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551화
-화이트를 떨어뜨릴지 말지는 시몬, 네 결정에 따르겠어.
-좋아, 그럼 이렇게 하자.
돌연변이 멤버들의 계획은 간단했다.
일단은 키젠 학생이 정식으로 입부를 신청한 이상, 각 동아리에서는 명확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니면 떨어뜨릴 수 없다.
그러니 입부신청은 받아들이되, 입부시험을 화이트에게 불리한 쪽으로 구성하자는 게 골자였다.
첫 번째, 피츠제럴드의 필기시험은 완벽하게 화이트를 떨어뜨리긴 했지만 다른 1학년들도 다 떨어뜨려서 문제였다.
두 번째, 토토의 면접은 이능에 의존하는 화이트가 '특수 소환수'를 가지고 있지 않을 거라는 전제하에 실행했지만, 화이트는 이능으로 만들 수 있는 소환수가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시몬의 실기시험 차례였다.
"다들 준비됐어?"
시몬이 동아리 깃발을 손에 든 채 말했다.
"네! 선배님!"
스타트라인에 선 1학년들이 우렁차게 대답했다. 그 옆의 화이트는 멍-하니 허공만 보고 있었다.
"마지막 시험은 소환수 달리기야! 소환수와 관련된 기술 외에 흑마법이나 이능은 금지! 혹시 여기서 칠흑밟기 할 수 있는 사람?"
칠흑밟기는 1학년 마투학 수업 처음에 배우는 기술이다.
대부분의 1학년들이 손을 들었지만, 아직 잘 못 한다는 학생들도 있었다.
"애매하니까 칠흑밟기도 금지할게. 오로지 자기 발로 달리거나, 소환수를 이용하는 것만 가능한 거야."
"네!"
"좋아, 다들 준비-"
모든 1학년들이 진지한 얼굴로 자세를 낮추거나 달릴 준비를 마쳤다. 아서는 두 다리를 쭉 빼고 바닥에 드러눕듯 한 자세를 취했다.
펄럭-!
시몬이 힘차게 깃발을 휘둘렀다.
"시작!"
타앗!
탓!
1학년 전원이 맹렬한 기세로 뛰어나갔다.
그리고.
"......."
스타트라인에 선 화이트는 여전히 멍한 눈으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예상대로.'
피츠제럴드가 안경을 추켜 올렸다. 일부러 키젠 캠퍼스 내에서도 새들이 많은 공원에 왔다. 화이트는 날아다니는 새들을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거기에 화이트의 이능 소환수는 마법진 고정형이라, 달리는 데 부적합하다.
'이대로 떨어져 줬으면 좋겠다만.'
"흐아아아아아!"
그러거나 말거나 1학년들은 열띤 경쟁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사샤가 아공간을 열었다.
"나와, 바인푸스!"
넝쿨로 둘러싸인 소환수가 튀어나왔다. 사샤가 그 위에 뛰어오르자, 바인푸스는 넝쿨을 발처럼 움직이며 속도를 높였다.
두 발로 달리고 있는 1학년들의 속도를 아득히 뛰어넘고 있었다.
"내가 1등......!"
"어림없어!"
두두두두두!
난데없는 말발굽 소리에 사샤의 고개가 돌아갔다.
그 비싸다는 해골마 위에 올라탄 몰리의 모습이 보였다. 심지어 그녀의 다른 언데드처럼 청금코팅이 되어 있었다.
"돈만 더럽게 많은 게."
"너! 말 다 했......!"
거기까지 말한 몰리가 더 이상 도발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듯 머리카락을 쓸었다.
"네가 뭐라고 까내려도, 재력도 엄연히 네크로맨서의 중요한 요소야. 나는 내가 가진 모든 걸 쏟아부어서라도 이기겠어."
촤르르륵!
그때 바인푸스의 넝쿨이 뻗어 나가 몰리의 몸을 휘감으려 했다. 그녀가 식겁하며 몸을 젖혔다.
"꺄아악! 뭔 짓이야?"
"시몬 오빠가 말했잖아? 소환수와 관련된 기술을 써서 달리는 건 가능하다고. 하지만."
사샤가 입꼬리를 올리며 팔을 뻗었다.
"상대를 방해하지 말란 말도 없었지."
바인푸스의 넝쿨이 연달아 뻗어 나갔고 몰리는 해골마 위에서 정신없이 상체를 흔들며 피했다.
"치사하게 진짜!"
"1학년이 해골마를 가진 건 안 치사하고?"
