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333화
오늘은 세 번째 '방과 후 BMAT'가 시작되는 날.
시험을 치르기에 앞서, 카드의 네크로맨서 엔돌라스 보드빌이 대강당에 1학년 전교생을 초대했다.
곧 BMAT를 앞둔 상황을 생각한 건지, 소화되기 좋은 채소 위주의 간편식이나 힘을 북돋아 주는 음식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시몬과 7조 조원들도 원탁에 둘러앉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다들 안녕하세요?"
불청객이 나타났다.
비단 같은 상앗빛 머릿결을 흩날리며 다가온 그녀는 마치 자기 집 안방인 마냥 당당하게 빈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세르네 아인다르크!'
"헤헤."
세르네는 메이린을 등진 채, 두 손으로 꽃받침을 만들어 턱을 올리고는 시몬이 식사하는 모습을 빤-히 바라보았다.
'......체하겠네.'
물론 시몬은 부담스러웠다.
"뭐야? 너."
그때 메이린이 도끼눈을 뜨며 말했다.
"저리 꺼......!"
"메이리이인~!"
세르네가 즉시 몸을 돌려 메이린에게 철썩 들러붙었다.
"세리는 메이린이 너무 보고 싶었엉!"
"아이 씨, 저리 꺼지라고!"
메이린이 오만상을 찌푸리며 그녀를 밀어냈다.
세르네가 입술을 삐죽이며 짐짓 삐진 체를 했지만, 상대가 메이린이라 분노만 부를 뿐이었다.
"흥."
세르네가 다시 고개를 돌려 예쁘게 웃는 얼굴로 시몬을 보았다.
"시몬도 그동안 잘 지냈죠?"
"분위기 잡치지 말고 니네 자리로 가라고!"
메이린이 벌떡 일어나 외쳤다.
"싫어 싫어~ 우리반 애들 재미없어! 세리는 여기 있을 거야!"
"......."
메이린의 분노 수치가 절정에 이르려는 순간, 세르네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나랑 잠깐 이야기 좀 해."
"하, 내가 왜? 꺼지라고!"
벌써 세 번째 축객령이었다.
세르네가 뚱한 표정을 짓더니 등을 돌려 세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러곤 슬쩍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여러분! 제가 재미있는 이야기 해드릴까요?"
"뭔데?!"
재미있는 이야기란 말에, 쥐죽은 듯이 있던 딕이 즉각 반응했다.
"메이린의 어린 시절 스토리가 궁금하지 않아요? 지금과는 성격이 완전 딴판이었어요!"
"야!!"
메이린의 얼굴이 시뻘게졌지만 세르네는 신경도 쓰지 않고 말했다.
"제가 처음 상아탑에 들어갔을 때, 꼬마 메이린이 저를 보자마자 막 달려와서는......."
덥석!
뒤에서 메이린이 세르네의 입을 가린 다음, 반대쪽 손으로는 그녀의 교복 뒷덜미를 붙잡고 질질 끌고 갔다.
"으읍! 읍! 읍!"
세르네는 질질 끌려가면서도 시몬에게 우아하게 손을 흔드는 걸 잊지 않았다. 시몬도 애써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렇게 메이린과 세르네는 대강당을 빠져나와 마주 보고 섰다.
"뭐! 뭐! 무슨 이야기? 쓸데없는 거면 가만 안 둬!"
"아~ 다른 게 아니라."
세르네가 다시 애교 섞인 목소리로 돌아왔다.
"시몬이 우리 상아탑에 들어오면 어떨까 해서."
메이린이 미간을 좁혔다.
"갑자기 뭔 헛소리야?"
"협조를 부탁하는 거야! 너랑 시몬은 같은 반에 같은 조니까 가깝잖아. 이번에 같이 공성전도 간다며?"
"아하."
메이린이 냉소했다.
"어르신들이 요즘 많이 쪼나 봐? 그건 졸업한 뒤에 시몬이 선택할 일이고."
"그러니까 그 선택을 우리가 조금 더 쉽게 해주잔 거지!"
