 말했다. 이제 바로 앞에 나무뿌리가 있었다.

'까마득하네.'

시몬이 여기서 고개를 들었다. 거의 고개를 꺾듯이 해야 꼭대기까지 시야가 닿았다.

[시몬! 올라갈 거야?]

"잠깐만."

시몬이 스읍 숨을 들이마시며 파멸의 대검을 붙잡고는, 힘껏 나무를 향해 참격을 날렸다.

쩡!

나무에 커다란 검상이 생겼지만 역시 일격에 두 동강 내는 건 불가능했다.

잠시 후, 나무의 몸에 난 검상에 하얀 불꽃이 일어나더니 원래대로 돌아왔다.

'나무는 사샤의 본체. 성녀의 힘이 적용되고 있어.'

1학기의 성녀 사태 때, 시몬이 정화의 성녀 플레마를 상대해 본 바로는, 그녀는 온몸이 갈기갈기 찢겨도 백염과 함께 몇 번이고 부활했다.

즉, 나무의 몸체를 바로 베어내는 건 불가능하다. 유일한 방법은 나무를 타고 올라가서 피가로를 쳐내고, 사샤를 구해내는 것뿐이다.

섬 생존 평가 때 비슷한 경험을 한번 해본 적이 있으니 자신도 있었다.

'얕은수를 생각할 시간에.'

시몬이 나무 위에 오른발을 올렸다.

'앞으로!'

그리고 지면을 디뎠던 왼발을 들어 나무에 옮기며 파박 달려갔다. 그 뒤를 프린스와 스켈레톤들, 송장거미들이 뒤따랐다.

[앞만 신경 써라 소년! 군단화 언데드들은 내가 컨트롤하겠다!]

"든든하네요!"

시몬이 대검을 옆으로 기울였다. 나무 위에서 징그러울 정도로 많은 식물형 몬스터 떼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공간째로 베어내는 감각!'

쩌어어어어엉!

허공에 하얀 궤적이 그어지고, 그 사이에 겹쳐진 모든 몬스터들이 절단되어 떨어졌다.

[히든카드 펀치!]

프린스가 허공에 주먹을 내지르자, 칠흑으로 이루어진 충격파가 회오리처럼 뻗어 나가 몬스터들을 모조리 날려버렸다.

"그 말이 그렇게 마음에 들었어?"

[별로!]

탓!

타다다다다닷!

시몬과 프린스가 계속해서 검격과 펀치로 길을 뚫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더럽게 힘드네!'

직각까지는 아니었지만 경사 있는 나무를 두 발로 오르는 건, 역시 칠흑을 이용한다 하더라도 힘들었다.

'많아!'

게다가 나무를 타고 식물형 몬스터들이 끝도 없이 내려온다.

시몬이 다시 한번 베어버리려고 대검을 세워 드는 그때.

[힘을 아껴라 멍청이들!]

시몬의 얼굴을 가리고 있던 피어의 투구가 올라오더니 스켈레톤의 얼굴로 조립되어 쩌렁쩌렁한 외침을 토해냈다.

그러자 뒤따르고 있던 스켈레톤들과 송장거미들이 시몬과 프린스를 지나쳐 달려가 먼저 식물형 몬스터들을 공격했다.

"나이스, 피어!"

그사이 두 사람은 안전하게 전장을 빠져나갔다.

[얼마쯤 왔냐!]

프린스가 주먹을 휘둘러 충격파를 일으키며 말했다.

시몬이 몬스터를 걷어차며 대꾸했다.

"이제 전체의 20%쯤."

[악! 너무 길어!]

그때 두 사람이 달리는 정면으로 나뭇가지가 베베 꼬이듯 일어나더니 거기서 하얀 사과가 뿅 하고 열렸다.

"아."

시몬의 표정이 얼어붙었다.

천장의 큰 나뭇가지에서만 열리던 저 열매가, 이제는 몸통에서도 바로 뽑아낼 수 있게 됐다.

피가로가 점점 성녀의 힘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증거. 그가 성녀의 힘과 사샤의 능력에 완전히 적응하기 전에 쳐내야 한다.

투툭.

툭.

작은 사과들이 바로 시몬과 프린스를 향해 떨어졌고, 두 사람이 검격과 충격파를 일으켜 중간에서 파괴했다.

[우왓!]

프린스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사과가 두 사람의 공격에 파괴되자마자 세로 방향으로 기다란 기둥 같은 신성 폭발을 일으켰다.

거기에 부딪힌 프린스의 귀 한쪽이 날아갔다. 가슴에는 구멍까지 생겼다.

"괜찮아?"

[와 씨!]

프린스가 피를 토하며 휘청거렸다.

