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463화
"옆에 앉아도 될까?"
시몬의 물음에, 로레인은 조그맣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드르륵.
의자를 빼낸 시몬이 가방을 내려놓고 앉았다.
골렘 보드로 열심히 달려왔더니 조금 더웠다. 교복 재킷은 벗어서 의자 등받이에 널어놓고 목에 매고 있던 넥타이를 풀었다.
작게 맺혀 있는 땀방울 사이로 날렵한 목덜미가 드러났다. 눈동자만 굴려서 보던 로레인이 다시 눈동자를 원위치시키며 말했다.
"가방에 뭐 들었어?"
"아, 이거?"
시몬이 바닥에 내려놓은 가방을 들어 보였다.
"버릇처럼 가져오긴 했는데, 사실 깃펜이랑 잉크 말곤 없어."
"어떤 교과서를 사야 하는지 공지사항이 없었으니까."
"응, 오늘 교수님이 말해주시겠지."
이번엔 시몬이 로레인 쪽을 바라보았다.
앞을 보고 이야기하는 그녀의 긴 속눈썹과 루비 같은 눈망울이 보인다. 쉬는 시간에도 가히 흐트러짐이 없는 모습.
로레인 본인은 그다지 좋아하는 소린 아니었지만, 역시 그녀는 2~3살은 더 연상 같았다.
선배인 3학년의 벤야보다도 훨씬 어른스럽다. 발랄한 느낌의 여학생 교복보다는, 정적이고 새까만 정장이 어울리는 소녀.
로레인의 얼굴로 향해 있던 시몬이 시선이, 이번에는 그녀가 목에 매고 있는 목걸이를 보았다.
초크 목걸이 끝에 장신구처럼 매달려 있는 은색 자물쇠. 그냥 액세서리치고는 디자인이 좀 그렇다.
'다른 예쁜 장식들도 많은데 굳이 자물쇠라. 이유가 있는 걸까?'
시몬은 신성연방에서 레테가 찼던, 성녀의 힘을 봉인하는 목걸이를 떠올렸다. 그것도 같은 초크 목걸이 디자인이었다. 자물쇠는 없었지만.
방학 동안 로레인과 네프티스 사이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시몬."
시몬이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되돌렸다.
"아, 응!"
"학생회장이 된 거 축하해."
시몬이 '고마워'라고 대답하며 멋쩍게 웃었다.
"원래는 네가 돼야 했는데."
"아냐. 나보단 네가 더 어울려."
그냥 인사치레로 하는 말은 아닌 것 같았다. 차분하고 담백한 말투. 그녀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학생회 완장은?"
"가방에 넣어놨어."
시몬이 가방 앞에서 완장을 꺼내 보였다.
"수업 중에 굳이 학생회인 걸 드러내지 말라고 제인 교수님께서 말씀하셨거든. 순수하게 한 명의 학생이라는 태도와 마음가짐으로 수업에 임하라고 하셨어."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역시 제인 교수님은 현명하시네."
"맞아."
"......."
수업 첫날이라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아직은 로레인과 서먹했다. 같은 반에서 로레인과 대화하고 있는 이 상황 자체도 적응이 잘 안 된다.
이번엔 시몬 쪽에서 먼저 화제를 꺼냈다.
"로레인,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
"왜 소환학과를 선택했어?"
그녀는 수많은 네크로맨서 유형 중에서도 전형적인 '이능 올인' 타입이었다.
전투든 뭐든 순수한 흑마법보다는 이능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았고, 그렇기에 칠흑역학과에 가지 않을까 생각했다.
"애초에 내 이능은 소환계열이야."
"......그, 그래?"
"응. 소환물에 이능을 발라서 강화하거나, 이능으로 구성한 소환수를 소환해."
'그러고 보니.'
그녀가 본인의 해골마에 이능을 부여해서, 커다란 붉은 해골마로 강화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녀의 주력기인 포탈을 열고 발사하는 붉은 섬광도, 정확히는 로레인이 쏘는 게 아니라 그 포탈 안에 있는 미지의 생명체가 발사하는 거였다.
"내 이능의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서라도, 소환학과를 선택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했어."
"확실히 그러네."
"그럼 이런 것도 궁금하지 않아요?"
등 뒤에서 능글맞은 목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상앗빛 머리카락의 여학생, 세르네가 고혹적인 미소를 흘리고 있었다.
"왜 제가 소환학과를 선택했는지."
상냥하던 로레인의 얼굴이 바로 경계심으로 물들었다. 시몬은 쓴웃음을 지으며 대꾸했다.
"그 이유는 어제 말했었잖아."
"어머, 그랬었던가? 뭔데요 뭔데요?"
바로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세르네가 재촉했다.
