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525화
이번에 새롭게 합류한 편입생들은, 로크섬 직행 텔레포트의 허가는 아직 떨어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래서 먼저 랭거스틴으로 이동했고, 그곳의 선착장에서 황천고래를 타고 로크섬에 들어왔다.
그렇게 날이 어둑어둑해져 갈 즈음에 마침내.
"여기가 키젠이구나!"
학교의 정문 앞에 도착했다.
벤즈가 휘파람을 불며 환호했고, 다른 편입생들도 설렘을 감추지 못하며 웅성대고 있었다. 화이트는 여전히 무덤덤하게 허공만 바라보고 있었다.
"하하하! 다들 웰컴웰컴! 먼 길 오느라 수고했어!"
특유의 유난스러운 목소리에 누군가 했더니, 학생회 완장을 찬 딕이 마중 나와 있었다.
그의 뒤에는 직속 학생회 하수인들이 보였다. 리더인 '모조'가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고개를 숙였다.
"딕!"
시몬이 활짝 웃으며 다가왔다.
"잘 있었......!"
"야! 평민! 아주 웃음이 실실 나오지?"
메이린이 단걸음에 뛰어나와 그의 가슴을 콕콕콕 찔러댔다. 딕이 간지럽다는 듯 낄낄대며 물러섰다.
"시몬, 이 아줌마는 또 왜 이래?"
"야! 죽을래? 우리가 개고생하는 동안 임평으로 꿀 빠니까 즐거웠냐? 어?"
"어허~ 이런 음해가 있나. 부유한 330기 학생회를 만들기 위한 총무의 분투를 몰라주고 허구한 날 잔소리만 꽥꽥. 이래서 유명한 위인들은 죽은 뒤에 이름이 남는다니까."
"지금 당장 이름을 남기게 해줘?"
"딕! 오랜만이에요!"
"카미 안녕!"
순식간에 정문 앞이 시끌벅적해졌다.
척.
그때 제인이 앞으로 다가오자 네 사람 모두 동시에 입을 다물었다. 학생회 직속 하수인들도 허리를 꺾어 인사했다.
"너무 그럴 필요 없습니다. 딕 총무에게도 나름의 임무를 맡겼으니."
제인이 손을 들어 하수인들의 인사를 받아주고는, 딕을 보았다.
"준비는 다 끝냈나요?"
"아~ 물론이죠! 교수님!"
딕이 빙긋빙긋 웃으며 편입생들 리스트를 흔들어 보였다.
"편입식 세팅 다 해놓고 애들 교복도 사이즈에 맞춰 준비했습니다!"
"네, 수고했습니다."
"근데 여기서 베르리니가 누구야? 손 들어봐. 아, 시에라구나? 꼬리 빠져나오는 교복 준비하느라 개고생했다. 나중에 캠퍼스에서 만나면 주스 쏴라."
한심하다는 듯 노려보고 있는 메이린의 뒤로, 알란드의 여학생이 슬쩍 다가왔다.
"근데 부회장님. 쟤가 우리 신체 사이즈 알고 있는 거 쫌 찝찝한데."
메이린이 '에휴.'하고 한숨을 쉬었다.
"잘 아네. 단돈 50실버에 팔려 나갈 정보로 전락했다고 생각해."
"......진짜?"
"그래도 걱정 마. 내가 저 죽탱이에 주먹 꽂아서 입 다물게 만들어줄 테니까."
"아니, 아까부터 저 아줌마가 진짜! 나도 이제 학생회고 공인인데 그딴 짓 하겠냐!"
"근데 아까부터 누가 아줌마야! 이 미친놈아!"
부회장이 총무를 쥐잡듯이 패면서 기강을 잡고 있는 사이, 시몬은 직속 하수인 리더 모조와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편입평가전 고생하셨습니다. 학생회장님."
"하수인 여러분들도 행사 준비하시느라 고생하셨어요. 편입식은 어디에 준비했어요?"
"2학년 캠퍼스 중앙 본관입니다."
제인도 그 말을 듣고는 앞을 가리켰다.
"바로 이동하죠."
* * *
중앙 본관 건물은 예전에 3학년 선배들과의 학과선정식이 있었던 바로 그 장소였다.
편입생들은 우선 탈의실에서 키젠 교복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와아아......!"
지금까지 편입생들이 보여줬던 것 중에서 가장 뜨거운 반응이 나오고 있었다.
"옷감 매끈매끈한 거 봐!"
"진짜로 교복에 광범위 보호 마법이 걸려 있어."
