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460화
해골그릇에 담긴 술 마시기에 이어서, 다음 신고식도 무시무시했다.
선배들은 미리 파둔 커다란 웅덩이에 오염된 물을 채운 다음, 움직이는 좀비까지 넣어두었다.
바로 그 웅덩이 위에, 몬스터 뼈를 쌓고 연결해 만든 조잡한 다리가 있었다. 2학년들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이 위태로운 해골다리를 건너야 했다.
물론 다리의 상태는 아무리 봐도 좋지 못했다. 듬성듬성 발 디딤대가 부러진 곳도 있었고, 위태롭게 덜렁이는 곳도 있었다.
잘못 발을 딛기라도 하는 순간, 바로 악취 나는 시쳇물로 직행. 좀비들에게 둘러싸이는 끔찍한 경험을 하게 되리라.
물론 선배들이 사념으로 통제해서 좀비들에게 진짜로 물리진 않겠지만, 못 볼 꼴을 당할 거라는 건 확실했다.
"......으으."
물웅덩이의 참담한 모습을 본 2학년 학생들은 제정신이 아니었으나, 윌의 강권에 마지못해 사다리를 타고 해골다리 위로 올라왔다.
다리를 건너야 할 학생들은 총 12명. 이내 한 명씩 한 명씩 다리를 건너기 시작했다.
-우어어어어!
-어어어어!
시쳇물의 좀비들이 고개를 들고 팔을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모두가 질겁한 표정으로 눈을 질끈 감거나 앞만 보려고 했다.
밑에서는 윌의 짜증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빨리빨리 건너! 특히 토토! 너 말이다!"
"네, 네엣!"
한참을 뜸 들이던 토토가 출발했다.
그리고 마지막 차례는 시몬이었다. 시몬은 아까처럼 이번 신고식에도 참가하기로 했다.
'스스로 함정에 걸려주는군!'
윌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다시는 건방 떨지 못하게 처참한 꼴로 만들어주마!'
앞에 가고 있는 토토가 자세를 바짝 낮춘 채 주춤주춤 걸음을 옮기는 반면, 시몬은 떳떳하게 몸을 편 채 동네 산책 나온 것처럼 걷고 있었다.
시몬의 그런 태도 하나하나가 윌의 신경을 긁는 건 당연했다.
윌이 뒤쪽의 수풀에 숨어 있는 3학년 학생에게 슬쩍 수신호를 보냈다.
'.......'
그리고 시몬은 정확히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수풀 뒤의 학생이 흑마법을 발동해 뭔가를 조작하는 게 보인다.
덜컥!
제일 선두에서 가고 있던 여학생의 발디딤대가 갑자기 무너져 내렸다.
"꺄아아아아!"
그녀의 몸이 아래로 떨어졌고, 좀비들이 몰려들었다.
윌이 박장대소했다.
"크하하! 첫 당첨자가 나왔...... 음?"
그녀가 시쳇물에 빠지기 직전, 간발의 차이로 멈춰 섰다. 어느새 그녀의 허리에 에메랄드빛 밧줄이 휘감겨 있었다.
"잡았어."
시몬이 클라우드를 발동한 것이다. 좀비들이 괴성을 지르며 몰려들었지만, 시몬은 가뿐하게 클라우드를 잡아당겨 그녀를 다리로 끌어 올렸다.
"괜찮아?"
"아, 응. 고마워 회장!"
윌의 표정이 붉으락푸르락 변했다.
'저 새끼가 또 쓸데없는 짓거릴......!'
윌이 손짓했다. 그러자 다리를 건너고 있던 학생들의 디딤대에 힘이 빠지더니, 세 명이 동시에 떨어졌다.
처억!
척!
척!
기다렸다는 듯 튀어나온 시몬의 본아머가 그들을 낚아챘다.
"이 X발 새끼가! 그냥 전부 내려!"
화가 머리끝까지 뻗친 윌이 버럭 소리 질렀다.
뒤에 숨어 있던 3학년이 황당한 표정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진짜 전부 내려? 그럼 다 빠지는데?"
"괜찮으니까 빨리!"
결국 해골다리 전체에 인력 효과가 사라지며 와르르르 무너져 내렸다.
'놈의 능력은 프로필로 봐서 대충 알고 있다.'
윌의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동시에 8기의 언데드 조종. 전원 12명인데 어쩔 수 있을 리.......'
<시몬 오리지널 - 친위대>
물론 대비하고 있었다.
수풀에서 24기의 스켈레톤들이 뼛조각들로 분해되어 청록색의 섬광을 그리며 날아갔다.