시몬은 이유가 떠오르긴 했지만 민망함에 목소리를 흐렸다.
"어, 음. 가치판단의 잣대가...... 뭐라고 했었는데."
그녀가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와 시몬의 의자 등받이를 붙잡았다.
"확실히 말해줄게요."
그러고는 천천히 허리를 기울였다. 은은한 장미 향이 밀려드는 것과 함께 그녀의 얼굴이 눈앞으로 왔다.
"내 가치판단의 잣대는-"
은밀하고 사근거리는 듯한 목소리가 귓가를 간질였다.
"갖고 싶은 게 있느냐. 없느냐. 그것뿐."
시몬의 얼굴이 시뻘게졌다. 세르네는 굳어져서 옴짝달싹 못 하는 시몬의 모습이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듯 허리를 세웠다.
"알았죠?"
여우 같은 눈웃음을 친 그녀가 비어 있는 시몬의 왼쪽 자리를 차지했다.
바로 다리를 거만하게 꼬고 앉아 두 팔을 의자 팔걸이에 붙이고 턱을 치켜세웠다. 정갈하게 앉은 로레인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철저한 마이웨이가 느껴진다.
'또 시작이네.'
시몬이 눈을 감았다.
로레인이 세르네를 노려보고 있고, 세르네는 그녀를 도발하기라도 하듯 꿈쩍도 하지 않았다. 주위에 앉은 학생들도 두 여학생을 번갈아 보고 있었다.
정말로, 어딜 가든 시선이 집중되는 두 사람이었다.
타다닷!
그때 마침 급한 볼일을 해결한 토토가 강의실로 들어왔다. 같이 등교했던 시몬을 찾으려 주위를 휙휙 둘러보고 있었다.
"토토, 여기야 여기."
그 모습을 본 시몬이 친절하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아, 시몬! 거기 있었......!"
그렇게 말하던 토토의 몸이 석상처럼 굳었다. 시몬의 양 옆자리를 차지한 로레인과 세르네가 그를 본 것이다.
'헉!'
로레인은 그냥 시몬이 손을 흔들길래 본 것뿐이었지만. 여학생을 무서워하는 토토에게는 냉랭하게 노려보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그 옆의 세르네의 시선은 한층 더 적나라했다.
'.......'
마치 벌레 보는 듯한 눈.
'무, 무서워!'
메이린을 몇 번 겪으면서 여학생 공포증이 더더욱 심해진 토토는 오들오들 떨었다. 시몬은 그것도 모르고 빨리 오라며 재촉하고 있었다.
'크흑. 여, 역시 대단해. 어떻게 저런 무서운 여자애들이랑 이야기할 수 있는 거지?'
토토는 슬금슬금 걸어가 가시방석에 앉는 기분으로 시몬의 뒷자리에 자리 잡았다.
바로 앞에 검고 하얀 머리의 두 소녀가 보였다.
"안녕."
그때 검은 머리 쪽, 로레인이 고개를 돌려 인사했다.
우당탕탕!
너무 놀란 토토가 그만 의자에서 엎어지고 말았다. 당황한 로레인이 일어나려는 그때, 토토가 먼저 빛의 속도로 벌떡 일어섰다.
"아, 안녕하십니까!"
네프티스의 따님이 내게 말을 걸다니!
토토가 허리를 굽신거리며 인사하자, 로레인이 난처해하며 손을 휘저었다.
"그렇게 하지 말아줘. 같은 2학년이잖아."
"네! 아니, 응!"
"아, 시끄러워."
뒤를 돌아본 세르네가 여전히 벌레 보는 듯한 눈으로 쏘아보았다.
"확 원숭이로 만들어 버린다?"
토토는 화장실에 다녀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급했다면 아마 그 눈빛만으로도 바지가 축축하게 젖었으리라.
"그만해, 세르네."
시몬이 말렸다. 그러자 그녀는 언제 그랬냐는 듯 예쁜 미소를 흘리며 살랑거리는 목소리를 냈다.
"시몬 시몬, 주말에 같이 로체스트가서 놀래요? 아님 랭거스틴도 괜찮고."
토토는 어떻게 사람의 목소리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로레인은 민감한 단어라도 들은 듯 날카롭게 반응했다.
"랭거스틴? 또 학교 허가 없이 마음대로 섬 밖에 나가려고?"
"아니, 니가 선생님이냐고요. 왜 사사건건 나와 시몬 사이를 방해해?"
두 사람이 또 대립각을 세우려는데, 한 학생이 복도에서 뛰어 들어왔다.
"교수님 오신다!"
학생들이 우당탕탕 자리로 돌아갔다. 잠시 후 슬리퍼가 질질 끌리는 특유의 발소리가 들렸다.
드르르륵!
