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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431화 (431/934)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431화

시몬은 컵에 담긴 따뜻한 우유를 내려놓고는, 책상 위에 수북한 편지 중 한 장을 뜯어보았다.

-놀자.

성의 없는 내용, 삐뚤빼뚤 엉망인 악필. 당연하지만 딕의 편지였다.

시몬은 그 편지를 내려놓고 다음 편지들을 차례대로 뜯었다.

-너네 집 놀러 가도 됨?

-놀자.

-놀자.

-답이 없으면 닥치고 쳐들어가겠다!

-놀자!

어지간히 심심했던 모양.

시몬은 바로 깃펜을 들어 답장을 썼다.

신년은 가족들끼리 보내기로 했고, 나중에 메이린과 카미바레즈와도 일정을 조율해서 입학 전에 다 같이 놀러 가자는 내용이었다.

'개학 전에 한 번 만나면 좋을 텐데.'

2학년부터는 전공제다.

시몬은 소환학과에 들어갈 예정이다. 메이린은 칠흑역학과, 카미바레즈는 혈류학과. 딕의 경우는 100%는 아니지만 맹독학과를 생각하는 것 같았다.

다른 학과생이 되어 뿔뿔이 흩어지면, 예전의 A반 7조처럼 자주 만나지는 못할 것이다. 시간이 있을 때 조금 더 같이 있고 싶었다.

'그럼, 다음 편지.'

시몬은 가장 앞에 놓여 있는 리본 달린 소녀 감성의 편지봉투를 집었다.

작은 캐릭터 그림까지 그려 넣은 걸 보니 카미바레즈가 보낸 게 확실했다.

-시몬! 저는 아빠를 따라 뱀파이어의 도시 '투제란'에 와 있어요!

카미바레즈의 작고 앙증맞은 필체가 보인다.

-이곳은 노을이 정말 예뻐요. 마력 촬영기는 없어서, 대신 그림으로 그려서 보내 드릴게요.

샤락.

뒷장을 넘기니 카미바레즈가 직접 그린 풍경화가 보였다.

엄청나게 잘 그린 건 아니어도, 석양이나 오렌지빛 바다 등 포인트가 확실했다. 카미바레즈의 정성이 곳곳에 깃들어 있었다.

어쩐지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끼며, 시몬은 다음 편지봉투를 들었다.

이번엔 메이린 특유의 정갈하고 귀족스러운 필체가 보인다.

-또 그 '왕재수'와의 내기에서 졌어. 난 지금 랭거스틴 대극장에 와 있어.

또 상아탑에서 세르네와의 내기에서 패배한 모양이다.

-이번에도 대극장에서 공연하라는 게 왕재수의 조건이야. 근데 여기서 누굴 봤는 줄 알아? 세이위르! 기억나?

시몬이 턱을 짚었다.

세이위르. 세이위르.

누구더라?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넷이서 중립지대에 '파견 평가' 갔을 때! 지가 요원이라면서 뻥 치고 우리를 데리고 다녔던 그 거짓말쟁이 말야!

아, 기억났다.

그 입만 산 환상능력자.

-그 사람이 지금 랭거스틴의 대스타가 되어 있어! 믿어져?

세이위르는 암흑연합으로부터 징계를 받아 네크로맨서로서의 커리어는 완전히 끝났다.

하지만 메이린의 편지를 보니, 극장배우로서 새로운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는 것 같았다.

전투능력은 몰라도 입담과 쇼맨십은 확실한 사람이었으니까.

앞으로도 잘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시몬은 편지를 내려놓았다.

그런데 7조 조원 세 사람의 편지 말고도, 편지가 몇 장 더 남아 있었다.

'이건 누가 보낸 거지?'

"시몬!"

아래층 거실에서 어머니 안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밥 먹으러 내려오렴!"

"네, 지금 갈게요!"

* * *

찹찹찹!

찹찹!

시몬이 거실로 내려오자, 하양이와 까망이는 벌써 안나가 만들어준 특식을 찹찹거리며 먹고 있었다.

닭고기를 삶아 만든 특식이었는데, 얼마나 맛있는지 먹으면서 '에옹 에옹~' 소리를 냈다. 순식간에 한 그릇을 다 비워냈다.

-야옹!

-냥!

고양이들이 항의하는 듯한 시선으로 시몬을 노려보았다.

-왜 지금까지 이런 맛있는 걸 주지 않은 거야?

-나빴어!

고양이들이 짜리몽땅한 앞발로 시몬의 다리를 툭툭 때렸다. 그러다 집에 작은 벌레라도 발견했는지, 자기들끼리 흥분하며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엄마."