"그렇게 유치하게 나온다면 좋아."
몰리도 아공간을 열었다.
"나도 소환수로 공격하......!"
"하하하핳하하하하하하!"
두 소녀의 고개가 돌아갔다.
흙먼지가 파바박 튀더니 난데없이 두 발로 질주하는 빨간머리의 소년이 그녀들을 추월했다.
'?!'
두 사람의 입이 벌어졌다.
칠흑밟기도 쓰지 않고, 순수한 육체적 능력만으로 해골마를 앞지르고 있었다.
'......내 눈이 고장 난 거 아니지?'
저게 진짜 우리랑 같은 사람인가 싶었다.
초인도 적당히 초인이어야지.
"2번!"
선두를 추월당하자 사샤가 외쳤다.
"소환수 동아리 시험에 뭐 하는 짓이야! 지금은 마투 시간이 아니야!"
"음?"
아서가 뒤를 돌아보았다.
"그냥 달리는 건 괜찮지 않아?"
사샤가 다급히 몰리에게 눈짓을 보냈다. 몰리는 어, 음. 하고 잠깐 말을 더듬다가 말했다.
"루, 룰을 위반하진 않았어도 도리상...... 좀 어긋나는 비매너 플레이라고 생각해!"
"맞아. 적어도 소환수는 써서 달려야지!"
두 소녀의 입담 합공에 아서는 머리를 긁적거렸다. 그러다 빙긋 웃으며 팔을 옆으로 세웠다.
"그러지 뭐!"
우웅!
아공간이 열리더니, 아까 면접에서도 보여줬던 바로 그 사복검이 튀어나왔다. 아서가 사복검을 양손으로 강하게 붙들고는 힘차게 휘둘렀다.
"웃챠! 늘어나라아-!"
순식간에 사복검의 관절이 펼쳐지며 쭈우우욱 뻗어 나갔다. 단숨에 먼 거리에 있는 나무에 검을 꽂고는 지면을 달리던 두 발을 뗐다.
촤아악!
그의 몸이 가공할 만한 속도로 날아갔다.
지켜보던 몰리가 경악하며 입을 벌렸다.
"뭐, 뭐 이런 네크로맨서가 있는...... 아?"
그런데 사샤도 덩달아 몰리의 시야 앞에서 부우웅 날아가고 있었다. 알고 보니 바인푸스의 넝쿨로 몰래 아서의 허리를 휘감은 것이다.
"안녕! 막차공주!"
"너!!"
그녀가 시뻘게진 얼굴로 말고삐를 붙잡았다.
"잡히면 가만 안 둬!"
* * *
1학년 삼총사가 아득히 앞서가고 있는 사이, 스타트라인에 서 있는 화이트는 여전히 하늘의 새 떼만 지켜보고 있었다.
"아."
그때 새들이 푸드득 먼 곳으로 날아가 버렸다.
건물 뒤로 날아가서 보이지 않게 되자, 비로소 화이트가 앞을 보며 달릴 준비를 했다. 멀찍이서 그를 지켜보던 피츠제럴드가 안경을 추켜 올렸다.
'지금이라도 달릴 셈인가? 하지만 너무 늦었어.'
화이트는 아공간을 열었다.
-쿠르륵!
면접에서는 보여준 적 없던 소환수.
마치 살아 있는 생체 우물을 보는 듯했다. 중앙에는 칠흑의 샘이 찰랑이며 흐르고 있었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촉수들이 흔들리고 있었다.
화이트는 소환수의 몸에 손을 댔다.
'소환수의 칠흑을 빨아들이고 있다. 이능을 쓰려는 거군.'
스르르르.
칠흑이 빨려 들어가며 샘도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칠흑을 저장하는 소환수가 있으면서, 면접 때는 굳이 시몬에게 도와달라고 부른 건가?'
팔짱을 낀 피츠제럴드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역시 수상하군. 이 녀석은 반드시 여기서 떨어져야 해.'
마침내 칠흑흡수가 끝난 화이트가 바닥에 이능으로 만든 하얀 칠흑으로 마법진을 그렸다. 그러곤 아공간에서 텅 빈 갑주를 꺼내 떨어뜨렸다.
드드드드드!
텅 빈 갑주 내부가 하얀 칠흑으로 채워지며 구체화하고 있다. 면접에서 봤던 그 과정 그대로, 이능 소환수가 몸을 일으켰다.
'마법진 내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소환수. 고정 마법진인 것도 이미 확인했다. 저걸로 어쩌려는 거지?'