문이 열리고, 오늘도 부스스한 더벅머리의 아론이 슬리퍼를 끌며 등장했다. 그 뒤로 조교들이 달려와 열중쉬어 자세로 기립했다.
"반갑다."
아론이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는 사람도 있고, 모르는 사람도 있겠지. 올 한 해 동안 소환학을 가르칠 아론 데이아라고 한다."
곳곳에서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아론은 칠판으로 걸어가 '2학년 소환학'이라는 글자를 느릿하게 써내려갔다. 한 손은 주머니에 찔러놓고, 다른 한 손만으로 세상만사 귀찮은 표정으로 글자를 쓰는 그의 모습은 여전히 변함없었다.
"안심해라."
그가 분필을 쥔 손을 축 늘어뜨리며 말했다.
"오늘은 간단한 오리엔테이션만 하고 마칠 예정이니까."
시몬은 무슨 사방에서 대포가 발사되는 줄 알았다. 곳곳에서 와아아! 하고 기쁨의 환호성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아론은 칠판에 써놓은 '2학년 소환학' 아래에 '오리엔테이션'이라는 글을 추가로 써놓았다.
"키젠답게 첫 시간부터 빡세게 들어가야 하는데, 학교에 조금 사정이 있어서 말이다."
그가 분필로 칠판을 콕콕 찍었다.
"내일은 또 입학식이라는 큰 행사가 있어서 쉴 테니. 본격적인 수업은 내일모레부터라고 생각하도록. 그렇다고 너무 늘어지진 말고."
"네!"
아론이 분필을 휘리릭 돌리다가 중급 흑마법 뒤에 또 다른 글자를 써내려갔다.
"1학기 소환학과의 정규 전공수업은 세 가지다."
중급 전공 소환학
소환 장송학
소환 재료학
아론이 분필을 멈추며 학생들을 보았다.
"2학년 1학기의 전공수업은 모두 '필수과목'들이다. 그리고 다른 전공과목 교수님들 모두, 나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대단한 경력을 가진 베테랑분들이시다. 특정 분야에서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명인들이시니 많이 배우고 오도록."
기본적으로 아론이 가르치는 '중급 전공 흑마법'이 중심을 잡으면서 교과서 위주로 진도를 빼고, 다른 두 과목은 거기서 더 특화되고 심화된 장르를 가르치는 느낌이었다.
그 외에도 전공 역량을 높이기 위해 현장의 프로 네크로맨서나 외부 학자들의 수업도 자주 진행된다는 것 같았다.
"잠깐 수업 개요를 설명하자면, 내 수업 첫 시간에 다룰 소환수는 '스켈레톤 나이트'다."
스켈레톤 나이트!
새로운 언데드의 등장에 시몬의 눈이 반짝였다. 토토와 몇몇 2학년 학생들은 '빡세다'는 표정으로 혀를 내둘렀다.
"너희들은 이제 엄연히 한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스켈레톤 나이트 같은 건 간단히 해치우리라 믿는다. 더 자세한 건 인쇄물을 확인하도록."
조교들이 빠른 걸음으로 학생들의 책상에 인쇄물을 내려놓았다.
시몬은 몇 장을 빠르게 훑어보다가 입을 벌렸다.
'무슨 필요한 준비물이.......'
리스트에 빼곡하게 수업 준비물이 적혀 있었다. 교과서, 그리고 스켈레톤 나이트의 재료는 물론 마나기름, 뼈 접착제, 슬라임 부산물 등 수많은 재료가 필요했다.
'첫 개시 비용이 많이 들긴 하는구나.'
물론 한번 사놓으면 오래 쓰는 물건도 있지만, 소모품이라 언젠가는 보충해 줘야 한다. 준비물을 확인한 몇몇 학생들의 얼굴도 어두워지고 있었다.
"말해두지만, 재료를 확보하는 것도 네크로맨서로서의 중요한 능력이다."
아론이 나른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정기적으로 돈 들어올 구멍을 만들어놓고, 재료를 값싸게 들여올 만한 물류 루트도 확보하도록. 오늘내일 놀 생각만 하지 말고 이런 인프라를 구축해 둬라. 키젠 2학년 학생이라는 신분과 신용은 너희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강력하다."
한 학생이 손을 들었다.
"정기적으로 돈 들어올 구멍이라면요?"
아론이 손을 뻗었다.
"저기 시몬 폴렌티아를 예를 들자면, 1학년 말에 펜타모니엄에 논문을 등록하고 그로 인한 로열티를 꾸준히 받고 있지."
갑자기 주위의 시선이 모였다. 시몬은 민망함에 슬쩍 고개를 돌렸다.