안나가 애정이 듬뿍 담긴 눈으로 시몬을 보았다.

"왜 그러니 아들?"

"......점심치고는 너무 많은데요."

도저히 점심 식사라고 보기 힘든 구성. 식탁에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음식들이 한가득했다.

오늘도 식탁은 무게에 비명을 지르며 상다리를 혹사당하고 있었다.

"신성연방에서 고생했잖니? 많이 먹고 기력을 보충하는 것도 중요해!"

"그, 그럼 잘 먹겠습니다."

그렇게 시몬은 밥을 먹으면서 다음 편지도 뜯어보았다.

핑크색 귀여운 편지지였다. 당연히 카미바레즈의 취향이라고 생각했지만, 다른 사람이었다.

-시몬 오빠에게.

편지의 첫 마디만 봐서는 아직 누구인지 모르겠다.

시몬이 아랫줄을 읽으려는데, 마침 리처드도 부엌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의 시선이 자연히 시몬의 편지로 향했다.

"하하!"

그러고는 다 안다는 표정으로 웃음을 흘리며 시몬의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역시 내 아들이야. 방학 중에 여자애한테 편지도 받고."

"아, 아버지!"

시몬이 얼굴을 붉혔다.

"이건 누구 편지냐? 메이린? 아니면 카미바레즈?"

"그 두 사람은 아녜요. 저도 누가 보냈는지 잘 모르겠어요."

리처드가 흠- 하고 진지하게 턱을 쓸었다.

"그래. 가끔 헷갈릴 때가 있지. 하지만 말이다, 시몬. 가끔 기억이 안 나는 레이디가 친한 척을 해도, 아주 가끔은 레이디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도, 무조건 침착하거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 레이디의 이름과 정보를......."

텅-!

리처드가 선 채로 딱딱하게 굳어졌다. 그의 머리카락이 몇 가닥 공중에서 휘날리고 있고, 뒤편의 벽에는 포크가 틀어박혀 있었다.

"애한테 참 좋은 걸 가르치네요?"

주방에서 안나가 안광을 번뜩이며 고개를 내밀었다.

"흠흠! 여, 여보! 아직 현역시절 실력 안 죽었구만!"

리처드가 재빨리 농담으로 무마하려 했지만.

"당신도 개시절 버릇 아직 못 버린 것 같은데요."

안나를 상대로는 택도 없었다.

오늘도 리처드가 탈탈 털리는 모습을 지켜보며, 시몬은 뜯은 편지를 마저 읽었다.

-시몬 오빠. 나 사샤야! 깜짝 놀랐지? 카미 언니에게 졸라서 편지 보낼 주소를 알아냈어. 전에 펜타모니엄에서 만났을 때 그것부터 물어봤어야 했는데. 깜빡했지 뭐야!

'사샤구나!'

중립지대에서 시몬이 구출해, 현재 펜타모니엄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소녀.

내년에 키젠 특례 신입생으로서 입학이 확정되어 있다.

-나 그동안 키도 많이 컸고, 흑마법도 잘 쓸 수 있게 됐어! 내년에 펜타모니엄에서 퇴원하면 정식으로 키젠에 들어갈 수 있을 거야. 그땐 잘 부탁드려요? 선배님.

선배님이라니.

시몬은 심장이 쿵쿵 뛰는 것을 느꼈다. 이제 정말로 키젠에서 선배님이라는 말을 듣게 되는 날이 왔구나.

-시몬 오빠랑 카미 언니랑 다 같이 키젠에 다니게 된다니! 상상만 해도 너무 기뻐. 내년에도 잘 부탁해! 해피 뉴 이어!

마지막 장을 넘기자, 마력 촬영기로 촬영한 사샤의 사진이 보였다. 환자복을 입고 있었지만 키가 몰라보게 컸고 얼굴도 훨씬 더 말쑥해졌다.

과거의 고통과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떳떳하게 살아가는 사샤의 모습을 보니 어쩐지 마음이 찡했다.

'자, 그럼.'

시몬이 다음 편지봉투를 들어 올렸다.

'마지막 편지는 누굴까?'

바스락 소리와 함께 봉투를 열어보니, 그 안에 또 봉투가 있었다. 그 봉투를 여니 또 봉투가 있었다.

'이건 무슨 장난...... 어?'

시몬의 눈이 급격히 커졌다.

왕가의 문장!

마지막 편지봉투에는 드레스덴 왕가의 문장이 그려져 있었다.

'누구지?'

갑자기 긴장감이 확 밀려들었다. 시몬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편지지를 펼쳤다.