"키젠 애들은 저택 한 채를 입고 다닌다더니......."
남학생들은 교복 재킷을 만져보며 방호력 수치가 어떻고, 금속 강도의 몇 배 어쩌고 하면서 난리를 치고 있었고, 여학생들은 거울 앞에서 비킬 생각을 않고 있었다.
벤즈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거울을 보며 앞머리를 쓸어넘겼다.
"드디어! 드디어 이 검은 교복을 입었다!"
그때 바쁘게 돌아다니던 메이린이 강당에 벗어 던져진 녹색 체크무늬 바지를 발견하고는 집게손가락으로 들어 올렸다.
"이씨! 이거 누구 거야?"
"아, 미안. 그거 내 거...... 헙!"
벤즈가 어깨를 떨었다.
"으허헉, 메뚜기 교복이라고 놀림 받아서 그런지 진짜 그렇게 보여!"
벗어 놓고 보니 영락없이 메뚜기 허물이었다.
시몬이 벤즈의 모습을 보고는 웃었다.
"아까 뿌리는 알란드라며?"
"물론 뿌리는 그렇지만, 이제 엘리트 키젠으로 거듭났지!"
벤즈가 얼른 알란드 교복바지를 가방에 개어 넣으며 말했다.
키젠 교복으로 갈아입은 편입생들은, 이제 책상에 앉아 있는 메이린을 향해 한 줄로 섰다.
간단한 절차였다. 다시 한번 프로필에 써놓은 내용을 확인하고, 지망학과를 최종결정하고, 키젠에 편입하고 학칙을 준수하겠다는 문서에 서명했다.
"이름?"
"제츠 시메라트."
메이린은 이런저런 사항들을 물어보며 빠르게 깃펜을 놀렸다.
"시에라에서는 칠흑역학과였네. 키젠에서도 계속 이 전공으로 할 거지?"
"어어, 당연하지."
서명을 끝낸 뒤에는 그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딕과 카미바레즈가 각종 생활용품을 건네주었다.
그리고 마지막 학생 차례.
메이린이 '윽' 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애써 미소를 꾸며내며 말했다.
"이름?"
"화이트."
바로 화이트의 차례였다. 이런저런 인적사항을 체크하며 화이트의 서류를 채워 나가던 메이린이 마지막 질문으로 넘어갔다.
"모이란에서는 저주학과였네."
메이린이 의외라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저주.
나랑 싸울 때는 한 번도 쓴 적 없으면서.
조금 열받긴 했지만, 애써 표정을 관리했다.
"키젠에서도 같은 전공으로 할 거지?"
그때.
화이트가 천천히 팔을 들어 올렸다.
"쟤."
화이트는 시몬을 가리키고 있었다.
"쟤랑 같은 학과로."
"......."
자리에 앉아 쉬고 있던 시몬도 깜짝 놀랐다. 그를 지목한 화이트의 텅 빈 동공에서 이상한 뭔가가 일렁이는 것이 보였다.
"학과를 바꾸려고?"
메이린이 미간을 좁히며 말을 이었다.
"시몬은 소환학과야. 진짜 그쪽으로 갈 거야?"
화이트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너희 모이란은 1학년부터 전공제였잖아. 지금까지 해왔던 공부랑은 완전히 다를 텐데, 그렇게 막 바꿔도 괜찮아?"
화이트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속셈이지?'
지금까지 이런 경우는 없었기에, 메이린이 드르륵 의자를 끌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깐만 기다려, 제인 교수님께 물어보고 오......."
"문제없습니다."
마침 새 옷으로 갈아입은 제인이 하수인들과 함께 강당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최대한 편입생들이 원하는 대로 맞춰주세요. 소환학과의 정원도 많이 비는 편입니다."
"아, 네! 교수님."
메이린이 다시 자리에 앉아 서류를 작성했다.
시몬은 조금 뒤숭숭한 기분으로 턱을 괴고 화이트를 응시했다.
-쟤랑 같은 학과로.
화이트가 전공을 바꿨다.
그것도 자신을 지목하면서.
첫 만남부터 지금까지 묘한 찜찜함이 일었다.
'피어, 피어. 잠깐 시간 괜찮아요?'
시몬이 교복에 매달려 있는 피어의 분신을 톡톡 건드렸다. 잠시 뒤, 분신의 눈에 불이 들어왔다.
[크흐흐! 무슨 일이냐? 소년! 새로 얻은 '칼'의 힘을 통제 중인데 파면 팔수록 써먹을 구석이 많군!]
'방해했다면 죄송해요. 이제 막 로크섬에 들어와서요.'