메이린의 눈썹이 치켜떠졌다.
"X까는 소리 그만하시고요. 내가 너 좋은 일을 왜......."
"그 반대지."
갑자기 세르네의 목소리가 진지해졌다. 그녀가 싱긋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
"상아탑에서 특례 1번 학생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지? 시몬을 상아탑에 데려올 수 있다면, 어르신들이 널 보는 눈도 바뀌지 않을까?"
"......."
"나도 못 한 일을, 메이린 네가 해낸 거야. 안 그러니?"
메이린의 표정이 살벌해졌다.
"너 진짜 죽......!"
그때 대강당에서 와아아아! 하는 거대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두 사람의 고개가 돌아갔다. 대강당 연단에 '엔돌라스 보드빌'이 걸어오고 있었다.
"운 좋은 줄 알아."
메이린이 등을 돌려 걸어갔다. 세르네가 그녀의 등에 대고 말했다.
"세리의 제안! 잘 생각해 줘!"
"꺼져!!"
메이린이 뛰어서 자리로 돌아오는 사이, 언벨런스한 광대복 차림의 엔돌라스가 확성 수정구를 들고 말하고 있었다.
"1학년 학생 여러분! 게임은 재밌게 즐기고 계십니까?"
"네에!!"
"최고예요!"
"시험 같지 않아요!"
학생들의 쏟아지는 칭찬에, 엔돌라스도 무척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손을 흔들었다.
"보시오 아론 교수! 다들 이렇게나 반응이 좋지 않소!"
그가 학생들을 통제하러 온 아론의 팔꿈치를 툭툭 치며 은밀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 게임은 시험이 아니라 예술이오! 이렇게 된 거 시험을 딱 하루만 더 늘리는 건......."
"죄송하지만 불가능합니다."
아론이 냉정하게 말했다.
"이후의 일정도 촉박합니다. 더 이상은 학생들에게 부담이 됩니다."
"에잉, 쯧쯔!"
엔돌라스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혀를 찼다.
"참으로 엔터테인먼트를 모르는 양반일세! 내가 키젠에 하루 이틀 협조해 준 것도 아닌데 이리 딱딱하게 굴 거요?"
"저는 권한이 없습니다. 제인 교수님이 복귀하면 여쭤보시는 게."
"그 레이디는 말이 안 통하오."
천하의 엔돌라스도 제인의 이야기가 나오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론은 손목에 찬 시계를 확인하고는 말했다.
"슬슬 마무리하시죠. 학생들도 BMAT 전에 미리 자리에 가 있어야 하니."
"크흠! 나도 알고 있소!"
엔돌라스가 확성 수정구를 들고 입을 열었다.
"자! 키젠 학생 여러분! 잠시만 주목해 주십시오!"
왁자지껄하게 떠들던 학생들의 목소리가 빠르게 줄어들었다.
"공지사항이 있습니다! 이번 게임에서는 새로운 요소가 하나 추가될 예정입니다!"
그 말에 학생들의 표정이 하나같이 굳었다.
"윽, 또 뭔데?"
"불안하네."
그간 키젠에 지내면서 경험한바, 이런 종류의 이야기는 대부분 좋은 소식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다들 시험에 대한 계획과 전략을 세워뒀으니, 새로운 변수가 달가울 리 없었다.
"그건 바로!"
엔돌라스가 두 팔을 번쩍 들었다. 옷 소매에서 나온 카드들이 촤르르륵 소리를 내며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펑!
퍼벙!
그러자 카드들이 무수한 선물상자로 변해 탑처럼 쌓이기 시작했다.
"이번 게임은 전보다 더 많은 선물들이 걸려 있단 말이었습니다!"
와아아-!!
대강당에서 파도 같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엔돌라스! 그는 신이야!"
테이블에 올라간 딕은 입에 거품을 물며 함성을 질렀다.
"하하하! 감사합니다! 조금 진정하시고."
엔돌라스가 가슴에 손을 올렸다.