그것들은 시몬을 포함해 떨어지는 열두 명의 학생들을 모조리 붙잡은 다음, 공중에서 서로 연결되어 간이 다리를 만들었다.
'이런 미친!'
윌의 입이 딱 벌어졌다.
'다리를 아예 새로 만들어?'
"지금이야. 다들 건너!"
시몬의 외침에 모두가 헐레벌떡 다리를 건넜다. 마지막으로 시몬이 다리를 건너와서 클라우드를 회수했다.
"살았다!"
"고, 고맙다 회장."
2학년들이 자리에 엎어져 안도하고 있는 그때, 윌이 성큼성큼 다가왔다.
"너 이 새끼!"
그러고는 시몬의 멱살을 덥석 붙잡았다.
"감히 진지한 신고식 중에 흑마법을 써?"
시몬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흑마법을 쓰면 안 된다는 룰도 있었습니까?"
"아니 X발! 그걸 꼭 말로 해야......."
"그러는 선배님들이야말로."
시몬이 멱살을 잡은 윌의 손을 떼어내고, 옆을 가리켰다.
뒤편의 수풀이 흩어지며 해골다리를 조종하고 있던 3학년의 모습이 드러났다.
"처음부터 흑마법으로 다리를 조작해서 우리 모두를 떨어뜨릴 생각이었잖아요?"
"!"
그 말을 들은 2학년들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
시몬은 냉정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신고식 내용이 처음부터 저 시쳇물에 들어가는 거라면, 네. 저는 기꺼이 그렇게 했을 겁니다. 하지만 선배님들의 명령은 다리를 건너는 것뿐이었죠. 그래서 저희는 다리를 건넜습니다. 더 하실 말씀 있으십니까?"
빠드득 빠득.
학생회라서 이걸 어쩔 수도 없고.
분을 참지 못하고 이를 갈던 윌이 등을 홱 돌리며 소리쳤다.
"마지막 신고식으로 간다!"
이번에야말로.
윌은 시몬을 확실히 망가뜨리기로 다짐했다.
* * *
마지막 세 번째 신고식은 남학생과 여학생으로 나누어졌다.
여학생들은 한 3학년 여학생이 데려갔고, 남학생들은 윌이 직접 지시했다.
"이번 코스야말로 우리 학과 신고식의 백미라고 할 수 있지."
윌이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보자 세상 태연하게 서 있는 시몬의 모습이 보였다.
'그 여유가 언제까지 가나 보자.'
윌이 과장된 헛기침을 하고는 다른 2학년 남학생들을 둘러보았다.
토토는 벌써 겁에 질려서 다리를 파들파들 떨고 있었다.
"이번 신고식의 내용은 '심부름'이다."
하아.
그 말을 들은 토토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심부름쯤이야. 똥술 마시는 거랑 시쳇물에 들어가는 것만 아니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너희 남자들은 지금부터, 다른 학과의 여자 기숙사에 들어가서 몰래 속옷을 가져와야 한다."
말도 안 되는 수위에, 남학생들의 입이 딱 벌어졌다.
"지, 진짜로......요?"
"그럼 X발 가짜로 하겠냐?"
"죄송합니다!"
거기에 룰도 있었다.
훔쳐 온 대상의 이름도 알아 와서, 어디 학과 누구의 것이라고 큰 소리로 보고할 것. 로체스트에서 속옷을 사 오거나 하는 잔수작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게 그 이유였다.
"심부름을 끝낸 학생은 훔친 옷을 돌려놓으러 가든, 기숙사 방에 돌아가든 마음대로 해라. 본게임에 참여해도 되고."
"......."
"물론 못 가져오는 새끼는-"
윌이 흐흐 웃으며 손가락 관절을 풀었다.
"돌아올 생각 하지 마라. 그리고 학과생활 더럽게 꼬인다고 생각해."
모두가 좌절감 가득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타과 기숙사에 숨어들었다가 선배들에게 걸리기라도 하면 끔찍했고, 특히 여학생들에게 들키면 교내에서 매장당하는 수순이었다.
'자, 시몬 폴렌티아.'
윌이 이죽거리며 시몬을 보았다.
'이번엔 어쩔 셈이냐! 아무리 네놈이라도.......'
"알겠습니다. 선배님."
시몬이 안 주머니에 손을 넣자, 윌이 자신도 모르게 움찔하며 뒷걸음질 쳤다.
'이 새끼 설마......!'
그러나 시몬이 꺼낸 건 윌이 생각한 것과는 다른 물건이었다.
