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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448화 (448/934)

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448화

마르겔 랜돌프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잡힌 적이 없었다.

그의 주력 흑마법인 '도플갱어' 때문이었다.

마르겔은 혼자서 전국에 퍼져 있는 다수의 아지트를 직접 관리하는데, 아지트마다 마르겔이 앉아 있었다.

누가 본체인지는 부하들조차 모른다.

이런 일이 가능한 건, 마르겔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도플갱어 마법진 덕분이었다. 그는 멀리 떨어져 있는 자신의 도플갱어를 지속하기 위해, 아지트의 바닥에 유지 마법진을 깔아놓았다.

그리고 파로나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두프리'라는 이름의 지방의 지하 아지트.

이곳에도 마르겔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보스. 도련님께서 보낸 물건이 도착했습니다."

"가져와라."

드르르륵!

조직원인 바퀴 달린 카트를 끌고 나타났다. 카트 위에는 큼지막한 나무상자가 보였다.

"꺼내 봐."

달칵!

조직원이 나무상자의 뚜껑을 열자,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던 바로 그 데이모스의 머리뼈가 들어 있었다.

"진품이 확실합니다."

조직원이 고개를 숙이며 보고했다. 마르겔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입술을 훑었다.

"그래, 말콤은 어디 있나?"

"도련님께서는 물건만 보냈고, 직접 이곳으로 오시진 않았습니다."

말콤은 외부인에게 조직의 정보를 유출했다는 정황이 있다. 이건 틀림없는 반항이었고, 더 나아가서는 조직에 대한 배신이었다.

물론 마르겔 본인이 준비해 둔 한 수에 굴복하긴 했지만 말이다.

"보스, 정말로 말콤 도련님을 후계자로 세우실 겁니까?"

넘버 투로 불리는, 올백머리의 남자가 진지하게 말했다.

"어미와 엮인 비밀을 안 이후, 모든 행동이 수상쩍습니다."

"알고 있다. 그래서 시험해 본 것을."

마르겔이 턱을 괴었다.

"임무에는 성공했지만 내 시험을 통과하진 못했어. 말콤을 찾아내. 못 찾으면 어미를 붙잡아서 데려와. 그러면 놈도 이곳으로 오겠지."

"알겠습니다."

"파로나에서 멀리 가진 못했을 거다. 물건은 창고에 넣어둬라."

"예!"

조직원들이 다시 카트의 손잡이를 붙잡는 순간.

치이이이이이이이!

머리뼈의 눈구덩이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 이건!"

근처에 있던 조직원 두 명이 그대로 픽픽 쓰러졌다.

"조심해라! 독연기다!"

조직원들이 급히 손수건을 꺼내 입을 틀어막았다. 마르겔도 마찬가지였다.

쾅!

그와 동시에 지하실 문이 박살 나며 어둠 속에서 섬광이 번뜩였다.

<엑사니미스(Exanimis)>

퍼억!

퍽!

뻗어 나간 섬광에 얻어맞은 조직원 세 명이 십수 미터를 날아가 벽에 처박혔다.

"오랜만이야. 마르겔."

저벅- 저벅-

네 명의 남자가 지하실로 걸어들어오고 있었다.

이들은 이미 해독제를 복용한 건지 독연기 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중앙에서 걷고 있는 중절모를 쓴 늘씬한 키의 남자는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풍기고 있었다.

"마르겔, 자네를 불법 폭발물 사용 및 유통 혐의. 그리고 파로나 테러 혐의로 체포하겠네."

마르겔의 표정이 사나워졌다.

"......사사일라."

사사일라 벨디비어.

'왕국의 창'이라는 이명을 가진 볼드윈 왕국의 대표적인 네크로맨서 중 하나였다.

"자네의 도플갱어 때문에 허탕 친 게 벌써 여섯 번이야."

사사일라가 손에 든 현대식의 지팡이를 내려놓으며 웃었다.

"이번 일곱 번째는 당첨이길 바라네."

"이런 건방진 새끼가!"

그때 어둠 속에서 기회를 노리고 있던 올백머리 갱단원이, 바닥을 박차고 달려들었다.

그의 날카로운 단검이 사사일라의 목덜미로 향하는 순간.

터업!

사사일라의 앞을 가로막은 회색 머리카락의 남자가 있었다.

부르르-

그는 검지와 중지만으로 쇄도하는 단검을 정확하게 붙잡았다. 갱단원이 아무리 힘을 줘도 뽑히지 않았다.

"크, 크윽!"

"처리하게. 카쟌."

쩍!

사사일라의 명령이 떨어지기 끝나기 무섭게, 회색머리 남자가 갱단원의 복부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그의 몸이 꺾이며 '커헉!'하고 입에서 핏방울이 튀었다.