"키젠으로서 귀족들의 후원을 받을 수도 있고, 전시회에 출품하거나 로체스트 상인들에게 작업물을 직접 파는 방법도 있다. 뭐든 간에 최대한 빠르게 자리를 잡도록. 괜히 빚을 내서 수업을 따라오다가 빈털터리가 되지 마라. 특히 부모님들께 손을 빌리는 것도 작작해라."
주위에 정적이 내려앉았다. 아론의 눈매가 날카로워졌다.
"너희 부모님들께, 자식이 키젠에 다닌다는 건 그 무엇보다 커다란 희망일 거다. 지원이 부족해서 자식들이 키젠에서 자유롭지 못하는 꼴은 못 보시겠지. 결코 집에 돈이 없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으시겠지만, 졸업 후에 가문에 돌아갔더니 빚더미에 몰려서 저택이 팔리고 있는 케이스도 나는 많이 봤다."
학생들이 침을 꼴딱꼴딱 삼켰다.
"다시 말한다. 키젠 2학년 학생이라는 신분과 신용은 생각보다 강력하다. 정 돈 들어올 구멍을 못 만들겠다면 내게 찾아오도록. 이상이다."
시몬은 그나마 이스라필의 임무를 해둬서 다행이었다. 아직 수중에는 1만 골드가 있었다.
"내일 아르바이트 뛰어야겠다."
옆자리에서 로레인이 한숨을 쉬었다. 그녀도 본인 용돈으로는 모자란 모양이었다.
"껌값이네요."
세르네는 태연하게 웃고 있었다.
"으, 으음......."
반면 토토는 동공에 지진이 일어나는 중이었다. 시몬이 뒤를 돌아보았다.
"돈 부족하면 내가 좀 빌려줄 수도 있는데."
"아, 아냐! 괜찮아!"
토토가 급히 손을 휘저었다.
"그렇게까지 폐를 끼칠 순 없어! 이 정도면 내가 어떻게든 할 수 있을 것 같아!!"
"으음, 그래?"
그렇게 오리엔테이션 수업이 끝났다.
학생들은 자금의 압박을 받았지만, 그래도 수업이 끝나는 순간의 즐거움을 막진 못했다. 내일까지 쉬게 됐으니 이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었다.
강의실에서 빠져나온 시몬이 로레인과 세르네와 이야기하며 걸어가고 있는 그때.
"야!!"
인파 속에서 갑자기 불쑥 튀어나오는 손이 시몬의 손목을 붙잡았다. 로레인과 세르네가 멈칫했다.
"메이린!"
오른팔에 학생회 완장을 착용한 메이린이 그의 손목을 잡아당겼다. 그녀가 로레인을 보며 사과했다.
"안녕 로레인! 미안! 급해서 시몬 좀 데려갈게!"
"아, 응."
로레인이 뻘쭘한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 세르네가 잔뜩 서운한 기색으로 소리쳤다.
"어머, 메이린! 세리는 보이지도 않아?"
"세리는 얼어 죽을 미친! 꺼져!!"
그녀가 시몬의 손목을 붙잡고 달렸다. 시몬도 엉겁결에 뛰었다.
"메이린! 갑자기 무슨 일이야?"
그녀가 씩 웃으며 소리쳤다.
"뭐겠어? 학생회 소집이야! 빨리 완장이나 차!"
* * *
학생회실.
"어서 오세요 시몬!"
학생회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자, 서류를 한데 모아 정리하고 있던 카미바레즈가 방긋 웃었다.
"헤이~ 왔냐?"
소파에 앉아 출품목록을 훑어보던 딕이 고개를 들었다. 두 사람 모두 오른팔에 학생회 완장을 차고 있었다.
뒤따라 들어온 메이린이 손뼉을 짝짝 쳤다.
"자, 일하자 일! 오늘 하루 안에 입학식 준비를 완전히 끝내놔야 해."
"네!"
"오케이."
다들 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챙기는데, 뒤에서 똑똑 하고 노크 소리가 들렸다.
"학생회 여러분, 실례할게요!"
학생회실에 고개를 빼꼼 내민 건 제인의 수석조교였다.
"조교 선생님!"
"원래는 제인 교수님이 직접 오셨어야 하는데, 지금 긴급회의에 들어가서요. 다들 잠시 따라와 주세요."
네 사람은 학생회실을 빠져나와 수석조교를 따라 걸었다.
"조교 언...... 아니, 조교 쌤! 우리 어디 가는 거예요? 오늘 일 많아서 시간이 없는데."
메이린의 물음에 수석조교가 빙긋 웃었다.
"그 준비를 넷이서 다 준비하기엔 인력이 부족하겠죠? 지금부터 학생회의 직속 하수인들을 만나러 갈 거예요."
직속이라는 말에 모두의 눈이 커졌다.
"와! 우리 하수인도 부릴 수 있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