학생회를 상징하는, 키젠 마크가 새겨진 완장. 그것을 당당하게 오른팔에 착용했다.
"지금부터는 학생회장으로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좌중이 술렁였다.
시몬의 학생회장 임명식은 내일모레 진행된다.
하지만 제인은 학생회 멤버들이 입학식 임무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학생회 완장을 건네줬다. 윌과 다른 학생들은 당연히 그 사실을 모를 수밖에 없었다.
'설마......! 벌써 학생회장 권한을 받은 건가?'
윌은 가슴이 쿵쿵 뛰었지만,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고 말했다.
"......뭐, 뭘 어쩌려는 거냐?"
하지만 학생회 완장 앞에서 목소리가 한풀 꺾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조용히 미소 지은 시몬은 안 주머니에서 메모리얼 수정구를 꺼내 들었다.
"신고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이어지던 오랜 관습이었죠. 저도 관습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참여한 겁니다. 술도 마시고, 다리도 건넜죠. 하지만."
시몬이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이건 선을 넘었어요. 선배님은 신고식의 탈을 쓴 범죄행위를 후배들에게 종용하셨습니다."
메모리얼 수정구 안에서 윌의 목소리가 들렸다.
-다른 학과의 여자 기숙사에 들어가서 몰래 속옷을 가져와야 한다.
-물론 못 가져오는 새끼는 돌아올 생각 하지 마라. 그리고 학과생활 더럽게 꼬인다고 생각해!
윌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시몬은 메모리얼 수정구를 다시 품에 넣었다.
"이, 이봐! 잠깐만! 뭔가 착오가 있는 것 같은데, 어? 내가 훔쳐 오라는 건 그게 아니라......!"
"윌 선배님과는 더 할 이야기 없습니다."
시몬이 저벅저벅 걸음을 옮겼다.
"자, 잠깐! 어딜 가는 거냐!"
붙잡으려는 윌의 팔을 강하게 쳐낸 시몬이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미소 지었다.
"학과대표님과 담판을 지으러 갑니다."
잡아야 할 건 꼬리가 아니라 머리였다.
* * *
본게임, 학과대표 레오나드가 주최하는 술자리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었다.
레오나드가 후배들과 술잔을 나누며 환하게 웃었다.
"너희들 표정이 왜 그래?"
술기운에 신이 나서 왁자지껄 떠드는 2학년들도 있는가 하면, 굳은 얼굴로 술을 홀짝홀짝 마시는 2학년들도 있었다.
레오나드의 옆에 앉은 3학년이 피식 웃으며 말을 받았다.
"쟤들 당첨됐잖아. 좀 이따 신고식이 걱정되겠지."
"아~ 이 새끼들, 선배 앞에서 표정 관리 못 하고 빠져가지고."
"별거 없어. 우리도 다 한 거야."
레오나드가 술 취한 동기들을 진정시키는 동시에, 후배들에게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아, 내가 다음 차례는 쉽게 넘어가 달라고 부탁할게."
그 말에 몇몇 2학년 학생들이 화색이 되어 고개를 들었다.
"저, 정말입니까?"
"그럼."
뒤숭숭하던 2학년들의 여론을 능숙하게 달랜 레오나드가 슬쩍 고개를 돌렸다.
"로레인은?"
그러곤 옆에서 술을 홀짝이던 3학년 여학생에게 말을 걸었다. 그녀가 앞을 보면서 대답했다.
"화장실 간다고 했다가 금지된 숲을 뒤지는 중이야."
"문제없어?"
"응, 신고식이 벌어지는 곳과는 다른 애꿎은 곳을 뒤지고 있어. 권한을 쓰지 않고 일일이 뒤지는 걸 보니까 '소문'이 사실인가 본데? 일단 애들 보내서 데려오도록 해놨어."
"좋아."
다행히 이번 신고식은 잘 풀릴 것 같다.
레오나드가 내심 안도하고 있는데, 주위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오고 있었다.
'무슨 일이지?'
심상치 않은 사태를 직감한 레오나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2학년 학생들이 웅성거리며 물러났고, 그 사이로 오른팔에 학생회 완장을 찬 시몬이 걸어오고 있었다.
'시몬 폴렌티아. 벌써 학생회에서 돌아왔군.'
레오나드의 머리가 빠르게 회전했다.
'윌이 사고 치지는 않았...... 응?'
그때 시몬의 뒤에서 주춤거리며 다가오는 윌이 보였다. 주뼛주뼛 시몬과 레오나드의 눈치를 살피는 모습을 보며 레오나드는 '터졌다'는 것을 직감했다.
'저 바보가......!'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시몬이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레오나드도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들었다.