회색머리 남자는 피를 토하는 갱단원의 머리를 두 손으로 붙잡고는 그대로.

꿍!

자신의 머리를 망치처럼 들이받았다. 갱단원의 눈이 스르륵 풀리더니 입에서 거품을 물며 쓰러졌다.

"하하! 역시 카쟌이야."

사사일라가 만족스럽게 웃었다. 카쟌은 그럴 때가 아니라는 듯 무심하게 손가락으로 앞을 가리켰다.

츠스스스스스―

그사이에 마르겔은 마흔 명이 넘는 자신의 도플갱어를 만든 뒤였다.

"이번엔 당첨이군!"

사사일라는 오히려 좋아하며 손뼉을 치고 있었다.

"전부 그 제보자 덕분이야."

마르겔의 눈매가 날카로워졌다.

"......누가 내 위치를 알렸지?"

"제보자의 정보를 묻는 건 실례일세 마르겔."

마르겔의 눈썹이 꿈틀했으나, 곧 긴 숨을 내쉬며 평정을 되찾았다.

"그래, 아무래도 상관없지."

40기의 도플갱어들이 자세를 낮추며 칠흑을 일으켰다.

"본체의 위치를 찾아냈다고 날 어쩔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전부 때려눕히고 빠져나가면 그만인 것을."

사사일라가 피식 웃으며 검지를 세웠다.

<라이프 링크>

그의 손끝에서 날아간 붉은 선의 저주가 가장 선두의 도플갱어에 연결되었다.

그러자 도플갱어의 등 뒤로 열 개의 선이 뻗어 나가 다른 도플갱어의 몸에 이어졌고 그것이 반복.

40기의 도플갱어들이 붉은 거미줄에 걸린 셈이 됐다. 사사일라가 손을 거두어들이며 말했다.

"카쟌."

"예."

카쟌이 손톱을 길게 늘이더니 허공에 휘둘렀다.

쩡!

쩌저저저저정!

쩌저저저정!

그러자 40개의 도플갱어의 몸에 거의 동시에 다섯 개의 발톱자국이 생기며 사라지고, 본체인 마르겔만이 피를 토하며 가슴에 상처를 입은 채 휘청거렸다.

"커헉!"

쩍!

총탄처럼 쇄도한 카쟌이 마르겔의 턱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입에서 피가 쏟아지며 이빨 몇 개가 반짝이며 하늘로 비산했다.

"이 새끼!!"

피를 줄줄 흘리는 마르겔이 발뒤꿈치에 힘을 주며 버티더니 거칠게 손가락을 뻗었다.

"엑사니......!"

꾸드득!

마르겔의 검지가 난데없이 하늘로 꺾였다. 그의 저주는 애꿎은 천장을 맞췄다.

"레프링고(Refríngo)."

사사일라의 저주 발동이 훨씬 빨랐다.

"손가락이 꺾이는 저주라네."

꾸드드득! 꾸드득! 열 개의 손가락 관절이 제멋대로 춤을 추자 마르겔이 끔찍한 비명을 질러댔다.

이어서 카쟌이 마르겔의 뒤통수를 붙잡고, 지하실 바닥에 강하게 내리치는 것으로.

퍽!

마르겔은 조용해졌다.

"수고했네, 다들 수고했어!"

사사일라가 짝짝짝 손뼉을 쳤다.

같이 온 두 명의 네크로맨서들은 더 깊은 곳을 조사하러 갔고, 문밖에서 대기하던 인원들도 안으로 들어와 기절한 갱단 조직원들을 포박했다.

"자네도 고생했네. 카쟌."

카쟌은 조용히 로드의 후드를 손끝으로 붙잡아 머리에 눌러썼다.

"그런 인사치레는 됐고, 의뢰비나 잘 챙겨주십시오."

"아무렴."

카쟌은 그대로 지하실을 나섰다.

* * *

유유히 랜돌프 갱단의 지하실에서 빠져나온 카쟌은, 사람들이 많은 도심지의 길거리를 걸었다.

그러다 적당한 식당의 야외 테이블에 앉아 와인과 치즈를 시켰다.

착.

능숙하게 코르크를 제거한 그가 잔에 와인을 따르며 말했다.

"마르겔을 붙잡았다. 말콤."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로브를 입은 남자가 천천히 등을 돌렸다.

"......감사합니다. 선배."

"그냥 카쟌이라고 불러라. 그보다 후회는 없나? 명색이 네 아버지인데."

"없습니다."

말콤이 육포를 질겅질겅 씹으며 덧붙였다.

"조금도."