"나는 언제나 모험을 사랑하는 아이들의 편입니다! 빡빡한 공부를 강요하는 보통의 어른들과는 다르지요!"
그렇게 말하며 엔돌라스는 아론 쪽을 흘겨보고 있었다. 아론은 무표정을 유지한 채 앞만 보는 중이었다.
"흠흠! 아무튼 이렇게 푸짐한 상품 중에서도 베스트 오브 베스트! 오늘 시험에 걸려 있는 가장 위대한 상품 두 가지를 공개하겠습니다!"
방금 엔돌란스가 카드로 만든 선물상자 무더기는 두 쪽이었다.
그중에서 왼쪽 무더기 꼭대기에 있는 상자가 열렸다.
"첫 번째 위대한 상품은 바로!"
화아아악!
상자의 뚜껑이 열리며 검은 불꽃이 일어났다.
-끼이이이이이!
그 안에서 나타난 건, 다름 아닌 검은 불꽃을 몸에 두른 새였다.
검은 새가 대강당을 자유롭게 날아다니자 곳곳에서 재가 떨어졌다. 학생들이 놀라며 자신의 접시를 지켰다.
"첫 번째 상품은 말이 필요 없는 희귀 언데드! '데스 피닉스'입니다!"
검은 새가 엔돌라스의 왼팔 위에 앉아 소리를 냈다.
-끼이이이이이이!
학생들의 눈이 번쩍였다.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같은 생각을 했다.
가지고 싶다!
"저 귀한 언데드를 학생한테 주는 거야?"
"대박이긴 하네."
벌써부터 장내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 기세로 바로 두 번째 상품까지 공개하도록 하지요!"
이번엔 오른쪽 선물상자 더미의 꼭대기에 있는 은빛 선물상자가 열렸다. 새까만 칠흑이 쏟아져 나오며 그 안에서 지팡이가 튀어나왔다.
지팡이는 보랏빛의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끝부분에는 삼각형의 눈과 이빨이 달려 있었다. 그것은 사람처럼 킬킬킬 소리를 내며 웃고 있었다.
그 지팡이는 스스로 선물상자에서 벗어나 하늘을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꺄아아아!"
학생들이 놀라서 자세를 낮추었다.
지팡이는 자기 멋대로 대강당을 활보하며 저주를 무차별적으로 쏘아 보냈다. 저주에 맞은 학생들은 대머리가 되거나, 꼬리가 달리거나, 사랑에 빠져서 옆 사람을 끌어안기 시작했다.
"뭐야 이게!"
혼란에 빠진 학생들을 보며 지팡이는 즐거운 듯 낄낄거리다가, 공중에서 선회하여 엔돌라스의 오른손 안으로 들어왔다.
"두 번째 상품은 '자율 행동 지팡이' 아렐델루입니다! 오늘 상품들의 주인이 될 두 명의 학생이 탄생하겠군요!"
그 말에 학생들의 표정이 극도로 진지해졌다.
"타이밍 좋네."
메이린의 말에 시몬이 고개를 돌렸다.
"뭐가?"
"아니, 생각해 봐. 저렇게 대단한 상품은 규모가 크거나 어려운 게임에 걸어놨겠지. 둘 중 하나는 공성전에 걸려 있지 않을까?"
그 말을 들은 딕이 테이블을 탕탕 쳤다.
"맞네 맞네! 적어도 둘 중 하나는 30명이나 들어가는 게임에 줘야지!"
카미바레즈가 아쉬운 듯 손을 꼼지락거렸다.
"저, 저도 여러분이랑 같이 가고 싶었는데...... 죄송해요."
"아냐 카미! 개개인의 카드 조합을 맞추는 게 더 중요하니까."
연단 위의 엔돌라스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20분 뒤에 방과 후 BMAT를 시작하겠습니다! 흩어져도 좋습니다!"
* * *
시험 시작 20분 전.
흥분한 학생들은 우르르르 대강당을 빠져나갔다.