[너 아공간에 좀비 잔량은 충분해?]

"적어도 아홉 기는 있어."

[그럼 문제없지!]

프린스가 냅다 시몬의 앞으로 달려나가 떨어지는 흰 사과들을 끌어안았다. 이내 신성폭발이 일어나며 프린스의 몸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프린스가 소멸했고, 시몬은 바로 다음 좀비를 꺼내서 왼쪽에 낀 반지를 댔다.

쿠르르릉! 검은 번개와 함께 프린스가 다시 나타났다.

[근데 죽는 거 기분 더럽네!]

"......하하."

쉴 틈 없이 달렸지만 이제 전체 진행률의 30%.

피가로의 본체가 있는 꼭대기까지 도달하려면 지금의 세 배 이상은 더 가야 했다.

가야 할 길은 멀고, 슬슬 다리도 후들후들 떨리기 시작한다.

그래도.

'올라가야 해.'

시몬이 이를 악물었다.

'다른 생각은 하지 마. 무조건 끝까지 올라간다!'

시몬은 계속 달리면서 등 뒤로 손을 보내 마법진을 작동시켰다.

드디어 이 기술을 쓸 때가 왔다.

에메랄드빛 연기가 흘러나왔고, 반대쪽 아공간에서는 골렘의 핵을 꺼내 손에 쥐었다.

골렘의 핵과 에메랄드빛 연기가 합쳐지며 흑마법을 이루었다.

"나와라."

마침내 '블러드 골렘' 마법이 완성되며, 하늘로 솟구쳤다.

시몬은 걸음을 멈추고 초대형 아공간에서 20기의 스켈레톤을 꺼냈다. 그 스켈레톤 위로 청록빛 연기가 휘감는다.

<시몬 오리지널 - 친위대>

20기의 소환형 스켈레톤들이 청록빛 광채를 뿜어내며 망토를 휘날렸다.

[뭐야 뭐야! 저거 캡 멋있어!]

프린스가 흥분했다.

시몬은 숨을 헐떡이며 시야를 정면으로 좁혔다.

하얀 사과들이 떨어지고 있다.

탓. 타닷.

청록색 궤적을 그리는 친위대들이 총탄처럼 쏘아져 나가 검을 휘둘렀다.

사과들이 베어지며 폭발을 일으키고, 시몬은 그사이에 안전하게 달렸다.

스릉! 스릉! 스릉!

20기의 스켈레톤들이 '대쉬'를 이용해 가며 신출귀몰하게 움직였다. 마치 무수한 에메랄드빛 섬광이 시몬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

그들이 사과를 베고, 식물형 몬스터들을 쓰러트리며, 채찍처럼 날아오는 나뭇가지까지 전부 다 베었다.

"큭!"

그때 친위대 하나가 폭발에 휘말려 당했다. 친위대와 클라우드로 연결된 시몬은 거대한 통증을 느끼며 발을 헛디뎠다.

[뭐 해!]

덥석!

뒤에서 오던 프린스가 떨어지는 시몬의 손을 간발의 차이로 붙잡았다.

[정신 안 차려?]

그리고는 괴물 같은 힘으로 시몬을 위로 던져 버렸다. 시몬이 다시 칠흑을 일으켜 나무에 착 달라붙었다.

"땡큐! 프린스!"

[시끄럽고, 계속 가!]

여기서 떨어지면 끝이다. 지금 이 체력 상태로, 다시 처음부터 나무를 올라 꼭대기까지 가는 건 불가능하다.

'무조건 이 한 번으로 피가로를 잡아야 해!'

퍼억!

퍽!

두 기의 친위대가 더 당했다.

'끄으윽!'

전신의 근육이 서로 꼬이고 오장육부가 뒤틀린다. 친위대의 유일한 약점은 클라우드로 만들었기에 고통이 시전자에게 그대로 온다는 점이었다.

시몬은 간신히 견뎌내며 눈을 부릅떴다. 떨어지는 사과들을 좌우에서 날아온 청녹색의 검격이 베어버리는 모습이 보인다.

현재 남아 있는 친위대의 수는 10기.

"크으으으으!"

시야가 꿀렁거린다. 머리가 핑핑 돌며 온몸에서 불타는 듯한 고통이 범람한다.

하지만 달렸다. 계속 달렸다.

통증 정도야 무통의 저주, 인돌렌스를 쓰지 않아도 견뎌낼 수 있다.

사실 인돌렌스를 쓸 만큼 칠흑 상태가 좋은 것도 아니고.

[야! 정신 차려!]

가끔 멈칫하면, 프린스가 뒤로 와서 등을 밀어주었다.

덕분에 힘을 얻은 시몬이 다시 발을 딛고 달렸다.