정보제공자이자, 마르겔을 잡아넣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한 건 다름 아닌 말콤이었다.

말콤은 마르겔을 배신할 결심을 한 뒤, 도둑길드를 찾아갔다.

볼드윈 왕국에서 이번 파로나 사태의 주범으로 추정되는 마르겔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을 것은 뻔했다. 그래서 도둑길드에 정보를 흘리면, 그 정보가 알아서 볼드윈으로 흘러 들어갈 것을 알고 있었다.

말콤의 예상대로, 도둑길드는 바로 움직였다. 워낙 사안이 큰 건이었기에 근방에 있던 카쟌이 직접 나선 것이다.

"그보다 어떻게 알았지? 이 도시 아지트의 마르겔이 진짜란 걸."

"조직의 장부를 조사했습니다."

말콤이 어깨를 으쓱했다.

"아버지는, 아니. 마르겔은 먼 거리에 떨어진 도플갱어를 유지하기 위해 특수한 마법진을 씁니다. 당연히 값비싼 마법재료가 들어가죠. 그리고 오늘이 소모일인데도, 재고가 남은 아지트가 한 군데 있더군요."

"그렇군."

같은 도플갱어 사용자인 말콤이기에 알 수 있는 거였다. 카쟌이 고개를 돌렸다.

"앞으로는 어쩔 거냐?"

"......."

말콤이 긴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젖혔다.

"마르겔이 잡혀가고 조직은 뿔뿔이 흩어지겠지만, 그들은 언젠가 내가 마르겔을 배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겁니다. 그러면 어머니의 목숨이 위험하겠죠. 한번 이 바닥에 발을 담근 사람들은 피의 복수에 엮일 수밖에 없는 숙명입니다."

"그렇겠지."

"어머니를 지키기 위해선 제가 뒷세계를 장악해야 합니다. 저는 더 강한 힘이 필요합니다."

그가 주먹을 꾹 쥐었다.

-버티고 버티다 보면, 다시 네가 올라갈 때가 올 거야.

그 망할 놈의 목소리를 떠올리며 말콤이 눈을 감았다.

"키젠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선배."

"미친 새끼."

카쟌이 치즈를 씹으며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생각을 바꿨다고 한들 너도 조직의 가담자다. 네 죄는 사라지지 않아."

"알고 있습니다. 나도 내가 쓰레기라는 건 누구보다 잘 압니다. 그래도 난 이렇게 사는 방법밖에 모릅니다."

"......."

카쟌은 마지막 치즈까지 입에 넣은 후 반쯤 남은 와인병을 손에 쥐고 몸을 일으켰다.

"네가 파로나에 연관됐다는 정보."

"?"

"막아주마. 대신 너도 엄중히 비밀로 해라."

카쟌이 등을 보인 채 걸어갔다.

"내가 도둑길드에서 임무를 뛰고 있단 사실 말이다."

떠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말콤이 픽 하고 웃음을 흘렸다.

'......임무는 무슨.'

* * *

용병길드.

"파로나 파견 수고했다! 용병왕!"

"잘했어!"

아서가 용병길드에 도착하자, 많은 동료들이 축하해 주었다. 아서는 멋쩍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하하하! 이 정도 임무야 저한테 걸리면 간단히 해결이죠!"

"참, 아서."

팔찌의 수정구로 지시를 내리던 여자용병이 그에게 편지 한 장을 내밀었다.

"네 앞으로 편지 왔어."

"편지요?"

"응, 2주 전에 다른 길드에 온 건데, 이쪽으로 전달해 달라고 했어."

아서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검은 편지의 앞뒷면을 살폈다.

그리고 편지에 새겨진 문양을 보고는 입을 벌렸다.

"설마 키젠에서......!"

"의외네! 세상 물정 모르는 네가 어떻게 그 문양을 알아봤어?"

"파로나에서 키젠 학생분들을 봤는데, 그분들 교복에 붙어 있는 문양이랑 똑같아요!"

아서가 편지봉투를 뜯었다.

키젠이라는 말에 다른 용병들도 그의 뒤로 우르르 몰려왔다. 아서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편지지를 펼쳐 들었다.

[키젠 특례 입학 통지서 - 아서 블레만]

"세상에! 아서가 키젠에 간다고?"

"하긴, 아서도 올해로 열일곱이잖아."

"파티! 파티다!!"

용병들이 왁자지껄하게 웃으며 흑맥주 잔을 들어 올렸다. 아서는 민망한 웃음을 흘렸다.

"에이~ 용병이 학교는 무슨! 괜찮아요! 전 앞으로도 계속 여러분과 용병활동을......."

"솔직하게 말해."

여자 용병이 아서의 가슴을 쿡 찔렀다.