-존경하는 시몬 선배님께.

또 선배님이라니.

시작부터 사람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마법의 단어였다.

-고강하신지요. 저는 드레스덴 왕국의 몰리 공주라고 합니다. 기억하시는지요? 편지봉투를 번거롭게 해서 죄송합니다. 선배님의 영지는 볼드윈 왕국 소속이라 조금 주의를 기울였답니다.

역시 이 사람이었다. 드레스덴 왕국의 막내 공주.

시몬이 면식이 있는 공주는 대륙에 한 사람뿐이었으니까.

"오, 시몬."

리처드가 제법이라는 듯 웃었다.

"이 아비가 모르는 사이 일국의 공주님까지 홀린 게냐? 알고 보니 나보다 더......."

"리처드?"

안나의 사나운 눈빛에, 리처드가 즉시 입을 다물었다.

시몬은 다시 편지를 보았다.

-쑥스럽지만 아바마마의 키젠 입학 허락이 떨어져서 이렇게 연락을 드리게 되었어요! 허락이 떨어지는 순간, 제일 먼저 떠오르는 분이 시몬 선배님이었답니다!

편지를 읽어보니 몰리 공주도 네크로맨서로서의 재능이 상당히 뛰어난 모양이었다.

시몬은 편지를 쭉쭉 읽어내려가다가 마지막 부분에 다다랐다.

-만약 선배님도 랭거스틴에서 키젠으로 출발하신다면, 교과서 구매를 조금 도와주실 수 있으실까요? 저는 아무것도 몰라서요. 아, 무리한 부탁이었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시몬이 쓰게 웃었다.

상식적으로 어떻게 공주님의 부탁을 거절하겠는가.

다만 2학년과 1학년의 입학일은 상이하다고 들었다. 시몬은 그 점을 언급하며 일정이 확실해지면 기꺼이 도와주겠다고 답장하기로 했다.

"역시 드레스덴 왕국이 영리해."

리처드가 시몬의 편지를 훑어보고는 말했다.

"미래의 권력자를 알아보고 행동이 빨라. 우리 볼드윈 왕국은 언제쯤 움직일 건지."

식탁에 앉은 안나가 리처드를 보며 물었다.

"왕국에 대한 애국심도 있었어요?"

"고향이라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지."

시몬이 민망한 얼굴로 머리를 긁적였다.

"그, 그냥 교과서 같이 봐달라는 부탁인데. 두 분 다 너무 확대해석하시는 거 아녜요?"

그 말에 리처드가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안나는 그저 귀엽다는 듯 아들의 팔뚝을 가볍게 쳐주었다.

* * *

해피 뉴 이어.

시몬은 새해를 고향 레스힐에서 가족들과 오붓하게 지냈다.

중간에 헤르세바의 능력으로 피어를 불러들여 경과를 들였는데, 순조로운 마무리 단계라고 했다. 결과 보고는 개학 후 피어의 유적에서 듣기로 했다.

시몬은 물 맑고 공기 좋은 레스힐에서 혹사당한 몸과 코어를 휴양하며 컨디션을 올리는 데 집중했다. 며칠 동안은 아무것도 안 하고 온종일 잠만 잤다.

그렇게 컨디션이 정상 궤도에 오르자, 다시 '혼돈'의 훈련을 시작했다.

혼돈은 칠흑계의 클라우드와, 신성계의 성혈을 합쳐야 만들 수 있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시몬 오리지널.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었다.

강적을 상대로 변수 창출에는 효과적이나, 안정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소환수인 '카오스 리퍼'는 마법진의 혼돈의 양이 떨어지면 술사를 배신.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모조리 베어버리려 한다.

"전투에서 '계산이 선다'는 건 아주 중요하단다. 시몬."

리처드가 말했다.

"지금의 네 '카오스 스피어'의 위력이 0에서 1,000이라고 하자. 최대치가 높은 건 좋지만, 만에 하나 전투 중에 '0'이 떴을 때 네가 짊어지는 리스크는 지나치게 커. 어쩌면 꽝을 뽑은 대가가 네 목숨일 수도 있다."

시몬이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휙휙 끄덕였다.

"그래서 이번 방학훈련의 목적은, 혼돈을 '0~1,000'이 아니라, '100~1,000'으로 만드는 거다. 꽝이 없는 뽑기를 목표로 하는 거지. 최댓값이 줄어들더라도 최소한의 위력은 가져가는 게 운용 면에서 효과적일 게다."

"알겠습니다!"