시몬과 딕, 메이린도 카미바레즈와 헤어진 뒤에 키젠 교정을 달리고 있었다.
"긴급사태야!"
딕이 두 사람을 지름길로 안내하며 말했다.
"오늘 엔돌란스의 발언으로 공성전 경쟁이 더 빡세질지도 몰라!"
시몬도 고개를 끄덕였다. 대형 상품을 손에 넣기 위해 공성전으로 사람들이 몰릴 건 불을 보듯 뻔했다.
"뭔가 계획 있어?"
"계획까진 아닌데, 공성전 카드는 성벽 어딘가의 랜덤한 위치에 생기거든? 그러니까 셋으로 흩어져서 찾아보자."
딕은 아공간에서 폭죽을 꺼냈다.
먼저 카드를 찾은 사람이 이 폭죽을 신호탄으로 써서 위치를 알려주자는 계획이었다.
이야기를 들은 시몬이 반론을 펼쳤다.
"그러면 우리 말고도 다른 얘들도 올 것 같은데."
"맞아 이 멍충아! 성벽에 뜬금없이 폭죽이 터지면 눈치채겠지!"
"흐흐흐, 걱정 마셔!"
딕이 시몬과 메이린에게 파란색 폭죽을 내밀었다. 두 사람은 일단 그걸 받았다.
"더미를 잔뜩 터뜨리면 돼."
그렇게 말한 딕이 이번엔 아공간에서 한 뭉치의 녹색 폭죽을 꺼냈다. 딕의 의도를 깨달은 시몬이 씩 웃었다.
"역시 딕!"
잔머리는 이 녀석을 따라올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이 짝! 소리가 나게 하이파이브했다.
잠시 후 그들의 시야에 드높은 키젠 성벽이 보였다.
"이쪽은 내가 맡을게!"
딕이 폭죽을 품에 안고 하수인에게 달려가며 소리쳤다.
"시몬은 동쪽으로! 메이린은 서쪽으로!"
"알았어!"
"응!"
시간이 별로 없었다. 두 사람도 바로 좌우로 갈라졌다.
"콘 형님! 일생일대의 부탁 하나만 할게요!"
"......딕? 곧 BMAT 시작하는데 무슨 일이야?"
딕은 본인의 하수인 인맥을 이용했다. 지나가던 하수인들에게 폭죽을 나눠주고, 게임이 시작하면 적당한 시점에 터뜨려 달라고 부탁했다.
한편 시몬도 '더미용'인 녹색 폭죽을 몇 개 품에 안고 달렸다. 그의 시선이 가슴에 꽂은 엔돌라스의 카드로 향했다.
[시험을 시작합니다!]
[다음 학생과의 교전에서 승리하면 1점을 추가 부여합니다.]
[덴반 아리나.]
'시작이다!'
시몬이 성벽을 따라 달리면서 해골 모양 배지로 보이는 피어의 분신을 툭툭 두들겼다.
'피어! 피어!'
잠시 반응이 없던 피어의 분신의 눈에 빛이 들어왔다.
[음? 뭐냐 소년?]
'저 좀 도와주세요! 같이 성벽 좀 봐주면서 카드 좀 찾아줘요!'
[크흐흐! 별 시시한 시험 따위로 나를 깨우다니!]
시몬이 얼른 덧붙였다.
'데스 피닉스라는 희귀 언데드가 걸린 시험이에요.'
[소년! 이쪽에서는 성벽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서둘러라!]
바로 태도를 전환하는 피어를 보며 시몬은 속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피어의 분신을 떼어서 아예 어깨 쪽에 달았다.
[흠.]
피어의 분신이 말했다.
[일단 뒤에서 날아오는 것부터 피해야 할 것 같다만.]
'네?'
시몬이 뒤를 돌아보기 무섭게, 하늘에 새까만 전격의 창이 내려오고 있었다.
콰르르릉!
그가 식겁하며 몸을 던져 피해냈다. 전격의 창이 내리꽂힌 주위가 새까맣게 물들었다.