"용병왕 신분을 떠나서, 네 본심은 뭔데?"

"......."

사실은 아직도.

그 모습이 아서의 눈에 아른거렸다.

-아서! 계속 가!

보랏빛 번개를 흩뿌리는 사이로 보이는 그 커다란 등을.

잊을 수 없었다.

그 사람처럼 빛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서가 입을 일자로 다물자, 여자 용병은 다 안다는 듯 웃으며 그의 어깨를 두들겼다.

"그럼 그렇게 됐으니까! 건배하자!"

용병길드의 모두가 술잔을 높게 들어 올렸다. 주위의 용병들은 물론, 2층에 있는 용병들까지 술잔을 들어서 테라스 쪽으로 향했다.

"우리들의 왕이자, 키젠의 특례 입학생! 아서 블레만의 빛나는 앞날을 위해!"

"건배!!!"

용병들이 일제히 잔을 높이며 입으로 가져갔다. 아서의 눈이 감격으로 그렁그렁해졌다.

"여, 여러분......!"

"앞으로 같이 일할 시간이 얼만데, 겨우 3년 쉬는 걸로는 뭐라 안 해."

여자 용병이 픽 웃었다.

"대신 우리의 체면을 위해서라도! 꼭 키젠 최강이 되어서 졸업해야 한다?"

"물론이죠!"

아서가 두 주먹을 맞부딪쳤다.

"할아버지의 이름을 걸고, 용병왕의 명예를 걸고! 반드시 최강이 되어 돌아오겠습니다!"

* * *

드레스덴 왕궁.

하아아-

드레스를 입은 소녀가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으고 있었다.

"선조여. 진신이여."

그녀가 중얼거릴 때마다 주위가 일렁거렸다.

인물화의 눈동자가 움직이고 시곗바늘이 반대로 움직였다. 화분이 들썩이고 커튼이 위로 치솟았다.

그녀의 집중력이 최고조에 달하려는 그때.

똑똑똑-

노크 소리가 들렸다. 그녀가 깜짝 놀라며 눈을 뜨자, 주위의 현상들도 모두 가라앉았다.

"네, 나가요."

달칵.

그녀가 문을 열자, 듬직한 풍채에 하얀 수염이 뭉실하게 자라난 중년 남자가 인지한 미소를 지었다.

"몰리야!"

공주의 눈에 반가움이 가득 담겼다.

"아바마마!"

몰리가 달려가 그의 품에 폭 안겼다.

그런데 오늘 국왕의 표정은 조금 이상했다. 간질간질해서 참기 힘들다는 표정. 그 뒤에 같이 온 시녀들도 입이 근질거리는 표정으로 미소 짓고 있었다.

"하하! 몰리야! 내가 뭘 가져왔는지 한번 보아라!"

그가 꺼낸 검은 편지를 본 몰리의 눈이 급격히 커졌다.

"그 편지는......!"

그녀가 파들파들 떨리는 손으로 편지봉투를 받았다. 그리고 봉투 안에서 빳빳한 종이를 꺼내 펼쳤다.

[키젠 특례 입학 통지서 - 몰리 드레스덴.]

"아, 아바마마!"

그녀의 눈에 한가득 눈물이 고였다.

"축하한다 몰리야! 허허허허!"

부녀가 기쁨을 공유하며 힘껏 서로를 끌어안았다.

그녀의 젖은 눈이 다시 한번 편지에 자신의 이름을 확인했다. 몇 번을 확인해도 다른 누구도 아닌 몰리 본인의 이름이었다.

'됐어!'

그녀의 눈이 창밖으로 향했다.

'이제 곧 뵙겠네요! 시몬 선배님!'

* * *

펜타모니엄.

하얀 환자복을 입은 단발머리의 소녀가 분수대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주위는 무수한 나무 넝쿨들로 뒤덮여 있었다.

"이제는 내 소환수로도 상대가 안 되는구나."

하얀 가운을 입은 남자가 감탄한 웃음을 흘리며 리스트에 체크했다.

그의 주위에는 수십 기가 넘는 스켈레톤과 좀비들이 넝쿨에 붙들려 늘어지고 있었다.

"이제 곧 퇴원이야. 이능도 완벽히 통제하고 있어. 기분이 어떠니?"

"좋아요."

그녀가 미소를 보이며 검은 편지를 보았다.

"키젠에 가게 됐으니까요."

"그래."

그녀는 지금까지 몇 번이고 본 그 편지를 다시 열어서 보았다.

[키젠 특례 입학 통지서 - 사샤]

그녀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기다려 줘, 시몬 오빠, 카미 언니."

대륙의 새로운 강자들이, 하나둘씩 키젠으로 모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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