"안녕, 학생회장. 그 완장 잘 어울리는데."
"학과대표 선배님께 여쭙고 싶은 게 있어서 왔습니다."
그가 품에서 메모리얼 수정구를 작동시켰다.
여자 기숙사에 들어가 몰래 여학생들의 속옷을 훔쳐 오라는 윌의 명령이 적나라하게 울려 퍼졌다.
"......!"
본게임에서 놀던 2학년 학생들은 입을 딱 벌렸다. 신고식에서 이런 걸 시킨다는 사실에 경악했고, 특히 여학생들은 하나같이 격분한 표정이었다.
"레오나드, 내가 약속받은 것과는 이야기가 다른데?"
심지어 같은 3학년인 벤야도 인상을 쓴 채 팔짱을 끼고 있었다.
레오나드의 이마에서 땀방울이 떨어졌다.
"이거."
그리고 시몬은 무심한 눈으로 레오나드를 바라보았다.
"선배님이 지시하신 겁니까."
"......."
그럴 리가.
세 번째 신고식 '심부름'은 이 정도 수위가 아니었다.
분명 시몬의 도발에 넘어간 윌이 시몬을 함정에 빠트리려고 멋대로 무리수를 뒀다가 이 사달이 났으리라. 그림이 훤히 그려진다.
하지만 궁지에 몰려도 레오나드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만약 그렇다고 답한다면, 어쩔 생각이지? 교수님들께 쪼르르 달려가서 일러바치기라도 할 거야?"
레오나드가 천천히 팔을 벌렸다.
"신고식은 우리만 하는 게 아니야. 전 학과가 진행하는 학생들의 오랜 전통이지. 그리고 뭣보다, 우리는 이미 협상했을 텐데."
레오나드의 목소리가 줄어들었다.
"우리가 학생회장의 일에 간섭하지 않는 만큼, 그쪽도 3학년들의 일에 간섭하지 않기로."
"......."
"우리는 신사적으로 협정을 지키려고 했지만, 그쪽에서 먼저 약속을 깨트렸어. 우리가 이걸 선전포고라고 받아들여도 괜찮겠지? 이제 우리 3학년이 전면에 나서서 학생회를 공략해도 문제없겠어?"
사실 처음부터.
이 신고식 자체가 시몬에게 거는 함정에 가까웠다.
시몬이 신고식을 문제 삼는다면 3학년과의 협정을 깨는 게 된다. 레오나드나 다른 3학년들이 학생회장 자리에 도전할 '명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만약 문제 삼지 않는다면 교내 악습과 불의를 보고도 지나치는 학생회장이라는 소문이 2학년들 사이에서 퍼질 것이고, 그 격이 떨어지게 된다. 시몬의 학생회장 위치는 어떻게 되든 흔들리게 된다.
'자, 어떻게 할 거냐.'
키젠 생활은 정치전의 연속. 레오나드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그리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한 채 레오나드와 눈을 마주하고 있던 시몬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러시죠."
"뭐?"
레오나드의 입에서 얼빠진 소리가 튀어나왔다.
시몬은 태연하게 어깨를 으쓱했다.
"어차피 곧 에이젤 선배에게 돌려드릴 자리니 미련은 없습니다. 다만."
시몬이 메모리얼 수정구를 흔들었다.
"윌 선배님과 레오나드 선배님은 학생회장으로서 제가 확실히 묻고 갈 겁니다. 그 권위와 커리어에 평생 남을 오명이 생기겠죠. 학과의 권위가 실추되는 것도 당연하고요."
"......."
"절 회장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대가로 두 분 선배님이 희생하겠다면, 네. 좋습니다. 저는 이걸 들고 내일 네프티스 님을 만나러 가겠습니다."
레오나드의 입술이 덜덜 떨렸다.
허세다.
네프티스는 무슨, 아무리 학생회장이 총장 직속이라고 해도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이 사건을 원론 주의자인 부총장 제인이 문제 삼는다면 학교 전체가 발칵 뒤집힐 것은 분명했다.
학교에서는 '학과 환영회'는 허가하지만, '신고식'은 엄하게 금하고 있으니까. 그러니 금지된 숲까지 들어와서 학생들끼리 몰래몰래 전통이랍시고 하는 거였다.
레오나드가 입을 다물었고, 시몬이 수정구를 품에 넣으며 생긋 웃었다.
"그게 싫으시다면, 협상을 하시죠."
레오나드의 눈이 게슴츠레 떠졌다.
"......혀, 협상?"
레오나드는 악마의 미소를 보고 있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