[그렇군! 수고했다!]
'그보다 묻고 싶은 게 하나 있는데요.'
시몬이 피어의 분신을 살짝 돌려서 화이트가 보이도록 했다.
'저 흰 머리 학생, 어떻게 생각해요?'
[.......]
피어의 눈이 번뜩였다. 시몬은 잔뜩 긴장한 얼굴로 대답을 기다렸다.
[그냥 학생이군.]
'네?'
생각보다 무덤덤한 반응에, 시몬이 피어의 분신을 붙잡아 위아래로 흔들었다.
'피어! 진지하게 좀 봐주세요!'
[크흐흐! 뭐가 문제지?]
'그.......'
이 이야기는 처음으로 꺼내 보는 거지만, 시몬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
'매그너스랑 닮지 않았어요?'
[그래, 닮았지.]
피어의 분신이 클클 웃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인간의 외견은 다 거기서 거기처럼 보인다! 나는 외견보다 인간의 칠흑과 풍기는 기운을 보고 판단하지!]
'그럼 매그너스와 비교하면 어때요?'
피어는 담백하게 대답했다.
[완전히 별개의 존재로 보인다만.]
'.......'
그때 제인이 큰 소리로 말했다.
"모두 모이세요! 지금부터 편입식을 시작하겠습니다."
* * *
편입식은 그리 큰 행사는 아니었다.
물론 주말이 껴 있었다면 조금 더 크게 했을 테고 학생들도 와서 축하해 줬겠지만, 당장 내일부터 수업 시작이니 최대한 간소화하기로 했다.
부총장 제인이 직접 연단으로 올라와 연설하고, 키젠 학생으로서의 마음가짐과 주의사항을 설명했다.
이후 편입생들 한 명 한 명 이름을 불러서 편입증서와, 지휘권 및 수사권을 가진 2학년 학생증을 나눠주었다.
다들 커다란 행복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키젠 학생증을 받는 순간 눈물이 그렁그렁해지는 학생들도 있었다.
그렇게 간소화된 편입식을 마치고 제인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나는 수업준비로 먼저 가보겠습니다. 학교생활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여기 있는 학생회 학생들이 친절하게 설명해 줄 겁니다."
시몬이 어깨를 폈고, 메이린과 카미바레즈가 양옆에서 조그맣게 손을 흔들었다.
"여러분의 새로운 학교생활에 행운이 따르길 바라겠습니다. 아, 그리고 화이트 학생."
화이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학생은 날 따라오세요."
무슨 이유인지는 당장 알 수 없었지만, 제인은 화이트를 데리고 갔다.
이내 어른들이 사라졌고, 메이린이 엣헴 하고 팔짱을 꼈다.
"그럼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학생회실에서 차나 한잔하면서 이야기하자."
"좋지!"
시몬 일행은 편입생들을 데리고 건물 밖으로 나왔다. 학생회실로 가는 길에 이것저것 교내시설을 설명해 주기로 했다.
편입생들은 새로운 공간이 다소 낯설어 보였지만, 그보다 흥미와 기대감이 더욱 큰지 열심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기 뒤편에는 운동장이 있는데, 인기가 많아서 반드시 예약해 두고 써야 해. 그리고 여기가 바로 혈류학과 건물이야! 저기 뒤에 건물 두 개까지."
메이린이 신이 나서 떠들었다.
처음 온 친구들에게 학교를 소개하는 건 즐거운 일이었다. 가끔 딕과 말이 겹쳐서 싸우기도 했지만, 편입생들 모두 조금의 정보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귀를 쫑긋 세웠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학생들답게 마음가짐도 달랐다.
가끔 캠퍼스를 지나던 키젠 학생들이 그 모습을 보고 웅성거리거나 말을 걸어오기도 했다.
"안녕, 시몬! 얘들 뭐야?"
"편입생들이야. 오늘 키젠에 들어왔어."
"아, 진짜? 맞다맞다! 편입생들 들어올 때구나! 혹시 여기서 맹독학과인 사람?"
"칠흑역학과에 몇 명 들어와?"
새로운 얼굴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지나가던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들자 딕이 거들먹거리며 앞으로 나왔다.
"자, 자, 쫌 지나가자! 내일 학과에서 확인하면 되지. 애들이 부담스러워하잖아."
원래 학교를 쭉 한번 돌아보려고 했는데, 모이는 학생들이 너무 많았다.
시몬은 바로 학생회실로 직행하기로 결정했다.
"니들 사령학과 오면 다 죽었다!"