'이제 40%!'

그때 프린스의 외침이 멀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시몬이 뒤를 돌아보자 프린스가 나무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이런!'

어느새 나무에서 튀어나온 줄기가 프린스의 발목을 잡아 공중으로 날려 보낸 것이다. 그가 중간에 다시 나무에 붙었지만, 프린스가 여기까지 오는 걸 기다려 줄 시간은 없다.

시몬은 먼저 달렸다. 친위대의 수가 6기로 줄어들었다.

"허억! 허억! 친위대 해제!"

남은 스켈레톤이 모두 정지하며, 클라우드가 공중으로 솟구쳐 다시 시몬의 마법진 안으로 들어왔다.

시몬이 숨을 헐떡이며 파멸의 대검을 휘둘렀다.

이제 남은 건 혼자뿐이다.

미친 듯이 대검을 휘둘러 흰 사과를 갈라낸다. 그리고, 나무의 중턱을 밟았다.

'남은 거리 절반!'

이제.

이제야 반을 왔다.

남은 칠흑 잔여량은 4% 정도. 마나 호흡으로 코어를 혹사해 칠흑을 만들고 있었지만, 코어가 과부화되어 잘 돌아가지 않는다.

터업.

한 발을 내디디고, 한 번을 휘두르는데 또 칠흑이 소모된다.

남은 체내의 칠흑량 2%

아직도 가야 할 길은 반이나 남았고, 위에서는 피가로가 비웃고 있다.

시야가 꿀렁인다.

몸이 한계를 속삭인다.

이 정도 왔으면, 할 만큼 했어.

사샤를 구해내지 못해도 이번만큼은 어쩔 수 없어.

그녀 또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할 거야.

다른 동료들도, 이쯤하면 최선을 다했다고 여겨줄 거야.

최선을.

'최선.'

최선이라는 말이 머릿속에 박혔다.

정말 이게 내 최선일까.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쏟아부은 걸까.

'아직 아냐.'

대검을 휘둘러 떨어지는 사과를 베어내며, 오른발을 내디딘다.

현재 진행도 50%. 남은 사샤와의 거리까지는 절반.

이 절반을 오르기 위해 해야 할 것.

한계의 선을 뛰어넘는다.

상식을 초월한다.

'끄집어내.'

모든 것을.

절반을 오르기 위해.

나머지 내 절반을.

'크으으!'

이제 남은 칠흑량은 정확히 0이 되었다.

몸에 거짓말처럼 힘이 빠져나가고,

탈력감이 전신을 지배한다.

하지만.

기어코 한 발 더 앞으로 내디딘다.

'나는......!'

필요한 건 단 하나.

'뭐든지!'

믿음.

나 자신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

'해낼 수 있다!'

화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지켜보던 피가로가 경악했다.

시몬의 눈이 금빛으로 물들고 텅 비어 있던 단전에 순백의 광채가 솟구쳤다.

끝은 새로운 시작.

0%에 수렴했던 칠흑의 자리에.

이제는 100%의 신성이 차오른다.

"흐아아아아!"

이제는 두 발에 신성을 일으켜 달리기 시작한다.

오른손으로는 대검을 휘두르며 왼손으로는 자신의 가슴을 짚었다.

<스트렝스>

<헤이스트>

<인듀어런스>

전신이 서로 다른 색깔의 축복으로 휘감기며 시몬의 속도가 더 빨라졌다. 상처가 난 부위에 손을 올려서 힐을 시전하며 달렸다.

기분이 좋아서 미칠 것 같다.

시몬은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을 느끼며 소리쳤다.

"따라오시죠 피어!"

[크하하하하하하하!]

시몬을 감싼 피어의 몸 또한 신성으로 뒤덮이며 광채에 휩싸인다.

[기다려라 애송이!]

무영의 망토는 눈부신 백색의 신성 망토로 변화하고 피어의 왼쪽 눈구덩이에는 새하얀 불꽃이 횃불처럼 화륵거리며 타올랐다.

[넌 정말 제정신이 아니다! 망자를 얼마나 모욕할 생각이냐!!]

정화의 성녀의 오른팔을 베어냈던 바로 그 신성 언데드의 상태로.

시몬과 피어가 동시에 파멸의 대검을 휘둘렀다.

쩌어어어어어어엉!

사과와 식물형 몬스터 따위가 일직선으로 베어 나갔다.

[어째서 네크로맨서 따위가!!]

이긴 줄 알았던 피가로가 발악하듯 소리 질렀다.

"말했을 텐데!!"

시몬이 오른발에 일으킨 신성을 짓밟으며 화살처럼 쏘아지듯 내달렸다.

"거기서 딱 기다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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