화이트는 이능병사의 어깨 위로 훌쩍 올라탔다. 이능병사는 팔을 크게 벌리며 투척자세를 취했다.
'설마!'
피츠제럴드가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가 쓴 안경도 비스듬히 내려갔다.
투콰아아아앙-!
이능으로 만든 병사가 화이트의 몸을 포탄처럼 하늘로 내던졌다.
휘몰아치는 광풍에 피츠제럴드가 균형을 잃고 쓰러졌으며 주위의 나무들이 거칠게 흔들렸다.
화이트의 몸은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허억! 헉!"
그사이, 1학년 삼총사도 도착지점에 가까워져 있었다. 선두로 달리는 사샤와 아서가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크으으으읍! 젠장! 이거 놔!"
아서가 정신없이 내달리며 허리에 감긴 넝쿨을 쥐어뜯으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고릴라 같은 자식!'
사샤도 혀를 내둘렀다.
아서와 연결된 넝쿨에는 나무 몇 그루를 엮어놨다. 그대로 고정시킬 생각이었지만 아서는 그냥 나무를 질질 끌면서 달리고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체력이었다.
"거, 거의 다 따라잡았어!"
아서와 사샤가 다투는 동안 해골마를 탄 몰리 공주도 가까워지고 있다. 세 사람의 시선이 동시에 도착지점에 서 있는 시몬에게로 향했다.
'내가 1등이야!'
아서가 사복검을 도착지점의 바닥에 박았고, 사샤는 바인푸스의 넝쿨을 도착지점 뒤의 나무에 휘감았다.
두 소년 소녀가 동시에 바닥에서 발을 떼며 날아오르려는 순간.
부우우우웅!
"!!"
난데없는 거대한 광풍과 함께, 하늘에서 흰머리의 소년이 날아왔다.
콰아아아아앙!
도착지점의 땅이 박살 나며 토사가 공중으로 솟구쳤다. 뿌옇게 차오른 흙먼지 속을 사샤와 아서가 통과했고, 마지막으로 말발굽 소리와 함께 몰리가 들어왔다.
찰칵.
'결국 이렇게 됐네.'
시몬이 타이머로 시간을 확인하고는 고개를 들었다.
"2등 사샤, 3등 아서, 4등 몰리, 그리고 1등은 화이트야."
쿠구구구구구―!
도착지점에 거대한 구덩이가 파여 있었고, 그곳에 곧게 선 흰 머리의 소년이 머리에 묻은 먼지를 털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다들 수고했어! 축하해!"
도착지점에서 벤야가 손뼉을 치며 축하해 주었다. 1학년 삼총사는 바닥에 쓰러진 채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벤야가 품에 안고 있던 물병과 수건을 하나씩 건넸다.
잠시 후, 다른 1학년들도 속속 도착했다.
화이트와 특례 세 명 이후, 5등 6등 7등이 도착하며 돌연변이 동아리의 정규멤버를 확정 지었다.
이미 멤버들은 정해졌지만, 늦게 온 다른 1학년들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시몬."
시작지점에 있던 피츠제럴드가 다가왔다.
"아, 수고했어. 피츠제럴드."
"......."
시몬의 표정을 물끄러미 관찰하던 피츠제럴드가 안경을 눌러썼다.
"이렇게 될 줄 이미 알고 있었나."
시몬이 뜨끔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옅은 웃음을 흘렸다.
"들켰어?"
"소환수 달리기. 조금 더 확실하게 화이트를 떨어뜨릴 수단을 취할 줄 알았는데, 적당한 시험으로 낸 것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시몬은 말을 아끼려는 듯 머뭇거리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화이트가 키젠 상부에서도 주시하는 인물이고, 내게 의도가 있어서 접근하는 것도 알아."
그러곤 피츠제럴드와 시선을 맞추었다.
"피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 화이트가 나와 가까워진 만큼, 나도 화이트를 가까운 곳에서 감시하겠어."
"너무 위험하다."
시몬이 새삼스럽다는 듯 웃었다.
"키젠에 온 뒤로, 언제는 안 위험한 적 있었나?"
"......."
가만히 생각해 보던 피츠제럴드도 이내 포기한 웃음을 흘렸다.
"그도 그렇지."
* * *
7명의 레귤러 멤버들이 정해졌다. 합격자들은 동아리 방에서 왁자지껄하게 떠들며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불합격한 멤버들은 아쉬움을 삼키며 선배들에게 인사하고는 동아리 방에서 떠났다.