"편입생은 또 따로 신고식 받는 거 알지?"
가는 길에 가끔 장난을 치는 학생들도 있었다. 메이린이 지긋지긋하다는 표정으로 화를 냈다.
"아오, 저리 가! 이것들아!"
"부회장님 화났다!"
"하하하하!"
다행히 편입생들은 이런 과도한 관심도 즐기고 있는지,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거나 인사를 받고 있었다. 그 무엇도 키젠에 들어왔다는 행복감을 막지 못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사람이 몰려도 너무 많이 몰렸다. 심지어 편입생이 왔다는 소문을 들은 3학년 선배들까지 다가오자, 시몬은 하는 수 없이 학생회 직속 하수인들을 움직이기로 했다.
모조는 시몬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 나아갔다.
"학생 여러분. 지나가겠습니다."
"물러나 주세요."
하수인들이 움직여 길을 만들어주는 순간, 시몬이 외쳤다.
"달려!"
시몬은 편입생들을 달리게 해서 학생회 건물 쪽으로 들여보냈다. 마지막 편입생까지 들어오자, 모조에게 지시를 내려서 입구를 막았다.
"우와하."
벤즈가 넋이 나간 얼굴로 웃었다.
"야, 미친. 진짜 성대한 환영식인데?"
"그래도 관심받는 게 차라리 기분 좋네. 무시당하면 어쩌지 했는데."
편입생들이 상기된 얼굴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사이, 시몬이 앞장서서 걸어갔다.
"이제 학생회실로 올라가자. 곧 학과대표들이 데리러 올 거야."
편입생들이 살짝 굳었다.
"학과...... 대표?"
"어, 어쩐지 무서운 사람들 같은데."
* * *
같은 시각.
소환학과 기숙사.
막 임무에서 복귀한 학생들이 피곤한 얼굴로 기숙사로 들어오고 있었다. 로비에서는 벌써 이야기꽃이 한창이었다.
'으허어, 힘들어 뒈지겠다.'
복귀생이 터덜터덜 걸음을 옮겨 방으로 올라가려는 그때.
"야."
눈매가 날카로운 여학생이 옆을 가리켰다.
"도착했으면 과대한테 보고하고 가. 인원체크 땜에."
"아. 그, 그래? 알았어."
어쩐지 인상이 무서운 애였기에, 복귀생은 군말 없이 로비 옆의 휴게실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래서 내가 말이야!"
"하하하하!"
네 명의 학생들이 교복이나 목욕가운 차림으로 떠들고 있었다. 하나같이 성적 높고, 가문빨 좋은 놈들이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언덕처럼 우뚝 솟은 남자.
헥토르 무어.
A반 출신 학생들이야 이제 헥토르에 적응했고 놀리는 단계에 도달했지만, 그를 처음 겪는 몇몇 학과생들은 저 커다란 덩치와 위압적인 얼굴 때문에 여전히 헥토르를 무서워하곤 했다.
"뭐냐."
헥토르가 뒤를 돌아보았다. 복귀생은 순간 쫄았지만, 애써 크흠 하고 웃어 보였다.
"아, 복귀했다고. 너한테 신고하라던데."
"그래, 수고했다."
헥토르가 깃펜을 들어 리스트에 체크표시를 했다.
"아 참, 내 이름은......."
"라우벨 브엔머스."
헥토르의 말에, 학생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어, 어떻게 알았어?"
"학과대표로서 학과생 50명의 전원의 이름을 숙지하는 건 기본이다."
라우벨은 순간 감동을 느끼며 인중을 쓱 문질렀다.
뭐야, 이 녀석.
보기와는 달리 좋은 녀석이잖아?
-아, 아, 총학생회에서 전파합니다.
그때 기숙사 전체에 방송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2학년 학과대표 헥토르 무어 학생. 2학년 학과대표 헥토르 무어 학생. 지금 바로 학생회실로 와주시길 바랍니다. 이상.
빠직.
헥토르의 눈이 부리부리해졌다.
"학생회 이 새끼들이 건방지게......."
그의 손에 들린 사과가 콰작! 소리와 함께 박살 났다. 이야기를 나누던 파벌 학생들도 움찔대며 그의 눈치를 살폈다.
'역시 무서운 놈이잖아!'
박살 난 사과 파편에 얻어맞은 라우벨도 그렇게 생각했다.
펄럭!
헥토르가 교복 재킷에서 학과대표 완장을 꺼내 팔에 찼다.
"헤, 헥토르?"
"먼저 자라. 캠퍼스에 내려 갔다 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