혼돈 마법을 정립하기 위해선 칠흑과 신성, 양쪽 모두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래서 리처드와 안나 모두의 도움을 받았는데, 두 사람의 의견이 조금 갈렸다.

"딱 최소한의 리스크만 챙기고 위력에 올인하는 게 최고지."

"아니에요. 시몬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안정성을 더 높이는 게 중요해요."

두 사람이 클라우드와 성혈의 비율을 놓고 부부 싸...... 아니, 토론하고 있었다.

"여보. 전장에서는 일격에 적의 목을 베는 게 최선의 안전이야. 여지를 두고 싸움이 길어지면 시몬이 더 위험해져."

"당신이 그렇게 무리하다가 내가 구해준 게 몇 번인지 잊었어요? 모 아니면 도가 아니라, 완성도 높고 결점 없이 잘 밸런스 잡힌 힘이야말로 진정한 강함이에요."

......혼돈은 제 기술인데요.

라는 말은 입가에서 맴돈 채, 시몬은 그저 웃는 얼굴로 두 사람의 신경전이 끝나길 기다렸다.

그렇게 내려진 결론.

혼돈은 마구 남발할 만한 기술은 아니고,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평소처럼 흑마법과 백마법에 의존하는 게 현명하다.

혼돈은 강적을 상대로 변수를 만들어내야 할 때 사용.

그 대신 한번 사용하면 확실하게 이길 수 있을 만큼 스펙 자체를 크게 올리기로 결정했다.

리처드와 안나는 클라우드와 성혈. 그리고 혼돈의 수식을 보완해 주었다. 처음 시몬이 만들었던 때보다는 마법이 많이 무거워졌지만.

<카오스 스피어>

시험 삼아 날려본 보랏빛 창 한 자루가 주위의 나무들을 분쇄하는 모습을 보며 시몬은 감격했다.

"이걸로 할게요!"

그렇게 방학 동안 시몬이 산의 작은 별장에서 신기술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그때.

"시몬, 손님이 왔다."

리처드가 직접 시몬을 데리러 왔다.

"갑자기 손님이요? 누군데요?"

"네가 직접 가서 확인하는 게 낫겠구나."

그의 표정은 살짝 긴장감에 차 있었다.

시몬은 바로 산을 내려와 집을 향해 달려갔다.

그런데 집에 가까워질수록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주위의 나무나 바위 따위가 공중에 둥둥 떠 있었다.

쏴아아아아-

심지어는 이상한 물고기가 공중에서 유영하고 있었다. 마치 바다에서 헤엄치는 것처럼.

'몬스터?'

시몬이 칠흑을 일으키려 하자, 리처드는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린 채 고개를 저었다.

"그냥 가자꾸나."

이내 집에 도착했다. 시몬이 급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자, 식탁에 웬 거인처럼 커다란 남자가 앉아 있는 뒷모습이 보였다.

으적! 으적! 안나가 준비해 준 음식을 게 눈 감추듯이 먹어 치우고 있었다.

"왔구나, 시몬."

안나도 조금 놀란 표정이었다. 시몬이 다가가 입을 열었다.

"저를 찾으셨다고 들었습니다."

탕!

남자가 뼈만 남은 접시를 내려놓았다. 이제는 물통을 들어 벌컥벌컥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크하.

이제 좀 살겠다는 듯, 꺼억 하고 트림까지 한 그가 배를 두들겼다.

그러고는 비로소 뒤를 돌아보았다.

"정말 오랜만이군! 잘 지냈나?"

그를 본 시몬의 눈이 급격히 커졌다. 동시에 입가에 환한 웃음이 걸렸다.

"파, 판타서스 회장님!"

다름 아닌 키젠의 학생회장이자, 카쟌과 같은 비공식 네프티스의 심복.

판타서스 휴 이켈이었다.

드르륵!

판타서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워낙 키가 커서 머리가 쿵! 하고 천장에 닿았지만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회장님이라니! 키젠에서 졸업했으니 그 호칭은 통용되지 않아. 지금은 그저 한낱 모험가일 뿐!"

그가 성큼성큼 시몬에게 다가왔다. 그의 머리카락에 집 천장의 먼지가 쓸렸다.

"시몬 폴렌티아!"

"네, 넵!"

시몬이 바짝 긴장하며 대답했다.

"질질 끌 것 없이 본론부터 말하겠네!"

갑자기 찾아와서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시몬이 침을 꼴깍 삼켰다. 옆에서 지켜보는 리처드와 안나의 눈에도 긴장감이 일렁였다.

판타서스가 진한 미소를 보이며 손을 내밀었다.

"축하하네! 앞으로 자네가 키젠의 학생회장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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