그나마 돌연변이는 일찍 입부 시험을 치른 편이었기에, 아직 다른 동아리에 도전할 찬스는 남아 있었다.
"......."
그리고 합격을 확정 지은 화이트는, 학생들과 어울리지 않고 홀로 동아리 방 밖으로 나왔다.
그러고는 혼자서 길거리를 느긋하게 산책했다.
훌쩍 훌쩍.
갑자기 들려오는 울음소리에, 화이트의 걸음이 멈췄다.
돌연변이 동아리 건물 뒤편.
한 1학년 여학생이 닭똥 같은 눈물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그 옆에서 다른 두 여학생들이 달래주고 있었다.
"......미안해. 훌쩍! 나도 너희들이랑 같이 동아리 활동하고 싶었는데. 훌쩍!"
"진정해. 울지 마 뚝!"
"우리가 더 미안하지. 너만 두고 합격해 버려서."
토닥토닥-
울먹이고 있는 여학생의 등을 친구들이 두들겨 주었다.
"루리. 네가 정 그러면 우리도 그만둘......."
"훌쩍! 그러면 정말 화낼 거야!"
루리라고 불린 여학생이 울면서도 화를 냈다. 더 울음이 심해지자 다른 두 친구는 절대로 안 그러겠다고 약속까지 한 뒤에야 루리는 울음을 멈췄다.
"꼭 들어가고 싶었어."
그녀가 코맹맹이가 된 목소리로 말했다.
"처음엔 학생회장 선배님이 멋있어서 들어갔는데, 다른 선배들도 좋고, 동아리 분위기도 즐거워 보이고...... 하지만 내 실력이 부족했는걸. 어쩔 수 없지."
그렇게 자조하던 그녀의 눈에 또 눈물이 맺혔다. 친구가 그녀를 폭 안아주었다.
"여전히 울보라니까."
* * *
'주, 죽고 싶다.'
한바탕 펑펑 울고 친구들과 헤어진 루리는 다시 돌연변이 동아리 부실로 기어들어 가고 있었다.
교복 재킷을 두고 갔기 때문이었다.
당장 내일 입어야 했고, 구석진 곳에 올려둬서 친구들도 발견하지 못할 것 같았기에 그녀가 직접 가고 있었다.
'어색해지기 전에 빨리 옷만 가지고 나오자.'
동아리 문 앞에 서자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다들 행복해 보였다.
괜히 또 뒤숭숭해지려는 기분을 다잡은 그녀가 똑똑 노크를 하고 들어갔다.
"저기, 죄송합니다! 옷을 두고 와서 빨리 가지고 가......."
"아, 마침 잘 왔어."
시몬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부실에 있는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향했다.
"여덟 번째로 들어온 루리 비도르지?"
"아, 네!"
"방금 갑자기 자리가 하나 비게 됐는데."
시몬이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너만 괜찮다면 다시 동아리에 들어올래?"
"네에에?!"
"잘됐다 루리!"
"어서 와!"
대답도 하기 전에 친구들이 뛰어나가 루리를 안으로 끌고 왔다. 사샤와 다른 1학년들도 손뼉을 치며 축하해 주었다.
그렇게 이쪽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인 반면, 2학년 두 명은 무척이나 복잡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 있었다.
"......난 이제 화이트를 이해하려는 행위를 포기하겠다."
피츠제럴드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선언했다. 그 옆의 토토도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도 그래, 굳이 시험까지 쳐서 붙어놓고 왜?"
"이미 본래의 목적을 이뤄서 그렇다든가."
"면접 때 시몬의 칠흑을 빨아들인 거 말야? 근데 그 칠흑은 다시 시몬에게 되돌아갔잖아."
피츠제럴드와 토토가 열렬히 화이트에 대해 토론하는 사이, 시몬은 복잡한 심정으로 테이블에 놓인 종이를 바라보았다.
<사퇴서 - 화이트>
시몬이 휴우 한숨을 쉬며 고개를 들었다.
"고민해 봐야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이 문제는 나중에 생각하자."
그렇게 동기들에게 말한 그가 고개를 돌렸다.
"1학년들, 간단한 환영파티나 할까 하는데 로체스트에 나갈......."
네에에에에에-!
고막이 터질 듯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1학년들이 꺄륵거리며 일어나 벌써 교복 재킷을 챙겨입기 시작했다.
'이러는 이유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시몬도 넥타이를 고쳐 매고는 화이트의 사퇴서를 집어서 품에 넣었다.
'반드시 네 목적을 알아내겠어.'
시몬은 에르제베트에게 연락했다.