시몬이 뒤늦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윽, 사람 엄청 많아!'
학생들이 성벽 주위를 달리면서 서로 흑마법을 쏘아대고 있었다. 벌써 공성전 참가를 두고 경쟁이 펼쳐진 것이다.
[소년! 저런 잔챙이들 일일이 상대해 줄 시간은 없다!]
'알겠어요!'
시몬은 곧장 앞으로 달리면서 날아오는 흑마법을 미꾸라지처럼 피해 다녔다.
곳곳에서 폭발하는 소리가 들리고, 하늘에서는 딕의 폭죽이 펑펑 터져 나오고 있었다.
'진짜 시작부터 정신 하나도 없...... 응?'
시몬의 고개가 위로 올라갔다.
방금 폭죽 소리가 조금 달랐다.
파아아아앙!
하늘에서 파란색 폭죽이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저 방향은 메이린 쪽이야. 빨리 찾았네!'
촤아아악!
시몬이 즉시 브레이크를 밟으며 미끄러지더니, 등을 돌려 역방향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뒤에서 달려오고 있던 두 학생은 화들짝 놀라며 전투 자세를 취했다.
"흡!"
"해보잔 거냐!"
뒤에서 스켈레톤의 뼛조각들이 날아와 시몬의 몸에 본 아머를 입혔다. 시몬이 성벽으로 훌쩍 뛰어올랐다.
'스켈레톤의 인력으로 버티면서!'
탓!
시몬은 그대로 성벽을 타고 내달리기 시작했다. 두 학생이 휘둥그레진 눈으로 시몬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았다.
'좋아. 이대로 계속!'
시몬은 파란 폭죽이 터진 방향으로 온 힘을 다해 달렸다.
그 와중에도 하수인들이 터뜨리는 녹색 폭죽이 하늘을 녹색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하지만.
'여, 역시 이렇게 달리니 힘든데.'
다른 학생들을 상대하지 않는 건 좋지만, 성벽을 따라 달리는 건 상당히 힘겨웠다.
그때 시몬의 머릿속에 어떤 괴물이 떠올랐다.
발터 교수의 마탄사격장 지하에서 본, 벽과 천장을 자유자재로 돌아다니던 그 네 발과 네 다리의 키메라가.
'그 괴물대로라면.'
시몬이 아공간에서 스켈레톤을 더 꺼냈다.
딸칵. 딸칵.
본 아머의 뼛조각들이 공중으로 두둥실 떠오르더니 재조립을 시작했다.
스켈레톤 여덟 기를 이용해 일시적으로 네 개의 다리를 만들고 몸체는 모여서 하나의 중앙을 이룬다.
'이런 느낌인가?'
마치 뼈로 만든 네발 거미 같은 모습이 되었다. 물론 스켈레톤 본연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조립이었기에, 덜컹거리며 금방이라도 결합이 풀리려 했지만.
[서로 붙잡아!]
시몬의 절대명령으로 무너지는 것을 막았다. 거기에 가장 중요한 다리 관절 부위는 시몬의 클라우드로 대체했다.
'됐어!'
시몬이 그 위에 훌쩍 올라탔다. 스켈레톤 거미는 팔다리를 파바박 움직이며 놀라운 속도로 성벽을 주행했다.
성벽 아래에서 달리던 학생들이 뭔가 싶어서 고개를 들었다.
"해, 해골 거미?"
"저건 또 무슨 언데드야?"
누구보다 빠르게 이동하는 시몬의 시야로, 마침내 성벽에 붙어 있는 카드가 보였다.
벌써 몇 명 학생들이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이제 곧 15명 제한이 다 찰 것 같았다.
'뛰어!'
학생들도 시몬을 보고는 더욱 속도를 내서 기어오르고 있었지만, 거미 스켈레톤이 더 빨랐다.
스켈레톤이 훌쩍 뛰어올라 시몬과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새로운 게임에 진입합니다.]
[1명 수성팀 입장.]
[수성팀 (15/15) 전원 입장.]
간발의 차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